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7화 〉 로렌 오키나와 (17)
* * *
내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로렌.
상체에 딱 달라붙는 나시와 시원한 재질의 반바지가 피부에 닿는 느낌이 꽤나 좋고, 안겨 있는 로렌의 포근함 자체도 마음에 든다.
후우……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네.
일어나자마자 느껴지는 숙취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 때문에 늦잠을 잔 게 아닐까 걱정되긴 했지만, 핸드폰을 보니 나름 적당한 시간에 잘 일어났다.
그나저나, 로렌이랑 섹스도 안 하고 이렇게 편안하게 잠든 건 오늘이 처음인 거 같네.
심지어 어제는 내가 먼저 취한 탓에 기절하듯 침대에 누워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고개를 살짝 들어 지난밤 실컷 먹고 놀았던 테이블을 바라보니 내가 잠든 이후 로렌이 전부 다 치웠는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고, 그 밑으로 깔끔하게 정리해둔 쓰레기봉투가 보였다.
유부녀라 그런지 손이 야무지네.
깨끗하게 정리된 방을 잠시 바라본 뒤 품속에 안겨있는 로렌을 보니 그녀가 한층 더 사랑스러워 보였다.
……깨워야 하는데, 너무 곤히 잘 자네.
난 자고 있는 로렌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고, 그녀는 살짝 몸을 뒤척였지만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말랑하고 풍만하게 만져지는 가슴, 브라를 차지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나시 위로 만지는데도 촉감이 상당히 좋다.
그나저나, 어젯밤에 섹스를 안 해서 그런가 자지에 피가 확 쏠리네.
사실 일어났을 때부터 어느 정도 모닝 발기가 돼 있긴 했다.
흐음…… 오늘은 색다른 방법으로 깨워줘야겠어.
난 몸을 일으킨 뒤 로렌의 밑으로 내려갔고, 이불은 치운 다음 그녀의 짧은 반바지를 조심스럽게 내렸다.
어지간하면 이쯤에서 일어날 법도 하지만, 여전히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잠들어 있는 로렌.
하긴, 로렌도 어제 상당히 많이 마셨으니 아직 술도 덜 깼겠지.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을 법도 하다.
뭐, 그 덕분에 난 편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는 거지.
로렌의 반바지를 벗긴 나는 그녀의 야릇한 란제리 팬티 위로 도톰한 보지를 가볍게 만진 뒤 곧장 팬티도 벗겨 냈다.
아침에 봐도 여전히 예쁘고 깨끗한 로렌의 보지.
난 자지가 껄떡대는 감각을 느끼며 바지를 벗었다.
풀발기 상태로 튀어나온 자지를 붙잡은 나는 곧장 로렌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보지 둔덕에 딱딱한 귀두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흐으응……."
보지를 자극하자 나지막하게 신음을 내뱉는 로렌.
그러나 아직 잠에서 깬 거 같지는 않았다.
난 계속해서 로렌의 보지에 귀두를 천천히 부드럽게 문질렀고, 별다른 애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은근하게 촉촉함이 느껴졌다.
이 정도면 곧바로 삽입해도 되겠는데?
질 입구에 귀두를 가져다 댄 나는 허리를 앞으로 밀어내며 조금씩 보지 속으로 자지를 쑤셔 넣었다.
"아응……."
골반을 살짝 경련하는 로렌.
이제 슬슬 제대로 반응이 오네.
충분히 삽입될 거 같은 느낌을 받은 나는 부드럽게 보지 속으로 자지를 끝까지 삽입했고, 로렌은 허리를 휘며 미간을 찌푸렸다.
"흐응…! 아흑!"
후우…… 아침 첫 섹스라 그런 건지, 자고 있던 상태여서 그런 건지, 조임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로렌은 자지가 자신의 몸속에 들어오자 내 어깨를 힘없는 팔로 밀어내며 게슴츠레 뜬 눈으로 날 바라봤다.
