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2 #1 - 내 부하가 미친 듯이 유능하다 =========================
#1 - 내 부하가 미친 듯이 유능하다(2)
확장슬롯을 통해 추가기능을 개방했다. 초기상태의 캐릭터 시트지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특수기능을 게이머의 취향이나 편이에 따라 개방할 수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이 하수인 슬롯이다. 덤으로 이 기능은 갑부전용 잉여기능으로 유명하다.
<하수인 슬롯(50CP)>
-현재 보유 하수인이 없습니다.
10CP면 하나의 능력치를 1 올릴 수 있고, 20CP면 하나의 능력치를 2 올릴 수 있으며, 40CP면 하나의 능력치를 3 올릴 수 있다.
50CP는 다섯 개 능력치를 1씩 상승시키거나 주력 능력치를 3, 보조 능력치를 1 상승시킬 수 있다.
아니면 일반등급 스킬을 구매하는 데 쓸 수도 있다.
그런 귀한 CP를 슬롯 확장에 날려버리는 거다.
어지간히 갑부가 아니면 못할 짓이다.
그런데 정작 하수인은 CP를 더 주고 만들어야 된다.
[하수인의 시트지]
<신상정보(투자CP 0)>
[이름 : 없음][직업 : 없음][레벨 : 1(0%)]
[성별 : 남성][연령 : 10세][신장 : 140cm][체중 : 35kg]
[소속 : 없음][신분 : 평민]
<건강상태(투자CP 0)>
[HP : 50/50][MP : 50/50][SP : 50/50]
<기본 능력치(투자CP 0)>
[근력 5][체질 5][민첩 5][통찰 5]
[지능 5][내성 5][매력 5]
<보유스킬(투자CP 0)>
<보유특성(투자CP 0)>
<보유칭호(투자CP 0)>
<장비(투자CP 0)>
[무기] 없음
[방어구] 낡은 리넨 옷 세트
[허리] 낡은 리넨 주머니
<보유자산(투자CP 0)>
-초기자금 1골드(주머니)
아무런 가공도 거치지 않은 천연상태의 시트지.
이게 50CP나 한다.
심지어 게이머의 시트지보다 열악하다.
‘저걸 어디다가 써?’
졸지에 애 하나가 달리는 셈이다.
아이 키우기가 목적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허나 대부분은 미궁공략을 도와줄 도우미를 원해서 하수인을 만든다.
‘한 사람 몫을 하게 하려면 엄청 투자해야 되지.’
신상정보에서 연령 10세.
건강상태에서 HP, MP, SP 모두 50.
기본 능력치에서 일곱 개 능력치를 모두 5.
이걸 다 투자해야 게이머 시트지와 똑같아진다.
CP는 기본단위 기준으로 10CP에서 2배씩 상승하는데 연령의 기본단위는 1세, 신장은 0.1cm, 체중은 0.1kg, 건강상태 항목은 10, 능력치는 1이다.
천만 다행히도 연령을 올리면 신장과 체중은 연령별 평균 신장과 체중으로 자동 상승한다.
다만 평균치보다 높이거나 낮추려면 0.1cm나 0.1kg마다 CP를 추가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식하게 커다란 신장과 체중을 갖춰놓으면…….’
시트지 제작 완성이 안 된다.
비정상적인 상태를 용인하기 위한 특성도 구매해야 된다.
심지어 능력치도 골고루 신경써줘야 된다.
게이머는 지능이 낮아도 자기가 사고를 할 수 있다.
능력치란 활동보조에 지나지 않는다.
허나 NPC는 통찰, 지능, 내성의 역할을 지대하게 받는다.
통찰이 낮으면 눈치 없는 머저리나 암 유발자가 된다.
지능이 낮으면 인내심을 요구하는 저지능아가 되고.
내성이 낮으면 귀하게 만든 하수인이 병 걸려 죽는다.
그냥 다 높여야 된다.
하나라도 부족하면 사달이 난다.
‘종합적으로 계산해보면…….’
연령, 신장, 체중, 건강상태, 능력치를 게이머 시트지랑 똑같이 맞추는 데 필요한 소모량만 무려 874CP이다.
이해가 되는가?
CP를 1도 투자하지 않은 무료 시트지와 동일한 스펙의 하수인을 얻기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CP가 저렇게 많다!
‘이딴 거 보통은 절대 투자 안하지.’
설령 투자한다고 해도 구태여 연령을 높이지는 않는다.
