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주의 유일한 기억이 되었더니-144화 (완결) (144/144)

#144화 (완결)

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레오나드를 바라보았다.

‘……내가 잘못 들었나?’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귀가 이상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게 아니고서야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혹시 ‘셀리아’라고 말한 것을 내가 착각했나? 하지만 그래도 이상한데, 레오나드가 나를 셀리아라고 부른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맨날 ‘마녀’ 아니면 ‘너’였지.’

아무래도 몸 상태가 심각한 모양이다.

나는 그런 결론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얼마 가지 않아 그 생각은 사라지고 말았지만.

“로레이나.”

레오나드가 나를 불렀다.

이번에는 뭐라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한 발음이었다.

그제야 나는 레오나드가 내가 로레이나라는 걸 눈치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대체 어떻게……?

내가 그렇게 신호를 주어도 몰랐잖아. 대놓고 말해도 믿지 않고 죽이려고 들었으면서.

얼굴을 보지 않아도 내가 의아해하는 것은 귀신같이 알았던지, 잠시 망설이던 레오나드가 입을 열었다.

“……꿀밤 때문에.”

“예?”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다소 크게 나갔다. 저도 민망했는지 레오나드가 움찔 몸을 떨었다.

아니, 그렇지 않은가. 다른 것도 아니고 꿀밤 때문에 깨달았다니!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때릴걸. 내가 괜히 그 고생을…….”

“미안해.”

“…….”

“정말 미안해, 로레이나.”

레오나드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내 어깨를 붙잡은 힘이 미세하게 더 세졌다.

그제야 나는 그의 몸이 덜덜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그래서 뭐?’

그런다고 내가 들은 것이 다 없던 일이 되지는 않았다.

레오나드가 힘들어했다는 것을 알았으니 되도록 이해해 주려고 했지만,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통 속에서 죽은 뒤 다시 살아나 죽을 듯 노력해 저주를 풀 실력을 갖추기까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런 여자 잊은 지 오래라면서요.”

“그건 그냥 널 사칭하고 찾아오는 여자들이 많아서 털어내려고 그런…… 아니야, 그냥 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했어.”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저는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요. 말도 안 되는 수작이라고.”

“내가 미친놈이야.”

레오나드가 내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말을 뱉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아멜리오 백작저까지 오는 길에 꽤나 자학을 한 것 같았다.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칼 뽑아 들더니 저보고 꺼지라면서요?”

그 말에 레오나드가 곧장 나를 살폈다. 그의 시선이 내 목에 그어진 상처에 닿았다.

레오나드의 얼굴이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로 일그러졌다. 그가 내 상처에 차마 손을 대지도 못하고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정말로 할 말이 그것밖에 없다는 듯이.

“……정말 미안해.”

말끝에 흐느낌이 묻어났다. 나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할 말이 많았는데, 붉게 그을려 있는 레오나드의 눈가를 보는 순간 그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내가 정말로 바라던 반응이었다.

차갑게 나를 내치는 레오나드를 보면서 이런 순간이 오기를 원했으니까.

은연중에 그가 모든 것을 알게 되고 후회하기를.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찾아오니 잘 모르겠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레오나드는 나를 기억해냈는데, 이렇게 나를 찾아왔는데.

그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나는…… 나는, 정말 나 같은 건 잊어버린 줄 알고…….”

“아니야, 절대 아니야.”

“힘들게 왔는데 당신이 그러면 나는…… 진짜 내가 얼마나…… 흐윽.”

“내가 죽일 놈이야. 정말 미안해.”

마찬가지로 눈물이 가득 고인 얼굴로 레오나드가 쩔쩔맸다. 나는 그 얼굴을 보자마자 곧장 그의 품에 안겼다.

제 품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나를 보던 레오나드가 곧장 나를 마주 안았다. 처음에는 조심스럽던 손길에 곧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세졌다.

괴롭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 벅찬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혹시 이 순간을 또 잊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내가 ‘로레이나’라고 인식이 된 이상 그리 쉽게 잊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한참 있었을까, 내 뒷머리를 매만지던 레오나드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서둘러 내 몸을 떼어냈다.

“……로레이나, 열이 심해.”

“아, 감기 때문에…….”

“아니, 완전 불덩이잖아. 안 되겠어, 어서 빨리 쉬어야…….”

레오나드가 이대로 나를 침대에 눕히려는 듯 무릎 아래로 손을 넣고 번쩍 안아 올렸다.

얼떨결에 그의 목에 팔을 두르게 된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뱉었다.

아니, 지금 이 상황에 쉬라는 말이 나와? 아무리 내 몸이 중요하다지만 이건 아니지!

“싫어요.”

“뭐?”

“안 쉴 거라고요.”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인 레오나드의 얼굴을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치료제가 여기 있는데, 굳이 쉴 필요가 있나.”

곧 두 입술이 맞닿았다. 레오나드가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따위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멈칫하던 레오나드가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린 사람처럼 더 깊게 다가왔다.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을 몇 번이나 쓸고, 자세가 여러 번 바뀔 때까지 계속.

