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3화 〉 리나 술 취함 (2)
* * *
"안녕하세요!"
나도 모르게 품에 안겨 있는 리나를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리나의 친구로 보이는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아, 네. 안녕하세요."
리나의 친구들과 전체적으로 간단하게 인사를 나눴다.
아니, 대부분 멀쩡한데 얘는 혼자 왜 이렇게 취한 거야?
난 내 품에 안겨 있는 리나의 어깨를 살짝 밀어내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조금 전 들어오는 길에 가볍게 훑어보긴 했지만, 리나가 갑자기 안기는 탓에 뭘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묘하게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리나의 친구들이 있었고, 전부 여자였다.
대충 보니깐, 나이는 리나랑 다들 비슷한 거 같네.
어떻게 보면 평범한 20대 초반여자 애들이라고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외모는 그렇지 않았다.
예쁜 애들은 예쁜 애들끼리 모여서 논다는 말이 진짜였구나.
난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다 조금 전 통화를 했던 익숙한 목소리의 정체를 찾아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예진이가 싱긋 웃고 있었다.
와, 얘를 여기서 이렇게 보게 되네?
난 무의식적으로 나올뻔한 친근한 인사를 겨우 삼킨 뒤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현실에선 예진이랑 난 아무 관계가 없지. 이거 다른 상황에서도 신경을 써야겠어.
그나저나, 저거 저기서 저렇게 사람 멀쩡한 척하고 있으니깐 괜히 웃기네.
속은 완전히 미친년인데 말이야.
대충 인원을 파악한 뒤 테이블을 보니 여러 가지 안주와 술병…… 술병이 좀 많이 있었다.
어마어마하게들마셨구만.
리나를 제외한 나머지 애들은 다들 술을 잘 마시는 건가…?
뭐 어쨌든, 리나의 친구들 대부분 성격이 나쁘지 않아 가볍게농담을 하며수다를 떤 뒤 리나를 데리고 빠져나왔다.
잔뜩 취한 리나를 한쪽 팔에 끼고 엘리베이터에 타 있는데, 리나가 더욱더 내 몸속으로 파고들며 속삭였다.
"오빠,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응. 그렇지."
사실 얘가 너무 술에 취해 있길래 무슨 사고라도 날까 봐 온 거긴 한다. 뭐, 보고 싶기도 했으니깐 틀린 말은 아니지.
"나도 오빠 보고 싶었어."
내 품에 안겨 배시시 웃으며 날 올려다보는 리나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난 그런 리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술은 왜 그렇게 많이 마셨어?"
"나? 별로 안 마셨는데!"
"테이블에 술병이어마어마하더만별로 안 마시긴."
"헤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웃던 리나는 몸을 살짝 뒤척였고, 그 탓에 티셔츠 속으로 리나의 가슴골이 살짝 보였다.
크흠, 옷도 얌전하게 입고 있는데 이게 보이네.
확실히 술집에 있는 리나 친구들과 리나의 옷차림을 비교하면 리나는 굉장히 수수하게 입은 편이다.
리나의 친구들은 대부분섹스어필이느껴지고 몸에 라인이 드러나는 옷들을 입고 있지만, 리나는 평소보다 굉장히 얌전한 느낌이다.
리나도 그동안꽤나자극적인 옷들을 즐겨 입었으니깐 말이야.
그럼에도그 술자리에서 리나만큼 관능적인 여자는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내 팔에 매달린 리나의 풍만한 가슴이 내 팔뚝에서 너무 생생한 감촉으로 느껴지고 있고, 옷 틈으로 은은하게 보이는 가슴골과 날 올려다보는 리나의 야릇한 표정이 그걸 증명한다.
멍하니 리나를 보고 있다 보니 어느새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
난 리나를 내 몸쪽으로 바짝 붙이며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왜 그렇게 귀엽게 입고 나왔어?"
"응…? 옷 얘기하는 거야…?"
