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5화 〉 로렌 오키나와 (5)
* * *
로렌의 보지 속에 자지를 박은 채 한참 동안 그녀를 끌어안고 누워있었다.
후우…… 몸에 힘이 다 빠지네.
아침부터 정신없이 준비해서 여기까지 와서 그런가 정액을 있는 대로 싸지르고 나니 꽤나 피로가 몰려온다.
로렌도 딱히 자세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듯 날 끌어안은 채 숨을 색색대며 쉬고 있다.
아마 로렌도 나와 비슷한 심정을 느끼고 있는 거 같네.
그 와중에도 내 정액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짜내겠다는 듯 조여오는 로렌의 보지.
어차피 일정 내내 실컷 싸질러 줄 테니까 재촉하지 마.
그렇게 섹스가 끝나고 나서도 꽤나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서로를 끌어안은 채 휴식을 취했다.
아, 로렌이 보지에 가득 찬 내 정액을 처리하러 갔던 시간은 제외해야지.
어쨌든 오랜만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줄창 만지는 게 아니라, 멍하니 눈감고 푸욱 잘 쉬었다.
예쁘고 부드러운 알몸의 여자까지 포근하게 옆에 끼고 있었더니 더 좋은 거 같네.
지금은 로렌과 나 모두 옷을 갈아입은 뒤 호텔방에서 빠져나왔다.
뒤늦게 신발을 신고 나와 호텔 복도 창문 밖으로 주변 풍경을 가볍게 둘러보는 로렌.
그런 그녀의 뒤태가 내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타이트하게 각선미와 힙업된 엉덩이를 드러내는 청바지 위로 배가 살짝 보이는 흰색 크롭티.
잘 쉰 것도 그렇지만, 저 모습을 보고 있으면 컨디션이 좋아진단 말이지.
저런 꼴리는 여자랑 여행을 왔는데, 기운이 나지 않을 수가 없잖아.
로렌의 뒷모습…… 아니, 청바지를 입은 엉덩이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돌아보는 타이밍에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내 시선을 느끼고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살짝 붉히는 로렌.
뭐, 쳐다보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어차피 내 여잔데.
"……넌 꼭 그러더라."
대뜸 무슨 소리야?
"뭐가요?"
난 의아한 표정으로 로렌을 바라봤고, 그녀는 내 시선을 피하며 옆으로 다가왔다.
"너, 내 뒷모습 볼 상황만 되면 꼭 그렇게 빤히 쳐다본다고……."
아, 뭔 얘기하나 했네.
아니, 애초에 안 쳐다보고 어떻게 배기겠어? 엉덩이가 저렇게 예쁜데.
심지어 잘록한 허리와 넓은 골반은 로렌의 뒤태를 더욱더 완벽하게 한다.
그 덕분에 후배위 자세에서 시각적 자극이 엄청난 거지.
난 부끄러워하는 로렌에게 싱긋 웃었다.
"그럼 앞으로 보지 말까요?"
"……됐거든."
앞장 서서 걸어가는 로렌, 난 그녀의 옆에 바짝 붙어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제가 쳐다봐서 싫어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럼 그게 무슨 소린데요?"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선 로렌은 곤란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목소리를 살짝 높였다.
"그, 그냥 좀…! 부끄러우니깐 적당히 쳐다보라고!!!"
이미 나한테 후장까지 따였으면서 뭘 이런 걸 부끄러워해…….
뭐, 그래서 더 로렌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거지만.
"싫어요."
난 해맑게 웃으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고, 로렌은 그런 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좆집이 주인이 보겠다는데 어디서 말대꾸를 하고 있어.
내 대답에 말문이 막혔는지 귀엽게 입을 앙다물고 있는 로렌.
하긴, 생각해보면 로렌도 처음 만났을 땐 나름대로 꽤나 기가 센 여자였지.
지금 저런 모습을 보면 잘 교육한 거 같아서 참 뿌듯하단 말이야.
가끔씩 지금처럼 앙탈을 부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애교다. 솔직히 더 좋기도 하고.
엉덩이를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은 게 상식이잖아?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걸 기다리고 있던 나는 슬쩍 손을 뻗어 로렌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뭐해…!"
내 손이 허리 바로 밑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끈적하게 움직이자 흠칫 놀라며 날 바라보는 로렌.
"만지지 말라는 말은 안 했잖아요. 왜요, 이것도 안 돼요?"
"당연히 안되지…!"
"안되는 거 참 많네.
이 와중에도 난 로렌의 엉덩이를 계속해서 주물렀고, 그녀는 다급하게 주변을 살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볼 사람 아무도 없어요."
"……갑자기 방에서 나올 수도 있잖아."
"그래요? 그럼 앞으로 다시는 이러지 말까요?"
내가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자 로렌은 꽤나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확 돌렸다.
"몰라…… 너 마음대로 해!"
아, 방금 실컷 섹스하고 왔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또 꼴리잖아.
난 자꾸 새어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아낸 뒤 삐쳤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로렌의 엉덩이에서 손을 뗐다.
그 와중에 만지지 말라는 말은 안 하는 게 존나 사랑스럽네.
난 팔을 뻗어 로렌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고, 삐친 얼굴을 하고 있던 그녀는 은근슬쩍 내 품으로 살짝 들어왔다.
결국 이럴 거면서 튕기기는.
그렇게 남이 보면 묘하게 어색하고, 은근히 다정해 보이는 모습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로렌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데, 코너에서 낯선 커플이 나타났다.
와, 시팔 엉덩이 계속 만지고 있었으면 민망할 뻔했네.
