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169)화 (169/425)

남궁마제

권위를 떨칠 진(震) 따를 화(化) : 남궁이 없다는 건(2)

장안은 거대한 도시였다.

한때 사람들은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큰 도시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미치광이 황제가 세워 놓은 성벽은 높디높아서, 성안의 도시와 성 밖의 도시는 또 다른 세계라.

백열문이 있는 곳도 분명 장안에 속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마치 다른 세상처럼 정의맹 본부가 있는 성안과는 공기부터 달랐다.

성문을 나와 고갯길 하나를 지나는 가까운 거리.

인적이 시작되는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구걸하는 사람이 길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한 푼만 주세요. 한 푼만…… 제발 한 푼만 주세요.”

희끗희끗한 머리칼과 수염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이로, 사내는 세상에 소리칠 힘조차 꺼져 가고 있었다.

그 사내의 뒤로는 붉은 홍등이 걸려 있었다.

붉은 홍등은 성안이나 밖이나, 미색 고운 여인이 술과 몸을 판다는 신호였다.

대낮부터 붉게 켜진 등.

아니나 다를까.

훤히 열린 대문 안을 화려한 무늬의 성긴 주렴만이 겨우 가린 사이로, 대낮부터 높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호호호호-! 나리, 여기예요. 여기-!”

“으하하-! 고년! 낭창낭창 다람쥐처럼 빠르구나!”

“꺄아, 호호호호!”

술에 취한 목소리와 교태스러운 웃음소리가 들리자, 당혜군이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사방에 구걸하거나 그냥 널브러진 사람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대낮부터 들리는 사치스러운 취객의 고성방가, 기녀의 교태 소리가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었다.

“천박하긴!”

그에 현무단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것이, 귀천성이 말하는 질서라네. 가진 자는 자비와 배려를 잃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약한 자는 생존마저 위협받는 것이 당연한!”

현무단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랫소리 들리는 옆으로 비명이 울렸다.

“안 돼요! 제발!”

“닥쳐! 누구 덕에 여기서 장사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리 내놔!”

왈패들이 가게에서 돈을 빼앗고 있었다.

왈패들은 울부짖는 여주인에게 당당하게 큰소리를 내고, 주변 사람들 모두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그 모습을 보며 현무단주가 노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 어디 질서가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개소리지! 금수의 세상을 만들고자 함이야!”

아무리 무림이 약육강식의 세계라 불리지만, 그 속에서 정파가 명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힘 있는 자들이 갖추는 최소한의 도덕성 때문이었다.

짐승과 인간을 구분하는 것이 바로 도(道)와 덕(德)이라 믿는 현무단주는, 그조차도 저버린 귀천성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듯했다.

“과연 이런 세상을 환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당혜군이 믿기지 않는 듯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때, 나하연이 당혜군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저기 있네.”

나하연이 가리킨 곳엔 현오와 진화가 있었다.

현오는 방금 돈을 빼앗은 왈패에게 다시 돈을 빼앗고 있었다.

“으아아악! 놔! 놔!”

“이 돈만큼 만두 두 봉지 부탁합니다.”

현오가 빼앗은 돈을 여주인에게 건네고, 진화가 여주인에게 만두 두 봉지를 받았다.

“어어? 그거 하나는 내 것이네!”

빠각.

“끄아아아악!”

현오가 만두 봉지를 챙기기 위해, 급히 왈패의 팔을 꺾었다.

왈패의 비명이 울렸지만, 사람들은 이전처럼 고개를 돌리기 바빴다.

“저, 저……!”

“빌어먹을 땡중! 소림의 수치!”

현무단주가 입을 벌린 채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동안, 당혜군이 그를 대신해서 욕지거리를 뱉었다.

진화와 현오, 당혜군, 나하연. 그리고 현무단주.

성 밖 마을로 온 사람은 단 다섯 명뿐이었다.

종남파 무인들이 사방에 있어서, 현무단원들은 단 한 명도 대동하지 않았다.

그러니 적의 눈에는 얼마나 먹음직스러운 사냥감으로 보였겠는가.

