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3화 〉 오월 보지 속엔 바이브레이터, 내 손엔 리모컨 (2)
* * *
허벅지를 오므리며 골반을 움찔대는 오월의 모습을 보니 바이브레이터는 잘 작동하고 있는 듯하다.
"흐읏…… 뭐, 뭐예요…!"
"이거요?"
난 싱긋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작은 분홍색 리모컨을 오월에게 보여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단계를 더 높여볼까."
리모컨에 버튼을 하나 누르려 하자 오월이 눈을 크게 뜨며 다급하게 뭐라 말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자, 잠…… 아흐응?!"
단계를 높이자 오월은 씹질을 막으려는 것처럼 양손을 밑으로 내려 다리 사이를 가렸다.
그런다고 그게 막아지겠니?
묘하게 야릇한 자세로 몸을 웅크리던 오월은 천천히 한 걸음씩 겨우겨우 내디뎌벤치에 앉아 있는 내 옆으로 다가와 풀썩 주저앉았다.
"하아, 아흣…! 그, 만해요…!!!"
오월은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었고,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내 소매를 가볍게 붙잡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날 아주 만족하게 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꽤나 사이좋은 연인이구나 생각하겠지.
남들은 알아챌 수 없는 이런 상황이 날 더욱더 즐겁게 한다.
이렇게 몸매 좋고 예쁜 여자의 보지 속에 바이브레이터를 쑤셔 넣고 걸어 다닐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어?
정말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상황이다.
"그만, 그만하라고…!"
내 소매를 붙잡고 있던 오월은 어느새 내 손목을 꼬집고 있었다.
아, 딴 생각하느라 정신 팔려서 조절하는 걸 깜박했네.
그 와중에 꼬집는 거 치곤 별로 아프지도 않네. 아마 손에 힘이 똑바로 안 들어 가는 거겠지.
고개를 푹 숙인 채 내게 애원하듯 매달려 있는 오월.
난 오월의 머리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게 하였고, 내 눈에 들어온 그녀의 얼굴은 꽤나 엉망이었다.
질 속을 자극하는 감각을 참기 위해 아랫입술을 질끈 문 채 몰려오는 쾌락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한 눈빛.
분명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마치 오월이 날 유혹하는 듯했다.
유혹이고 뭐고 진짜 존나게 따먹고 싶은 표정이네.
"하으응……."
난 애타는 듯한 오월의 눈빛을 바라보며 리모컨 버튼을 눌러 바이브레이터의 작동을 멈췄다.
오래 가지고 놀려면 나름대로 선을 지키면서 해야겠지.
"좀 버틸만해요?"
지쳐보이는 듯한 오월을 바라보며 난 싱긋 웃었다.
"이씨…… 진짜아…!!!"
축 처져 있던 오월은 잠시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내 팔뚝을 가볍게 한 대 쳤다.
뭐야, 쳤냐?
난 짓궂은 표정으로 오월을 바라보며 다시 리모컨 버튼을 눌러 조금 전과는 다른 패턴으로 바이브레이터를 작동시켰다.
"아흐읏…!"
전원이 켜지자마자 다시 몸을 움츠리며 허벅지를 움찔거리는 오월.
저 반응은 진짜 볼 때마다 존나 꼴리네.
"미친…! 읏?! 그, 그만하라니까……."
고개를 숙인 오월은 나지막하게 말했고, 난 가볍게 웃으며 작동을 멈췄다.
"하아아…… 시온 씨, 적당히 해요."
입을 앙다문 채 날 살짝 올려다보는 오월의 모습은 너무도 귀엽고, 너무도 야릇했다.
뭐 어쨌든, 대충 분위기 보니 이 정도로 괴롭힘은 괜찮은 거 같네.
은근히 본인도 즐기고 있는 거 같고 말이야.
즐겁다는 표정으로 오월을 한동안 바라보던 나는 벤치에서 몸을 일으켰다.
여기만 있으면 아까우니 다른 곳도 실컷 다녀야지.
난 앉아 있는 오월의 손을 붙잡았고, 힘껏 잡아당겨 그녀가 자리에서 반쯤 강제로 일어나게 했다.
"놀이공원 까지 왔는데, 더 놀아야죠?"
"……."
볼에 홍조를 잔뜩 피고 있는 오월은 아무 말 없이 날 잠시 노려보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도 안된다는 말은 안 하네.
난 오월의 손을 붙잡은 채 걷기 시작했고, 그녀도 나와 걸음을 맞춰 걸었다.
오월과 나란히 걷던 나는 은근슬쩍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걷고 있다.
의식하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수준이긴 하지만, 확실히 오월의 걸음걸이가 묘하게 불편해 보인다.
뭐, 보지에 그런 걸 집어넣고 걷고 있으니 평소 같진 않겠지.
오월의 훌륭한 뒤태를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손이 주머니도 들어가 또다시 리모컨을 건드리게 된다.
그나저나,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주변에 사람이 상당히 많아졌네.
오히려 좋다. 이래야 제맛이지.
난 앞서 걸어가는 오월의 엉덩이를 바라보며 바이브레이터 전원을 작동시켰다.
"흣…!"
미묘한 신음 소리는 작게 들렸지만, 몸을 움찔거리는 건 확실했다.
하지만,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내가 아닌 이상 주변에서 오월의 변화를 크게 느끼진 못하겠지.
허벅지를 살짝 오므린 오월은 고개를 돌려 날 노려보기 시작했고, 난 왜 그러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전원을 껐다.
전원이 멈추자 천천히 날 향해 걸어오는 오월.
난 그 모습을 바라보며 곧장 전원을 다시 켰다.
"아…!"
