소설리스트

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128화 (128/273)

〈 128화 〉 리나 대딸 (3)

* * *

잠에서 깨니 그다지 심하진 않지만 꽤나 불편한 숙취가 몰려왔다.

으……. 숙취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잠자리가 낯설어서 잠을 제대로 못 잔 건지 구별이 안 되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켰다.

침대에 앉아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니 텐트 안으로 은은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어젯밤 리나와 신나게 먹고 놀았던 흔적들이 보였다.

새삼 느끼는데 천장 존나 높네. 텐트가 아니라 그냥 펜션에 있는 거 같다.

물론, 작은 우레탄 창문 밖으로 보이는 아침 햇살이 가득한 자연 풍경은 내가 캠핑장에 있다는 걸 다시금 되새기게 해줬다.

아침 이슬이 내려 흙과 풀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기분 좋은 흙냄새 덕분에 감정이 고양된다.

분위기는 좋네.

돌아가면 세차부터 맡겨야지.

대충 이런 생각들로 글램핑을 하며 맞는 아침에 대한 감상을 끝냈다.

더 중요한 건 이거지.

고개를 살짝 숙여 옆을 보니 색색거리며 자고 있는 리나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 품속에 안겨서 자고 있었지만, 내가 일어나기 위해 옆으로 살짝 밀어냈다.

자면서도 예쁜 리나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젯밤 이 텐트에서 있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당장이라도 섹스를 할 듯 뜨거운 전희를 나눴고, 마음은 준비됐지만, 장소가 마음에 걸렸던 리나에게 대딸을 받았다.

그 결과로 리나의 얼굴과 몸에 내 뜨거운 정액을 잔뜩 뿌려댔고 말이야.

처녀 보지에 자지를 쑤셔대지 못했으니 물론 아쉬움은 있다. 만약 영상 속이었다면 앞, 뒤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리나를 따먹었었겠지.

하지만, 이곳은 현실이다. 리나의 처녀를 내 마음대로 빼앗았다면 그 뒷일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얼굴과 몸에 묻은 정액을 깔끔하게 닦아내기 위해 샤워를 해버린 리나가 징징대는 소리를 듣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잠들 때는 부끄럽다는 듯 내 품속으로 쏙 하고 들어오는 리나의 모습은 너무도 귀여웠다.

어쨌든, 리나가 내게 처음을 바칠 준비가 됐다는 건 확실히 알았다.

사실 어제만 해도 아침이 되면 당장 서울로 올라가서 리나를 따먹을 생각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리나를 보고 있으니 생각이 변했다.

굳이 성급하게 굴 필요는 없겠지.

최대한 리나가 원하는 상황에서 여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물론 잔뜩 달아오른 채로 섹스를 못 했으니 솔직히 섹스가 존나 하고 싶긴 하다.

한 발 빼긴 했어도 자지를 보지에 넣고 허리를 흔들어대고 싶은 마음은 다른 문제니깐 말이야.

따먹을 수 있는 여자는 많으니 조금만 참지 뭐.

일단 지금은 누워서 스마트폰이나 만지다 리나 깨워서 해장이나 해야겠다.

난 다시 침대에 풀썩 누워 잠들어 있는 리나를 끌어 안았다.

나도 모르게 그새 또 잠들었던 것 같다.

눈을 뜨니 내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몸을 꿈틀거리고 있던 리나와 눈을 마주쳤다.

"어……. 일어났어…?"

잠에서 깬 날 바라보고 있는 리나의 눈빛은 어색함과 민망함이 가득했다.

술도 깨고, 날도 밝았으니 제정신은 당연히 돌아왔을 테고, 어제 본인이 했던 일들이 천천히 떠오르면서 흑역사처럼 본인을 괴롭히고 있겠지.

내 얼굴을 보며 점점 변해가는 리나의 표정을 보니 내 추측은 정확했던 것 같다.

쪽팔려 죽을 거 같다는 얼굴로 볼에 홍조를 띠는 리나는 계속해서 몸을 꿈틀거리며 내게서 벗어나려 했고, 난 그런 리나가 벗어날 수 없도록 감싸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줬다.

"크흠, 좀 놔줄래…?"

"왜, 너 나 좋아한다며."