진화 일행이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진득한 시선이 따라붙었다.

처음에는 숨은 지원은 없는지 경계하고 숨어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진화 일행뿐인 듯하자, 시선들은 하나둘 수를 늘이더니 진화 일행을 위협할 정도로 대범해졌다.

마침내 진화 일행이 마을 안쪽, 가장 큰 장원 앞에 다다르자.

백의를 입은 백열문 무인들이 문밖까지 나와 진화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허! 설마설마했거늘. 미친놈들이로구나!”

백의 무인들 사이에 있던 중년인이 어이가 없다는 듯 진화일행을 보고 있었다.

“저자는 현무단주가 아닌가!”

중년인은 현무단주를 알아보며 눈을 비볐다.

하지만 이내 현주단주 주변의 빈약한 인원들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무슨 생각으로 현무단주가 예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중년인이야말로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현무단주가 소수만 데리고 항복이라도 하러 왔다고 여긴 것일까.

앞에 나서서 큰소리를 치는 중년인을 보며, 당혜군이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진화는 중년인이 무슨 말을 하든, 처음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다.

“시작하죠.”

진화가 백열문 무인들을 향해 파란 불꽃을 피워 올렸다.

* * *

백열문이 생긴 것은 귀천성이 등장하고부터였다.

하지만 백열문도들 대부분은 오래전부터 이 마을에 있었던 왈패들이라.

그런 이들이 갑자기 나타난 백열문주와 그 일당의 휘하로 들어간 것이다.

작은 마을에 귀천성 출신 고수인 백열문주를 막을 수 있는 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 왈패들은 백열문을 믿고 마음껏 행패를 부렸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백열문의 고수들이 모두 죽였다.

결국 귀천성의 질서를 따르느니 하면서, 마을 전체가 그들의 손에 떨어진 것이다.

장안성 밖으로 그런 문파들이 수십여 개였다.

하나,

쉐에에에엑----!

공기를 찢으며 날아드는 푸른 검기는, 고작 작은 마을 왈패들 따위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타고난 힘으로 세상을 제 마음대로 살려던 이들은,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진 이들을 만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었다.

“크아아아악---!”

“사, 살려 줘!”

퍽-! 퍽!

나하연과 현오의 주먹 한 방에 뼈가 부서지고 살이 터져 나갔다.

“어허, 이런 것도 모르고 강호의 사바세계에 끼어들었단 말이오! 저승 가서 깊게 참회하시게!”

파삭-!

머리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현오의 얼굴에 튀었다.

“이런, 허어!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비릿한 혈향을 맡자 현오의 눈이 붉어졌다.

그때마다가 현오는 염불을 외워 이성을 잃는 것을 참으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힘든 일이었다.

심지어 현오의 귓가엔 방금 머리가 부서지는 것보다 더 섬뜩한 소리들이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

“내가 억울해서…… 누가 봐도 저 처자들이 천살지체 아니오?”

현오가 당혜군과 나하연의 가리키며 억울하다는 듯 물었다.

당혜군의 은화침에 맞은 이들은 코와 입에서 이상한 거품을 뿜으며 쓰러져 온몸을 비틀고 있었고, 나하연의 주먹에 가슴이 움푹 들어간 이들은 바닥에서 곧 숨이 멎을 듯 꺽꺽대고 있었다.

차라리 현오의 손에 한 방에 가는 것이 편안해 보일 지경이라.

현무단주는 아무 답도 못 한 채, 검을 휘두르며 자비를 베풀었다.

‘그런데 천살지체는 뭐지?’

사실 정의맹과의 연락이 끊긴 거나 마찬가지였던 현무단주는 현오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열문이 자랑하던 이백 명의 문도들은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중이었다.

“안에 있는 놈들은 나오지 않을 생각인가 보군. 이쯤 하는 것이 어떤가.”

현무단주가 도망치려는 백열문도들을 보며 검을 멈추었다.

약자를 죽인다는 거부감과 함께, 도망치는 적까지 죽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에 진화가 현무단주의 뒤로 접근하던 이를 향해 검을 찌르며 말했다.

