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1 #6 - 흑산회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
#6 - 흑산회의 시대가 도래하였다(16)
지능의 교단에 방문할 때 그냥 돌아가기는 섭섭해서 본래 목적대로 지능을 올려주는 지능의 씨앗을 몇 개 받아왔다.
지능 20 이하의 허접들을 위한 씨앗인데 물론 카이사르 주려고 받아온 거였다.
이거 먹고 얼른 정상인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줬는데 그 지능은 아무래도 여자를 후리는 지능으로 이어졌나보다.
“카이사르. 여자와 사귀는 방법은?”
“모릅니다. 여자는 사귀는 게 아니라 지배하기 위해서 있는 존재입니다.”
“이런 미친 마초 새끼를 봤나.”
마초카페 만들 때부터 징조는 있었지만 이놈의 여성편력은 꼴마초 그 자체였다. 심지어 머리까지 교활하게 잘 굴려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는 여성의 적이나 다름없다.
몸 좋고 머리도 좋은데 그걸 여성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데 활용한다.
약자는 때리고 착취하고 지배하기 위한 도구라고 여기는 평소의 생활관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였다. 아무래도 이 녀석의 성격부터 어찌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오늘은 기분이 좋으신 것 같군요. 아침부터 잡담을 하는 보스를 보는 건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넌 이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것 같으냐?
등신 같은 놈아.
하여간 눈치는 더럽게 없어요.
“…….”
왠지 모르게 눈이 마주친 친위대원들도 평소의 등신 같은 친위대장이군, 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요즘 제일 고생인 건 견습암살자랑 쟤네들이네.
암살자로 추정되는 가짜 모자이크녀가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반 강제로 특훈에 특훈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약간의 호기심을 담아서 물었다.
“친위대원들은 요즘 어떤 특훈을 받고 있지?”
“이 버러지들은 아직 특훈을 받을 정도의 실력이 되지 못합니다. 통상훈련을 두 배로 하는 걸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아니, 잠깐.”
우연히 친위대원들의 시간표를 본 적이 없다면 딴지도 못 걸고 넘어갈 뻔했다.
“이놈들의 전 훈련시간은 하루에 10시간이었을 텐데?”
“그렇습니다.”
“두 배면 하루에 20시간이잖아.”
“맞습니다.”
“덤으로 3교대로 경비 및 경호도 하루 8시간씩 하고 있고.”
“네.”
“그럼 이놈들은 훈련이랑 일만 해도 하루에 28시간이 필요한데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카이사르는 친위대원들을 멸시하는 시선으로 내려다보며 오만하게 대답했다.
“20시간어치 훈련을 10시간 내에 끝내면 됩니다.”
“…….”
세상 사람들은 그걸 특훈이라고 부른단다.
머저리 같은 놈아.
이놈이 특훈 들어가면 사망자까지 나올 기세네.
“아침식사를 하러 가시겠습니까?”
“별로. 그보다 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인데.”
“할 말은 없고 화제를 바꾸고 싶어서 대충 던진 말입니다. 진짜로 가겠다고 했으면 곤란했을 겁니다.”
신이시여, 이 빡대가리 새끼를 제발 사람으로 만들어주세요!
이러다 암 걸려서 죽을 것 같다!
“아, 보스. 각 부처에서 긴급회의가 열렸으니 보스에게 전달해달라는 전언이 있었습니다.”
그걸 먼저 말해!! 대화가 다 끝났으니 생각난 김에 대충 말하고 지나가는 별 거 아닌 잡담처럼 툭 던지지 말고!!
급히 회의장에 가니 내무총장과 정보총장이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채로 서로를 향해 삿대질과 막말을 퍼부으며 격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어찌나 빡쳐있는지 내가 들어와도 돌아보지도 않을 정도로 열받아있는 상황이다.
“오셨습니까.”
그나마 머리를 차갑게 유지하고 있던 수도방위군 사령관 리델라프가 내게 인사를 건넸다.
“저놈들은 뭐 때문에 저리 화가 나 있지?”
“제국이 팔기아 연합진영의 설립을 선포했습니다. 사실상 반 흑산회의 기치를 내건 연합군의 등장입니다. 정보부는 당장 그들의 동태를 살펴야 한다며 예산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고요.”
“내무부는 졸지에 예산을 뜯기게 생겼으니 서로 언성을 높이며 삿대질을 하고 있다 이거군.”
안 그래도 기존에 있던 총장들은 싹 다 물갈이를 하려고 단단히 벼르던 참이었는데 잘 됐군.
피쟌 내무총장과 패트리 정보총장.
