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2 #6 - 흑산회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
#6 - 흑산회의 시대가 도래하였다(17)
부족한 예산으로 개고생이나 하다가 총장 직위나 내려놓으라고 방치한 정보부가 엄청난 양의 CP를 물어왔다. 보고서에 기재된 시스템 문구를 차근차근 보니 어찌 된 일인지 감이 왔다.
정보부는 대외첩보활동에서 예산이 부족하면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적당히 돈 많고 어수룩한 놈들을 향해 공격을 퍼붓는데 마침 게이머가 딱 그런 존재였다. 리나가 암살할 때도 그렇지만 지닌 장비에 비해 실력이 현저히 딸리기 때문이다.
“소 뒷걸음질에 쥐떼가 잡혔군.”
당장 내가 지닌 CP가 700만인데 이거 한 방에 75만 CP가 들어왔다. 말도 안 되게 엄청난 양의 CP를 보유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10% 가량이 다시 늘어난 거다.
“버림패로 쓰려고 한 녀석이 제대로 대박을 쳤어.”
허나 이런 활동을 계속하게 할 수는 없다.
대량의 게이머가 살해당했다.
분명 게이머들도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겠지.
자신들을 노리는 NPC를 유인하고 함정에 빠뜨릴 거다.
준비되지 않은 게이머는 약하다.
허나 공략모드에 들어간 게이머는 정말로 강하다.
지상을 미궁처럼 여기며 임한다면 정보요원들은 떼죽음을 면할 수 없다. 당연히 요원들을 아끼기 위해서 작전중지를 지시하려던 도중이었다.
‘이걸 반드시 살려야만 하나?’
그렇지 않다.
게임사는 어차피 저격패치까지 하면서 내게 엿을 먹였다.
여기서 발을 빼고 태세를 정비해봤자 그뿐이다.
영원히 기회를 기다리겠지.
결코 찾아오지 않을, 잡을 수 없는 기회를.
“그래. 언제까지고 끌려 다니기만 할 수는 없지.”
나는 무능하지 않다. 부하들의 우발적 사고에 요행을 거듭해서 끌려 다니기만 하는 건 이제 끝이다.
내게는 마이어 왕국이 있고, 일국을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해진 흑산회가 함께한다. 미궁세계의 지존의 반열로 손꼽히는 절대자 중 한 명이 되었고, 우연이나마 악신과도 겨루어 이겼다.
계획이 그려진다. 게임사를 엿 먹이는 한편, 내 지위를 한층 더 공고히 다질 계획이.
“타 진영의 게이머들과 이쪽의 버림패를 전부 충돌시켜 제거하고, 새로이 빈자리를 내 사람으로 모조리 채운다면...”
팔기아 연합진영은 잠시 위축되고, 미궁공략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이쪽에 공세를 가하지 못한다.
동시에 이쪽 또한 미궁을 방패로 삼아 공격을 막는 한편, 내부의 불필요한 존재들을 배제하고 왕국 내에서의 내 영향력은 한층 더 거대해진다.
그만큼 게임사는 내 독주를 두려워하면서도 더는 손을 쓸 수 없어서 결국은 나를 인정하고 타협하고자 할 것이다.
“광고든 계약이든 뭐든 좋다. 네놈들이 직접 나를 찾아와서 무릎을 꿇을 때까지가 승부다.”
당면한 적은 세계의 절반, 팔기아 연합진영.
흑막은 미궁세계의 게임사.
미궁세계의 패권을 둔 전쟁의 시작이다.
“그래. 이번이야말로 진정한 전쟁의 시작이다.”
우연이나 불운 따위로 시작된 우발적 전쟁이 아닌 나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여 죽고 죽일 것을 결정한 전쟁이다. 마침내 구 랭킹 97위, 현 랭킹 1위의 저력을 보여줄 시간이 되었다.
생색내기용으로 내 손에 들려준 CP습득비율 상승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깨닫게 해주겠다. 노리는 건 고작해야 몇 십 명 같은 귀여운 숫자가 아니다.
지옥을 보여주겠다.
* * *
왕국 정보부는 발칵 뒤집어졌다.
“방금 그 말씀, 사실이십니까?”
“그렇다.”
패트리 정보총장은 어찌나 충격을 받았는지 아직도 몸의 떨림이 가시지를 않았다. 보스가 카이사르 이상의 냉혹한 인물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 정도일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어쩌면 이제야 실감한 것인지도 모른다. 흑산회 보스, 빌헬름 마이어가 어떤 인물인지.