"이이잉!!! 하지 마!!!"

기겁하며 토끼 눈을 뜬 리나는 최선을 다해 버둥거리며 내게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난 그런 리나를 더욱더 강하게 꽈악 끌어안아 버렸다.

"잠도 같이 잤으면서 왜 그래."

"그거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거든…!"

"응, 사실 나도 알아."

내가 히죽거리며 말하자 리나는 지금까지 보인 격한 반응과 다르게 순식간에 시무룩해졌다.

"진짜 민망해 죽겠어……."

"그래서 싫었어?"

"……그건 절대 아니야."

난 내 품속에 들어와 있는 리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씻고, 아침 먹자."

사이 좋게 욕실에 나란히 서서 양치와 간단한 세안을 마친 나와 리나는 어제 먹고 놀았던 흔적들을 대충 치운 뒤 타프 밑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리나야, 뭐 먹을래?"

"응…?"

"뭐 먹을 거냐고, 라면도 있고, 만두전골도 있고, 해물짬뽕, 간편 북엇국… 장 볼 땐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너 진짜 별걸 다 샀구나…?"

"어…? 어, 오빠 먹고 싶은 거 먹어…!"

흐음, 아까 청소할 때부터 그렇긴 했는데, 얘가 왜 이렇게 정신이 없지?

아직 술이 덜 깼냐?

대충 라면이나 먹으려고 냄비에 물을 올리고 있는데, 문뜩 어제 술을 한 방울도 안 남기고 다 먹었나 궁금해졌다.

막판에 마셨던 기억이 긴가민가하단 말이지.

"리나야, 우리 어제 술……."

"어, 어, 어젲!!!"

화들짝 놀라며 기겁하던 리나는 입을 틀어막고 슬픈 눈으로 날 바라봤다.

" ……어제 왜……."

저거 혀 깨물었구만.

허어, 아직도 어제 일 때문에 그러는 거였어?

하긴 처녀가 첫 대딸을 쳐줬는데, 내 얼굴만 봐도 머릿속에서 자신의 몸에 잔뜩 묻어있던 정액이 둥둥 떠다니겠지.

놀릴 생각에 벌써 즐거워진다. 하지만, 우울한 표정으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리나야, 혹시 어제 일 때문에 그래?"

"뭐, 뭘 얘기하는 거야…?"

리나는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시치미를 뚝 뗐다.

실소가 터져 나오려는 걸 최선을 다해 참았다.

참고, 슬픈 척.

"없던 일로 하려는 거면 나 속상한데."

"뭐가아……."

리나는 이제 거의 불쌍한 척을 하는 수준인 날 바라보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우물쭈물 난리가 났다.

고개를 숙인 채 힐끗힐끗 날 올려다보던 리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알겠어…!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그러는 거 맞아……."

그럴 줄 알았다 인마.

난 계속해서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나랑 그랬던 게 싫어서 그러는 거야?"

"그건 절대 아니라고 했잖아…!!!"

다급하게 손을 휘저으며 내가 틀렸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리나.

그래, 아니겠지. 아직도 촉촉하게 젖어 있던 보지가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말이야.

"그럼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니 입으로 얘기해줘."

"그, 그걸 어떻게 얘기해……."

"빨리. 싫었던 게 아니면 얘기해 줄 수 있잖아."

초롱초롱하고 애틋한 리나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 안쓰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니깐, 누가 놀림당하기 딱 좋은 행동을 하고 있으래?

리나는 내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는지 결국 입을 열었다.

"나랑 오빠랑 키스했어……."

"그거 말고."

"서로 끌어안고 잤어……."

"그거 말고."

"씨이…! 오빠가 내 엉덩이랑 가슴 만졌어!!!"

야, 목소리가 너무 큰 거 아니냐…….

우리 텐트 근처로 지나가는 사람이 있긴 했는데, 다행히도 리나의 목소리를 들은 거 같진 않았다.

"그거 말고 있잖아. 너도 알 텐데? 빨리 얘기해줘. 안 그러면 나 진짜 삐진다."

"하아……. 진짜아…!!!"

한숨을 푹 쉰 리나는 양쪽 볼을 감싸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내가 오빠 거 만져서… 그, 그거 하게 해줬어……."

"그게 뭔데?"

