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화 〉 오월 등산 (5)
* * *
"잠깐 일어나서 아까처럼 엉덩이 내밀어봐요."
"네…?"
놀라고 당황스러워하는 오월에게 난 물티슈를 들어 보였다.
"속옷이랑 다시 입어야죠. 혼자 닦기 힘들 테니 제가 도와줄게요."
오월은 이제서야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민망하다는 듯 시선을 피하며 귀를 붉혔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깐, 내가 섹스 한 번 더 하자는 뜻으로 말한 걸로 오해한 거 같은데, 아니…… 방금 그렇게 미친 듯이 따먹혀놓고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거면 얘도 진짜 정상은 아닌 거 아니야?
내가 가볍게 미소 지으며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오월은 꽤나 부끄러워하며 뒤늦은 대답을 했다.
"아…… 아니에요. 제가 혼자 할게요."
"혼자 닦기엔 조금 힘들 거 같은데요? 고집부리지 말고 제가 하게 해줘요."
난 상냥한 말투로 나긋나긋하게 말했고, 오월도 더 이상 거절하기는 좀 그랬는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다리에 힘도 다 풀려서 혼자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할 거 같구만 뭘 혼자 닦겠다는 거야.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쭈그려 앉아 있는 오월에게 손을 내밀었고, 내 손을 붙잡은 그녀는 힘겹게 일어났다.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혼자 닦으려 했어요?"
"……몰라요."
싱긋 웃는 날 매섭게 민망하다는 듯 노려보던 오월은 이내 몸을 돌렸다.
조금 전 내게 뒤치기를 당했을 때처럼 등을 돌린 채 나무를 짚는 오월.
예쁘고 뽀얀 엉덩이가 다시 내 눈에 들어온다.
보기 좋긴 한데, 이렇게 해서는 닦아줄 수가 없잖아.
난 오월의 골반과 허리를 붙잡아 내가 원하는 자세로 만들었다.
"흣……."
등허리에 물이 고일 정도로 엉덩이를 잔뜩 내밀게 된 오월은 상당히 농염했고, 난 다시 아랫도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더 하다간 진짜 오월을 엎고 내려가게 될까 봐 조금 진정하기로 했다.
여기서 진짜 더 하다간 사람이 지나갈 수도 있고 말이야.
요염하게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오월을 보며 쭈그려 앉아 완전히 축축하게 젖어버린 예쁜 분홍색 보지가 눈에 들어왔다.
"흐읍……."
오월은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 숨을 삼켰고, 난 침을 꿀꺽 삼키며 물티슈를 잔뜩 뽑았다.
후우…… 팬티랑 바지는 똑바로 입혀서 데려가야 되니깐, 제대로 닦아주자.
물티슈를 쥔 손으로 애액이 잔뜩 묻어있는 오월의 보지를 문지르며 닦아내자 귀를 찌르는 야릇한 신음 소리가 날 자극했다.
"아잉…!"
오월은 몸을 움찔거리며 애교 섞인 신음을 내뱉었고, 자신의 엄지가 가볍게 문 채 쪽팔려 죽겠다는 듯한 눈빛으로 날 돌아보고 있었다.
크흠, 씨팔…… 집중해서 닦아주려고 해도 그렇게 두지를 않네.
침착하자.
난 오월의 촉촉한 눈망울을 외면한 채 다시 보지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흐읍……."
확실히 조금 전 오월이 냈던 신음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소리가 분명한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지금 저렇게 최선을 다해서 소리를 참고 있을 이유가 없잖아.
그나저나, 차가운 물티슈를 사이에 두고 손가락과 애액이 가득한 오월의 보지가 맞닿는 감촉은 상당히 짜릿했다.
미끄럽고, 말랑한.
당장이라도 저 클리토리스를 입안에 넣고 빨아대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절대 거기서 끝낼 자신이 없으므로 참아야 한다.
그렇게 봉긋하게 튀어나와 있는 귀여운 옅은 분홍색 클리토리스를 바라보며 움찔대는 오월의 보지를 닦아줬다.
문제는 너도 시선을 그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클리토리스를 물티슈로 거칠게 짓누르며 닦아버렸다.
"꺄흐읏…?!"
"……오월 씨, 얌전히 좀 있어요."
"흐읏…! 시, 시온 씨가 계속…… 마, 만지잖아요…!"
크흠, 그건 그렇지. 근데 어차피 여기도 깨끗하게 닦아줘야 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뭐 어떡하라고?
난 괜히 헛기침을 하며 아무 말이나 막 뱉었다.
"지금 제 탓하는 거에요? 전 그냥 닦아주고 있을 뿐인데, 오히려 야한 소리 내면서 움찔거리는 건 오월 씨잖아요?"
"하응…! 아, 아니…! 거기 예민하단 말이에요…… 헤읏?!"
"오월 씨가 여기도 축축하게 적셔 놓은 건데 어떡해요. 닦아야지."
"흐읍…… 그, 그래도오…! 헤으응…?!"