“단주님의 말처럼, 귀천성이 말하는 새로운 질서는 개소리죠. 그저 짐승처럼, 본능대로 남을 짓밟고 살고 싶어서 선택한 헛소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약한 짐승에게 짓밟히면 좀 덜 아픈 겁니까?”

파지지직----!

“끄아아아아악!”

뇌전의 힘이 검에 찔린 사내의 뼛속까지 까맣게 태웠다.

끔찍한 비명을 들으며, 진화가 덤덤한 얼굴로 현무단주와 눈을 마주쳤다.

“성안으로 들어온 적과 성 밖의 적, 모두 귀천성도일 뿐입니다.”

“…….”

진화의 말에 현무단주는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진화뿐 아니라 나하연과 당혜군, 현오마저도 도망치는 적까지 모두 죽이고 있었다.

그들의 손 속에는 일말의 자비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군. 내가 착각을 했군.’

현무단주는 이제 그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

적이 약해서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 아니다.

성안을 습격한 적들은 최선을 다해 싸우지 않았던가.

문제는, 똑같이 귀천성을 위해 검을 든 적이었음에도 차별을 둔 것이다.

마치 성안의 사람들처럼.

‘나와 현무단은 정의맹의 검이다. 성안을 지키는 것은, 성안 사람들의 일이건만…….’

성안의 사람들이 그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매번 성안으로 들어온 적을 성 밖까지만 쫓아내는 건, 그들의 전투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정의맹과 고립된 채 그들과 함께 싸우며, 현무단주와 현무단이 그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따라 하게 된 듯했다.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음이야. 아니, 모두 내 어리석음 탓이다!’

정의맹의 검이 겨눠야 하는 것은, 귀천성과 그들이 말하는 질서 그 자체라.

자신의 잘못은 깨달은 현무단주가 다시 검을 들었다.

“부끄럽군. 내 잘못은 스스로 정의맹에 고하겠네.”

단단히 각오를 세운 듯 현무단주가 매섭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애초에 중원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자였다.

그가 마음먹고 검을 휘두르자, 죽어 가는 이들이 현오나 나하연, 당혜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진화가 눈을 돌렸다.

사실 진화는 현무단주가 정신을 차리건 말건 상관없었다.

이전 생에서 선의와 공감, 정의감으로 뭉친 이들이 전쟁의 이기심과 잔혹함에 흔들리고 이용당하는 것을 한두 번 보았던가.

다만, 이제라도 현무단주가 정신을 차리니 일이 한결 쉬워진 것은 사실이었다.

“너희들은 여기서 전부 죽는다.”

“히에에에엑-!”

제일 처음 백열문도들 앞에 나섰던 중년인이, 구석에 숨어 있다 진화의 손에 잡혔다.

“문 열어.”

“사, 살려 주십시오! 제발!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중년인은 허리에 찬 검을 뽑을 생각도 않고, 벌벌 떨리는 몸으로 다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쾅. 쾅. 쾅쾅쾅. 쾅!

약속된 박자대로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문을 움직이는 기척이 들렸다.

진화와 눈이 마주친 중년인이 더 다급해졌다.

“무, 문을 열어라! 어서!”

“잠시만요, 총관님. 밖은 벌써 정리가 된 것입니까?”

“무, 무슨 말이 그리 많으냐? 어서 문부터 열거라!”

중년인이 백열문의 총관이었는지.

안에서 들리는 말에, 백열문 총관이 진화의 눈치를 보며 호통을 쳤다.

덜컹!

끼이이이이!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문을 열고 있던 백열문 무인 둘이 밖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총관이 다급하게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진화는 문을 여는 백열문 무인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 * *

“컥!”

“뭐, 뭐야?”

갑자기 뛰어 들어온 총관과 쓰러지는 무사들.

그리고.

콰---앙!

문이 부서지며, 진화 일행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문을 걸어 잠그고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백열문 무인들이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촉관경! 이 배신자!”

백열문 고수로 보이는 이가 총관을 향해 이를 갈았다.

