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167)화 (167/425)

남궁마제

떨칠 진(振) 칼날 번쩍거릴 화(錵) : 사문을 기만한 자(5)

밖에서 소란이 들려왔다.

문 앞을 지키고 있던 현무단원들과 갑자기 몰려든 종남파 인원들이 맞닥뜨린 듯했다.

“허어…….”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하던 종남파 장문인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고 사라질 일도 아니라.

진실을 확인해야만 했다.

“……나가지.”

결국 종남파 장문인은 감은 눈을 뜨기로 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현무단주가 어렵게 물었다.

그 또한 여전히 혼란스러웠으나, 그게 종남파 장문인만 하겠는가.

자신은 종남파 장문인 한 명의 배신 정황만으로 그렇게 치를 떨었는데, 자신이 이끌던 사문 전체의 배신을 어찌 감당할까.

현무단주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때, 종남파 장문인이 되레 고개를 저었다.

“저들이 저렇게 몰려온 것 자체가 뭔가 켕기는 것이 있다는 것 아니겠나. 나가서 저들의 말을 들어 봐야 할 것이네.”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사실조차, 종남파 장문인이 먼저 받아들였다.

진화가 조용히 종남파 장문인을 보았다.

‘강한 자로군.’

진화와 현오, 현무단주는 성큼성큼 걸어가는 종남파 장문인의 뒤를 따랐다.

아무리 강한 사람도 무너질 때가 있기 마련이다.

타의로 무너뜨릴 수 없는 사람도, 가끔은 스스로 무너지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은 언제 무너지고 싶을까.

전투 중에 기력이 다해 갈 때?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때? 아니면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 때?

진화가 생각하기에, 사람이 무너지고 싶은 때는 깊게 신뢰하던 것으로부터 배신당했을 때였다.

등 뒤에 소중한 것을 짊어졌을 때는, 온몸에 피를 흘리면서도 악착같이 검을 붙잡았다.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 땐, 이를 악물고 복수를 결심했다.

하지만 내 목숨도 줄 수 있었던 동료에 내 등에 칼을 박아 넣었을 땐, 그동안 살아왔던 모든 순간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버티고 싶어도, 발밑을 지탱할 땅이 없어진 느낌.

진화는 그런 순간에도 앞서서 당당하게 걸어 나가는 종남파 장문인의 등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당신은 버텨 낸다는 것이다, 부서진 현판을 짊어지고 살아남았던 때처럼.’

진화는 종남파 장문인의 등을 향해 작은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전쟁은 또 다른 문제였다.

‘유감이지만 남궁에 위험할 수 있는 건, 내 손으로 치워 버릴 것이오, 그게 종남파의 멸문이라 해도.’

진화는 종남파 장문인을 응원하는 것과 별대로, 날카로운 비수 하나를 그를 향해 겨눴다.

그때.

“이게 무슨 짓입니까!”

“장문인을 뵈러 왔소! 이건 우리 종남의 일이니, 현무단은 비켜서시오-!”

문 앞에서 현무단원과 종남파 장로로 여겨지는 누군가의 다툼이 들려왔다.

“안에 현무단주께서 들어 계신다 하지 않았습니까! 나오기 전까지 누구도 들이지 말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단주님의 볼일이 끝나거든 들어가시지요.”

“갈-! 종남파 안에서 현무단이 종남 도인의 행사를 막는 건, 어디의 법도란 말이오!”

밖에서 들린 말에 현오가 비릿하게 한쪽 입꼬리를 비틀었다.

“종남 도인이라…… 돌멩이 십장생 같은 소리 하네.”

현오의 비꼼을 들으며, 종남파 장문인의 얼굴이 무섭게 굳었다.

돌은 십장생이 맞았다.

하지만 돌이라고 전부 다 같은 돌이던가.

십장생의 돌은 굳건하고 건재한 바위를 말함이니,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돌멩이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즉, 배신자 주제에 종남파 도인을 자처하는 꼴이 우습다는 말이었다.

종남파 장문인이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문을 활짝 열었다.

“웬 소란이냐-!”

갑작스러운 장문인의 등장에 누구보다 종남파 무인들이 놀란 얼굴이었다.

* * *

종남파 장문인이 눈을 부릅뜨고 몰려든 종남파 무인들 하나하나를 확인했다.