"아, 몰라!!!!! 이제 안 해!!!!!"

리나는 빽 소리를 지르며 텐트 밖으로 나가려 했고, 난 재빠르게 일어나는 리나의 손목을 붙잡았다.

불쌍한 척하는 건 이제 못하겠다. 근데 지금 웃어도 리나가 뭐라 할 거 같긴 한데…….

뭐, 웃긴 걸 어떡하냐.

난 실없이 웃으며 리나를 바라봤다.

"장난이었어. 그런 거 가지고 내가 삐지겠냐?"

"아이씨…!!! 나, 나는 오빠 진짜 화난 줄 알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리나는 고개를 떨어트렸다.

"……흑, 크읍…!"

뭐야, 울어…?

"얘 진짜 잘 우네."

아, 씨발 생각이랑 말이랑 반대로 나왔다.

"흐읍! 지금 나 놀리냐!!!!!"

"악! 미안해……."

"히이잉……."

리나는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툭 쳤고, 난 흐느끼는 리나를 꼬옥 안아줬다.

앞으로는 좀 적당히 놀려먹어야지. 진짜 너무 잘 울잖아.

아니지, 울리는 맛이 있으니깐, 더 열심히 놀려야 하나?

이런 생각들을 하며 실소를 터트려 버렸지만, 다행히 리나는 내 품에 안겨있어 내 웃음을 보지 못했다.

웃던지, 울던지, 뭐던 간에 리나는 좋다.

"그만 울고, 밥 먹자."

"히잉, 응……."

"차 타고 올 때 보니깐, 이 근처에 산책하기도 좋더라. 먹고 산책도 하러 가자."

"응…!"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거니 리나도 어느 정도 기분이 풀렸다는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평소처럼 혼자였다면 해장도 간단하게 했겠지만, 리나가 장 보며 골라 놓은 것들이 너무 거창해서 해장도 든든하게 했다.

지금은 캠핑장 밖으로 나와 산책로를 따라 리나와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왼쪽으로는 안개에 가려져 끝이 보이지 않는 높은 산, 그리고 풀과 울창한 나무들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한참 밑에서 계곡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이런 풍경을 두고 걷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원래 같았으면 한창 바쁠 때라 이렇게 놀러 오는 건 생각도 못 했겠지만, 능력이 생긴 덕분에 많은 여유가 생겼다.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말이다.

뭐, 이런 것들도 좋긴 하지만, 배시시 웃는 리나가 내 손을 잡고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는 사실이 더더욱 좋다.

리나도 워낙 자기 시간이 없는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이렇게 풍경 좋은 곳에서 단둘이 걷고 있는 게 굉장히 즐거워 보였다.

너무 빵긋빵긋 웃고 있는 거 아니냐고.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던 리나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민망한 듯 괜히 입을 열었다.

"크흠, 새벽에 비 왔나?"

"대뜸 무슨 소리 하냐."

"아니……. 뭔가 촉촉하길래…!"

확실히 얘가 평범하진 않다.

"아, 맞다. 장보고 남은 거 니가 다 가져가라."

"내가 왜?"

"말했잖아. 남으면 니가 다 가져가야 된다고."

"그러니깐, 내가 오빠도 좀 고르라고 했잖아!!!"

"딱히 땡기는 게 없었는데, 뭐 어떡하냐."

"오빠, 혼자 살잖아. 오빠가 가져가서 먹어!"

"안돼. 냉장고에 자리 없어."

리나는 무슨 저런 핑계를 대냐는 표정을 지었는데, 구라가 아니라 진짜다.

호텔 냉장고는 작기도 작고, 유료 음료들과 술이 가득 차 있어서 도저히 뭘 넣을 수가 없다.

까톡!

리나가 무언가 말하려는 타이밍에 내 스마트폰에서 까톡 알림이 울렸다.

"누구야?"

아직 나도 누군지 확인도 못했는데, 질문부터 하는 리나. 까톡이 온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빛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까톡을 확인한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다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대답했다.

"회사에서 온 거야."

"아."

리나는 관심 없어졌다는 듯 내 손을 이끌며 다시 걷기 시작했고, 까톡을 보낸 사람은 수아였다.

'오늘 뭐해요? 보고 싶어요.'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