적어도 이 두 사람 중 하나는 이번 업데이트와 엮어서 제대로 보내버리고 내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힐 수 있을 것 같다.
“내무총장과 정보총장은 들으라.”
두 사람은 황급히 삿대질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본인은 국정을 돌보는 중임을 맡은 두 총장이 자발적인 의견조율을 거치지 못하고 소란스럽게 구는 행태에 크게 실망하였다. 그대들은 스스로 일으킨 소란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경악한 두 사람이 무어라 변명하려 했지만 나는 손을 들어 발언을 금했다.
“내 정권 하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온당히 정리하거나 대립 상태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리를 높일 경우, 이는 서로를 향한 도전의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그건 무슨 의미이십니까?”
“직위를 걸고 각자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패배한 자는 직위를 반납하고 강등 당한다. 이는 동급의 직위를 지닌 관료에게라면 언제나 성립하는 제도다.”
감정조절 못하고 틱틱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두 놈을 사이좋게 배틀로얄 붙이겠다는 말이다. 나는 망연자실한 두 총장에게 신속하게 퀘스트를 부여했다.
“정보총장에게는 50만 골드의 예산을 배정한다. 한 달 내로 이 금액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할 시, 그대는 정보총장의 위를 반납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송구하오나 50만 골드로는 도저히...”
“그만. 그것은 그대의 무능함에 대해 본인이 하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이자 마지막 자비다. 더는 어떠한 반론과 변명도 듣지 않겠다.”
내가 왕인데 네가 뭐 어쩔 거야?
까라면 까야지.
“내무총장에게는 행정인력의 증원 및 추가예산 배정 없이 한 달간 내정을 총괄할 것을 명한다. 그대 또한 부채가 발생하거나 업무가 미진할 시, 내무총장의 위를 반납하고 물러나야 한다.”
“앗...! 곤란합니다. 가뜩이나 팔기아 연합진영에서 넘어온 난민들이 대거 늘어나는 판국에...”
“그만. 그 또한 그대의 무능함에 대해 본인이 내릴 수 있는 마지막 자비다. 타 부서와 각을 세우고 독존의 기치를 내세운 이상, 그대가 그만한 능력을 지녔음을 증명해야만 할 것이다.”
이유야 뭐라고 붙이든 상관없다.
벼르고 벼르던 기회가 마침내 다가왔을 뿐이니까.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카이사르가 불쑥 물었다.
“보스. 지능의 씨앗을 제게 하사하신 이유는 그런 정치력을 배우기를 희망하셨기 때문입니다.”
“다르다. 넌 정치 이전에 인간의 마음부터 좀 배워라.”
“저는 인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은 그런 냉막한 표정에 기계적인 어조로 ‘나는 인간입니다’ 같은 말은 하지 않아. 솔직히 고장 난 안드로이드도 너보다는 인간처럼 보이겠다.
“네가 정말로 인간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 너에게는 인간의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알겠습니다. 보스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그럼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서 배우면 됩니까?”
“적당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남의 사소한 부탁도 좀 들어주고, 고맙다는 말도 듣도록 노력해라. 그러면 조금쯤은 너 같은 냉혹한 녀석도 인간미라는 게 생기겠지.”
카이사르는 꽤나 깊은 고민에 빠진 것 같았다.
흠...
암살자가 어슬렁거려서 불안하니까 같이 데려가게 할까.
“모자이크도 데려가라.”
“어느 쪽 모자이크 말입니까?”
“둘 다.”
이걸로 카이사르랑 가짜와 진짜 모자이크녀라는 짐덩이 세 개를 멀찍이 치워놓았다. 게임 속인데도 과도한 업무에서 해방되어 휴가를 맞이한 것만 같은 해방감을 느꼈다.
솔직히 저놈들이랑 있으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괴롭힘을 당한다고 여겨질 정도로 뭔가 괴롭다.
정보총장과 내무총장을 시험한다는 핑계로 얼마간은 일도 안 할 거고 모처럼 마음에 여유도 생겼겠다, 이틈에 얼른 직할령 일부랑 골드나 현물로 바꿔야겠다.
“리나. 오늘은 변장을 하고 외출할 거다. 너도 오늘은 눈에 띄지 않게 주의해라.”
“걱정 마, 보스! 리나는 언제나 암살자답게 보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구!”
그렇게 말하면서 핑크색 로브를 주섬주섬 입는다.
...역시 깨닫지 못한 건가.
“리나. 핑크색은 지나치게 눈에 띈다.”
“괜찮아, 보스! 목격자는 전부 제거하면 돼!”
