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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하들이 미친듯이 유능하다-174화 (174/224)

00174 #7 - 악신이여 나를 인정하라 =========================

#7 - 악신이여 나를 인정하라(24)

오랜 탐사 끝에 간신히 지상에 돌아올 수 있었다.

탐사기간만 무려 두 달에 육박했다.

리기아의 항아리와 종말의 악신 덕분에 예상치 못한 위기도 경험했다. B29층 이전에는 위험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역시 미궁은 방심할 수 없는 곳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위기는 극복해내었다.

악신의 시련을 돌파하고 파티원 전원의 생존도 성공했다. 이제는 시련을 달성한 보상을 얻을 시간이다. 지상의 땅에 발을 딛는 순간, 웅장한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화아아아앗!

시스템 알림창이 금빛으로 번쩍거렸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종말의 악신과의 내기를 통과하였습니다. 종말의 악신의 인정을 받았다는 증표로 <종말의 사도>의 권능을 부여받습니다.]

[당신은 종말의 사도로서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노 리스크로 사도권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특성 ‘종말의 사도’를 습득합니다.]

[칭호 ‘종말군주’를 습득합니다.]

[칭호 ‘공포군주’와 ‘종말군주’가 융합되어 ‘멸세군주’가 되었습니다.]

[악명이 50,000,000 상승합니다.]

[악명이 일정 수치(100,000,000)를 돌파했습니다.]

[현재 보유한 악명은 140,927,738입니다.]

[당신의 악명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했습니다. 당신은 역사에 길이 남을 흑산회 보스이자 멸세군주입니다. 세상은 당신에게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이 세상에게 위협적입니다.]

[<초월>을 달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모두 갖추어졌습니다.]

[공허록의 문이 당신을 위해 개방됩니다.]

[원시천존과 고대신격이 당신의 신격 형성을 돕고자합니다.]

빗발치듯 쏟아지는 시스템 알림 너머로 공간이 괴리되며 신격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창공에서는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이 쩍 갈라지면서 백색 기둥이 쏟아졌다.

지저에서는 공간이 무너지며 시커먼 검은 구체가 떠올랐다.

각각 원시천존과 고대신격의 유혹인 모양이다.

새로운 신격의 등장.

이건 정말로 전대미문의 이벤트다.

-정의로운 모험가여.. 악을 멸하는 천상의 의지를 따르라..

-우리와 함께 하면 아득한 미궁 속에서도 빛이 함께 하리라..

-구원은 스스로 손을 내민 자에게만 올 지어다..

빛의 기둥 너머로 백발의 노인의 형상이 흐릿하게 나타났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나 나올법한 한쪽 가슴이 드러나는 천 옷을 입고 있었다.

생김새나 분위기가 나야말로 정통적인 신이다, 라고 주정하는 것 같은 양반이었다.

-사악한 암흑조직의 보스여. 순수한 힘을 숭배하여라.

-지상을 장악하고 천계의 신전을 파괴하라.

-마땅한 업을 이룰수록 선사받는 힘은 더욱 늘어나리라.

반면 암흑의 구에서는 불길한 핏빛 광채가 번뜩였다.

존재감만으로도 미쳐버릴 것만 같은 무언가.

그것이 나를 향해 손을 뻗으며 타락으로의 권유를 해온다.

“…….”

저거 툭 까놓고 말해서 얼마 전에 본 종말의 악신이잖아.

저 새끼는 쪽팔리지도 않는 건가.

내기까지 걸고 삥 뜯기기도 했는데 잘도 폼 잡고 있네.

아니, 오히려 그래서인가.

대가 없는 사도직을 주어도 날 휘하에 거느릴 수 있다면?

손익의 무게추는 극단적으로 이득으로 기운다.

‘허참. 일개 게이머였던 내가 세계관을 좌지우지하는 거물들의 간청을 받을 정도로 성장하다니. 정말로 감개무량하군.’