“현 시각부로 정보부는 정보수집에 투입하던 외부요원 전원을 비밀공작으로 돌린다.”
“이거 실행했다간 많은 요원이 죽습니다. 이만큼의 정보요원들을 다시 키우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갈 겁니다.”
“상관없다. 이 계획의 성사유무에 따라 팔기아 연합진영은 출범 한 달 만에 무너지고 대륙의 패권은 우리들 마이어 왕국에 한층 더 가까워진다.”
무엇보다도 이만한 중임을 맡겼다.
실패하면 보스가 그들을 살려둘 리가 없었다.
이건 목숨을 걸고 성공해야 하는 임무다.
“패트리 총장님! 카이사르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음? 카이사르님은 정보부와는 연이 없을 분이신데. 어인 일로 우리를 찾아오셨지.”
패트리는 심각한 표정을 애써 가라앉힌 채 카이사르를 직접 맞이하였다. 흑산회 서열 3위씩이나 되는 거물이 찾아왔는데 직접 맞이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오래간만입니다, 카이사르 님. 이렇게 친히 방문하시기 전에 제가 직접 들러서 인사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국정에 치여 인사를 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국정에 치여? 그건 곤란하지. 사소한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예?”
패트리는 당황했다. 카이사르가 어디 가서 남을 곤란하게 만들면 만들었지, 사소한 부탁이나 들어주고 다닐만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웃어넘겼지만 카이사르는 한없이 진지했고, 패트리도 점차 심각해졌다.
“혹시 보스의 명을 받고 오신 겁니까?”
카이사르는 자신의 기억을 점검했다.
「네가 정말로 인간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 너에게는 인간의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알겠습니다. 보스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그럼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서 배우면 됩니까?」
「적당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남의 사소한 부탁도 좀 들어주고, 고맙다는 말도 듣도록 노력해라. 그러면 조금쯤은 너 같은 냉혹한 녀석도 인간미라는 게 생기겠지.」
틀림없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 보스의 명령을 받았다.”
패트리는 혼란에 빠졌다.
자신이 받은 명령을 수행하려면 결코 이 일에 눈에 띄는 인사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카이사르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나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또라이였고, 도무지 기밀을 요구하는 이 작전과는 어울리지가 않았다.
“으음. 보스께서 구체적으로 내린 지시는 있습니까?”
“있다.”
“다행이군요. 그걸 들을 수 있겠습니까?”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라고 하셨다.”
“끄응.”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패트리 자작은 헤어 나올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또 모자이크도 데려가라고 하셨지.”
“카이사르님의 펫... 그러니까 흑산회 참모를 말입니까?”
“그렇다.”
그녀를 데려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자이크의 지략은 뛰어나다. 그것도 이미 검증된 인사다. 블랙마켓 침략전으로 화려한 데뷔를 연 그녀는 브람 시 공성전에서도 도로시 이지스를 이용한 계략을 성공시켰다.
정보부와 대외 비밀공작(Covert action)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 분명 카이사르는 그녀의 비밀호위 정도의 역할이나 맡기면 될 것이다.
“아. 잠시만요.”
그런데 모자이크 녀가 둘이다.
한쪽은 모자이크가 쳐져있고, 다른 한쪽은 저주를 벗어나 천상의 선녀나 다름없는 빼어난 미모를 되찾았다.
진짜와 가짜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두 분 중에 어느 분이 이번 작전에 참여하십니까?”
카이사르는 시니컬하게 대답했다.
“둘 다.”
패트리 자작은 생각하는 걸 포기했다.
“하아... 저로서는 도무지 보스의 뜻을 헤아릴 수가 없군요. 일단 보스께서 무엇을 원하고 세 분을 보내주셨는지 잠시 여쭙고 오겠습니다.”
“알겠다.”
패트리 자작은 빌헬름 마이어의 집무실에 찾아갔다. 집무실 입구에 축 늘어진 친위대원과 견습암살자들의 딱한 모습이 보였지만 군기가 빠졌다고 괴롭힐 마음도 들지 않았다.
저 딱한 녀석들을 인간병기로 육성하고자 얼마나 가혹한 훈련을 시키는지 알고 있기에 그냥 보스를 불러달라고 지시했다.
대면은 간단히 이루어졌다.
“패트리 정보총장. 무슨 일이냐.”
“실은 긴히 여쭙고 싶은 일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카이사르님과 모자이크녀 두 분이 저를 찾아왔는데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하셔서 말입니다.”
“아아. 그랬었지.”
“구체적으로 어떤 부탁을 제시하면 되는 겁니까?”