물티슈에 덮어진 내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자극할수록 오월은 골반을 경련하며 야시시한 소리를 흘려댔다.
"조금만 참아요. 금방 다 닦아요."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했던 말 대부분이 완전 개소린데, 몸이 꼴려 있으니깐 이런 말에도 정신을 못 차리는 구만.
우리 여왕님은 진짜 허접 보지네.
후우…… 그런 걸 떠나서 나도 꼴려서 죽겠다. 씨발.
집에 가면 샤워하면서 존나 따먹어야겠어.
그렇게 인내심과 싸움을 하며 오월의 애액으로 가득했던 축축한 보지를 나름대로 뽀송뽀송하게 닦아줬다.
"얼추 다 닦은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물티슈를 슥 문지른 나는 오월의 하트모양 엉덩이를 가볍게 손바닥으로 찰싹 때렸다.
짝!
"꺗?!! 왜 때려요……."
화들짝 놀라며 토끼 눈을 뜨고 잔뜩 당황해서 날 돌아보는 오월.
앞으로는 뒤치기하면서도 때릴 건데,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렇게까지 놀라고 그래?
"그냥, 귀여워서요."
흐뭇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키자 오월이 다급하게 날 불렀다.
"자, 잠깐만요!"
"네?"
오월의 눈동자는 긴장한 듯 떨리고 있었고, 잠시 뜸을 들이던 그녀는 결국 입을 열었다.
"허벅지도 닦아줘요……."
이제보니 오월의 고간, 허벅지 안쪽에도 애액이 잔뜩 흘러 있었다.
여기도 장난 아니네…… 얼른 닦아줘야겠다.
난 다시 쭈그려 앉아 오월의 예쁜 보지를 바라보며 물티슈를 뽑아 허벅지 안쪽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보드라운 오월의 허벅지 안 쪽 살결은 상당히 즐거운 촉감을 가지고 있었고, 오월은 이곳 마저 예민했는지 닦는 내내 몸을 움찔거렸다.
최대한 티를 안 내려는 듯 참고 있긴 했지만, 미세하게 움찔거리는 오월의 행동은 오히려 남자를 더 미치게 만드는 쪽이었다.
어쨌든 애액으로 난리가 난 오월의 하반신을 깨끗하게 닦아줬고, 마찬가지로 엉망이 된 내 자지도 닦아낸 뒤 바지를 입었다.
팬티를 똑바로 고쳐 입은 오월은 지친 몸으로 힘들게 레깅스를 입고 있었다.
저러다 자빠질 거 같아서 불안하네. 가서 도와줘야겠다.
난 오월을 가볍게 붙잡아 레깅스 발목 쪽에 묻어 있는 흙을 털어줬다.
레깅스가 상당히 타이트해 입는 게 쉽지 않았지만, 내가 몸을 붙잡아 고정해주자 오월은 나름 수월하게 레깅스를 입었고, 그 과정에서 물결치는 그녀의 엉덩이는 날 다시 한 번 자극했다.
뭐랄까, 왠지 벗겨놓은 것보다 입혀놓는 게 더 야한 거 같네.
실제로 엉덩이를 은근히 씰룩거리며 레깅스를 올려 입는 오월의 행위는 정말 꼴림 그 자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레깅스를 입은 채 흔들리는 오월의 엉덩이를 나도 모르게 움켜쥐어버렸다.
"……또 왜 그래요…?"
입을 앙다문 채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날 바라보는 오월.
뭐라 대답해야 하는데, 레깅스의 촉감과 오월의 풍만한 엉덩이가 동시에 느껴지자 잠시 넋이 나가버렸다.
"……크흠, 갈까요?"
난 괜히 오월의 시선을 피하며 엉덩이를 몇 번 조몰락 거린 뒤 슬쩍 손을 뗐다.
"왜 제 엉덩이 마음대로 만져요?"
"오월 씨도 마음대로 저한테 키스했잖아요."
"그, 그건 그냥 뽀뽀였거든요!"
"어쨌든 저도 마음대로 만질 거에요."
"……어차피 맨날 마음대로 하면서……."
"그럼 또 만져도 돼요?"
손을 오월의 등 허리 뒤로 뻗어 엉덩이를 다시 만지려는데, 오월이 내 팔뚝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렸다.
"그만 만져요."
짓궂은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오월.
섹스할땐 다 허락해주면서 이럴 땐 은근 까칠하단 말이지.
난 싱긋 웃으며 오월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날 노려보면서도 내 손을 부드럽게 붙잡았다.
"고민 좀 해볼게요. 일단 얼른 출발하죠."
"저 다리에 힘 다 풀렸어요……."
"그럼 조금 쉬다 갈까요?"
어느새 내 옆에 다가와 팔짱을 낀 오월은 묘하게 불쌍한 아기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시간 많고 일정도 없으니 여유롭게 움직여도 문제없겠지.
섹스야 새벽에도 실컷 할 수 있으니까.
오월은 내게 매달리듯 팔짱을 껴 묘하게 부축 당하는 모습으로 걸었고, 등산로로 다시 진입한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나무 의자에 앉았다.
