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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하들이 미친듯이 유능하다-70화 (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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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내 부하의 사생활이 충격적이다(20)

마약술사 파난과 흑산회 보스 빌헬름 마이어의 선전포고!

많은 유명 인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시 암흑가의 6강의 일원 둘이 격돌을 예고한 것이다.

“이건... 무시무시하군. 무서운 기세로 악명을 떨치는 암흑가의 유망주와 무수한 인명을 파멸시킨 마약술사 파난의 대결이라니.”

“누가 이길지 상상도 안 되겠어.”

“미궁도시에 다시금 피바람이 풀겠군. 적게 잡아도 수백 명의 목숨이 쓰레기처럼 버려지겠어.”

전쟁을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이 아닌 간접적으로 휘말릴 수도 있는 사람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금 즉시 경비대에 지령을 내려라. 6강의 세력다툼이 끝나기 전까지 동쪽지구에 주둔중인 경비대 전부 철수시키고 구역 경계선의 경비수준을 3배 상승시키라고.”

“내성의 경비수준을 상승시켜라. 마약에 찌든 머저리들이 어디까지 어슬렁거리며 깽판을 칠지 모른다.”

“신전의 성수 생산량을 최대로 늘려! 지금부터 작업해도 물량을 맞출 수 있을지 장담 못해!”

그들의 경계 및 대응방침은 모두 마약술사 파난과 휘하 마약조직 [비탄의 굴]의 움직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흑산회에 대한 대응은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 수가 없었다.

6강의 세력판도가 바뀌었다는 소식만 접수했을 뿐, 대체 뭘 하는 인간인지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천만 골드.”

“흑산회 보스 빌헬름 마이어가 천만 골드를 입찰합니다!”

심지어 자금력마저도 심상치 않다. 바로 조금 전에 개망신을 받으며 쫓겨난 인간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허세로 부르는 금액도 아니다.

소일거리 삼아 운영하는 도장 따위에서 나올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미궁도시 브람에 나타나서는 하루아침에 6강의 일원이 되고 심지어 저만한 거금마저 동원할 수 있다. 그의 정체에 대한 무수한 추측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실력을 숨긴 절정고수라는 고급정보를 입수했다. 고명한 검문 중 한 곳에서 암흑가에 세력을 두고자 숨은 실력자를 파견하고 지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누군가는 그를 검문에서 파견한 [비밀병기]라고 여겼다.

“아무 내력도 없는 자가 천만 골드나 되는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시점에서 일반인은 될 수 없다. 중앙정계의 귀족들의 지원을 받는 대리인 정도는 되어야하지.”

누군가는 그를 중앙정계에서 파견한 [대리인]이라 여겼다.

“놈은 유력자와의 결투를 피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게 빈약한 전력으로 도리어 공격을 가하지. 미궁도시의 실력자를 제거하려는 타 도시의 스파이라면 그 호전성도 설명되겠어.”

누군가는 그를 다른 도시에서 온 [공작원]이라고 여겼다.

대부분은 그에게 숨겨진 내력이 있다고 여겼다.

검문의 비밀병기, 중앙정계의 대리인, 타 도시의 공작원.

그의 무력, 자금력, 호전성은 그만큼 놀라운 것이다.

거대한 배경을 두었기에 과감할 수 있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납득할 수 없다.

그러나 한 사람만은 생각이 달랐다.

“놈은 암흑가의 생리를 이해하고 있다. 힘만이 정의가 될 수 있지만, 암흑가의 성질에 맞지 않는 힘은 정착할 수 없지. 어딘가의 세력에서 파견한 인재 따위가 아니다.”

모든 건 빌헬름 마이어 개인이 지닌 역량에서 비롯된다.

무력, 자금력, 호전성.

모두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지만 혼자 일궈낸 것이다.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에만 비로소 보이는 게 있다.

빌헬름 마이어는 엄청난 역량을 지닌 인물이다.

다른 도시에서라면 단번에 암흑가를 정복하고도 남는다.

“6강의 일원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 보스.”

누군가는 그를 눈에 보이는 그대로 판단했다.

바로 [흑산회 보스]라고 말이다.

이로써 그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엄청난 배경을 등에 업고 음모를 진행하는 자.

아무런 배경도 없이 엄청난 역량을 발휘하는 자.

그러나 그를 두고 품은 생각만큼은 모두가 같았다.

““““이 녀석은 위험하다.””””

네 명의 실력자들은 확신했다.

빌헬름 마이어는 장차 거대한 위험이 될 존재임을.

그러는 와중에도 입찰은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이윽고 ‘말라붙은 태양의 물잔’이 낙찰되었다.

무려 천백만 골드라는 경이로운 금액에 말이다.