전작 미궁도시에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번 작 미궁세계에서도 감히 새로운 신격을 이룬 존재는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것도 단순히 간청을 받는 수준이 아니다.

팽팽하게 유지되던 신들의 균형이 나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나야말로 미궁세계의 천상과 미궁을 장악한 선신진영과 악신진영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강의 변수다.

내 선택에 따라서 미궁세계는 선신들이 주도하는 세계가 될 수도 있고, 악신들이 주도하는 세계가 될 수도 있다.

‘양측 모두 나쁘지 않다.’

원시천존을 따르는 12선신의 진형에 합류하면 심층지대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고대신격을 따르는 12악신의 진형에 합류하여 친화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적어도 이 선택으로 인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어느 쪽이든 선택받은 쪽의 세력은 보다 강해진다.

반대세력은 날 견제하고 싶기는 하겠지.

근데 지상에서 확고한 세력을 세운 현인신을 어떻게 견제해?

마이어 진영이 쇠락한다면 그때는 모르지.

허나 지금은 내가 대세다.

지금 이 순간, 대륙에서 나보다 영향력이 높은 존재는 없다.

“우와아아ㅏ어앙 보스 쩔어!! 역시 보스는 대단해!!!”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고민하기도 잠시. 리나의 역대급 리액션을 받고 있자니 절로 훈훈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 미소를 보고 있자니 그제야 부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신의 힘에 의지하는 건 내 방식이 아니다. 까놓고 말해서 양측 모두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다.

고대신격? 방금 전까지 흉험한 내기를 걸던 관계였다.

주류 12악신들로 구성된 악신진영? 카이사르보다 더한 싸이코들로 구성된 집단에 들어가서 무슨 득이 되겠는가.

같은 진영에 소속되었으니 적당히 봐주면서 심층지대를 통과하게 해줄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악신들은 뒤통수를 치면 쳤지 순순히 협력할 녀석들이 아니다.

원시천존? 그놈도 싸가지 없기는 마찬가지다.

주류 12선신들로 구성된 선신진영? 지들끼리 담합해서 악의 온상처럼 여겨지는 나한테 등을 돌렸잖아.

미궁공략에 나름 도움이야 되겠지만, 선신진영 중에서도 입김이 센 태양의 신과는 적대관계에 들어섰다. 그나마 밀어준 치유의 교단도 재수 없게 굴었던 걸 기억한다.

나는 빛의 기둥에도 어둠의 구체에도 손을 뻗지 않았다.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

-지금의 결단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정녕 미궁의 모든 몬스터와 맞서보겠다는 것인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더라도 무섭지 않다.

휘둘리는 건 내 방식이 아니다.

오직 나 자신의 의지만으로 독자적인 신격의 길을 걷겠다!

[공허록이 당신의 선택을 받아들입니다.]

[원시천존과 고대신격의 구속이 사라집니다.]

[종속신격이 아닌 독립신격을 각성합니다.]

[직업 및 신분에 의한 SS등급 가산점 부여]

[명성 및 악명에 의한 SSS등급 가산점 부여]

[특성 및 칭호에 의한 SS등급 가산점 부여]

[능력치 및 확장능력치에 의한 SS등급 가산점 부여]

[직업스킬 및 공통스킬에 의한 SS등급 가산점 부여]

[업적 및 인과율에 의한 SS등급 가산점 부여]

[호감도 및 충성도에 의한 SS등급 가산점 부여]

[공허록이 당신에게 적합한 신격을 선정하였습니다.]

[가산점에 의해 신격등급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흑산(黑傘)의 대신격>을 각성하였습니다.]

[<흑산(黑傘)의 대신격>은 빌헬름 마이어의 힘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인 흑산회로부터 비롯된 격입니다. 당신은 조직을 이루는 가장 거대한 검은 우산(黑傘)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보다 많은 검은 우산이 펼쳐질수록, 보다 강력한 검은 우산이 펼쳐질수록 당신의 영향력은 증대합니다.]

