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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179화 (179/273)

〈 179화 〉 한 지붕 아래 리나와 수아 (3)

* * *

한창 수아와 섹스를 하며 확인했던 침실 방문은 분명히 지금 저것보다 덜 열려있었다.

난 정액 범벅이 된 수아의 얼굴을 티슈 몇 장을 뽑아 대충 닦아낸 뒤 화장실로 데려갔다.

"여기 잠깐만 앉아있어요."

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는 수아를 변기에 앉혔고, 바닥에 벗어놨던 바지를 재빠르게 입은 다음 침실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암막 커튼이 설치된 수아의 침실은 어두컴컴했다.

어두워진 시야에 천천히 적응해가며 방 안을 살피는데, 이불을 덮고 얌전히 누운 채 눈을 감고 있는 리나가 눈에 들어왔다.

자고 있는 건가?

아니, 너무 저렇게 얌전히 누워 있으니 오히려 더 수상하다.

만약 리나가 정말 계속 자고 있던 거라면 방문을 본 내가 착각을 했다거나 바람 때문에 문이 열렸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 두 가지 모두 말이 안 된다.

난 착각 같은 거 한 적 없고, 에어컨도 틀지 않은 채 창문을 닫아놓은 집에서 바람 같은 게 불리가 없다.

그렇다는 건 결국 지금 리나가 자는 척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건데…….

크흠, 일단 가만히 있어야겠다. 괜히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진 않아.

난 조심스럽게 침실을 빠져나와 거실을 간단하게 치웠다.

혹시 모르니 누가 봐도 섹스한 게 티가 나는 흔적들은 치워둘 필요가 있지.

바닥에 나뒹굴던 수아의 팬티와 머리끈을 챙긴 나는 수아가 기다리고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직도 내 정액이 묻어있는 수아의 얼굴을 먼저 닦아준 뒤 나도 간단하게 씻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꽤나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뒤 지금은 미친 듯이 불편한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다.

수아와 내가 섹스를 나눈 뒤 한참이 지난 후 침실에서 나온 리나는 소파에 앉아 있는 날 본체만체 하며 아무 말 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씻었고, 수아는 그런 상황에서 묵묵히 아침을 준비했다.

크흠, 아침을 챙겨주는 게 고맙긴 한데, 이 상황에 괜찮은 건지 모르겠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수아는 꽤나 능숙한 손길로 상을 다 차렸고, 리나도 딱 맞춰 욕실에서 나왔다.

"시온 오빠, 밥 먹어요."

난 욕실에서 씻고 나온 리나를 힐끗 바라보며 식탁으로 걸어갔다.

자취생이 할 법한 간단한 요리들이었지만, 나름대로 훌륭했다.

하긴, 수아도 혼자 산 지 꽤 오래됐다고 했지. 그만큼 요리 실력이 있는 거구나.

그렇게 식탁을 보다 보니 밥그릇이 3개인 걸 알 수 있었다.

수아는 아무 말 없이 침실로 들어가려 하는 리나를 불러세웠다.

"리나 너도 밥 먹어."

"싫어."

리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고, 수아는 그런 리나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나랑 같이 살 거면 아침은 꼭 같이 먹어."

"……하!"

수아와 리나 사이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미치겠네……. 이 정도로 불편할 줄은 몰랐단 말이지.

리나는 성질을 부리며 식탁으로 걸어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앉고 나서도 리나가 수아를 노려보고 있자 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일부러 둘 사이에 가로막듯 숟가락을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미친 듯이 불편한 아침 식사가 시작됐다.

리나는 깨작깨작 젓가락질을 하며 먹는 둥 마는 둥 아침을 먹었고, 수아는 평소처럼 작은 입을 귀엽게 오물오물 잘 먹었다.

이런 상황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좀 웃길 수 있는데, 리나랑 수아랑 밥 먹는 느낌이 상당히 비슷하네.

그나저나, 신기한 점이 하나 있다면 두 사람 때문에 불편하긴 해도 중간에 껴 있는 이 상황이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묘하게 기분이 좋단 말이지, 재밌기도 하고.

문제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리나가 입을 열었다.

마치 감히 그딴 생각을 하냐는 듯한 타이밍이었다.

"두 사람이 내 생각보다 더 사이가 좋은가 봐?"

리나는 나와 수아를 쳐다보지 않고 여전히 젓가락으로 밥그릇을 휘저으며 말했고, 수아는 곧장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아냐, 됐어."

리나의 한 마디를 마지막으로 다시 식탁엔 침묵이 찾아왔고, 그렇게 불편한 식사가 계속 이어졌다.

흐음, 리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여러모로 얌전하단 말이지.

저번에 내가 질투와 관련된 댓글 명령을 사용하기도 했으니 그 덕을 제대로 보고 있는 건가?

일단 하나 확실한 건 리나 나름대로 나와 수아의 관계를 어느 정도는 용납하고 있는 거 같다는 것이다.

그렇게 불편한 식사 시간이 끝나고 각자 잠시 휴식 시간을 보냈다.

수아는 촬영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고, 리나는 침실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리나가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나와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보였다.

이럴땐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최고지.

그렇게 혼자 소파에 반쯤 누워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데 문자가 한 통 왔다.