낙찰자는 마약술사 파난이었다. 그녀는 낙찰이 되고도 그리 기쁜 기색이 아니었다.

빌헬름 마이어가 없다면 삼백만 골드에 낙찰되었을 것을 3배도 넘는 거금을 들였다.

어찌나 화가 났는지 경매사에게 항의까지 했다.

“저놈이 낙찰만 안 당하면 된다고 여기고... 지닌 금액 이상으로 입찰을 한다면... 그 행위도 허락되는 건가?”

“VIP 고객님들의 소지금액을 사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사전확인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소지자금을 초과한 기만임이 밝혀질 시, 벌금으로 해당 금액만큼을 징수합니다.”

“징수를?”

“이런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민망한 얘기입니다만, 저희 검은 왕관의 수장 쉔이 빌헬름 마이어에 의해 살해당하지 않았습니까? 이래저래 손실이 막대해서 말이지요.”

“시시한 짓을...”

마약술사 파난은 빌헬름 마이어를 한 차례 노려보고는 영상통신을 닫았다.

천백만 골드는 한화 기준으로 무려 11조원.

빌헬름 마이어가 블랙마켓에서 얻을 수 있다고 여긴 예상 총 수입금과 동등한 금액이었다.

비록 입찰가는 파난보다 백만 골드가 부족한 천만 골드였다고 해도, 당연히 그에게 이만한 금액은 없다.

지금의 블랙마켓은 그의 것이다.

어차피 주는 돈은 다시 그에게 돌아오니까 천만이고 억이고 맘대로 부르고 물건을 가져도 된다. 얼마간의 현찰은 블랙마켓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돈으로 메우면 된다.

자금력 무한.

거기에 더해서 남들은 순수한 능력으로 간파해야 하는 물건의 감정결과를 대놓고 다 보고 외우기까지 했다.

누가 어떤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지, 실제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도 전부 이해하고 있다.

조직이 지닌 모든 돈을 빨리다시피 한 건 마약술사 파난만 겪은 일이 아니었다.

“무례하기는 해도 제법 기개는 있더군. 마약술사 파난을 노예로 삼겠다던 발언은 마음에 들었다. 따먹고 난 뒤에는 병에 걸려서 죽겠지만. 하하하!”

“잡담은 네놈한테 아양 떠는 계집한테 가서 해라.”

“눈에 뵈는 게 없군! 천만 골드라고 했던가? 그렇게 자신 있으면 불러봐라!”

“못할 것도 없지. 입찰가 천만 골드를 선언한다.”

“나는 여기서 입찰을 끝내겠다! 축하한다, 빌헬름 마이어. 무려 천만 골드를 내게 생겼구나!”

색마 콰이어는 그의 자금이 천만 골드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볼썽사납게 객실의 불이 꺼지고 나가야 할 녀석이 버젓이 물품을 수령했다.

“흑산회 보스 빌헬름 마이어님께서 천만 골드를 지불하고 ‘성마의 왕관’을 수령하였습니다.”

“그런 바보 같은! 터무니없는 거금을 지니고 있었다니!”

콰이어는 분통을 터뜨리다가 애써 머리를 식히며 악담을 퍼부었다.

“어차피 네놈에게는 쓸모없는 물건이다! 색공을 익히지도 않은 놈이 그걸 쓰면 죽기 딱 좋지. 괜한 허세 부리지 말고 백만 골드에 내게 다시 팔아라.”

“그럼 창고에 박아둬야지.”

“뭐, 뭐!?”

“아직도 모르겠는가? 나는 천만 골드를 지불하고 네놈의 성장가능성을 닫아버린 거다.”

“미... 친.”

범인의 이해를 달리한다.

같은 6강을 견제하고자 천만 골드를 지불하였다.

본인에게는 아무 쓸모도 없는 물건을 사려고.

성장가능성을 닫는다던 말 이외에는 아무 목적도 없다.

순수한 견제를 위해서 그만한 거금을 쓴 거다.

많은 유력자들은 그 사실에 두려움마저 느끼기 시작했다.

‘잠재적인 적을 약화시키려고 천만 골드나 되는 거금을 쓰는 미친놈이다. 저런 놈의 적이 되었다가는 목숨이 몇 개라도 부족해.’

이미 수전노 쉔의 공백 따위는 느껴지지도 않는다.

빌헬름 마이어의 존재감은 그 이상으로 대단했다.

아니, 정확히는 누구도 그의 한계를 종잡을 수 없다.

“백만 골드.”

“오오오! 6강 중 3강, 파괴자 루커스의 첫 번째 입찰!”

“이백만 골드.”

“놀랍습니다!! 빌헬름 마이어. 그가 또 다시 입찰합니다!”

“…….”

