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8 #2 - 내 부하는 두려움을 모른다 =========================
#2 - 내 부하는 두려움을 모른다(23)
상태창의 다른 부분은 제외하고 스킬 항목만 열람했다.
<보유스킬(스킬 포인트 11)>
[직업스킬] : [보스의 기백] [조직접수] [암살지령]
[공통스킬] : [흥정] [회계] [기만] [교육] [간파]
스킬 포인트를 소모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스킬 숙련도 상승에 따른 특전적용이다.
[보스의 기백] [등급 : 일반] [분류 : 직업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3(0.02%)]
[기본 : 보스는 절대적인 위엄을 지닌 자. 부하에게는 존경을, 적에게는 공포를 유발하는 존재입니다. 이 스킬은 보스가 지녀야 할 위엄을 자연스레 강화시켜줍니다.]
[조직접수] [등급 : 일반] [분류 : 직업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8(50%)]
[기본 : 보스는 수많은 적대조직을 굴복시키고 자신의 산하로 흡수하기도 합니다. 이 스킬은 조직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실을 줄이고 이득을 늘려줍니다.]
[암살지령] [등급 : 일반] [분류 : 직업스킬]
[숙련도 : 하급 숙련 - 레벨 6(30.25%)]
[기본 : 보스는 많은 적을 두고 있으며, 강하거나 성가신 적일수록 암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스킬은 조직의 적을 암살할 때에 한해 암살자에게 부가효과를 제공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숙련도 항목.
특전을 선택할 수 있는 건 ‘중급 숙련’부터이다.
직업스킬 중에 [암살지령]은 사용횟수의 부족으로 아직 중급숙련이 되지 못했지만 [보스의 기백]과 [조직접수]는 중급숙련이 되어 특전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보스의 기백을 선택해서 중급숙련특전을 선택하자 수많은 항목이 펼쳐졌다.
[중급숙련특전 리스트]
-잔혹성 추가 : 보스의 잔혹한 위엄을 추가시킨다.
-공포 강화 : 보스의 공포스러운 위엄을 강화시킨다.
-강자특화 : 보스의 기백이 강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
리스트에는 끝이 없다.
강화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만큼 다양하다.
범용성을 늘릴 수도 있고, 특정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물론 범용적인 기능을 강화시키면 강화폭은 줄어든다.
대신 특정성을 부여하면 강화폭은 크게 늘어난다.
사용조건과 제약이 강할수록 그 폭은 점점 더 급격해진다.
‘여기에 일반 게이머들은 모르는 요령이 있지.’
보통은 리스트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하나씩 읽다보면 수천 개는 가볍게 넘어가는 리스트다.
신중하게 고르기만 해도 골치가 아플 거다.
허나 리스트가 제공하는 내역이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육성방향과 일치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상위 게이머들은 스킬의 강화효과를 자신에게 맞추어 생성시킨다.
물론 그 생성내역이 해당특전의 범위 안에서 허가되는 수준이어야만 생성이 가능하다.
[특전생성을 선택하셨습니다.]
[원하시는 특전 내용을 입력해주십시오.]
보스의 기백 스킬은 내 보스 플레이의 핵심요소다.
패시브 스킬(Passive Skill)이기에 내 모든 언행을 위엄 있는 보스답게 보정해준다.
그 효과를 특정방향에 특화시킨다면 나는 그 방향에 한해서는 훨씬 더 위엄 있는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 거기에 ‘제약’이 추가된다면 향상강도는 급등한다.
“보스의 위엄을 드러내어 나보다 강한 적이 역으로 나를 자신보다 강하다고 착각할 시, 적이 받는 위압감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다.”
[중급숙련특전이 적용되었습니다.]
[보스의 기백] [등급 : 일반] [분류 : 직업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3(0.02%)]
[기본 : 보스는 절대적인 위엄을 지닌 자. 부하에게는 존경을, 적에게는 공포를 유발하는 존재입니다. 이 스킬은 보스가 지녀야 할 위엄을 자연스레 강화시켜줍니다.]
[중급숙련특전 : 보스의 위엄을 드러내어 자신보다 강한 적이 역으로 자신을 더 강하다고 착각할 시, 적이 받는 위압감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전투력이 낮되 카리스마가 높고, 앞으로도 수많은 강적과 상대하게 될 내게 특화된 특전이다.
나보다 강한 적이 역으로 나를 강하다고 착각하는 건 그리 간단히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를 실현해낼 경우, 보스의 위엄의 성능은 급격히 상승하여 엄청난 위압감을 선사할 수 있다.
‘폼으로 최상위 랭커, 그것도 TOP 100위 안에 속한 게 아니란 말이지.’
이런 특전설정의 제약을 얼마나 적절하게 설정하는지, 그에 걸맞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지를 정한다. 이것이 스킬의 효율과 캐릭터의 성능을 극대화시킨다.
너무 욕심을 부린 자는 제약을 감당하지 못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너무 겁을 먹은 자는 제약이 가벼워 강화된 성능의 폭이 적어진다.
‘말도 안 되게 강력한 제약을 걸고 이를 감당하는 방식도 있기는 하다만.’