시원하고 청량한 레오나드의 생명력이 내 몸속으로 들어와 정화라도 하는 듯 이리저리 훑고 다녔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몸 상태는 꽤 나아져 있었고 나는 레오나드에게 들려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입술을 떼어낸 레오나드가 잠시 나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 시선이 간지러워서, 나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요? 이제 저주가 좀 풀고 싶어지셨나요?”

“아니, 그건 아니야.”

……뭐야? 이 자식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렸나 싶었는데 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순간 열이 받아서 다시금 꿀밤을 먹이려다가 손을 내렸다.

그 뒤에 이어진 레오나드의 말 때문에.

“하지만, 네 얼굴이 보고 싶어.”

“…….”

“네가 지금 어떤 표정인지 궁금해.”

말이 없는 나를 보던 레오나드가 내 뺨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붉은 눈이 초승달처럼 부드럽게 휘어졌다.

“그런데 누가 절대 안 풀어줄 것처럼 말해서 걱정이야.”

“…….”

“소원권 하나 남은 걸로 아는데, 그거 쓰면 얼굴 보여주려나.”

레오나드의 얼굴에 투명한 액체 몇 방울이 떨어졌다. 어느새 내 눈에서 다시 흐르기 시작한 눈물이었다.

아, 진짜 이 사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뭐, 고작…… 흐윽. 그런 거 때문에…… 그래요?”

“고작이 아닌데. 나 지금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라.”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너는 모를 거야.

내 귓가에 입술을 붙인 레오나드가 다정하게 속삭였다. 간지러운 감각이 발끝부터 올라왔다.

“응? 안 되나?”

그가 애타는 음성으로 재촉하듯 물었다. 그리워하던 나직한 목소리에 나는 속절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될 리가. 내가 얼마나 바라왔던 일인데.

레오나드를 붙잡고 있는 손가락 사이로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레오나드의 생명력이 나에게 들어왔듯, 내 마력 역시 그에게로 스며들었다.

나는 그것을 느끼며 나직이 주문을 외웠다.

“……당신이 행복하기를.”

내가 아주 오랫동안 생각한 마법이었다.

이 자리에 닿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이 오갔다. 어떻게 하면 레오나드의 저주를 풀 수 있을까.

이사벨이 한 것의 반대로 그의 주변에 사람이 가득하기를 빌어야 하나? 모두의 얼굴이 다 보이게 해달라고 빌어야 하나?

‘아니지.’

마법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저주의 예외 대상을 그냥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게 만들 정도로.

그 정도의 힘이라면 되었다.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냥, 레오나드가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된 거라고.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멍하니 있던 레오나드의 눈동자가 곧 나와 똑바로 마주쳤으니까.

마치 눈을 가리던 짙은 안개가 걷힌 것처럼, 붉은 눈이 또렷하게 뜨였다.

나를 빤히 바라보던 레오나드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와아.”

“…….”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보다 더 예쁘네.”

“푸흡.”

나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레오나드를 끌어안았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으나 그다음에 자연스레 두 입술이 맞물렸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주 행복하게.

* * *

레오나드와 나는 그 이후로 얼마간 더 아멜리오 백작저에 머물렀다.

그가 당장이라도 황궁으로 돌아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좀 의외였다.

아마 내가 조금 더 이곳에서 쉬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 나와 반년 정도 함께 했던 곳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클 테고.

그때와 지금은, 느껴지는 바가 다를 테니까.

하지만 더는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레오나드는 황제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제발 돌아오라는 제럴드의 편지가 날아왔으니 말이다.

나는 백작저 정문 앞에서 백작가에서 지내는 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메리가 내 손을 잡고 당당하게 외쳤다.

“저도 여기 얼른 마무리하고 따라 올라갈게요!”

“……정말 괜찮겠어? 여기가 더 편하지 않아?”

어젯밤 나를 찾아온 메리는 황궁으로 올라와 전처럼 내 시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메리는 그동안 여기서 지낸 세월이 있을 텐데.

“괜찮아요. 그리고 여기는 저 말고도 맡을 사람이 많아요. 백작님께는…… 아, 이제는 이 호칭이 아닌가.”

“계속 그렇게 부르도록 해. 사람들에게는 로레이나 아멜리오가 돌아왔다고 말하기로 했으니까.”

아, 맞다. 신의 축복 때문에 죽은 듯이 자다가 깨어났다고 하기로 했었지.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너무 신의 축복을 이용해 먹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예전 기억을 온전히 가진 채, 똑같이 생긴 인간으로 환생했다는 것보다는 그편이 더 믿을만할 테니까.

그리고 어찌 되었든 내가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었던 건 생명의 신 때문이니. 신의 축복이라는 게 아예 거짓말도 아니고.

“네! 백작님 곁에는 제가 있어야 하니까요!”

메리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에 마주 웃어주고는 마차에 올랐다.

다그닥 다그닥-.

곧 말발굽 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았고, 창문으로 보이던 아멜리오 백작저가 서서히 멀어졌다.