그리고 앞에 나서서 소란을 피우는 인물을 노려보았다.

“여긴 무슨 일로 이렇게 몰려온 것이오, 삼장로?”

“그, 그것이…….”

삼장로 등선이 차마 장문인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자 그의 뒤에 있던 긴 수염이 인상적인 사내가 나섰다.

“우리는 태평전 안에서 참담한 소리들이 오간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달려온 것뿐입니다.”

“허어, 안에서 참담한 소리들이 오간다? 허허…….”

종남 장문인이 허탈한 듯 웃었다.

종남파 무인들 뒤로 보이는 하늘은 여느 때처럼 맑았지만, 이제는 그 맑은 종남이 아닌 것이라.

제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종남파 장문인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갈---! 이놈 오낙헌! 네놈이 감히 태평전에서 나누는 일을 엿들었단 말이더냐-!”

“아, 아니, 엿들은 것이 아니라…….”

궁색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변명.

애초에 그들의 행동부터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닥쳐라-! 불가해한 행동을 말로 설명하려니 설명이 될 리가 있나! 어떤 변명도 필요 없다! 이곳에 몰려온 것만으로, 네놈들이 죄인이라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

“죄인이라니요!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이오!”

“장문인의 명도 없이 검을 들고 태평전을 오르고도 그런 말이 나오더냐! 애초에 네놈들도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 두려워 달려온 것이 아니더냐! 정의맹으로 가는 문서를 위조하고 사문을 농락한 죄! 당장 무릎을 꿇고 죄를 빌지 못할까-!”

종남파 장문인이 호통을 쳤다.

잔뜩 붉어진 얼굴과 노기에 찬 목소리에 종남파 무인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장문인을 따를 생각이 있었다면 곧바로 명을 받들었을 것이다.

눈치를 살피는 것은 그저 이 상황을 어찌 모면할지 고민하는 것뿐이었다.

앞에 있던 삼장로 등선과 사장로 오낙헌이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뭔가 결론을 내린 듯했다.

“우리가 왜 죄인이란 말이오!”

삼장로 등선이 당당하게 소리쳤다.

‘결국 저렇게 나오기로 한 것인가. 하긴 이 시점에서는 달리 방법도 없기도 하지.’

진화는 너무 예상대로라 웃음이 나올 뻔했다.

하지만 종남파 장문인은 그들의 뻔뻔함에 충격을 받은 듯했고, 현무단주와 단원들도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진화와 현오만이 덤덤하게 양쪽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왜 사문을 농락했단 말이오! 이 전쟁은 정의맹이 아니라 우리 종남인이 죽어 가는 전쟁이오! 저놈들이 대체 한 것이 뭐가 있단 말이오! 우리는 모두가 죽을 전쟁에서, 우리 종남이 살아남을 방법을 찾은 것뿐이오!”

“그렇소! 사실 우리가 하기 전에 장문인이 나서야 했을 일인데, 장문인이 하지 않으니 우리가 대신 한 것뿐이오!”

삼장로 등선과 사장로 오낙헌은 당당하게 소리쳤다.

“이기지 못할 전쟁에, 정의맹의 등쌀 때문에 왜 우리만 죽어나야 한단 말이오!”

“죄인은 당신이지! 종남의 장문인으로서 종남의 죽음을 지켜만 보고 있었으니까!”

삼장로와 사장로의 말에, 결국 종남파 장문인의 신형이 흔들렸다.

“장문인!”

“허어. ……죽어서 조사들의 얼굴을 어찌 본단 말인가!”

현무단주가 급히 비틀거리는 종남파 장문인을 부축했다.

종남파 장문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에 피눈물을 쏟았다.

종남파 장문인은 장로들의 말뿐 아니라, 그들과 말에 동조하며 검을 든 종남파의 모습 그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삼장로 등선과 사장로 오낙헌은, 작정을 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사문의 죄인은 장문인이오! 장문인이야말로 죽어 간 종남파 무인들에게 죄를 고하시오! 뭐 하는가! 장문인을 붙잡고, 저놈들을 죽여라-!”

“충-!”

결국 그런 것이다.

모든 것이 명명백백한 바, 죄를 빌지 않을 거라면 죄를 덮어야 할 것이니.

