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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투브속 그녀들을 내 마음대로-188화 (188/273)

〈 188화 〉 오월은 나한테 처녀를 두 번이나 따이네 (2)

* * *

서하은이 선물로 가져가라고 챙겨준 양주를 조수석에 조심스럽게 안전벨트까지 채워서 앉혀놨다.

뭐, 이런 거까지 챙겨준데?

호텔에서 나오기 전 누구를 만나러 가냐는 서하은의 질문에 오월을 만나러 간다 했더니 엄청나게 놀라던 서하은의 표정과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시온이 내 생각보다 능력이 더 좋구나…?'

흐음, 내가 여러모로 능력이 좋긴 하지.

솔직히 오월의 집으로 초대받아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됐다는 게 당사자인 나 자신조차 너무 신기하긴 하다.

묘하게 현실성이 없단 말이지.

그것도 그렇지만 서하은은 오월과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것 자체에 상당히 흥미를 가지는 듯했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만약 오월이 뉴투브를 시작하게 된다면 내 존재 하나로 오월을 자신의 MCN 소속으로 만들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니 사업가 입장에서 기대될 수밖에 없겠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오월 씨네 집에서 자고 오냐고 묻는 서하은에게 대충 그럴 거 같다고 대답하자 서하은은 날 꽈악 끌어안아 주며 배웅했다.

'잘하고 와!'

내가 무슨 겨루기 대회 나가는 초등학생이냐?

뭐, 그래도 기분 나쁘진 않네.

무조건 자고 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말이야…….

그래도 서하은 덕분에 묘하게 기분은 상쾌하네.

난 핸드폰을 꺼내 오월하고 나눈 까톡을 확인했다.

간질간질 거리는 까톡들 사이에 오월이 보내준 자신의 집 주소가 있었고, 난 그 주소를 곧장 내비에 찍었다.

사실 영상 속에서 이미 가본 터라 알고 있는 주소다.

알고 있는 모르는 척 받아서 출발하려니깐 은근히 거짓말하는 기분이네.

물론, 그렇다고 양심에 찔리고 그러지는 않는다.

출발할 준비를 전부 끝낸 나는 오월에게 까톡을 보냈다.

나 ­ 오월 씨 저 지금 출발해요

오월 ­ 저도 저녁 준비 다 끝냈어요

나 ­ 네 얼른 갈게요

오월 ­ 운전 조심히 해요

오월 ­ 설마 운전 중에 까톡하고 있는 건 아니죠?

나 ­ 아직 주차장이에요

오월 ­ ...그럼 얼른 와요 보고싶으니까

까톡으론 진짜 애정표현을 잘한단 말이야.

실제로 만나서도 이렇게 애틋하게 굴지 빨리 오월을 만나고 싶다.

뭐, 다 핑계고 나도 단순하게 오월이 보고 싶은 것 같다.

오월 ­ 혹시나 얘기하는데 선물 같은 거 가져오지 마요!

오월 ­ 와서 그냥 같이 저녁이나 먹어주면 돼요

나 ­ 아니... 처음 가는 건데 그래도 집들이 선물은 가져가야죠

나 ­ 제주도에서도 전 오월 씨한테 아무것도 못 챙겨줬잖아요

오월 ­ 괜찮아요 그냥 빈손으로 와요

아니, 이미 서하은이 선물 챙겨줬단 말이야…….

나 ­ 안돼요 선물 챙겨갑니다~

오월 ­ 이씨... 정 가져올 거면 술이나 사와요!

오월 ­ 오랜만에 만나는데 한 잔 해야죠

……역시 서하은 말 들어서 손해 볼 게 없다.

어떻게 딱 술 얘기가 나오냐, 오월이랑 서하은이랑 은근히 취향이 잘 맞나 본데?

그나저나, 숙소로 가는 건데 예진이는 어떻게 된 거지?

오월이 예진이가 집에 있는 상태에서 날 집으로 불렀을 일은 없고, 또 무서운 언니한테 잔뜩 쫄아서 쫓겨난 거 아니야?

뭐, 솔직히 별 상관없긴 한데, 궁금하긴 하네.

나 ­ 네 좋아요. 근데, 오월 씨 같이 지낸다는 동생분은...?

오월 ­ 걔는 오늘 안 들어와요 신경 안 써도 돼요

나 ­ 아~ 넵

흐음, 그래도 오월 성격에 아끼는 동생을 남자 부른다고 쫓아냈을 리는 없을 거 같단 말이지.