"응. 평소에는 그렇게 잘 안 입잖아."
"무슨 소리……. 아, 나 평소에도 이렇게 잘 입고 다니거든?!"
안 그래도 취해서 벌게져 있던 리나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흐음, 나 만날 땐 맨날 노출 있거나 몸에 라인이 확 드러나는 옷만입던데…….
"그래? 본 적이 없어서 물어본 거야."
내가 히죽거리며 대답하자 리나는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오빠 만날 땐…… 예뻐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입었던 거고……."
부끄럽다는 듯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한 리나를 고개를 푹 숙였다.
으으, 너무 귀엽다.
"오늘도 예뻐."
"……진짜? 얼마나?"
어, 이렇게까지 물어볼 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나 만날 때 입던 옷들이 더 예쁘긴 해."
몸매가 예쁜 여자는 몸매를 드러내야지.
"씨이…… 너무해!"
"농담이야, 지금도충분히 예뻐."
"이미 늦었거든! 나는 오빠 말고 다른 남자들한테 내 몸 보여주기 싫단 말이야……."
확실히 리나가 술 취하면 훅 들어오는 스타일이란 말이지…….
도저히 정신을 못 차리겠네.
"크흠, 얼른 가자 데려다줄게."
난 귀가 빨개지는 감각을 느끼며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리나를 태웠다.
차에 타기 전까지꽤나낯부끄러운 얘기를 해서 그런지 리나와 나는 한동안 어색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저거 갑자기 저렇게 조용해진 거 보니깐, 술 좀 깼나 보네.
리나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건지 열심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사람을 그렇게 간질간질하게 만들더니 저렇게 모른 척하고 있으니 괘씸하단 말이지.
좀 놀려먹어야겠어. 리나가 확실히 놀리는 맛이 좋아.
"리나야."
"응?"
"나 말고 다른 남자들한테 몸 보여주는 게 그렇게 싫었어?"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리나가 흠칫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어라? 왜 이러지. 이 정도로 놀리면 슬슬 격하게 반응할 때가 됐는데…….
"……응, 오빠만 보여주고 싶어……."
크흠, 뭐지?"
"그럼 내가 보여달라면 언제든지 보여줄 거야?"
"……."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럴 거야."
날 돌아보며 대답한 리나의 눈빛은 무언가 다짐한 듯했다.
"오빠, 나 오늘 집에 가기 싫어……."
리나의 집에 가기 싫다는 갑작스러운 선언과 함께 우리는 결국 끝까지 어색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내 호텔 방에 도착하게 됐다.
"와…… 오빠 그래도 되게 깔끔하게 지내는구나."
"뭐, 호텔이니깐그럴 수 밖에 없더라고."
사실 호텔인 거랑은 별관계 없다. 요 며칠 서하은이 깔끔하게 정리와 청소를 해준 것뿐이지.
리나는 가볍게 방을 훑어보더니 창밖으로 야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완전 예쁘다……."
얘가 술 취하니깐, 되게 감성적이네.
문제는 그 분위기 때문에 리나의 여성스러움이 내 마음속에서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다지 자극적인 행동도 말투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긴장되고 꼴리지…?
평소였으면 귀여움이 더 크게 느껴졌을 리나의 뒷모습에서 지금은 넓은 골반과 잘록한 허리밖에 안 보였다.
난 창문에 바짝 붙어 있는 리나에게 다가가 리나의 얇은 허리를 양손으로 감싸며백허그를했다.
"오빠…?"
"조금만 안고 있을게."
리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난 그걸 허락으로 받아들였다.
뒤에서 리나를꼬옥끌어안은 나는 리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박았다.
목에 내 입술이 살짝 닿자 리나는 몸을 움찔거렸다.
나는 리나의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기 시작했고, 단순하게 피부 향을 느낄 뿐인데, 내 자지를 점점 발기하기 시작했다.
리나의 향을 맡고 있으니 얇은 허리를 감싸 안고 있는 손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난 리나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리나의 말랑한 배를 더듬었다.