종남파 무인들은 장문인을 사로잡고 현무단과 진화, 현오를 죽여 일을 덮기로 한 것이다.

그들의 결정을 지켜보던 진화의 입가에 싸늘하게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쉐에에엑-!

기다렸다는 듯 푸른 강기가 종남파 무인들을 때렸다.

퍼-엉!

“으악!”

“크아아악-!”

종남파 장문인과 진화 일행의 앞에 검을 들이밀고 있던 종남파 무인 대여섯 명이 그대로 쓰러졌다.

“제 입으로 제 죄를 밝혔고, 그러고도 감히 사문과 정의맹에 반기를 들었으니. 이제, 죽어도 그 입으론 억울하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채---앵!

진화가 검을 뽑았다.

진화의 검에서 새파란 강기와 함께 뇌전이 일렁였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랄 새도 없이, 새파란 강기가 종남파 무인들을 때렸다.

“삼장로-!”

퍼-엉!

사장로가 간발의 차이로 삼장로를 잡아당겨 물러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종남파 무인들이 가슴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파지지지직----!

더는 망설일 것도, 시간을 지체할 것도 없다는 듯.

진화가 종남파 무인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저, 저런!”

현무단주가 놀라서 손부터 뻗어 보았다.

하지만 말릴 새도 없이 진화를 중심으로 피 보라가 일었다.

그 모습을 보며 현오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흐흐흐, 어째 오래 참는다 했다. 그럼 저도 가 보겠습니다.”

“자, 잠깐 멈추게!”

현오까지 손바닥을 비비며 나서자, 현무단주가 급하게 현오를 잡았다.

“이렇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우리 쪽 수가 너무 부족하네! 지금은 최대한 빨린 본 문을 내려가는 것이…….”

몹시 당황스러워 보이는 현무단주.

그의 모습을 보며 현오가 되레 차분하게 물었다.

“단주님, 지금 저 모습이 불리해 보입니까?”

“음? 아…… 허!”

현오의 눈짓을 따라 시선을 돌린 곳엔, 종남파 무인들이 진화의 주변에서 주춤거리고 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눈으로, 검은 들었지만 언제 도망쳐도 이상하지 않은 얼굴들이었다.

그럴 수밖에.

수년째, 자잘한 상처만 입으면서 싸우는 척만 해 왔던 이들이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팔다리를 날리고, 내장을 끊고, 심장을 태우는 잔인한 손 속에, 제대로 된 저항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저, 저놈을 막아! 놈은 한 놈이다!”

삼장로 등선이 아무리 소리쳐도 진화를 향해 달려드는 무인이 없었다.

그들은 이미 겁을 먹고 꼬리를 만 개라.

한번 꺾인 용기와 신념을 무엇으로 다시 세우겠는가.

“여긴 남궁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 친구를 막을 사람도 없군요.”

“……!”

현오의 말에 현무단주가 눈을 크게 떴다.

‘창천화룡 남궁진화. 무위만으로는 남궁진휘를 넘어서 경지를 밟은 지 오래라던…… 그 소문이 진짜였단 말인가!’

현무단주가 경악을 금치 못한 얼굴로, 진화가 벌이는 살육을 지켜보았다.

“장문인께서…… 만약 저들을 살리고 싶으시다면, 어서 결정을 내리셔야 할 겁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충격으로 넋을 놓은 듯한 종남파 장문인을 보며, 현오가 충고와 같은 말을 남겼다.

그리고 곧장 진화의 곁으로 뛰어들었다.

* * *

은하수처럼 빛나는 흑발이 둥실 떠올랐다 내려앉는 사이로.

파지지지직----!

“크아아아악-!”

고통에 찬 비명과 함께 살이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천뢰제왕검법 낙엽(落曄)-!

푸른 검기가 번쩍번쩍하면서, 비릿하게 퍼지는 혈향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으으…….”

선녀처럼 고운 얼굴이 무섭도록 시리고 찬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그리고 인정사정없이 죽음을 내렸다.

그 모습이, 마치 하늘을 대신하여 천벌을 내리러 온 천군처럼 보였다.

자신들이 벌인 일이 나쁘다는 것 정도는 모두 알고 있었으니, 잊고 있던 죄책감이 공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흐으으……. 으윽…….”