[흑산회 진영에 소속된 모든 인간들이 당신의 신자입니다. 흑산회 임시조직원은 견습사제로, 일반조직원은 평사제로, 간부는 상급사제로, 주요간부는 주교로 판정됩니다.]

[흑산의 관장영역은 공포나 절망, 호전성 등으로 특정 지을 수 없습니다. 흑산은 흑산회의 조직이념과 행동원리를 총망라하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개념입니다.]

[신자들이 흑산회에 어울리는 행동을 할 시, 신성이 부여됩니다. 반면 흑산회에 반하는 행동을 할 시, 신성이 감소합니다.]

[신자들의 승급 및 강등, 입교와 파문에 대한 규정 및 절차는 당신의 힘으로 직접 제작해야만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새로 개설된 <신격창>에서 확인 후 등록해주십시오.]

[현재 신분이 <현인신>으로 상승합니다.]

[확장능력치 신성을 습득합니다.]

[신분 보너스에 의해 모든 능력치가 20씩 상승합니다.]

[건강상태에 FP(Faith Point)가 추가됩니다.]

[Tip> FP(Faith Point, 신앙의 힘)은 신자들의 신앙도 및 신실한 행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이 힘을 사용하여 다양한 이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SSS급 업적 ‘초월지경’ 달성!]

[당신은 세계 최초로 초월지경에 도달했습니다. 지고한 고대신격의 인정을 포함하여 인상적인 성과를 얻었기에 보상수준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60 이상의 능력치들이 각각 30씩 상승합니다.]

[60 이하의 능력치들이 각각 15씩 하락합니다.]

[상한수치를 돌파한 활약으로 인해 여분의 정산포인트가 2억 CP로 지급됩니다.]

[SSS급 업적 ‘대신격’ 달성!]

[당신은 원시천존을 받드는 주류 12선신의 선신진영과 고대신격을 따르는 주류 12악신의 악신진영에 속하기를 거절하며 제 3의 길, 독립신격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독자적인 선택에 의해 천상과 지저의 규율과 강제력으로부터 벗어난 결과, 당신은 어떠한 규율과 강제력에도 얽매이지 않고 지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현인신이 되었습니다.]

[업적달성 보너스로 인해 ‘브람 시’ 전역이 당신의 성역으로 선포됩니다.]

[상한수치를 돌파한 활약으로 인해 여분의 정산포인트가 6억 CP로 지급됩니다.]

[레벨이 21이 되었습니다.]

[통찰, 지능, 카리스마, 행운, 공포, 신성이 각각 3씩 상승합니다.]

[스킬포인트 100를 습득합니다.]

[신성스킬 ‘신의 계시’를 습득합니다.]

[신성스킬 ‘신벌’을 습득합니다.]

[신성스킬 ‘성전선언’를 습득합니다.]

[상한수치를 돌파한 활약으로 인해 여분의 정산포인트가 1억CP로 지급됩니다.]

[대신격 즉위 보너스로 신성 능력치가 30 상승합니다.]

[현인신 보너스로 신성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신자 수 보너스로 신성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신자들이 당신에게 지닌 호감도 및 충성도의 일부가 신앙도로 변환됩니다. 신자들의 평균 신앙도 보너스로 신성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내 시야에 비치는 세상이 달라진다.

신앙도.

모든 이들이 내게 품는 신앙의 크기가 육안으로 보였다.

개인의 두뇌로는 처리할 수도 없는 막대한 정보량이 물 밀 듯이 쏟아진다. 회계스킬로 인해 적응된 초고속 사고로도 감당하기 벅찬 물량이다.

그렇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기분이 느껴진다. 온 몸에 충만한 이 기운은 마치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 평화로이 낮잠을 자는 것만 같은 즐거운 기분이 든다.

[상한선에 걸려 정체된 능력치들이 한계를 돌파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반영 됩니다.]

캐릭터 시트지의 수치가 급변했다.