어차피 시간은 길다.
언젠가는 같은 나이가 되어 건장한 체구를 가진다.
건강상태도 자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능력치도 서서히 오르기는 한다.
허나 일반인을 능가하는 능력치를 가지려면 조기투자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하수인을 구매하는 자들은 능력치 위주로 포인트를 투자한다.
5의 능력치를 10으로 올리려면 각 능력치 당 62CP가 필요하다. 물론 게이머가 10의 능력치를 15로 키우는 것보다는 무의미하다. 이 시점에서는 당연히 손해다.
허나 이 너머를 내다볼 수 있다면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어린 아이가 일정수준 이상의 능력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특수한 ‘특성’을 지녀야 한다. [준재]라거나 [영재], [기재], [신동], [천재] 같은 것들 말이다.
소위 말하는 재능과 직결된 특성들은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지만, 일단 구매하면 자질이 달라진다.
10보다 높은 능력치를 조기투자 할 수 있고, 그 능력치에 비례하여 점점 능력치가 상승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높은 재능을 지닐수록 당연히 효과는 더 뛰어나다.
‘시간만 지나면 상승한 수치는 놀랍도록 커지고.’
각 능력치 10에 준재 특성을 지닌 10세 아이가 자라서 20세가 되면 각 능력치 20을 달성할지도 모른다.
10의 능력치를 20까지 올리려면 각 능력치 당 2046CP가 필요하다. 투자한 CP보다 훨씬 더 많은 CP를 성장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이다.
준재 특성의 가격도 고작해야 100CP에 불과하다. 투자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
투자한 건 974CP.
투자하지 않고 상승한 수치를 환산하면 20460CP.
무려 스무 배가 넘는 상승이 이루어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10세부터 키우는 건 조금 지치지. 성격 더러운 애로 걸리면 그거 진짜 씹새잖아. 보모 노릇은 이제 그만 둘래. 어느 세월에 애들을 다시 키워?’
이제는 CP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 짓거리는 못하겠다.
어느 정도는 나이를 올려둘 생각이다.
덤으로 여러 명을 키우는 것도 이제는 피곤하다.
‘능력을 분산해서 여럿을 키우는 게 하수인 공략에서는 가장 정석적인 공략법이지만... 보육원 차릴 생각은 없어.’
이번에는 넉넉한 CP를 유감없이 발휘해서 진짜 의지할 수 있는 하수인을 만들 작정이다.
좋은 건 다 털어 넣는다.
나한테도 아까워서 못 쓴 것들을 모조리 다 추가한다. 귀한 특성, 귀한 스킬 아낄 것 없이 전부 다.
[하수인의 시트지]
<신상정보(투자CP 62)>
[이름 : 카이사르][직업 : 없음][레벨 : 1(0%)]
[성별 : 남성][연령 : 15세][신장 : 170cm][체중 : 57kg]
[소속 : 없음][신분 : 평민]
<건강상태(투자CP 186)>
[HP : 100/100][MP : 100/100][SP : 100/100]
<기본 능력치(투자CP 33638)>
[근력 20][체질 10][민첩 10][통찰 10]
[지능 10][내성 10][매력 10]
<보유스킬(투자CP 12400)>
[중급검술 5단계][고통 대 내성 5단계]
<보유특성(투자CP 112400)>
[전투의 천재][강철의 심장][견고한 신체][질긴 회복력]
<보유칭호(투자CP 1600)>
[무자비한 살인자]
<장비(투자CP 38510)>
[무기] 강철의 의지(장검, 고유병기), 단검(x7)
[방어구] 검은 사신(가죽갑옷), 사신의 발걸음(가죽신발), 흑색 망토
[허리] 다용도 벨트(HP물약, SP물약, 충격폭탄, 독주머니)
<보유자산(투자CP 14)>
-초기자금 4골드(상의 주머니)
모든 CP를 우겨넣은 혼신의 스펙업을 마친 하수인이 완성되었다. 15살에 이 정도의 포텐셜을 지니고 있다면 나이를 먹을수록 어떤 괴물이 될지 짐작도 되질 않는다.
재능등급이 무려 천재에 달하는 특성을 습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습득하기 힘든 스킬에 더욱 진귀한 특성, 심지어 고유장비와 네임드 방어구에 이르기까지. 이건 뭐 직업만 없지 몇 년차 게이머라고 해도 믿을만한 엄청난 스펙이다.
“히야.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장난 아닌 녀석이네.”
