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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146화 (146/273)

〈 146화 〉 오월한테 호감 얻을 수 있냐? (4)

* * *

"저, 그럼…… 오늘 저녁에 와인 한잔할래요?"

식사 대접에 이어서 이젠 술자리까지?

벌써 오월이 이 정도까지 공략됐다는 게 충격적이다.

뭐, 원하던 상황이니 마음에 안 드는 건 절대 아니지만, 솔직히 놀라운 건 사실이다.

"와인 좋죠."

은근하게 밝아지는 오월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시간은 언제쯤 괜찮으세요?"

"흐음…… 저는 9시 이후로는 다 괜찮을 거 같아요."

"그럼, 그때 연락주세요. 아, 아니다! 그냥 시온 씨 번호를 주세요."

오월은 차가운 표정으로 내게 번호를 따고 있었다.

난 오월이 내밀고 있는 스마트폰을 받아 내 번호를 적어주었고, 다시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게 건네받은 오월은 만족스러워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시온 씨가 또 연락 안 할 수도 있으니깐, 번호를 제가 받아놔야겠어요."

"약속까지 했는데 잠수탈 생각은 없었거든요?"

"혹시, 모르잖아요. 시온 씨가 워낙 특이한 사람이니까."

내가 특이한 사람이라고…? 오월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껴지는 건가?

"그래요? 특이하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보네요."

"엄청 특이해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봤는데, 시온 씨 같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연예계에서 꽤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온갖 사람들을 만났을 오월이 저렇게까지 얘기하는 거 보면 내가 진심으로 특이하게 느껴지긴 하나 보네.

하긴, 처음 만난 사람이 자신과 취향이 거의 90% 이상 일치하는 상황인데, 이게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

그나저나, 술은 어디서 마시려는 거지?

점심을 늦게 먹었으니 와인바를 갈 생각인 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근데, 오월 씨. 궁금한 게 있는데요."

"네?"

"식사는 그렇다 쳐도 남자랑 단둘이 술을 마시는 건 오월 씨한테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오월은 이런 생각은 딱히 못 했었는지 얼굴에서 묘한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그건 괜찮아요. 아는 언니가 운영하는 바로 갈 생각이에요."

"아…… 그런 거면 마음이 편해지네요."

"네. 시온 씨가 걱정하시는 그런 문제는 전혀 안 생길 거예요."

오월을 걱정하는 척 말했지만, 사실 내가 더 걱정이다.

영상 속에서 서하은과 겪었던 것처럼 스캔들이라도 터진다면 내 다른 여자들이 알게 된다.

리나와 수아가 서로를 이해할 뿐이지.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까지 이해해주지는 않을 테니까.

물론, 댓글 명령을 사용하면 쉽게 해결되긴 하겠지만, 굳이 귀찮을 필요는 없지.

뭐, 말은 이렇게 해도 오월한테 피해가 생기는 경우도 당연히 원하지 않는다.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 하는 마음에 이런 생각에 빠져 고민에 잠겨 있는데, 오월이 다시 입을 열었다.

"시온 씨는 생각보다 배려가 깊으신 것 같아요."

"갑자기요?"

"아쿠아리움에서 사과도 제대로 안 받고 계속해서 저 빨리 보내려 했던 것도 누가 절 알아볼까 봐 그러신 거죠?"

확실히 오월도 눈치가 빠른 편이네.

"크흠, 그렇긴 한데…… 다시 되짚어 주시니깐 괜히 민망하네요."

"민망해하실 거 없어요. 정말 고마웠거든요."

"계속 사과하시는 것보단 듣기 좋네요."

"뭐야……. 감사 인사받는 태도는 사과 받을 때랑 정반대네요!"

"그때는 딱히 오월 씨한테 사과받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요."

싱긋 웃으며 대답하는 날 보고 오월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말은 진짜 잘해요……."

"이제 진짜 슬슬 가볼게요. 저녁에 연락주세요."

"네. 이때 봬요."

서로 짧게 묵례한 뒤 각자의 차로 돌아갔고, 꽤나 용기를 내서 날 붙잡았던 거였는지 얼굴에 살짝 홍조를 피고 있는 오월이 너무도 귀여웠다.

예쁜 놈이 귀여운 짓을 하면 몇 배는 더 귀여워 보이는 구나.

지식이 늘었다.

어쨌든 오늘 시도했던 오월 공략은 확실하게 성공적이었다.

오월이 날 두 번이나 붙잡았고, 심지어 저녁에 술 약속까지 잡혀 있으니 결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지.

물론, 오월이 날 남자로서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단순한 친구로서의 호감에 가깝지.

워낙 여러모로 잘 맞고,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고, 심지어 예상치 못했던 부분들에도 자신에게 필요한 배려를 해주고 있으니 나랑 있으면 즐겁고 마음이 편하겠지.

나도 아직 오월에게서 남자로서의 호감을 얻어낼 생각은 없다.

그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오월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마음을 열도록 할 생각이니까.

그래도 너무 시간을 오래 끌 생각은 없다.

오월이 처녀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고, 난 지금 조금이라도 빨리 현실의 오월의 처녀를 가져가고 싶다.

차에 앉아 있는데 창문을 열고 내게 손을 흔들며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오월이 눈에 들어왔다.

진짜 귀엽네.

어쨌든 오늘 낮에 오월과 함께 보낸 시간은 내게도 정말 즐거웠다.

인위적으로 취향을 비슷하게 만든 거였지만, 오월이 좋아하는 영화는 내게도 꽤나 재밌었으니까.

단순히 내가 살면서 본 가장 예쁜 여자를 따먹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다른 감정으로 변질되며 커져가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릴 리가 없으니깐 말이야.