“전혀 괜찮지 않다. 수도를 피바다로 만들 셈이냐.”
나는 칙칙한 회색로브를 들이밀었다.
“갈아입어라.”
“우우. 너무해, 보스... 리나도 가끔은 여자아이다운 옷을 입고 싶은 걸.”
“로브 안쪽이라면 뭘 입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고 빽빽 거리기 시작하는 리나.
아, 시끄럽네.
손을 슥 내밀자 반사적으로 고개를 치켜든다.
“이제야 좀 조용해지는군.”
“으읏. 보스, 비겁해.”
턱을 슥슥 간질여주자 뭔가 분한 표정을 짓는다.
완전히 조교를 마쳐서 턱을 간질일 때에는 말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모양새다.
묘한 배덕감과 성취감을 느끼며 리나의 로브를 갈아입혔다.
“한결 낫군. 가자.”
“응…….”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해진 리나와 함께 거리로 나갔다.
날 알아보는 사람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변장아이템으로 외형까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가짜 모자이크녀가 진짜를 모방하는 걸 보면서 변장을 하려면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지 하나씩 터득하다보니 자연스레 목소리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교정할 수 있었다.
“보스. 모험가 길드는 엄청 오랜만인 것 같아!”
“동감이다.”
“만날 사람이라도 있는 거야?”
선약은 없다.
급한 건 내가 아니라 모험가들이니까.
모험가길드 내에는 유명한 파티들이 돈을 모아 월 단위로 방을 임대하여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파티원들의 결속을 위해 안정적인 거처로 활용하거나, 혹은 다음 공략을 짜는 과정에서 외부의 염탐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브리핑 룸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런 방에 직접 찾아가서 말 몇 마디 나누고 통신 구슬을 준 뒤에 거래를 마치면 간단하게 현금을 수급할 수 있다.
“여긴 태천파티 브리핑룸입니다. 외부인 출입은 받지 않습니다. 돌아가 주세요.”
장비를 슥 훑어보면 대충 견적이 나온다. 이놈들이 헤비과금러인지, 그냥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소액과금러인지.
실력에 비해 장비가 지나치게 뛰어나고 재정적으로 궁핍함을 모르는 인상을 지녔다면 헤비과금러다. 지금 내 앞에 있는 태천파티처럼 말이다.
생긴 건 허접처럼 보이는데 장비는 희귀템을 도배하다시피 했잖아.
“국왕폐하의 밀명을 받아 직할령 일부를 판매하러 왔다.”
“왕실 직할령!? 그것도 국왕의 밀명!?”
“그리 긴장하지 말고 일단 이 통신구슬을 받아라.”
대화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매물이 없어서 못 사는 거지, 땅을 원하는 게이머는 얼마든지 있다. 모험가길드 내에 비싼 입주비를 내면서 머무를 정도면 재력은 차고도 넘친다.
밀당 하기도 귀찮으니까 적당한 가격에 대충 넘겨주면 되겠지. 구체적인 계약은 나중에 보는 사람이 없을 때 혼자 통신구슬로 해야 한다.
리나가 빤히 보고 있는 와중에 게이머니 원화니 달러니 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는 없잖아.
“돌아가자.”
“벌써!? 통신구슬만 백 개 뿌리고 끝났잖아!”
“왜. 좀 더 놀다 가고 싶으냐?”
“응. 리나 최근에는 전혀 놀지 못했으니까!”
“그런가.”
리나에게는 조금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직 한참 놀고 다닐 나이인데 나 같은 놈의 부하가 되어서는 말도 안 되게 강한 적만 만나고 다니잖아.
카이사르가 리나보다 한 살 더 어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 사내자식이 어떻게 크든지 그딴 건 관심 없어.
“뭐 하고 놀고 싶냐.”
“암살!”
근데 놀이방식이 겁나 살벌하다.
“설마 최근에는 전혀 놀지 못했다는 의미가...”
“맞아! 리나가 암살할 일이 전혀 없었잖아!”
“…….”
잠깐 잊고 있었다.
요놈이 귀여운 여자아이이기 이전에 암살에 미친 암살광인걸.
“보스, 거리를 보라구! 흑산회 소속 조직원이 돌아다니면 다들 엄청나게 부러워하면서 돌아보잖아. 이제 세상은 흑산회의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그건 그렇지.”
“그러니까 암살 한 건 정도는 가볍게 묻을 수 있지 않아? 응? 하게 해주라. 응응?”
장난감 하나 사달라는 느낌으로 가볍게 조르지 마라.
마음 약해진다.
