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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하들이 미친듯이 유능하다-68화 (68/224)

00068 #3 - 내 부하의 사생활이 충격적이다 =========================

#3 - 내 부하의 사생활이 충격적이다(18)

[마족 그레이가 새로운 부하가 되었습니다.]

[한계를 초월한 등용! 당신은 자신의 능력보다 절망적으로 강력한 마족을 부하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놀라운 등용의 결과, 당신의 카리스마가 5 상승합니다.]

[빌헬름 마이어의 악명이 5000 상승합니다.]

[카이사르의 충성도가 1 상승합니다.]

[리나의 충성도가 3 상승합니다.]

[데이고르의 충성도가 5 상승합니다.]

[잭의 충성도가 5 상승합니다.]

[마크의 충성도가 7 상승합니다.]

[사이토의 충성도가 8 상승합니다.]

잭은 호위병단의 단장이었던 눈에 칼자국이 난 칼잡이다.

촌스러운 이름을 듣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는데 울적해하는 모습을 보니 좀 미안해지더라.

그래도 마크처럼 새로 영입한 조직원들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길 테니까 내 대우가 섭섭하다고 느끼지는 않을 거다.

“감정이 끝났습니다.”

검은 왕관에 소속된 비 전투인력 중에서는 유능한 감정사도 존재했다.

마법등급 이상의 물품들은 전부 케이스에 담긴 채, 겉면에 감정서가 붙여져 있었다.

아이템의 성능, 착용자에게 부가되는 저주, 저주를 해주하거나 이겨낼 수 있는 스펙 등등이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카이사르. 리나. 이 중에서 너희가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라. 경매에 들어가기 전에 따로 빼돌려주지.”

“저는 이쪽의 검 세 자루로 하겠습니다.”

“보스! 나 이 단검이랑 옷이랑 황금공이 마음에 들어!”

진짜 주저 없이 막 들이대네.

“복수의 저주를 동시에 감당하려 들었다간 예상치 못한 복합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 재수 없게 덜컥 즉사라도 당하기 싫거든 하나만 골라라.”

“그럼 가장 뛰어난 검으로 보이는 이걸 고르겠습니다.”

“리나는 이 황금공이 마음에 들어!”

나는 마지못해 카이사르가 고른 감정서부터 살펴보았다.

<아이템 정보>

[아스타롯테의 검] [등급 : 마법] [분류 : 무기(장검)]

[기본]

-아득한 별무리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운석과 마법합금으로 벼려낸 장검.

-자연지물의 흐름에 가장 어울리는 ‘엘프 아스타롯테의 혼’을 담아 완성되었다.

<마법>

[자연지력] : 검을 착용한 자는 자연의 기운에 의해 검술보정 효력을 받는다.

[별무리] : 매 검격마다 대기 중의 자연지력이 뒤따라 운행하며 별무리를 이루듯이 연격을 가한다.

<저주>

[별무리의 연료]

-사용자는 별무리가 발동할 때마다 기력을 소실하며, 일정수치 이상의 기력을 소진할 시 의지력 체크에 돌입한다. 체크 실패 시 별무리 활동횟수의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의지력 체크에 성공 시, 아스타롯테의 원혼과 연속해서 의지력 대결 체크를 진행한다. 의지력 대결에 실패 시, 강제로 기력을 착취당한다. 극히 높은 확률로 죽는다.

<파훼법>

[아스타롯테의 동족]

-사용자가 별을 점치는 엘프종족일 시, 아스타롯테는 의지력 체크를 진행하지 않는다. 또한 아스타롯테의 의지가 검의 사용을 돕는다.

-별무리 안전성 상승, 기력 소모도 저하

[대결의 승리]

-아스타롯테와의 의지력 대결에서 승리 시, 원혼에 의해 기력을 착취당할 위험성이 사라진다. 대신 아스타롯테는 자신의 의지력을 일절 발휘하지 않는다.

-별무리 정밀도 상승, 기력 소모도 상승

카이사르의 숨겨진 출생이 엘프라거나 하프엘프의 피가 흐른다는 옵션 따위는 구매한 적 없다. 이놈은 순도 100% 인간이다.

인성이 개차반이기는 한데 그게 의지력이 높은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보다 무슨 자신감으로 이딴 흉흉한 검을 고른 걸까.

“너 이거 어떻게 쓰려고 골랐냐.”

“원혼 따위는 기합으로 베어죽이면 그만입니다.”

응, 안 잘려.

“절정고수가 되기 전에는 이 검의 사용을 금지한다.”

“알겠습니다.”

“마음에 들었다니 일단 따로 빼주기는 하지.”

카이사르는 띠꺼운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드러내었다. 세 자루 검을 다 가져야되는데 하나밖에 못 가져서 화가 난 모양이다.