아마 예진이 혼자 나가 놀고 있을 확률이 높을 거 같네.

자세한 건 도착해서 물어봐야겠다.

일단 수다는 그만 떨고, 얼른 출발하자.

나 ­ 저 이제 진짜 출발해요

오월 ­ 조심히 와요

오월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운전에 드러나듯 주차장에서 거칠게 차를 몰았다.

드디어 영상 속에서만 봤던 오월의 숙소에 도착했다.

하필 퇴근 시간이 겹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당연한 소리지만 진짜 영상 속이랑 똑같이 생겼네.

지하 주차장에 CCTV 개수와 위치까지 똑같은 걸 보니 괜스레 신기한 감정이 올라왔다.

난 오월이 까톡으로 알려준 대로 공동현관문을 지나 한번 가본 적 있는 층에 도착했고, 오월이 날 기다리고 있을 집 앞에 섰다.

후우…… 이거 묘하게 긴장되네.

벨을 누르자 안에서 인기척이 작게나마 느껴지며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열렸다.

벌어지는 문틈으로 너무도 아름답고, 단아한 오월의 얼굴이 들어왔다.

"왔어요?"

"네."

오월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여전히 희고, 차가움이 느끼지는 오월이지만 날 바라보는 눈빛에선 다정함이 느껴졌다.

영상 속에서 이 집에 처음 왔을 때 오월이 날 바라봤던 표정은 완전히 불청객을 바라보는 표정이었는데 말이야.

뭐, 집에 느닷없이 원치 않는 손님이 들이닥치면 나 같아도 그랬을 것이다.

그건 오월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라도 느꼈을 만한 감정이지.

난 서하은이 챙겨준 양주가 든 쇼핑백을 오월에게 건네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뭘 사온 거예요?"

나도 무슨 술인지 잘 모르는데…….

"이따 열어봐요. 그럼, 실례할게요."

"들어와요."

현실에서는 처음 와본 오월의 집은 영상 속과 거의 똑같았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오월이 나를 위해 차린 저녁 때문에 따뜻하고 맛있는 냄새가 코와 배를 자극한다는 것이지.

난 신발을 벗으며 거실로 들어가며 오월을 바라봤다.

"같이 지낸다는 동생분은 어디 가신 거에요?"

"걔는 다른 멤버들이랑 여행 갔어요."

"아, 그래요? 오월 씨는 왜 같이 안 가셨어요?"

양주 쇼핑백을 테이블에 올려둔 오월은 뭔가를 망설이는 듯 잠시 뜸을 들였다.

"……시온 씨 만나고 싶어서요……."

쑥스럽다는 듯 대답하는 오월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저 예쁜 것을 어떻게 하냐…….

"크흠, 고마워요. 저도 보고 싶었어요."

"이, 일단 밥부터 먹어요…!"

희고 부드러운 볼에 홍조를 띤 오월은 민망해서 뭐라도 해야 했는지 다급하게 내가 가져온 쇼핑백을 뜯어 양주를 꺼냈다.

"……시온 씨 뭘 이런 걸 사왔어요…?"

"네? 왜요?"

서하은이 준 거라 아무 생각 없이 가져온 술인데, 설마 뭐 이상한 그런 건가…?

도수가 존나 세다거나…… 아니면 맛이 이상하던가…….

"그냥 적당히 저렴한 걸로 사오지 왜 이렇게 비싼 걸 사왔어요!"

아, 그게 문제였구나. 그냥 악마의 열매 같이 생겼던데 그렇게 좋은 술인가?

하긴, 서하은이 선물로 가져다주라고 챙겨준 술인데 저렴할 리가 없지.

지금보니 38이라고 쓰여 있는 숫자에서조차 기품이 느껴지는 거 같다.

"하하…… 그냥 사온 거에요."

"시온 씨, 돈은 계획적으로 잘 써야죠."

"괜찮습니다. 평소에 돈을 잘 안 써요."

오월은 날 걱정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크흠, 이걸 내 입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나도 너만큼이나 돈 많거든…….

뭐, 오월의 입장도 이해가 되긴 한다.

평범하게 직장 다니는 걸로 알고 있는 남자가 집들이 선물이라고 비싼 술을 아무 생각 없이 사왔다고 하니 걱정될 만도 하지.