그제야 창문에서 몸을 떼어낸 나는 살짝 입술을 내밀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냥 순간 이동해서 가면 되는데. 제가 눈 깜짝할 새에 황궁으로 이동시켜 줄 수 있다니까요.”

“안 돼.”

“아까부터 왜 자꾸 안 된다는 거예요? 완전 편한데…….”

투덜거리는 나를 보던 레오나드가 살짝 창밖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가다가 들를 곳이 있어서.”

들를 곳이라고?

의아함에 잠시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그 감정은 곧 사라졌다.

잘 달리던 마차가 곧 익숙한 곳에서 멈추었으니까.

“여기는…….”

먼저 내린 레오나드가 내게로 손을 뻗었다. 나는 그 손을 잡으며 천천히 마차에서 내렸다.

레오나드가 나를 데리고 온 곳은 축제가 끝난 지 오래인 ‘터’였다.

그러니까, 내가 레오나드를 데리고 갔던, 황궁으로 처음 가는 길에도 들렀던 그 ‘크루시아 축제’ 말이다.

레오나드가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끌고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그가 멈춘 곳은 예전에 우리가 소원 나무를 걸어두었던 곳이었다.

“여기는 왜 온 거예요? 또 새로운 소원 걸려고요?”

“아니, 지난 소원 확인하려고.”

“그건 이미 수거해갔을 텐데. 너무 많아서 아마 못 찾을…….”

“사실, 그날 따로 우리가 건 소원 종이는 빼지 말고 남겨달라고 손을 써뒀어.”

……뭐라고? 아니 미친. 왜 권력을 이런 곳에 다 써?

내가 기함하거나 말거나 레오나드는 곧장 나무 쪽으로 가더니 가장 높게 달려있는 종이 두 개를 손쉽게 꺼내었다.

그게 나와 레오나드가 예전에 달았던 것이라는 건 언뜻 봐도 알 수 있었다.

……아, 나 뭐라고 적었더라.

“그럼 열어본다.”

“자, 잠깐만요. 저 마음의 준비가…….”

뭐라 말릴 새도 없이 레오나드가 종이 두 장을 열었다. 그 안에 있는 적힌 내용을 보는 순간, 나와 레오나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레오나드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로레이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뭐예요. 왜 저 따라 해요?”

“원래 이럴 때는 마음이 통했다고 하지 않나?”

레오나드가 웃음기를 띤 목소리로 종이를 만지작거렸다. 소원이 이렇게까지 똑같은 것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한참이나 그러고 있던 레오나드가 다시금 고개를 들어 소원 나무를 바라보았다.

“이 나무, 소원을 잘 들어주네. 하나 더 적어야겠어.”

“굳이 적을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나는 레오나드에게서 소원 종이를 가져가며 그의 앞에 펼쳐 보였다.

“이거 말고 또 바라는 게 있어요?”

“……아니.”

레오나드가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가슴에서부터 찬찬히 피어오르는 만족감에 미소 지었다.

“그러고 보니 저 궁금한 게 있었는데.”

“뭔데?”

“저주 풀리니까 어때요? 세상이 막 달라 보이고 그러나?”

정말 궁금했다. 레오나드는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통받으며 살았으니까, 거기서 해방된 기분이 어떠할지.

하지만 예상외로 레오나드는 덤덤한 얼굴이었다.

“저주 풀기 전과 달라진 게 없는데.”

“……어, 그래요?”

뭐지? 조금 섭섭한데.

나도 모르게 뚱한 표정을 짓자 레오나드가 내 손을 그러쥐며 나직이 말했다.

“어차피 나한테는 너밖에 안 보여서.”

“와…… 방금 엄청 느끼했어요. 알죠? 사람들이 들으면 욕해요.”

“너만 좋아하면 그만이지.”

뭐가 문제냐는 듯 레오나드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저것마저 귀여워 보인다니. 나도 진짜 중증이다.

“그나저나 저 황궁에 가면 이제 직책이 뭔가요? 일기장은 아니겠고.”

“일기장?”

“아, 예전에 헨티슨 공작님이 제 역할에 관해 설명해줄 때, 비유를 그런 식으로 했었거든요.”

맞아.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처음 황궁으로 갈 때의 그 황당했던 기분을 잠시 떠올리던 나는 곧 입을 여는 레오나드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니? 여전히 일기장일 것 같은데.”

“…….”

“대신, 이번에는 나도 네 일기장이 되어주는 거지. 언제까지고 계속 함께할 테니까.”

쿵.

심장이 큰 소리를 내며 내려앉았다. 단, 지금은 여태까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가슴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뛰었다.

그런 나를 보며, 레오나드가 다정하게 속삭였다.

“로레이나, 내 평생의 반려가 되어주겠어?”

길고 긴 시간을 지나 마침내 다시 돌아온 질문이었다. 내가 정확한 답을 돌려주지 못해 항상 슬퍼했던, 바로 그 질문.

하지만 이제는 답을 줄 수 있는 바로 그것.

나는 그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레오나드에게 안겼다.

비로소 완전해진 기분이 들었다.

레오나드도, 그리고 나도.

-fin.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