그런 제약들은 중급특전 따위로 사용할 수 없다.
상급, 최상급, 나아가 고급 숙련조차도 넘어선 특급에 도달하지 않으면 선택할 수 없는 제약도 있다.
왼팔을 사용할 수 없다, 라거나 특정 종족의 남성개체에게만 적용된다, 따위의 제약이 그렇다.
‘다음은 조직접수인가.’
조직접수 스킬은 적대조직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이득을 늘린다.
조직을 급격히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이 스킬이 없다면 보게 될 손해가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스킬로 할 수 있는 일들은 개인이 주의력을 발휘하거나 통찰력을 보이는 등, 스스로가 유능하다면 스킬 없이도 해낼 수 있는 일들이 적지 않다.
‘이건 제약을 걸기보다 분야를 늘려야겠군.’
어차피 자력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력으로 할 수 없는 분야를 해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맞다.
[특전이 적용되었습니다.]
[조직접수] [등급 : 일반] [분류 : 직업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8(50%)]
[기본 : 보스는 수많은 적대조직을 굴복시키고 자신의 산하로 흡수하기도 합니다. 이 스킬은 조직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실을 줄이고 이득을 늘려줍니다.]
[중급숙련특전 : 조직접수 과정에서 마법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자료와 흔적, 물체를 간파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나라도 마법적인 지식은 갖추지 않았다.
그 외의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여러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은 시스템의 보조를 받는 게 효율이 좋다.
‘애초에 가치가 있는 물건인지도 못 알아보면 조직접수 과정에서 마법적으로 중요한 물품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
다른 분야라면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해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아이들, NPC, 부하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배우고 습득했다.
그렇지만 마법만큼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아무리 마법에 대한 정보를 외우더라도 정작 가르친 지식이 실전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 도움이 없이 자력으로 습득한 아이들만이 성취를 보였다.
‘그랬던 마법을 이번에는 스킬의 도움을 받아서나마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건 크나큰 성취다.
내게는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거다.
직업스킬의 특전부여는 이만하면 성공이다.
‘다음은 공통스킬.’
[흥정] [회계] [기만] [교육] [간파].
무려 다섯 가지나 되는 스킬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전부 다 특전을 부여할 수 있다.
내게는 이 다섯 가지 스킬이 모두 ‘게이머 본연의 스킬’이 된 것처럼 능숙해졌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도움이 없더라도 나는 저 다섯 가지 행위를 높은 수준으로 실행할 수 있다.
숙련도는 당연히 높다.
다섯 개 모두 다 중급숙련 이상이다.
[흥정] [등급 : 일반] [분류 : 공통스킬]
[숙련도 : 상급 숙련 - 레벨 1(0.01%)]
[기본 : 흥정은 사고자 하는 것을 보다 저렴한 대가를 지불해 구매하고, 팔고자 하는 것을 보다 큰 보상을 받아 판매하는 스킬입니다.]
[회계] [등급 : 일반] [분류 : 공통스킬]
[숙련도 : 고급 숙련 - 레벨 1(0.01%)]
[기본 : 복잡한 자료나 정보 속에서 원하는 경제적 정보를 식별하고 측정해 관측자의 의도대로 전달하는 스킬입니다.]
[기만] [등급 : 일반] [분류 : 공통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3(25.4%)]
[기본 : 적의 의도와 목적이 이행되지 못하도록 다양한 속임수를 통해 방해를 펼치는 다방면에서 유용한 스킬입니다.]
[교육] [등급 : 일반] [분류 : 공통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2(12%)]
[기본 : 다방면의 지식이나 지혜 등을 전수하는 기술입니다. 학문적 성취부터 전문지식의 깊이, 고등기술의 습득 등의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는 스킬입니다.]
[간파] [등급 : 희귀] [분류 : 공통스킬]
[숙련도 : 중급 숙련 - 레벨 1(0.01%)]
[기본 : 간파란 불평등한 조건과 불합리, 숨겨진 적의나 상대의 진의를 꿰뚫어 알아채는 기술입니다. 높은 수준의 사리분별과 지식, 신체능력 등을 요구하는 특수스킬입니다.]
기만과 교육, 간파는 사용횟수나 사용처가 적었다.
숙련도는 전부 중급 숙련에서 정체되었다.
허나 흥정스킬은 말도 안 되는 업적을 달성해 상급숙련이 되었다.
‘회계는 한 술 더 떴지.’
여섯 범죄조직과 사채업자 바르돈의 회계장부.
이를 통해 그들이 지닌 방대한 사업체의 운용상태와 물자의 흐름, 은닉자금 규모 따위를 모조리 꿰뚫어보았다.
전문가의 감별안 못지않은 뛰어난 회계실력은 엄청난 실적을 통해 초고속으로 숙련도를 쌓아올렸고, 상급숙련을 넘어서 최상급숙련마저 돌파해 고급숙련에 도달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지.’
제일 많이 사용한 스킬이 회계스킬이기도 했거니와, 전작에서 가장 높은 경지까지 활용했던 것도 회계스킬이었다.