근데 이거 허락 안하면 이제 내 말은 안 듣는다고 삐뚤어지는 거 아니야?
“...한 명 만이다.”
“와아! 보스 정말 좋아!”
리나는 상점가를 쇼핑하며 설레는 아이처럼 상기된 얼굴로 이 모험가가 나을지, 저 모험가가 나을지 여러모로 꼼꼼하게 계산하며 행복한 고민에 휩싸였다.
나는 불운한 희생자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딱하다고 생각하면서 리나의 쇼핑(?)에 함께 어울려주었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건 뭔가 기분 나쁠 정도로 잘생기고 몸도 좋은데다가 장비까지 끝내주게 뛰어난 재수 없는 녀석이었다. 리나는 남자에게 접근해서는 살짝 부딪혔다.
“아야!”
덤으로 돈이 가득 담긴 주머니도 흘렸다.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작은 손으로 빠르게 돈을 회수하는 걸 보고는 더욱 놀랐다.
“죄송합니다, 기사님! 급히 가야할 데가 있어서...”
“혹시 도움이 필요하니, 꼬마야?”
“네! 도와주면 좋겠어요!”
리나는 간단히 모험가를 낚아서 인적 없는 골목길로 유인했다. 나는 리나의 암살놀이에 어울려주며 건성으로 퇴로를 차단하고는 기척을 드러내었다.
“거기까지다. 겁도 없이 내 영역에 발을 들이다니, 배짱 한 번 좋구나.”
“으음.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은데... 귀족가의 여식이기라도 했던 건가? 뭐, 상관없겠지. 마침 3억 원짜리 집행검도 현질했으니까.”
모험가는 3억 원짜리 검을 들고 내게 겨누며 다가왔다.
그리고 뒤에서 단검에 목이 푹 찔려서 사망했다.
허망하다 못해 한심하기까지 한 죽음이다.
지가 왜 죽었는지는 알려나 모르겠네.
리나는 간만에 암살을 했는데도 못마땅한 기색이었다.
“보스. 예상보다 손맛이 너무 없었어.”
“요즘 모험가는 속 빈 쭉정이가 많아서 그렇다.”
“에에... 실망스럽네.”
[리나가 게이머 건담이말을건담을 죽였습니다. 파티사냥 및 보스, 국왕, 절대자, 호감도 보너스로 인해 50%의 효율로 경험치와 보상을 공유합니다.]
[게이머 사살 보너스로 해당 게이머의 시트지에 투자된 총 CP의 50%인 10860CP를 습득합니다.]
근데 이거 뭐냐.
남들은 총 CP의 10%밖에 못 받는 걸 50%나 받네.
아무래도 이번 업데이트에 슬쩍 묻어서 잠수함 패치로 물밑 혜택을 준 뒤에, 내가 저격패치라고 징징거리면 실은 이런 혜택이 주어졌다고 둘러대려고 만든 건가보다.
‘허. 머리 한 번 잘 굴렸네.’
내 플레이 특성 상 다른 게이머를 조지고 다닐 일이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된 적은 NPC이고 활동분야는 지상이다.
다른 게이머들의 주된 적은 몬스터고 활동분야는 지하이니까 리나의 변덕이 아니었다면 이런 패치가 일어난 줄도 모르고 있었을 거다.
알고 있다고 뭘 어떻게 해볼 마음은 없지만. 겁도 없이 나한테 개기는 게이머가 있을 리가 없잖아? 굳이 있다면 적대진영 소속 게이머들인데 딱히 걔들이 죽을 일도 없고.
나는 별 생각 없이 궁궐로 돌아갔다. 대충 뒹굴 거리다가 게임 내 수면기능이나 활용했다.
왕궁에서 자고 일어나면 전날 일어난 이벤트 따위가 대충 정리되어서 보고서 형식으로 제공되고, 그걸 열람할 때마다 해당 보고서에 기재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가볍게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아침마다 오는 우유나 마시는 기분으로 보고서를 펼쳤다.
[왕국정보부의 암약으로 인해 적대진영 소속 게이머들이 대거 살해되었습니다. 보스, 국왕, 절대자, 충성도 보너스로 인해 40%의 효율로 경험치와 보상을 공유합니다.]
[게이머 사살 보너스로 해당 게이머들의 시트지에 투자된 총 CP의 40%인 759960CP를 습득합니다.]
맛없는 흰 우유가 아니가 바나나 우유가 들어온 것 같다.
보고서에서 잭팟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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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우유 넣을 자리를 못 찾아서 18.75kb로 늘어난 분량 ㅎㄷㄷ
바나나 우유 이것은 도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