당연히 두 사람도 엘리베이터를 타러 왔기에 우리 옆으로 다가왔고, 나와 로렌을 살짝 옆으로 비켜줬다.
작게 대화하는 두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니 일본어였다.
일본인 커플이었구나.
별 생각 없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로렌이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콕 찔렀다.
로렌은 마치 '큰일 날 뻔 했잖아'라는 표정으로 날 노려봤고, 난 멋쩍게 웃었다.
발소리도 안 내고 나타날 줄은 나도 몰랐지…….
바닥에 전체적으로 카펫이 깔려있어 발소리가 잘 안 들리는 데다 심지어 두 사람이 오는 길에 딱히 얘기를 안 해서 오는 줄 전혀 몰랐던 거 같다.
그나저나, 유부녀라고 이런 거에 진짜 예민하구만.
일본, 심지어 오키나와까지 왔으면 조금 마음 편하게 즐겨도 될 텐데 말이야.
난 미안한 마음을 조금 느끼며 로렌의 어깨를 더욱더 세게 끌어당겼고,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 허리를 양팔로 감싸며 날 끌어안았다.
그렇게 과한 애정행각은 아닌 거 같은데, 은근히 시선이 집중되는 게 느껴진다.
그 때문인지 호텔 복도에 잠깐 침묵이 흘렸고, 그 침묵을 깨는 건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음이었다.
씨발, 갑자기 뭐야?
나와 로렌이 동시에 화들짝 놀라 살짝 떨어져 있던 일본인 커플을 바라봤다.
엘리베이터 옆 큰 거울 앞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두 사람.
아, 커플 사진.
타이밍이 나빠서 순간 오해해버렸네.
갑자기 우리가 자신들을 쳐다보다 두 사람도 살짝 당황했는지 굳어있었고, 좋은 타이밍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후우…… 얼른 내려가서 밥 먹어야지.
정신이 사나워서 그런가 더 배고픈 거 같네.
일본인 커플이 먼저 엘리베이터 탔고, 그 두 사람을 따라 타려는데 로렌이 내 옷깃을 손끝으로 살짝 붙잡아 당겼다.
"……잠깐만."
부끄럽다는 듯 내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내 옷깃을 꼬옥 붙잡고 있는 로렌.
뭐지? 화장실 가고 싶나?
내가 일본인 커플에게 먼저 내려가라는 손짓하자 남자 쪽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엘리베이터 문 닫힘 버튼을 눌렀다.
이내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난 허리를 살짝 숙여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로렌에게 시선을 맞췄다.
"왜 그래요?"
"……사진……."
"네?"
"우리도 같이 사진 찍어……."
로렌은 요망한 표정으로 날 살짝 올려다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씨팔 이걸 어떻게 거절하겠냐.
"알겠어요."
난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뭐, 로렌은 안 그래도 본인이 유부녀인 상황을 이해하고 늘 예민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니 찍은 사진으로 문제를 만들 일은 절대 없겠지.
로렌은 거울 앞에 서서 내 옆에 바짝 달라붙었고, 난 어색함을 최대한 참아내며 자연스럽게 서 있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 내 모습이 재밌다는 듯 배시시 웃는 로렌.
진짜 유부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귀엽네.
그나저나, 오월도 그렇고 생각보다 내 여자들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구나.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 있는 거울에서 로렌이 만족할 만큼 사진을 몇 장 찍었고, 드디어 호텔 밖으로 나오게 됐다.
여러모로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호텔에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주변 풍경이 훨씬 잘 보인다.
확실히 이국적이네.
미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아메리칸 빌리지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가게와 건물들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뭐하는 곳인지는 전혀 모른다.
뭘 팔거나 그런 느낌인 거 같긴 한데…… 뭐, 일정 내내 실컷 놀다 보면 천천히 알게 되겠지.
로렌도 내 옆에서 즐겁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고, 난 그런 그녀의 손을 살포시 붙잡았다.
"얼른 초밥 먹으러 가요. 배고파 죽겠어."
"응. 이쪽으로 가야 돼."
로렌을 따라 걸으니 길 한가운데로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그 양 옆으로 대부분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일본이라 생각보다 한국인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적어도 내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한눈에 봐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었다.
뭐랄까, 느낌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거 같다. 로렌이 장소를 잘 골랐어. 심지어 관광지치고는 사람이 적은 편이라 놀기도 좋을 듯하다.
나도 여행 장소가 정해지고 인터넷으로 가볍게 몇 번 검색해봤는데, 근처에 엄청 큰 게임장도 있고, 여러 가지 재미난 놀거리들이 있어 꽤나 기대 중이다.
오월이랑 같이 온 게 아니니 게임을 격하게 즐기진 못하겠지만, 아예 없는 것보단 낫겠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고개를 돌리니 귀를 잔뜩 붉힌 채 설렘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로렌이 눈에 들어왔다.
아, 내 생각보다 이 여행이 로렌에겐 뜻깊겠구나.
평소라면 이런 인파 속에서 나와 손을 맞잡고 길을 걷는 행위 자체가 로렌에겐 불가능했겠지만, 지금 그녀는 길 한복판에서 나와 손을 잡고 평범한 연인처럼 걷고 있다.
크흠, 이런 생각을 하니깐 나도 괜히 설레는 거 같잖아…….
내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 고개를 살짝 들어 처음 보는 어색한 미소를 내게 보여주는 로렌.
늘 농염하고, 진득했던 그녀의 미소에서 풋풋한 설렘이 느껴진다.
후우……씨팔, 존나 귀여워서 미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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