“눈에 띄지 않고 은밀하며 티가 나지 않는 일을 시켜라.”
빌헬름 마이어의 생각은 간단했다.
안정적으로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 그 사고뭉치들은 이 일에서 배제하고 적당히 놀려둘 생각이었다.
이렇게 말해두면 정보부에서 차라도 타주거나 조금 귀찮고 성가시고 시간 많이 드는데 보람도 없는 그런 일을 던져주면서 대충 굴려먹겠거니 여기며 한 말이었다.
문제는 받아들이는 쪽의 입장이었다.
빌헬름 마이어에게 카이사르는 가끔씩 유능한 일을 하는 또라이 싸이코 새끼일 뿐이지만, 패트리 정보총장에게 있어서 그는 빌헬름 마이어의 총애를 받는 최고공신이자 흑산회 서열 3위다.
그런 인물에게 차 따위나 타주거나 아무 쓸모없는 일이나 던져주면서 굴려 먹겠다는 미친 생각을 할 리가 없었다.
“내 의미를 알겠는가?”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이 단 하나의 착각이 모든 결과를 뒤엎을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 * *
흑산회 진영에 소속된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공지가 뜬 이래로 지난 이주일은 평화 그 자체였다.
마이어 왕국은 대대적인 미궁공략 지원정책을 펼쳤으며 많은 게이머들이 다양한 혜택과 전문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공적인 미궁탐사를 거듭해나갔다.
모험가들의 무술연마 및 훈련은 의무과정이 되었으며 자연스레 모험가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도장과 무관은 활성화되었고 모험가의 질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반면 팔기아 연합진영에 소속된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지난 이주일은 악몽 그 자체였다.
연합진영은 뒤늦게 미궁공략에 일정부분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흑산회 진영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으며, 각국의 이해를 하나로 합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도 의문의 자객들이 나타나 닥치는 대로 모험가를 습격하면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였고, 최상위 랭커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습격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이대로는 틀렸어. 양 진영의 차이가 너무 심해.”
“팔기아 연합진영에서 막대한 보수를 약속했지만 정말로 그게 의미가 있을까? 미궁이 많고 사냥터가 한산한 게 성장의 기회라는 건 알아. 하지만 그것도 살아남을 때 얘기지.”
“그렇다고 저쪽으로 넘어가는 게 쉬운 것도 아니잖아. 모험가 연속암살사건이야 운만 좋으면 피할 수 있지만 국경지대는 연합진영의 군대가 지키고 있다고.”
연합진영은 모험가 전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연합진영은 많은 작위와 재산, 토지 등의 미끼를 내걸며 모험가들의 환심을 사로잡으려 들었다. 상위 게이머라면 그것들이 탐이 날 수도 있지만 하위 게이머들은 달랐다.
꼼짝없이 팔기아 연합진영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감옥에 갇혀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국경지대에서의 국지전이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끝나서는 안 됐어. 흑산회는 정말로 전쟁에서 이길 생각이 있기는 했던 걸까? 해적군도 이후로는 그쪽도 너무 잠잠해졌어.”
“이미 유입된 인력이 많으니 그걸 바탕으로 내정이나 돌보겠다 이거지. 우린 그냥 버려진 거야.”
“혹시 모르지. 국경지대에서 휴전을 체결하는 대신 국경을 개방해서 이주를 희망하는 모험가를 모두 넘기라고 말한 거. 뜬소문이라고 여기기에는 이미 밑으로 향한 놈들이 많지 않아?”
그런 중하위권 양민 게이머들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왔다.
국경개방을 통한 대 이주의 기회였다.
게이머들 중에서도 몇몇은 대 이주에 의문을 제기했다.
“무모한 정책이야. 말이 좋아 모험가지 사실상 난민들도 대거 끼어있는데 이걸 다 받아주겠다고? 흑산회의 돈이 순식간에 말라서 재정난을 겪게 될 거야.”
“마이어 1세의 욕심이 과했어. 이 많은 인원들이 제 가치를 다하기 전에 국가경제가 먼저 파탄 날 거야.”
“어쩌면 생색내기용으로 몇 천 명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양국의 이해관계를 빌미로 그대로 이쪽에 묶어버릴지도 모르지. 아무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힘들어.”
실제로 팔기아 연합진영에서는 대 이주를 역이용하여 흑산회의 경제를 파탄내려는 계획을 세웠다.
겜생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모여든 1만 명의 게이머들과 4만 명의 NPC 모험가, 그리고 팔기아 연합진영에서 경제파탄을 유도하고자 포함시킨 45만 명의 난민들.