"흐으읏, 뭐야아……."
"하고 싶어서요."
덤덤하게 대답한 난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피스톤 운동을 반복했고, 로렌의 보지는 빠른 속도로 축축하게 젖어가며 능숙하게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보지마저 제대로 내 성 노예가 됐네.
"아흣…! 깨우지……."
아랫입술을 질끈 문 로렌은 방금 막 자다 깬 주제 상당히 농염하고 꼴릿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깨우긴, 어차피 내 좆집인데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거지.
"그냥 누나 자고 있는 얼굴 보면서 넣고 싶었어요."
"하앙…! 읍…! 진짜아, 변태애……."
난 귀엽게 앙탈을 부리는 로렌을 내려다보며 점점 허리를 움직이는 강도와 속도를 높였고, 버겁다는 듯 인상을 쓰는 그녀의 볼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싱긋 웃었다.
아침부터 상당히 격렬했던 섹스를 끝내고 어제는 너무 늦게 일어나서 못 먹었던 조식을 먹기 위해 부랴부랴 준비하고 짐을 싸서 나왔다.
호텔 조식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 나와 로렌은 곧장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고, 순조롭게 탑승수속을 마친 뒤 한국에 도착했다.
"2박 3일 동안 진짜 정신없게 놀았네요."
"맞아, 우리 분명 처음엔 휴양이니 뭐니 했던 거 같은데, 결국엔 엄청 돌아다녔던 거 같네."
로렌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고, 우리는 지금 게이트들을 스쳐 지나가며 공항을 걷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은 오키나와에 있을 때처럼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을 수 없다는 거지.
"그래도 한 장소에만 머물러서 그런지 몸에 딱히 피곤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
"……그래? 난 너 때문에 아직도 여기저기 아픈 거 같아……."
로렌은 민망하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크흠, 확실히 여행 일정 내내 로렌을 거칠게 따먹긴 했지. 당장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친 듯이 섹스했었으니 말이야.
엉덩이도 존나게 때렸었고…….
"그건 어쩔 수 없어요. 난 다음에도 똑같이 할 건데?"
"싫다고 한 적은 없어……."
이젠 아예 고개를 돌려 내 시선을 피하는 로렌.
존나 귀엽네, 진짜.
난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미소를 최대한 참아가며 로렌의 어깨를 톡톡 쳤다.
로렌은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고, 난 괜히 정색을 하며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크흠, 누나 일정 잘 짜준 덕분에 재밌게 잘 놀았어요. 고마워요."
이런 얘기하는 거, 은근히 민망하단 말이야.
그래도 고맙다는 건 정말 진심이다.
덕분에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고, 편하게 움직이면서 딱히 고민거리 없이 예쁜 풍경과 좋은 분위기를 즐기며 놀았던 건 사실이니까.
심지어 게임도 실컷 했지.
로렌은 민망해하는 내 모습이 재밌다는 듯 바라봤다.
"그래? 고마우면 나한테 뭐 해줄 거야?"
기대가 잔뜩 담긴 눈빛으로 날 올려다보는 로렌.
……딱히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누나 뭐 받고 싶은 거 있어요?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줄게요."
별 생각 없이 당황스러운 마음에 한 대답이었는데, 내 말을 들은 로렌이 눈을 반짝거렸다.
"그럼, 나 소원 하나 들어줘!"
"……무슨 소원이요?"
"지금은 말 안 할 거야, 다음에 얘기할 테니까 꼭 들어줘야돼?"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얘기하면 어떻게 안 들어주겠냐…….
난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느긋한 속도로 걸었음에도 우리는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왔고, 밖으로 나오자 곧바로 내 차가 보였다.
후우…… 데리러 올 필요 없다고 말하긴 했는데, 기어코 서하은이 우릴 데리러 왔다.
택시 타고 가도 불편한 거 없다니까…….
"어디가 시온아?"