루커스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돈이랑 목숨이 썩어 넘치나. 왜 이리 싸움을 걸어대? 내가 두렵지도 않냐?”

“재밌는 소릴 하는 군. 당연히 두렵지 않다. 두려움은 나의 것. 누군가가 두려움을 품어야만 한다면, 그건 내가 아닌 내 적이 품어야 한다.”

“미치고 환장하겠군. 이걸 홧김에 내던졌다간 콰이어처럼 눈 뜨고 놓치게 생겼는데…….”

루커스는 대놓고 물었다.

“너 어디까지 따라올 거냐?”

“천만 골드.”

“삼백만 골드에 한 달간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경매장에 모여든 VIP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루커스 패밀리는 강력한 무력집단.

마피아 보스인 그의 호언이 지켜지지 않을 리 없다.

지금부터 한 달 간, 빌헬름 마이어는 이 도시에서 가장 무서운 세력 중 하나인 루커스 패밀리에게서 안전할 수 있는 것이다.

빌헬름 마이어는 영상통신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사백만 골드. 입찰.”

“입찰선언을 확인했습니다! 빌헬름 마이어, 사백만 골드!”

“교섭을 할 줄 모르는군. 보스 루커스.”

그는 나른한 눈으로 비릿한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생각하도록 해. 육백만 골드를 아낄 수 있는 제안을 날로 먹으려고 들지 말고.”

미친놈은 매가 약이지만 돈 많은 미친놈은 때릴 수도 없다.

암흑가 정상회담에서 수전노 쉔의 머리통을 날린 놈의 부하도 미쳤다고 생각했건만, 보스인 빌헬름 마이어는 부하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돈 많은 미친놈이었다.

루커스는 굴욕적으로 이를 악물다가 그를 씹어 먹을 기세로 잘게 끊어 말했다.

“반년의 정전. 거기에 더해 한 번에 한해서 루커스 패밀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조력의 범위는?”

“루커스 패밀리 내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다.”

“내 조직이 아니군. 계약서가 아니면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경매장에서 계약서가 작성되는 걸 기다리는 것도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

공개스크린에서 영상통신으로 구경하던 사람들이 재빨리 통신을 닫았다.

루커스가 감히 계약서를 쓰는 걸 민폐라고 생각하냐? 라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기에 루커스는 경매 도중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굴욕을 겪었다.

그리고 계약서의 작성을 마쳤을 때.

빌헬름 마이어는 선언했다.

“오백만 골드. 입찰.”

“이, 이, 입찰 선언 확인했습니다!”

루커스는 이를 까득 악물었다.

“이건 무슨 의미지?”

“네놈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백만 골드 깠다.”

“…….”

장내에 있는 모두가 내심 비명을 질렀다.

제발 그만 좀 해 미친놈아 라고.

루커스는 활화산처럼 시뻘개진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

“후회하지 마라. 반년 뒤에는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육백만 골드. 입찰.”

“입찰 확인했습니다!”

“…….”

“반년 뒤는 모르겠는데, 지금 네가 후회하는 건 알겠군.”

말 한 마디에 백만 골드가 올라간다. 그것도 최강의 무력집단으로 손꼽히는 루커스 패밀리를 적으로 두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자존심 한 번에 백만 골드라. 역시나 6강의 일원다운 대단한 값이다. 더 부릴 자존심이 남아있는가?”

“...육백만 1 골드, 입찰.”

“루커스님이 육백만 1골드에 입찰했습니다! 카운트 없이 최종 확인에 들어갑니다. 다른 입찰자는... 있을 리가 없지요. 예, 입찰 종료!”

결국 루커스는 육백만 1골드를 지불하고 반년 간의 정전에 1회용 조력까지 약속한 뒤에야 목표로 하던 물건을 입수할 수 있었다.

자존심을 부리지 않으면 이백만 골드를 아끼고, 머리를 덜 굴리면 이백만 골드를 더 아낄 수 있었다.

당장 찢어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잃지 않아도 되었을 사백만 골드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루커스는 문득 그 사실을 깨닫고 전율에 휩싸였다.

‘돈으로 내 마음에 미련을 심어 넣다니.’

막대한 자금을 움켜쥐기만 하고 결코 밖으로 휘두르지 않았던 수전노 쉔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빌헬름 마이어는 거금을 손에 넣고 휘두르는 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루커스는 자신이 겪은 굴욕을 수업료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를 지켜본 많은 VIP들은 미친놈처럼 날뛰는 빌헬름 마이어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했다. 6강은 여섯 명이니까.

아직 깽판 칠 상대가 둘이나 더 남아있었다.

그것도 루커스보다 무서운 2강이랑 1강이 말이다.

============================ 작품 후기 ============================

남의 돈으로 만끽하는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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