뭐 이런 욕심만 더럽게 많은 놈이 다 있지. 저주 걸려서 덜컥 죽기라도 할까봐 한 자루 이상은 절대 못 준다.

‘다음은 이건가.’

리나가 고른 황금 공을 살펴볼 차례다. 단검 대신 골랐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도대체 어떤 물건인지 가늠도 되지 않아서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아이템 정보>

[부유하는 황금공] [등급 : 마법] [분류 : 마도구]

[기본]

-구체안에 마나를 불어넣고 수식을 짜는 전개방식에 따라 다양한 암기가 마법으로 생성되어 발동한다.

-‘황금의 마법사 테라치’의 혼을 가두어 완성되었다.

<마법>

[암기연성] : 주입한 마법술식 및 마나에 따라 각기 다른 암기가 생성된다.

[금의환향] : 황금빛 광채와 함께 암기가 사출된다.

[황금연성] : 이 암기에 의해 사망한 자는 지닌 생명력과 마력, 기력을 빚어 강제로 황금으로 연성 당한다.

<저주>

[자멸의 유혹]

-사용자는 마도구를 사용할 때마다 더 많은 사용욕구를 느끼며 불필요한 사용을 거듭한다.

-사용자의 마나로 감당할 수 없는 연성이나 조종을 시도할 시, 남은 생명력과 기력을 빚어 사용자의 육체가 강제로 황금으로 연성 당한다.

<파훼법>

[황금의 포식]

-황금공의 주입구에 대량의 골드를 투입할 시, 테라치의 혼이 지극히 만족하여 일시적으로 저주를 거둔다. 또한 해당 기간 동안에는 힘을 빌리는 대가로 마나를 요구하지 않는다.

-금의환향 광량 상승, 마나 소모도 제로(일시적)

[황금의 주인]

-테라치가 인정할 정도로 막대한 부를 쌓을 시, 테라치는 영구적으로 저주를 거둔다. 이 경우 테라치의 극진한 숭배를 받을 수 있다.

-암기연성 및 금의환향 성능 대폭개선, 마나 소모도 상승

미친.

이런 기괴한 마도구는 난생 처음 봤다.

“봐봐! 이걸로 적을 암살하면 골드도 얻을 수 있어!”

“대단하기는 하군.”

“어때? 이 정도면 리나의 아이템이 될 만하지 않아?”

글쎄.

대단하기는 한데 암살자한테는 엄청나게 안 어울린다.

그보다 이거 쓸모가 애매하다.

“몬스터의 부산물이나 암살의 증거를 얻어야 할 때, 그게 죄다 황금으로 변하는 경우는 생각해봤는가.”

“아.”

“뭐, 거기까지라면 습득한 돈이 더 많으면 상관없다고 칠 수 있다. 문제는 저 ‘금의환향’이라는 놈이다. 암살하려는데 투사체가 번쩍거리잖아.”

“아.”

“게다가 넌 암살자이지 마법사가 아니다. 마나고갈로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저주에 당해서 황금덩어리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리나는 금세 울상이 되었다.

“뭐야 이거. 애물단지잖아.”

“황금공에 갇힌 황금마법사가 어지간히도 악의를 품었던 모양이군. 이걸 사용하는 암살자들은 극도로 높은 확률로 황금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우우. 편리한 암기생성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애물단지라니...”

그래도 활용도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이건 저주를 파훼해야만 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마도구다.”

“정말?”

“돈만 먹이면 마나 소모도가 제로가 된다. 마법사가 아니더라도 사용하는 건 가능하지. 암살이 아닌 공개처형을 목적으로 한다면 광량 상승의 효과도 꽤 괜찮다.”

“다른 파훼법은?”

“자신처럼 돈 많은 황금마법사가 마도구를 습득할 경우에 대비한 안배로 추정되는군. 돈도 많고 마나도 많으면 마도구를 훨씬 더 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다.”

리나는 잠시 고민하더니 나한테 케이스를 내밀었다.

“이건 보스가 가지는 게 나을 것 같아.”

“이걸 주면 다른 걸 가질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으음... 아깝기는 해도 리나한테는 안 맞는 마도구인걸. 보스는 돈이 많으니까 좋은 걸 먹으면 마나량도 늘어날 테고, 그럼 마도구의 진가도 발휘할 수 있을 거야!”

크으.

이래서 아들보다는 딸이 낫다고 하는 건가.

카이사르와는 완전히 상반된 태도다.

“좋다. 황금공은 내가 받겠다. 네 기특함을 높이 여겨 마법등급 단검을 얻는 걸 허락하마.”

“와아! 보스는 최고! 정말 기뻐!”

절로 흡족한 미소가 지어진다.