­말도 없이 혼자 가버리냐?

하령에게서 온 문자였다.

먼저 연락을 할 줄은 몰랐는데 의외네.

그 와중에 이 기집애는 지금 점심이 다 됐는데 이제서야 일어난 거야?

난 주변을 가볍게 살핀 뒤 수아와 리나 모두 내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걸 확인한 뒤 하령에게 답장했다.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못 깨웠지 아니면 밤새 같이 있어주길 원했던 거야?

곧바로 답장이 왔다.

­꺼져

풉…! 어제 하령한테 욕을 너무 처먹었더니 음성지원이 되는 거 같네.

딱히 할 말도 없는 거 같아서 무시하려는데 곧바로 문자가 한 통 더 왔다.

­앞으로 네 번 남았어 확실하게 기억해 그래서 연락한 거야

아~ 어련하시겠어요.

왜 느닷없이 문자를 보내나 했더니 그게 목적이었구만.

뭐, 횟수 같은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시간 지나면 본인 스스로 깨닫게 되겠지.

난 하령의 문자를 씹고 뉴투브를 틀었다.

오랜만에 수아네서 뉴투브 보는 구만.

구독한 채널들에 영상이 잔뜩 뜨는데 대부분 내게 따먹힌 여자들이라는 게 참 기분을 오묘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 영상들 사이엔 지금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리나와 수아도 있었다.

확실히 즐거운 경험들을 많이 하긴 했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져 몸을 일으키니 수아가 거실로 나와 있었다.

분위기를 보니 잠깐 나온 거 같진 않고, 외출 준비를 하려는 거 같았다.

수아는 곧바로 자신의 옷장이 있는 침실로 들어가 누워 있는 리나에게 말했다.

"야, 나와. 나 옷 갈아입을 거야."

"…? 옷 챙겨서 딴대 가서 갈아입어!"

"여기 내 집이거든?"

"……이씨……."

리나는 씩씩대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고, 수아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긴 한데…?

침실에서 나온 리나는 소파에 앉아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인상을 팍 쓰며 수아의 촬영 방으로 들어간 뒤 문을 쾅 닫았다.

기집애, 성질은…….

침실을 바라보니 수아가 옷을 다 골랐는지 내 눈치를 보며 방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있었다.

크흠, 다들 방문 닫고 들어가니깐 은근히 쓸쓸하네…… 이게 사춘기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인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수아가 침실에서 나왔고, 나도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수아를 바라보자 나도 모르게 그녀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게 됐다.

청바지 입은 모습은 또 처음 보는 거 같네.

평범한 스키니진이지만, 수아의 넓은 골반과 훌륭한 각선미를 생각하면 도저히 평범하다고 할 수가 없었다.

그 위로는 블랙 크롭 나시와 여리여리한 팔에 착 달라붙는 검은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다.

저렇게 마르고 라인이 예쁜 몸을 가지고 있으니 가슴은 몸에 비해 더 커 보인단 말이지.

내가 너무 빤히 쳐다본 탓에 시선을 느꼈는지 수아는 날 돌아봤고, 난 아차 싶은 마음으로 수아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 가는 거예요?"

"미팅이 있어서요. PD님이 데리러 오신대요."

하긴, 수아는 일 아니면 딱히 외출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지.

난 현관문 앞까지 수아를 배웅했고, 리나는 여전히 방에서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웬만하면 내가 태워다줄 텐데, 리나는 저 상태로 혼자 두고 어디 가기엔 불안하단 말이지.

그래도 PD가 태워주러 온다니 다행이네.

수아가 현관문을 열자 난 방에 있는 리나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남자가 데리러 오는 건 아니죠?"

"……여자 분이에요."

"다행이네요."

반 쯤 장난으로 한 말인데, 수아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귀를 붉혔다.

난 그런 수아의 엉덩이를 살짝 움켜쥐었다.

"……하지 마요……."

수아는 귀를 붉힌 채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내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귀엽네, 진짜.

"알겠어요. 조심히 갔다 와요."

"네."

난 수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인사했고, 수아는 배시시 웃으며 뒤돌아 걸어갔다.

수아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난 현관문을 닫았다.

배웅을 마친 뒤 거실로 들어왔다.

수아랑 리나 분위기를 보면 아무래도 하루 정도는 여기 더 있어야 마음이 편할 거 같다.

괜히 싸움이라도 나면 내가 여기 있어야 곧바로 중재할 수 있을 테니 말이야.

리나는 여전히 방 안에 있었고, 난 낮잠이나 잘까 싶은 마음으로 다시 소파에 누웠는데, 리나가 방에서 나왔다.

크흠, 이거 은근히 긴장되네.

소파에 누워 있는 날 빤히 쳐다보던 리나는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리나의 표정은 딱히 어떠한 감정을 띠고 있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무표정이라 부르기는 조금 묘한 표정이었다.

천천히 걸어와 내 앞에 선 리나는 날 바라보고 있었고, 소파에 누워 있던 나는 재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어…… 리나야?"

아무말 없이 서 있던 리나는 내 품에 안겼다.

난 떨리는 리나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며 그녀를 품었다.

"미워."

내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은 리나의 짧은 한 마디에서 서러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래도…… 나, 오빠가 너무 좋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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