오월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움켜쥐며 허리를 살짝 숙였고, 그 모습은 내 가슴을 더욱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후우…… 꼴릴 거라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꼴리네.
저렇게 입고 있는 오월이 지금 사람들 틈에서 내 손가락 질 한 번에 온몸을 움찔대며 반응하고 있다.
꼴리지 않을 수가 없지.
옅은 남색 와이셔츠와 넥타이, 타이트하게 엉덩이와 골반에 달라붙은 짙은 남색 치마.
이것들은 안 그래도 꼴리는 이 상황을 정말 환상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저 복장으로 오월이 보지 속에 있는 바이브레이터를 느끼며 움찔대고 있으니 보는 입장에선 진짜 미칠 지경이지.
더 괴롭히고, 더 자극적인 행동을 하고 싶다.
그렇게 버튼을 마구잡이로 누르며 패턴을 정신없이 바꿔대고 있으니 어느새 조금씩 힘겹게 걸어온 오월이 내 팔에 매달리듯 날 붙잡았다.
안전부절 못하는 오월의 입술을 보고 있으니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어도 어떤 눈빛을 하고 있을지 대충 알겠다.
아마 눈물이 잔뜩 고여있겠지.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어서 다행이네.
정체를 숨기는 것도 그렇지만, 아마 선글라스 없었으면 주변에서 오월을 보고 수상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다.
조금 전, 처음 바이브레이터를 삽입했을 때 봤던 오월의 표정을 아주 예술이었으니깐 말이야.
그건 진짜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표정이지.
잠시 생각에 빠져 있으니 오월이 내게 조금 전보다 바짝 붙어 팔에 매달려 있었다.
반응이 아까보다 미묘하게 격한 거 같은데, 패턴이 조금 빡센 건가?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굳어 있는 듯한 오월의 모습.
크흠, 이러니까 묘하게 불쌍해 보이네.
난 전원을 꺼 바이브레이터를 멈춰주었고, 가장 예민한 곳을 자극당하던 오월은 경직된 몸에 힘을 풀고 야릇한 숨을 들이 내쉬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패턴에 따라 미묘하게 반응이 다르니 더 재밌단 말이지.
고개를 슬쩍 숙여 내려다보니 오월의 선글라스 속이 살짝 보였고, 난 쾌락의 젖어 있는 난처한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진짜 음탕한 년이라니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잠시 숨을 고르며 여유가 생긴 오월은 내 팔을 잡아당기며 까치발은 든 뒤 내 귀에 작게 속삭였다.
흐음, 화내려나?
"……걷고 있을 때 하면 사람들이 보잖아요……."
……이런 반응은 생각 못했네.
난 자지에 피가 쏠리는 감각을 느끼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안 걷고 있을 때는 해도 괜찮아요?"
"그런 뜻이 아니라…… 아흑?!"
예민한 반응을 보고 싶어서 그냥 말하는 중간에 전원을 켜버렸다.
"하아, 읏…! 자, 잠깐……."
내 팔을 잡고 매달려서 나만 들을 수 있는 신음을 작게 흘리는 오월의 모습이 진짜 개 꼴린다.
심지어 바짝 달라붙어 있어 그녀가 골반을 움찔대는 감각도 내게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으니 꼴림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후우…… 미치겠네. 진짜 집 가면 씨팔 존나 따먹어야지.
그런 와중에 오월과 내 모습이 주변 눈에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한테 달라붙어 애교 부리는 모습 정도로만 보이는 다는 사실이 더욱더 짜릿하고 스릴 넘친다.
일단 오월 혼자 너무 느끼는 거 같으니 멈춰야겠어.
전원을 끄자 내게 팔뚝에 바짝 붙어 매달려 있던 오월이 곤란하고 수치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날 올려다봤다.
"히이잉…… 이, 이 나쁜 놈…!"
진짜 존나 귀엽네.
솔직히 얘기하면 이렇게 바이브레이터 전원을 온오프 하며 오월을 괴롭히는 게 놀이 기구보다 훨씬 재밌다.
놀이 기구는 그냥 재밌고 그만인데, 이건 꼴리기까지 하니깐 말이야.
그나저나, 기껏 가져와서 댓글 명령까지 사용해 보지 속에 넣게 한 걸 이런 식으로만 사용할 순 없지.
지금도 좋긴 하지만, 조금 더 자극적인 게 필요하다.
난 싱긋 웃으며 어쩔 줄 모르는 오월의 손을 붙잡아 걷기 시작했고,당황해 있던 오월은 잠시 버벅거렸지만, 이내 날 따라 걸었다.
바이브레이터가 작동하는 상황도 아닌데, 못 걸을 이유는 없잖아?
일단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적당히 탈 만하고 오월을 괴롭히기 좋아 보이는 놀이 기구를 찾아야겠다.
내가 리모컨을 사용하며 오월의 표정을 살필 수 있는 놀이 기구가 뭐가 있으려나…….
아, 저거다. 저걸 타야겠어.
커다란 원형 물체에 앉아 물 위로 정해진 코스를 빠른 속도로 타며 즐기는 놀이 기구.
손을 못 쓸 정도로 격한 놀이 기구는 아니니 리모컨을 사용할 수도 있고, 오월의 모습도 꽤나 즐겁게 관찰할 수 있겠지.
심지어 다른 사람도 몇몇 같이 타게 되니 오월의 반응이 상당히 볼만할 것이다.
난 붙잡고 있던 오월의 손을 잡아당기며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어디 가요…?!"
"놀이 기구 타야죠."
"네? 절대 안 돼요…!!!"
입구에 서서 놀이 기구와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 오월은 낮게 윽박지르며 거절 의사를 완강하게 표현했고, 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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