어찌나 흡족한 마음이 넘쳐났는지 동기화 비율이 1%인데도 내 입이 헤벌쭉 웃는 게 느껴졌다.

단검도 저주가 걸려있기는 마찬가지지만 감정사에 의해서 저주의 내용과 파훼법도 전부 습득했으니 사용에 주의만 기울이면 곤란을 겪지는 않으리라.

“저기. 저는 뭐 없나요.”

모자이크 녀가 쭈뼛거리며 말을 걸었다.

어우, 깜짝이야.

생긴 것도 끔찍한 놈이 뒤에서 말 거니까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든다.

“내가? 너한테?”

“우으으. 그래도 이번 일에 제 도움이 없던 건 아니잖아요. 장비만 갖춰지면 저도 한 사람 몫을 다할 수 있어요.”

“흐음.”

모자이크 녀는 TOP 랭킹 100위 내에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최상위 랭커 게이머다.

올 매력 컨셉 한 번 잘못 잡았다가 여신의 저주를 받고 전신이 모자이크 처리를 당했다지만, 그녀의 높은 매력 능력치는 분명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다.

여신에게 견제 받을 정도의 능력치라면 어떻게든 사용할 구석이 있을지도 모른다.

“좋다. 매력에 그토록 자신이 있다고 했으니 매력을 올리는 아이템을 주지.”

“엑, 아니. 저 그냥 방어구 갖고 싶은데요.”

“너같이 불길하게 생긴 괴물을 공격하려는 간 큰 놈은 없다. 칼질 한 번 잘못 했다간 저주에 걸려서 피를 토하고 쓰러질지 모르는데 누가 널 공격한다는 거냐.”

“…….”

“카이사르의 애완동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여 하사하는 물건이다. 네 주인인 카이사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며 받아라.”

모자이크 녀는 우울하게 대답하며 케이스 하나를 넘겨받았다. 매력능력치를 올려주는 귀걸이인데 저주는 뭐 알아서 해결하겠지.

마법등급 아이템의 선 분배를 마친 뒤, 그밖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싶은 물건은 빼돌려놓았다.

그 외에도 갖고 싶은 물건은 잔뜩 있지만 그것들까지는 미리 빼돌리지 않았다.

‘너무 많은 물건을 빼돌리면 장물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게 된다. 후일 경비대가 개입하거나 6강의 일원에게 공격받을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지.’

그럴 바에야 누구도 딴 소리를 못하게 확실한 방법으로 물건을 입수하면 된다.

[블랙마켓이 개최되었습니다.]

[블랙마켓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거래 방법은 ‘물물교환’과 ‘현찰구매’, ‘경매’입니다.]

[구매물품의 신용도와 안전성은 후자로 갈수록 높아지며, 전자로 갈수록 불안정합니다. 자신의 상품이나 실력, 사기 기술에 자신이 있다면 물물교환을 적극 추천합니다.]

물물교환은 주최측에서도 일부분은 하고 있지만, 주력 거래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저건 진귀한 물건은 있는데 돈은 부족하고, 그래도 어떻게든 블랙마켓에 참여해 이득을 보고 싶은 딱한 놈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일반고객용 거래코너다.

자산에 여유가 있는 고객들은 블랙마켓 내부에 입점한 가게나 가판대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한다.

‘진짜배기들을 위한 무대는 따로 있지.’

바로 경매장이다.

“저 남자는.. 빌헬름 마이어!?”

“간도 크군. 흑산회 보스가 검은 왕관의 경매장에 참석하다니. 저러고도 무사할 수 있는 건가?”

“과연 허투루 6강의 일원이 된 건 아닌가보군. 실로 대담한 남자다.”

경매장에 참석한 VIP 고객들은 나를 보며 수군거렸다.

이들은 검은 왕관이 제대로 망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흑산회가 검은 왕관을 흡수했다는 걸 무슨 수로 알겠는가.

“적진의 중심에서 가면조차도 쓰지 않고 활동하다니. 전에도 생각했지만 실로 대단한 자신감이구나.”

경매장 개인실에 설치된 마도구에서 끈적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마도구는 다른 개인실과의 영상통신기능이 존재하기에 상대에게 자신의 모습을 공개할 수도 있다.

기분 나쁠 정도로 잘생긴 미남자가 싱글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습거나 짜증나기는커녕 긴장감이 훅 들었다.

암흑가 정상회담에서 본 6강 중 4강, [색마 콰이어]가 말을 건넨 것이다.

“혹─”

뭔가 말을 걸던 콰이어의 영상이 돌연 뚝 끊겼다.

아.

너무 놀라서 차단버튼 눌렀다.

============================ 작품 후기 ============================

콰이어 의문의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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