우주로 날아갈 것처럼 모든 수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캐릭터 시트지]

<신상정보>

[이름 : 빌헬름 마이어][직업 : 보스][레벨 : 21(0.01%)]

[성별 : 남성][연령 : 22세][신장 : 171cm][체중 : 62kg]

[소속 : 흑산회 보스][신분 : 현인신(마이어 국왕)]

[개인평판]

-명성 8단계(100000000 이상) : 140893275(대륙의 남부일대를 지배하는 자)

-악명 8단계(100000000 이상) : 140927738(신이 되어버린 남자)

<건강상태>

[HP : 400/400][MP : 400/400][SP : 799/1000][FP : 5000/5000]

<기본 능력치>

[근력 13][체질 13][민첩 14][통찰 143]

[지능 143][내성 15][매력 124]

<확장 능력치>

[카리스마 173] [행운 115][공포 121][신성 144]

<보유스킬(스킬 포인트 1319)>

[신성스킬] : [신의 계시][신벌][성전선언]

[직업스킬] : [보스의 기백][조직접수][암살지령][보스의 신용][극악한 테러]

[공통스킬] : [흥정][회계][기만][교육][간파][화술][연기][공포유발][채집][백보심공]

<보유특성>

[흑산회 보스(고유)][공포의 사도][종말의 사도]

<보유칭호>

[빌헬름 마이어(고유)][멸세군주][무인들의 위대한 인도자]

<장비>

[무기] 매서운 브로드 소드(+3), 공포의 혈검사 클라인(장검)

[방어구] 아늑한 어둠(방어구 세트), 다용도 벨트, 대용량 아공간주머니(+4), 대용량 아공간 금화주머니(+5), 치유의 목걸이, 성마의 왕관

[그 외] 부유하는 황금공, 탐욕의 주머니

<보유자산>

-8억 9096만 3112골드(대용량 아공간 금화주머니)

-모험가 신분증(상의)

-보유CP : 1,052,113,900CP

일반 게이머들은 능력치가 30만 넘어도 고수라고 한다.

50만 넘겨도 절정지경에 도달한다.

현 시점에서 그걸 달성한 게이머가 나 이외에 몇 명이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런데 그런 50에서 더블 스코어를 뛰어넘었다.

100을 넘긴 능력치가 7개나 있다.

50부터는 1의 능력치가 오를 때마다 위력이 몇 배, 몇 곱절씩 상승한다. 이걸 감안하면 이미 절정지경의 고수라고 해도 지금의 내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무력이 약해?

알 게 뭐야. 나 대신 싸워줄 무인들은 차고도 넘치는데. 내가 지닌 신성력으로 이적을 일으키면 부하들을 지고한 영웅이나 절세고수로 만들 수도 있다.

“보스! 보스가 신이 되었다는 정체불명의 음성이 들렸어. 리나가 미친 거 아니지? 그렇지?”

그거랑 별개로 네가 미친 건 맞잖아.

“그렇다.”

“와아아! 보스가 신이 됐어! 신이 됐다고!”

리나가 기뻐서 폴짝폴짝 뛰며 내 목을 껴안고 안겼다.

군중들은 그제야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하일 마이어! 하일 흑산회!”

리나가 부드러운 홍시처럼 빨개진 얼굴로 수줍게 물었다.

“보스. 신이 된 기념으로 이제부터는 뭘 할 거야?”

“신이 된 기념이라...”

“보스만 괜찮다면 리나는 보스의 소세지를..”

마침 하려고 했던 게 있었지.

“모험가길드장. 그 새끼가 반역을 일으켰다지.”

“...하?”

“테켈리 길드장을 찾아간다. 그리고 놈을 조진다.”

리나는 이마 위로 혈관이 드러날 정도로 빡쳤다.

“그늠 즈그브르긋으..”

악에 받혀서 이 악물고 중얼거리는 거 봐라.

리나의 분노게이지가 Max를 찍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테켈리가 곱게 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 작품 후기 ============================

테킬리 광광 우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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