뭐, 존나 따먹고 싶은 건 여전하지만.

심지어 오늘 이렇게 대화를 나누며 직접 오월을 제대로 겪어보니 당장이라도 따먹고 싶은 생각이 머리를 꽉 채운다.

목소리마저 섹시한 처녀라니. 저건 남자를 미치게 하기 위해 태어난 게 맞다니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난 결국 아랫도리에 잔뜩 피가 쏠린 채로 운전하며 호텔에 돌아오게 됐다.

호텔로 돌아와 옷을 벗고 곧장 침대에 쓰러졌다.

사실 일정이 전혀 없는데도 오월에게 일정이 있어 저녁에 시간이 가능하다고 거짓말은 친 이유는 밀당을 좀 해보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큰 뜻은 존나 피곤해서다.

반쯤 나가버린 멘탈을 부여잡고 식물원을 걸어 다니는 것도 피곤하긴 했지만, 오월과 있는 내내 진짜 개 빡집중을 한 상태로 대화를 나누었더니 온몸의 근육 하나하나의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

오월 예쁜 외모만 생각해도 긴장될 이유는 충분하지만, 심지어 그녀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입을 터는 과정에서 진이 빠지지 않을 수가 없지.

진짜 오랜만에 대화의 온 힘을 다해서 집중했던 것 같다.

물론, 오월과 대화하는 내내 즐거웠던 건 정말 진심이다. 근데, 진이 빠지는 건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지.

난 손에 있던 스마트폰을 툭 내던지며 대자로 팔다리를 쭈욱 뻗어 누웠다.

아직 오월에게 연락이 오려면 시간이 꽤나 남았으니 여유롭게 쉬면서 체력을 비축해야겠다.

저녁에 만나서 와인을 먹을 예정이니깐, 꽤나 늦은 시간까지 함께 보낼 예정인 것 같고, 애초에 오월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날 만나는 걸 테니 또 진이 잔뜩 빠질 수도 있겠어.

아예 한숨 푹 자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알람만 대충 맞춰놓고 좀 자야겠어.

난 던져 놓은 스마트폰을 팔다리를 휘저어가며 찾아낸 뒤 알람을 맞춰놓고 머리맡에 놓고 눈을 감았다.

꽤나 긴장해 있었는지 알람이 울리는 순간 곧바로 잠에서 깨며 눈이 떠졌다.

잠드는 것도 존나게 빨리 잠들었네. 진짜 한숨 자길 잘했다. 생각보다 더 피곤했던 것 같네.

아직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 침대에서 뒹굴뒹굴한 뒤 욕실에 들어갔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아주 깨끗하게 샤워를 마쳤다.

대충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스마트폰을 집어 올리는 순간 오월에게 전화가 왔다.

시발, 내 핸드폰에 오월 번호가 있다니. 진짜 현실감 떨어지네.

"여보세요?"

"시온 씨, 지금 호텔에 계신 거죠?"

"네. 맞아요."

오월과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눌 때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는 걸 알려줬었다.

물론, 1박에 100만 원 가까운 스위트룸이라는 건 얘기 안 했지만.

"주소 보내주세요. 제가 지금 데리러 갈게요."

뭐야, 부담스럽게 갑자기 왜 이래?

"네? 괜찮아요. 목적지 알려주시면 제가 알아서 갈게요."

"아니에요. 술 마실 건데, 차 가지고 오시면 대리 불러야 되고 그게 아니면 택시 타고 와야 되는데, 그냥 제 차로 같이 가는 게 낫죠."

흐음, 생각보다 경제적이네…?

어차피 내 차도 아니라 난 대리 불러도 별 상관없는데 말이야.

하긴 뭐,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오월이 운전하는 차를 얻어 타보겠냐.

"알겠어요. 까톡으로 주소 찍어드릴게요."

"네. 도착하면 전화할게요. 그때 내려오세요."

살다 살다 오월의 픽업까지 받게 될 줄이야.

영상 속에서 빼낸 오월의 정보를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구나…….

일단 얼른 머리부터 만져야겠다. 옷은 무난 깔끔하게 입어야겠어.

오월이 있던 곳이 내가 묵고 있는 호텔과 멀지 않았는 지 15분도 지나지 않아 오월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주차장에 내려가니 구석에 있어도 눈에 띄는 레인지로버 벨라 한 대가 서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조수석 문을 여니 낮에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오월이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아쿠아리움에서도 그렇고, 오늘 낮에 식물원에서도 그렇고, 오월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펑퍼짐하고 칙칙한 색깔의 옷들로 자신을 가리고 있었다.

늘 안경이나 선글라스, 심하면 마스크까지 쓰고 있었으니 그녀의 아름다움은 더더욱 가려져 있었지.

물론, 그럼에도 묘하게 시선이 끌리는 오월이긴 했지만.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주차장이 워낙 밝은 탓에 은은하게 보이는 오월은 허리까지 타이트하게 잡아주는 하이웨스트 흑청 반바지는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검은색 브라탑과 오버핏 흑청자켓을 풀어헤쳐 입고 있었다.

하이웨스트 반바지는 상당히 짧아 오월의 뽀얀 허벅지를 다 드러내고 있었다.

타이트한 브라탑과 풀어헤친 재킷 덕분에 그녀의 잘록한 허리, 봉긋하게 드러난 가슴 실루엣이 내 시선을 자극했다.

어두운 계열의 옷차림, 오월의 흰 피부와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 이외에도 그녀의 많은 것들이 날 고혹하였다.

"또 만나네요?"

날 보며 싱긋 웃는 오월, 심장이 터질 거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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