진화의 주변을 둘러싼 종남파 무인들이 주춤주춤 물러났다.

“사, 상대는 한 놈이다! 단 한 명이란 말이다! 종남 도인들은 검을 들어라! 전부 함께 덤비면 된다!”

삼장로 등선과 사장로 오낙헌이 사방으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조차도 현오의 목소리에 눌렸다.

“틀렸소! 상대는 둘이오. 그리고 그대들은…… 감히 도를 말하지 말라. 부처도 용서치 못할 기만이니!”

“다, 닥쳐라-! 네가 뭘 안다고 그따위 망발이냐! 뭣들 하느냐!”

날카로운 현오의 반박에, 실제로 삼장로와 사장로가 비수에 찔린 듯 창백해졌다.

하지만 어차피 돌아갈 길은 없어졌다.

“주, 죽여라-! 놈들을 죽이면 전부 끝날 일이다--!”

수치심으로 붉어진 얼굴 위로, 시커먼 살의가 떠올랐다.

사장로의 외침이 종남파 무인들에게 면죄부는 아니지만 쥐구멍은 되어 준 듯했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착각이었다.

사방으로 끓어오르는 악의와 살의.

도가 본산이라는 종남파 무인들이 내뿜는 것을 보며 진화가 환하게 웃었다.

“망설일 것이 없어 좋구나. 타락한 자들의 지옥이로구나.”

진화의 눈동자에 푸른 번개가 내리쳤다.

콰과광---쾅-!

진화의 왼손에 있던 천뢰기가 종남파 무인의 가슴을 쥐어뜯고, 진화의 검이, 기운의 끝에 닿은 모든 것을 태웠다.

진화가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쉐에에에엑---!

“크아아아악!”

“지옥이라. 흐흐흐흐!”

잔뜩 붉어진 눈을 한 현오의 금강권이 바닥의 석판을 터뜨렸다.

퍼---엉!

퍽! 퍽!

“으아악!”

파편에 맞은 종남파 무인들의 살이 터져 나갔다.

그리고…….

‘붉은 눈!’

오싹한 그것과 마주한 종남파 무인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억수처럼 쏟아지는 피를 맞으며, 현오가 슬쩍 혀끝에서 느껴지는 피 맛을 보았다.

“부처님한테 혼나겠는데…….”

진화의 검에 조각조각 잘려 나간 종남파 무인들의 시체를 밟고, 진화는 차근차근 앞으로 나갔다.

“괴, 괴물……!”

삼장로와 사장로는 검을 쥔 손을 덜덜덜 떨고 있었다.

“도망가도 소용없어.”

종남파의 패배는 정의맹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팽팽하던 전세가 급격하게 기운 계기가 되었으니.

정의맹이 패했다면 종남파의 탓이라.

귀천성이 강성해진 것도 종남파의 탓이라.

남궁세가의 영역으로 귀천성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종남파의 탓이라!

“너희는 모두 죽는다.”

“히에에에엑-!”

쉐에에에엑----!

진화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리자, 삼장로 등선과 사장로 오낙헌이 기겁을 하며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휘두른 그것에서 공기가 찢기는 소리가 날 리 만무하니.

그들이 들은 소리는 진화가 그들의 목을 베는 소리였다.

“컥! 이, 이……!”

삼장로의 목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사장로가 피가 흐르는 목으로 손을 뻗었다.

물론 그의 몸이 바닥에 허물어지는 것이 먼저였다.

“으허허헉! 안 돼! 저리 가--!”

“살려 줘! 살려 주십시오!”

장로들이 죽자 남은 이들이 검을 던지고 무릎을 꿇었다.

이미 실전 경험이 많은 고수나 종남파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은 산 아래 장안 본부에 있었으니. 본산에서 서류나 옮기고 산문이나 지키고 있던 이들이 진화와 현오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게다가 살아남은 이들은 채 몇 명 되지 않았다.

검을 멈춘 진화가 고민스러운 눈으로 남은 종남파 무인과 넋을 잃은 듯한 종남파 장문을 번갈아 보았다.

“이제, 남은 이들은 어찌할 겁니까?”

진화가 종남파 장문에게 물었다.

종남파 장문인은 진화가 말한 ‘남은 이’가 바닥에 엎드리고 있는 몇몇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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