도합 50만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국경선을 넘어선다면 흑산회 진영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흑산회와 마이어 왕국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대륙의 패권을 반으로 나누어 갖기에는 국토가 심히 부족하지.”
하이그리드 재상. 빌헬름 마이어가 [로드리어스 엘드리고]로서 활동하던 당시에 육성해낸 3군 인재.
“국토정복을 위한 병력을 양성하려는 일환으로 모험가를 받아들이는 건 사실상 도박이나 다름없다. 이건 양 진영 사이의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는 빌헬름 마이어가 자신의 옛 스승의 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누구보다도 그를 경계하고 있다. 그렇기에 단순한 무력으로 그와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는 믿지 않았다.
대국적인 시야로 상대진영 그 자체를 무너뜨릴 대계를 펼쳐야만 한다. 빌헬름 마이어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하이그리드 재상은 그가 <대 이주>라는 강수를 둔 이유를 간파했다.
“몬스터 웨이브가 시기적절하게 발생한다면 대량의 모험자들은 필연적으로 희생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외부에서 수혈한 인력의 피해일 뿐. 마이어 왕국은 건재하다. 반면...”
“같은 일이 팔기아 연합진영에서 발생하면 모험가 전력의 이탈은 통한의 실책이 된다.”
“역시 그대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는가.”
하이그리드 재상과 함께 대국을 논할 자는 기껏해야 다섯.
상대는 그 중 한 명.
제국서열 5위, 제국법무장관 프로스트 공작이었다.
프로스트 공작은 하이그리드 재상과 마찬가지로 백 년의 세월을 견뎌낸 노고수였다.
그 또한 로드리어스 엘드리고의 교육이 있었기에 지금의 지위를 이룰 수 있었던 몰락귀족의 말예였다.
그랬던 자신이 당대 최고의 명문가를 일으키고 제국 서열 5위의 빛나는 자리에 올라서며 최고의 권세를 누리고 있다.
당연히 그에게는 고마운 마음뿐이다.
그렇지만 그건 백 년 전의 가르침에 지나지 않는다.
“빌헬름 마이어. 그가 로드리어스의 진인을 자처하고 이를 인정하더라도 그에게 대륙의 패권을 넘겨줄 수는 없다. 로드리어스의 이름에 굴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렇지.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고 말았지...”
“몬스터 웨이브와 국제정서를 빌미로 삼아 정치적인 타협을 요구하고 불필요한 모험가나 난민 대신 다른 이득을 얻어낸다. 그런 얕은 수에 타협할 수는 없지.”
프로스트 공작은 자신의 성만큼이나 냉혹한 어조로 단언했다.
“빌헬름 마이어가 로드리어스의 미궁에 대한 공격성을 물려받았지만 우리들 또한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한 건 아니다.”
“그래. 나 또한 [회계]능력을 전수받고 오래도록 제국 재상의 지위를 유지해왔지. 그리고 자네도...”
“냉엄한 [판단력]을 물려받았고. 빌헬름 마이어의 수읽기는 우리들이 물러설 때에 비로소 완성된다. 대 이주를 응하고 제국이 몬스터 웨이브를 맞이하면 경우는 달라지지.”
드넓은 대륙 전역의 토지가 그려진 제국전도.
그 위로 공작이 검을 그었다.
하얗게 새겨진 검흔은 세계의 절반을 갈랐다.
“또한 제국이 연합진영의 모든 병력을 중앙과 북부에만 투입하고, 남부의 모든 국가와 도시를 버린다면 대국은 한층 더 변화한다.”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한 뒤, 몬스터에 의해 혼란에 빠진 국가에 원군을 파견하며 야금야금 영토를 넓힌다. 그 계책에 맞설 방법은 대륙의 남부를 전부 포기하는 초강수밖에 없다.
“대륙 남부는 몬스터들의 소굴이 되겠지. 아마도 인류가 그 땅을 다시금 지배하기 위해서는 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할지도 모르고. 허나 대륙의 질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머무른다.”
<흑산회 진영>과 <팔기아 연합진영> 사이에는 새로운 제 3 세력, <몬스터 진영>이 탄생할 테니까.
이것이야말로 프로스트 공작과 제국, 팔기아 연합진영이 내세운 최강의 응수이자 게임사에서 흑산회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내세운 특단의 대책이었다.
* * *
“그 계획을 근본부터 모조리 부숴버린다. 지난 이주 간 준비해온 비장의 한 수를 이용해서!”
또한 빌헬름 마이어가 예측한 무대이기도 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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