같은 능력이라도 이걸 게이머 본인에게 적용하는 것과 NPC에게 적용하는 건 천지차이로 다르다.
NPC는 동기화 비율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에 딜레이가 없고, 자연히 같은 스펙으로도 보다 강한 전투력을 보인다.
하물며 그게 어지간한 일반 게이머들의 최종스펙에 육박하는 수준이라면 더는 말할 것도 없다.
앞으로 오를 능력치도 많지만 스펙이 이쯤 되면 능력치가 오르지 않은 상태로도 일반 게이머들은 막 학살하고 다니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즐거워져서 입매가 치켜 올라간다.
[하수인 시트지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그럼 본 캐릭터 쪽도 작성을 마칠 차례다.
나는 시트지를 검토해보고는 이름을 결정했다.
빌헬름 마이어라는 멋진 이름이 시트지에 적혔다.
“완성!”
[캐릭터 시트지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내 캐릭터 따위 이름 말고 뭐가 더 필요한가.
겁나 쌘 카이사르가 함께 하는데.
미궁도시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하수인은 말 하나는 엄청나게 잘 듣는다.
‘돈 주고 고용하려면 밑천 다 털릴만한 상급용병을 상시무료로, 그것도 매번 강해지는 상태로 고용하는 거지.’
다른 게이머들은 이런 공략 따위 엄두도 못 낼 거다. 이것만큼은 100% 자신할 수 있다.
설마 어떤 미친놈이 미궁에서 등짐이나 들라고 구매하는 하수인에게 랭커활동으로 얻은 인계CP와 럭셔리 시트지로 구매한 CP를 모조리 쏟아 붓겠는가.
[미궁세계에 진입하기 전, 미궁도시와 달라진 점을 알려드립니다.]
[미궁세계에는 복수의 미궁도시가 존재합니다. 각 미궁과 미궁도시는 개별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으므로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공략을 원하는 도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미궁도시의 거리는 대단히 멀리 떨어져있기에 선택을 신중히 해주십시오.]
이번 미궁도시들은 하나같이 특징이 두드러졌다. 사막지대에 있는 도시부터 거대한 산맥에 자리한 도시, 협곡 사이에 자리한 도시 등등 눈에 띄게 특징이 비교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각각의 미궁도시는 개별왕국에 자리해있으며 제국만이 세 개의 미궁도시를 자국 내에 지니고 있다. 과거 미궁도시 시절의 배경이 되었던 국가가 지금의 제국이다.
과거와 연관 있는 장소나 트리거도 많을 것 같지만 경쟁이 치열한 곳에 진입하는 건 사양이다.
[알폰스 왕국의 미궁도시 브람을 선택했습니다.]
[미궁도시 브람은 풍요로운 평야지대에 자리해있습니다. 미궁도시는 왕국으로부터 풍부한 물자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귀족들의 간섭 또한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미궁도시 브람은 미궁공략 뿐만 아니라 미궁도시에서 이루어지는 모험가 길드와 귀족 간의 암투도 존재합니다.]
[게이머는 암투에 끼어들어 자신의 이권을 공고히 할 수도 있고, 미궁공략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정책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선택과 결과는 당신의 몫입니다.]
흥미로운 정보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하나의 미궁도시가 최하층까지 공략될 시, 다른 미궁의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미궁도시의 시장과 모험가 길드, 귀족들은 타 미궁도시의 공략 진척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때로는 타 도시를 향한 공작과 테러행위도 서슴지 않을 것입니다.]
[주의하십시오. 당신이 미궁공략만을 원할지라도 어떤 이들은 당신이 미궁을 공략하기를 원치 않을 수 있습니다.]
미궁도시 간의 경쟁관계.
이는 미궁세계에만 존재하는 강력한 변수가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도 이뤄질 수 있다.
두근. 두근.
기분 좋게 뛰는 심장박동에 흡족한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이런 모험과 도전을 원했다.
어떤 시련이 닥칠지라도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다.
무엇이 두려우랴.
내게는 강력한 카이사르가 함께 하는데.
[TIP> 미궁세계의 하수인은 충성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충성도가 일정 수치 이하로 내려가면 하수인은 명령수행을 거부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주인을 버리고 떠납니다.]
“…….”
근데 시발 이거 뭐냐.
핀 포인트로 하수인 플레이 너프 당했잖아.
이딴 건 공지로 쳐올려야지 왜 팁으로 툭 던지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