심지어 본인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니깐 말이야.

일단, 지금은 대충 웃으면서 넘길 수밖에 없겠네.

시간 지나면 오월도 차츰 나에 대해 점점 더 알게 되겠지.

"오월 씨한테 꼭 주고 싶던 거였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받아줘요."

"알겠어요……."

내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오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저녁 먹어요.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어요."

오월을 따라 식탁으로 걸어가자 여러모로 진수성찬이 펼쳐져 있었다.

"와…… 이거 오월 씨가 다 차린 거에요?"

"……네. 술안주 할 건 배달시켰어요."

난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오월을 바라봤고 오월은 그런 내 시선을 못 버티겠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빨리 앉아요……."

"넵."

오월이 차려준 정성스러운 식탁에서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으니 뭐랄까 신혼부부라도 된 거 같은 기분이다.

그렇게 오월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데 오월이 뭔가 깜빡했는지 다급하게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다른 것보단 그 안에 있는 소주병들이 내 시선을 자극했다.

"오월 씨, 평소에도 술 자주 마셔요?"

내 말을 들은 오월은 다급하게 냉장고 문을 닫은 뒤 날 노려봤다.

"아니요. 그냥 적당히 마셔요. 아까 말했잖아요. 술 마시자고. 시온 씨랑 마시려고 미리 사뒀죠. 그리고 시온 씨가 소주를 좋아하잖아요."

하긴 그랬었지. 이거 지금 보니깐 나한테 선물 사올 거면 술 사오라고 얘기하기 전부터 술 마실 생각이었구만?

그나저나, 제주도에 있을 때 잠깐 지나가는 말로 술 중에는 소주를 가장 좋아한다 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니.

감동인데?

"근데, 시온 씨가 저런 술을 사올 줄 몰랐죠. 저거 요새 구하기도 힘들 텐데……."

그 정도야…? 서하은이 대단하긴 하네.

"그러니깐, 일단 저녁 먹고 소화 좀 시킨 다음 시온 씨가 사온 술 마셔요."

"아니에요. 선물인데, 제가 마시면 조금 그렇죠. 저건 나중에 오월 씨 혼자 마셔요."

"네…? 저 술 혼자 안 마셔요."

오월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머리를 굴려야 한다.

"전 오월 씨가 저 생각해서 사놓은 소주가 더 마시고 싶어요."

"……아니, 안돼요. 같이 마셔요."

혹시 모르니 한 번 더 만날 구실을 만들어놔야지.

"그럼, 오늘은 그냥 소주 마시고, 저 술은 다음에 같이 마셔요 그건 괜찮죠?"

"……네. 알겠어요."

가볍게 미소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민망하다는 듯 피하는 오월.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다.

대충 상황은 다 정리된 거 같으니 이제 진짜 저녁을 먹어야겠다.

난 침을 꿀꺽 삼키며 수저를 들었다.

진짜 존나 맛있겠네.

"잘 먹겠습니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해요."

오월과 그간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즐거운 식사가 끝났고, 지금은 소파에 앉아 있다.

어떻게 저리 예쁜 여자가 요리도 잘하지?

정말 이런저런 감정 다 빼고 객관적으로 봐도 아주 맛있는 저녁 식사였다.

그리고, 지금 제주도에서마저 끝내지 못했던 격투 게임 2차전이 시작되기 직전이다.

콘솔을 작동시킨 뒤 소파로 다가와 내게 게임 패드를 건네주는 오월의 표정에서 굳은 다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니, 이게 뭐라고…….

오월에게 게임패드를 받은 내게 살짝 자세를 고쳐 앉자, 오월은 그런 내게 바짝 붙어 앉았다.

짧은 반바지를 입어 드러난 오월의 뽀얀 허벅지가 내 다리에 닿았고, 그녀는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었다.

이 넓은 소파에서 굳이 이렇게 앉는다고?

애정결핍도 아니고 진짜 너무 귀엽잖아…….

"오월 씨, 이러면 게임 할 때 안 불편하겠어요…?"

"크흠, 전 이게 편해요."

싱긋 웃으며 질문하는 날 살짝 올려다보며 오월은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그러면서도 오히려 내게 자신의 몸을 더더욱 밀착시켰다.

단순히 오월과 몸이 맞닿아 있을 뿐인데, 점점 아랫도리에 피가 쏠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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