일개 보육원장이 괜히 억 단위의 돈을 푼돈으로 여기는 핵과금전사들로 이루어진 [길드]와 경쟁관계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회계스킬이 있었기에 빠르든 늦든 나는 거금을 만지고 운용할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자금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다음은 실력의 문제다.
NPC 부하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악착같이 공부했다.
복잡한 자금의 운용에 대해, 이를 간파하고 빼앗고자.
과거의 자신을 향한 자화자찬은 여기까지다. 그렇게 얻은 능력을 바탕으로 지금은 스킬특전을 만들어야 하니까.
‘우선은 흥정.’
흥정스킬 특전선택의 핵심은 누구를 상대로 무엇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흥정을 할지를 결정하는 거다.
스킬의 힘이 아니면 구할 수 없는 것을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서 가장 자신 있는 방법으로 흥정해야 한다.
물론 선택을 내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흥정] [등급 : 일반] [분류 : 공통스킬]
[숙련도 : 상급 숙련 - 레벨 1(0.01%)]
[기본 : 흥정은 사고자 하는 것을 보다 저렴한 대가를 지불해 구매하고, 팔고자 하는 것을 보다 큰 보상을 받아 판매하는 스킬입니다.]
[중급숙련특전 : 자신보다 커다란 권력을 지닌 자를 상대로 권력에 대해 공포와 위엄을 바탕으로 흥정할 시, 흥정성공률이 상승합니다.]
[상급숙련특전 : 자신보다 커다란 권력을 지닌 자를 상대로 권력에 대해 공포와 위엄을 바탕으로 흥정할 시, 부여되는 공포와 위엄이 증대합니다.]
이번 플레이는 암흑조직의 보스 역할이 핵심이다. 이 부분을 가장 잘 살릴 특전을 선택하는 게 당연했다.
나로서도 상대할 수 없는 거물들만을 상대로 발동하는 스킬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스킬특전으로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었다.
역전할 수 없는 스펙차이를 단숨에 무너뜨릴만한 역량이 생긴다. 제로에서부터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다.
‘다음은 회계.’
이 스킬이야말로 특전을 선택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과거에는 온갖 특전을 덕지덕지 발라서 회계스킬에 필요한 지식들을 하나 둘 보강하였다.
그것들을 온전히 습득하고 발휘할 수 있는 지금은 그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를 습득해야만 했다. 그런데 회계에 한해서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뭔지 떠올릴 수조차 없었다.
“뭐, 이럴 땐 간단하게 가야지.”
[중급숙련특전 : 회계업무 처리속도를 200% 상승시킨다.]
[상급숙련특전 : 회계업무 처리속도를 300% 상승시킨다.]
[최상급숙련특전 : 회계업무 처리속도를 500% 상승시킨다.]
[고급숙련특전 : 회계업무 처리속도를 1000% 상승시킨다.]
2배, 3배, 5배, 10배.
누적하면 합산이 아니라 곱셈이 된다.
도합 300배에 달하는 처리속도다.
원래 한 달이 걸릴 일이 지금은 2시간 반도 안 걸린다.
그것도 회계업무 처리속도는 ‘내 속도’를 기준으로 한다.
가뜩이나 내 회계속도는 남들의 약 스무 배에 달한다.
스킬의 효율과 합치면 내 처리속도는 일반인의 6000배.
일반인을 한 달이나 갈아 넣어야 할 방대한 업무량조차도 내게는 불과 5분 남짓한 시간만이 걸린다.
거의 훑다시피 하는 속도로 핵심이 되는 요소를 모두 파악하고 순식간에 암산을 마치며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거다.
이런 사기적인 성능은 남들이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능력이 부족한 주제에 업무처리속도만 빠르면 의미가 없다.
모르는 건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모른다. 0에 6000을 곱해도 결과 값은 0이다.
그러나 나는 모르는 게 없다. 회계스킬로 특급숙련마저 돌파하고 특급전문, 나아가 한 분야의 최고등급이라 여겨지는 마스터(Master) 등급까지 도달했다.
회계학 박사가 머릿속에 슈퍼컴퓨터까지 깔린 셈이다.
이건 그냥 무적이다.
회계분야 한정이라면 세상에서 두려울 게 없다.
보육원장이 무슨 회계스킬을 회계학 박사급으로 익혔냐고 해도, 기가 막히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어쩌면 이번 플레이에서도 과거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튼 남은 기만, 교육, 간파 스킬도 적절한 특전을 각각 선택했다.
‘이걸로 스킬특전의 선택은 마쳤다.’
확신할 수 있다.
나는 한층 더 강해졌다.
내 힘으로 넘어설 수 없는 위기라도 두렵지 않다.
알짜배기는 내가 아닌 카이사르다.
그 카이사르는 내가 성장한 것 이상으로 더 강해졌다.
============================ 작품 후기 ============================
*공식설정 : 빌헬름 마이어의 게이머 고유특기는 [회계]입니다. 이 세계관에서 그보다 회계를 잘할 수 있는 게이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잠깐! 다음 화로 넘어가기 전에 추천을 잊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