"오, 오빠…… 잠깐만……."
계속해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던 리나는 내가 본격적으로자신의 몸을탐하기 시작하자꽤나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리나는 다급한 손길로 자신의 배를 더듬던 내 손을 붙잡고, 몸을 돌려 날 바라봤다.
"나, 나! 술 다 깼어!!!"
뭐야, 갑자기?
"…? 그래서?"
"……술 더 먹고 싶어…!"
흐음, 설마 맨정신에는 긴장돼서 못 하겠다 뭐 그런 건가?
진짜 귀엽다니까.
딱 보니 호텔 방에 들어오자마자 긴장돼서 술이 확깼구만.
난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리나에게 입을 가볍게 맞췄다.
"오빠…?"
"난 리나가 술에 안 취해 있으면 좋겠는데."
"……."
애틋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리나는 내가 조금 전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내게 입을 맞췄다.
쪽.
"……알겠어."
리나와 나는 창가에 서서 뜨겁게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나눴던 키스였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확실하게 달랐다.
서로 타액을 섞으며 혀를 굴리는 건다를 게 없지만, 오늘 이 키스는거쳐 가는한순간일뿐이다.
난 고개를 틀어 리나의 입속으로 내 혀를 더욱더깊숙이집어넣었고, 리나는 그런 나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리나의 옷 속에서 말랑한 배를 더듬던 내 손은 어느새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 순간마다 리나는 내 손길을 느끼며 몸을 움찔거렸지만,결코 저항하지 않고오히려 더 격정적으로 혀를 굴렸다.
손가락들이 리나의 갈비뼈를 더듬자 리나는 야릇한 신음을 흘렸다.
"앗흥…!"
저번에도 느꼈지만, 리나는 여기가 예민하구나.
그리고, 마침내 내 손은 더 이상 위로 올라가지 않고 리나의 가슴에얹혀있었다.
리나는 잠시 굴리던 혀를 멈추고 애틋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지만, 내가 다시자신의 입속에서 혀를 굴리자 눈을 질끈 감았다.
난 리나의 풍만한 가슴을 브라 위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미 몇 번 만져본 가슴이긴 하지만, 리나의 가슴을 오늘처럼 편하게 마음대로 만지는 감정은 처음인 것 같다.
브라 위로 가슴을 잠시 주무르던 나는불편함을느끼고 브라 밑으로손끝을집어넣어 곧장 리나의 가슴을 생으로 움켜쥐게 됐다.
"하읏…!"
딱딱하게 서 있던 유두를 엄지로 짓누르며 가슴을 움켜쥐자 리나가 예민하게 반응하며 신음을 냈다.
난 리나를 더욱더 창문으로 밀어붙이며 키스하고, 가슴을 애무했다.
"햐아아……하으읏……."
리나는 내게 자신을몰아붙일수록거친 숨과 작은 신음을 내뱉으며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고, 난 그런 리나의 엉덩이 밑을꽈악끌어안으며 번쩍들어 올렸다.
"꺄아…! 오빠?!"
리나는꽤나놀랐는지 내 머리를꽈악끌어안았고, 그 덕에 내 얼굴은 리나의 풍만한 가슴에 파묻히게 됐다.
아,존나 황홀하네.
눈 앞이 안 보이긴하지만, 나름 내가 사는 곳이다.
침대로 가는 정도는 간단하지.
난 침대로조심스럽게천천히 걸어가 리나를 부드럽게 눕혔다.
머리카락을 흩뿌리며 침대에눕게 된리나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애틋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고, 난 그런 리나의 위로 올라탔다.
곧장 손을 리나의 옷 속으로 다시 집어넣어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자 리나가 내양쪽볼을 살포시 붙잡았다.
"부드럽게 해줘……."
떨리는 목소리, 홍조를 띤 얼굴, 촉촉한 눈빛.
심장이 터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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