내가 자연스럽게 차도로 향하자 당황스럽다는 듯 날 바라보는 로렌.
"데리러 온 사람이 있어서요."
"……누가?"
로렌이 의아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사이 우릴 발견한 서하은이 차에서 내려 해맑게 웃었다.
"하은 씨가 왔네?"
로렌은 미묘한 표정으로 나와 서하은을 번갈아가며 바라봤고, 그런 로렌에게 서하은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서하은은 뭐, 당연히 나와 로렌의 관계를 알고 있고, 로렌도 내가 서하은과 평범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는 건 확실하게 알고 있다.
로렌은 서하은이 날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우리가 이미 꽤나 몸을 섞었던 사이라는 걸 유추했었으니까.
심지어 로렌이 내게 서하은 얘기를 하며 어느 정도 우리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눈치를 보였던 적도 있고, 그때쯤 서하은이 자신의 불륜 관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로렌도 눈치챘을 것이다.
나름대로 우리 셋은 이해관계가 확실하다는 거지.
하지만, 굳이 이렇게 불편한 상황은 피하고 싶었단 말이야…….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로렌과 나는 어느새 차 근처에 도착했다.
난 서하은에게 손을 잠시 흔들어 보인 뒤 다급하게 로렌의 캐리어를 빼앗아 트렁크 문을 열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존나 피하고 싶은 상황이야…….
트렁크에 조심스럽게 짐을 싣고 있던 나는 그녀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로렌 씨, 여행은 잘 다녀오셨어요?"
"네. 하은 씨는 시온이 데리러 이 시간에 여기까지 오신 건가 봐요?"
"아, 오늘은 딱히 일정이 없어서요. 로렌 씨도 같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굳이 안 올 이유는 없잖아요?"
웃음기가 섞여 있는 대화지만, 묘한 긴장감이 있다.
"안 그래도 바쁘실 텐데, 굳이 이러실 필요 없었어요. 택시 타고 가도 편하게 갈 수 있는데요."
"아니에요. 이렇게 하는 게 제 마음이 편해요. 그리고 로렌 씨 입장에선 제가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게 오히려 더 좋지 않겠어요?"
허를 찌르는 듯한 서하은의 대답에 로렌은 말문이 막혔다는지 허탈하게 웃었다.
크흠, 너무 직설적이잖아. 하은아…….
뭐, 그래도 맞는 말이긴 하지, 회사 대표와 남직원이 함께 있는 자리에 유부녀가 있다고 불륜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또, 서하은 입장에서도 회사 소속 뉴투버가 불륜 스캔들에 휘말리는 건 원치 않을 테니 사실 우릴 데리러 온 건 여러모로 훌륭한 선택이긴 하다.
트렁크에 짐을 전부 실은 나는 곧장 로렌과 서하은에게 다가갔다.
"짐 다 실었어. 인사는 그쯤 하고, 출발하자."
"응."
서하은은 곧장 운전석에 탔고,아무 말없이 서 있던 로렌도 뒷좌석 문을 열었다.
회사 대표와 직원, 그리고 소속 뉴투버.
보이는 그림은 무난한데, 너무 분위기가 싸하잖아.
얼른 여기서 벗어나는 게 좋겠어. 보는 눈이 너무 많다.
그나저나, 회사 대표한테 운전을 시키는 직원이라니…… 로렌이 나와 서하은의 관계를 더욱더 확신하게 되는 계기가 되겠네.
뭐, 어차피 이제 와서 딱히 숨길 마음 같은 것도 없지만.
나도 차에 타기 위해 조수석에 다가가자, 뒷좌석에 방금 막은 앉은 듯한 자세를 하고 있는 로렌이 내 손목을 붙잡아 날 멈추게 했다.
"나랑 같이 앉아."
확고하지만, 떨리는 눈빛으로 날 올려다보는 로렌.
안 그래도 차갑던 분위기가 이제는 시리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