하지만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온 총관은 벌써 어디론가 몸을 숨기고 보이지 않았다.

“쥐 새끼처럼 숨어 있었군.”

나하연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백여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각자 무기를 들고 있었지만, 뒤에 보이는 광경 때문일까.

밑에서 부리는 수하들이었지만 모조리 떼죽음을 당한 처참한 광경.

상대는 단 다섯 명뿐이었지만, 백열문 무사들은 기에 눌린 듯 주춤주춤 물러났다.

물론 몇 명은 다른 백열문도들과 달랐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현관 앞에 선 네 명의 무인들은 험악한 눈으로 진화 일행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들이 자리를 비키며 백열문주로 보이는 자가 나타났다.

“현무단주…… 본인은 우리가 서로 꽤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백열문주는 새하얀 비단 옷을 입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수염은 물론 눈썹까지 맨질맨질하게 밀어 버린 얼굴에 기녀들처럼 허연 분을 칠하고, 입술은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거기에 뱀처럼 작고 가는 삼백안을 굴리며 한 자는 족히 넘는 손톱 장신구를 요염하게 흔드니, 그 모습이 살아 있는 도마뱀처럼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잘 지내고 있었다? 허! 착각이 심하구나.”

현무단주가 백열문주를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백열문주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오, 착각? 오호호호호! 그래, 내 착각이었다고? 호호호호!”

뭐가 그렇게 우스웠던지 한참을 웃던 백열문주가, 별안간 웃음을 뚝 그쳤다.

그리고 뱀처럼 가는 눈을 더 좁히며 현무단주를 노려보았다.

“내 나름 협정을 지킨다고 군침만 흘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제 발로 먹잇감이 찾아왔으니…… 각오는 했겠지? 호호호호, 먹이들이 하나같이 고급스럽네.”

백열문주가 진화와 현오, 당혜군, 나하연에게 차례로 눈길을 주며 혀를 날름 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현무단주와 현오, 당혜군이 소름 끼친다는 듯 질색했다.

“저 도마뱀 새끼 혓바닥을 뽑아 버리고 싶군요.”

그때, 진화가 덤덤하게 말했다.

“저건 제 겁니다.”

진화의 말에 현무단주와 현오, 당혜군과 나하연이 진화를 보았다.

“단주님과 현오가 오른쪽에 두 명, 당 소저와 나 소저가 왼쪽의 두 명을 맡으십시오. 나머지는 그냥 죽여도 되겠군요.”

“후, 좋아요. 남궁 공자 쪽이 조금 더 아플 테니, 제가 양보하죠.”

좀 전처럼.

상대가 백열문의 총관이든 백열문주든.

진화는 적이 뭐라 떠들든 전혀 듣지 않고 있었다.

진화의 말에 당혜군이 동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시 푸른 검기가 백열문주를 향해 날아갔다.

천뢰제왕검법 천뢰우전-!

번쩍이는 섬광이 앞을 가로 막은 무인들을 밀치고 백열문주를 향했다.

백열문주가 황급히 몸을 굴려 그것을 피했지만, 다 피해 내진 못했다.

그의 왼쪽 어깨가 까맣게 타들어 가 있었다.

“뭐, 뭐야!”

백열문주가 당황스러움과 함께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귓가에 바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같잖긴.”

놀란 백열문주가 급히 손톱을 휘둘렀지만, 커다란 충격이 그의 등을 때리는 것이 먼저였다.

“아아악-!”

정신이 아득할 정도의 고통에, 백열문주는 제 몸이 삼 장을 날아 바닥을 뒹굴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듯했다.

그런 백열문주의 위로 칼날이 떨어졌다.

“헉!”

채-앵!

순식간에 손톱을 들어 검을 막았다.

동시에 무저갱처럼 검은 눈과 마주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짐승처럼 살고 싶어 택한 길이 아니더냐. 짐승처럼 진창을 뒹굴게 해 주마!”

검은 하늘에 번개가 번쩍였다.

그것이 백열문주가 본 천벌의 모습이었다.

“크아아아아악----!”

곧 전신의 핏줄이 터져 나가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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