풀썩 주저앉아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얼굴을 붉힌 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는 오월이 너무도 예쁘고 귀여웠다.
미소지은 채 오월을 계속 바라보고 있자 그녀는 어색하다는 듯 내 시선을 피했다.
"5분만 쉬다가요."
손을 잡고, 서로 기대어 숲 속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느끼는 게 꽤나 발을 무겁게 만들었다.
그 덕분에 5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보냈지만, 애초에 이런 여유를 즐기러 왔으니 문제가 될 건 전혀 없지.
뭐, 그래도 휴식 시간을 길게 가져간 덕분에 오월은 내게 존나 따먹혔던 후유증이 사라졌는지 몸 상태가 조금 전보단 상당히 좋아 보였다.
나도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욕구를 해소했더니 처음 산에 올라왔을 때보다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물론, 그 대신 오월의 발걸음이 조금 무거워지긴 했지만…… 하하.
어쨌든 그렇게 완만한 경사를 트래킹 하듯 상쾌하게 걷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했다.
오월에 얘기를 들어보니 사실 정상은 아니고, 그 직전이라는데 이 이상 가려면 생각보다 피곤해질 듯하여 정상은 다음으로 미뤘다.
지금 이 상황에서 20분을 더 돌아 올라가는 건 조금 무리가 있지.
뭐, 여기까지 와서 정상을 못 보는 게 살짝 아쉽긴 하지만, 나중에 또 같이 올 약속도 잡았으니 나쁘지 않지.
그리고, 솔직히 오월이 얘기 안 해줬으면 무조건 여기가 정상이라 생각했을 거다.
별로 안 올라온 거 같은데 진짜 존나게 높단 말이지.
정말 다큐멘터리에서나 볼법한 풍경에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눈앞에 보이는 바위산조차 상당히 웅장한데, 그 너머로 보이는 울창하고 거대한 산들을 가득 품고 있는 산맥은 경외심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별 생각 없이 오월이 가고 싶다 해서 따라온 거였는데, 확실히 나쁘지 않네.
그렇게 풍경을 바라보며 나름의 사색에 잠겨 있는데, 오월이 조심스럽게 내 손을 붙잡았다.
따스하고 부드럽게 파고드는 오월의 손가락.
서로 깍지껴 손을 잡은 뒤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오월이 홍조를 띠며 산맥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온 씨랑 와서 좋아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눈을 살포시 감는 오월.
저 거대한 산맥을 바라보며 느꼈던 경외심이 이제는 너무도 아름다운 이 여자에게서 느껴진다.
후우…… 안 그래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여자인데,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그 강도가 더 심해지잖아.
난 깍지껴 붙잡은 손을 들어 올려 오월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저도 좋아요. 앞으로도 오월 씨 가고 싶은 데 있으면 같이 가요."
내 입술을 느끼고 볼을 붉히던 오월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갑자기 또 왜 그러는 거야?
난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시선을 살짝 낮춰 오월을 바라봤다.
"무슨 일 있어요?"
"……제 상황이 이래서…… 함께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많은데, 갈 수가 없어요."
아, 이제 대충 이해가 된다.
"사실 그동안은 정말 아무 상관 없었어요. 평범한 일상 같은 거 굳이 즐기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 없었으니까."
짧게 숨을 들이쉬는 오월.
"근데, 시온 씨를 만나고 나서 생각이 변했어요. 저도 모르게 다른 연인들을 시기하게 되고, 내 남자와 함께하는 평범한 주말 하루를 계속해서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요."
입을 앙다문 오월은 꽤나 속상해 보였다.
결국엔 그 오월이 지금 남의 일상에 샘을 내며 본인도 그걸 원하고 있다는 소리잖아?
차가운 여왕이 나로 인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다니, 온몸에 전율이 흐를 지경이다.
난 나도 모르게 오월을 멍하니 쳐다보게 됐고, 살짝 열을 내서 말하던 오월은 민망하다는 듯 다시 말을 이었다.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하는 등산도 좋지만, 시온 씨랑 다른 커플들 처럼 놀이공원도 가보고 싶고, 코스트코에서 손잡고 돌아다니면서 각자 좋아하는 와인, 양주도 골라보고 싶어요."
덤덤하게 말을 뱉은 오월은 이내 귀를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휙 돌렸다.
기껏 자기가 다 얘기해놓고 이제 와서 뭘 부끄러워한데?
"저도 그러고 싶네요. 안주도 좋아하는 걸로 하나씩 골라서 저녁에 실컷 먹고 마시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을 거 같아요."
난 오월을 바라보며 즐겁게 말했고, 오월은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못하니깐 문제죠……. 그리고, 그게 저 때문이라는 게 너무 속상해요."
흐음, 저러니깐 이제 내가 마음이 아플 지경이네.
놀이공원 가고 코스트코에서 장 보는 게 진짜 우리가 못할 짓인 건가?
아니, 난 충분히 가능하다 보는데.
"못할 게 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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