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208)화 (208/425)

남궁마제

참 진(眞) 따를 화(化) : 수면 위로 떠오른 진실(2)

암살자들이 초절정의 고수보다 약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첫째, 은신을 위해 유지하는 얇고 유연한 몸.

그것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강인한 힘 앞에서 무력해지기 십상이다.

퍼어어억---!

암살왕 교혼의 몸이 단단한 나무 기둥을 부수며 처박혔다.

“크헉!”

부러진 뼈가 어딜 찔렀는지 모르겠으나 울컥- 식도를 역류한 피를 뱉었다.

남궁호명이 암살왕의 몸을 부수는 동시에, 정확하게 그의 내기를 흐트러뜨렸기 때문이다.

고통을 느낄 수 없는 몸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당신은…… 대체 누구지?”

“나 참, 다 죽어 가는 마당에 그게 왜 궁금한 거야?”

“남궁에 당신 같은 고수가 있다는 소릴 들어 본 적이 없다!”

“하하! 그게 말이야, 방구야? 내가 싸울 때 너 같은 놈들에게 알리려고 이름까지 말하고 싸워야 하냐?”

남궁호명은 암살왕 교혼의 질문을 비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암살왕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고 남궁호명 또한 그걸 알았다.

그럼에도 암살왕의 말을 비웃음으로 받은 것은, 같은 반열의 무림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조롱의 의미였다. 

분노한 암살왕이 빠르게 부러진 나무 뒤로 사라졌다.

쉐에에에엑---!

챙! 챙!

암살왕이 던진 비수가 남궁호명의 검에 가볍게 가로막혔다.

둘째,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할 때는 치명적일지 모르지만, 상대가 알아차리고 나면 암살자의 무기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상대가 암살자의 움직임을 읽었다면, 암살자가 쓰는 무기는 위력이 떨어지고 은신술은 도망에 불과했다.

남궁호명의 눈빛에 살기가 돌고, 그의 오른손에서 한 바퀴 회전한 검이 그대로 땅에 박혔다.

천뢰제왕검법 폭력뇌전-!

파파파파팟----!

땅을 뚫고 들어간 푸른 번개가 반대편을 뚫고 솟았다.

파----앗!

부러진 나무가 산산조각이 나고, 사방으로 날아가는 파편과 함께 암살왕 또한 급히 몸을 날렸다.

그런 암살왕을 향해 순식간에 검이 내리꽂혔다.

푸욱-!

“헉!”

챙! 챙! 챙!

마치 암살왕의 움직임을 훤히 꿰뚫고 있는 듯했다.

남궁명명이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달고, 암살왕의 움직임에 맞추듯 검을 휘둘렀다.

아니, 제 움직임을 읽고 맞추는 것이 확실했다.

“네놈! 크득!”

암살왕은 호수처럼 평온한 눈으로 저를 비추고 있는 남궁호명의 눈을 보며 분노했다.

쉐에에엑-!

암살왕이 분노하여 단검을 휘둘렀다.

사신의 낫처럼 상대의 급소만을 베고 지나는 암살왕의 단검술은, 가볍고 신속해서 춤을 추는 듯했다.

그래서였다.

“한번 죽을 뻔했을 때 알았어야지, 격이 다르다는 걸.”

세 번째 이유였다.

암살자들 대부분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교육을 거쳐 탄생한다.

아무리 열심히 훈련한들, 살기 위해 훈련한 시간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초절정의 경지는 단지 살고자 해서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막대한 내공을 끌어모으는 심오한 내공심법, 내공을 효과적으로 표출하는 상승 무공.

그리고 타고난 재능이든 환경이든 상관없었다. 깨달음을 얻어 성장하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

처음 암살왕을 죽일 뻔했던 남궁경이 그러했듯, 남궁세가의 고수들은 그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남궁호명 또한 그러했다.

제왕밀검 남궁호명은 귀천성과의 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에, 제왕검 남궁강을 지키는 검이었다.

쉐에에엑---!

새파랗게 빛나는 검강에 암살왕의 검이 깨끗하게 잘려 났다.

암살왕은 제게 다가오는 눈부신 광휘를 보며, 전설처럼 떠돌던 이름 하나를 떠올렸다.

“너는! 의천……검주!”

제왕검에 다가서는 어둠을 집어삼키던 광휘가, 마침내 암살왕 또한 집어삼켰다.

툭.

새까맣게 타들어 간 몸이 무너지고, 처음에 단검과 함께 잘랐던 머리만 덩그러니 남았다.

남궁호명은 찝찝한 표정으로 암살왕의 머리를 집어 들었다.

“지금 의천검주는 내가 아니야. 부자가 쌍으로 망할 놈들!”

남궁호명은 기어이 암살왕의 대가리를 따 오라던 남궁경과 제 의천검을 강탈하듯 가져간 남궁진화를 떠올리며 구시렁거렸다.

* * *

“부자가 쌍으로…… 미친놈들!”

남궁호명은 전에 뱉었던 욕지거리를 그래도 내뱉었다.

콰광----쾅---!

파지지지지직------!

소리마제가 광소를 터뜨리든 말든. 기운을 폭발시키든 말든.

남궁경과 남궁진화가 당장 죽여 버릴 듯 소리마제를 몰아붙였다.

“웃기는 지랄로 처웃어-!”

“아버지!”

남궁경이 소리마제에게 검기를 쏟아부으며 그의 겉으로 다가섰다.

진화는 남궁경을 지키기 위해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는 소리마제의 검은 사슬을 하나하나 부수고 끊어 냈다.

“하하하! 하하하하하! 재밌는 곳이야!”

소리마제는 즐거운 듯 남궁경과 진화를 상대했다.

소리마제의 기세가 변하려는 찰나.

바짝 긴장하고 있던 남궁가주와 일장로, 남궁호명을 비롯한 남궁세가의 모든 무사들이 조금 허탈한 눈으로 뒤엉켜 있는 그들을 보았다.

그때.

사아아아악--!

남궁호명의 등줄기로 소름이 돋았다.

“모두 내공으로 몸을 보호해라-!”

남궁호명이 소리쳤다.

갑작스러운 외침에 남궁가주와 일장로가 놀라서 그를 보았다.

그와 동시에.

콰-----앙!

쾅! 쾅! 콰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거대한 기파가 울렁이는 파도처럼 천화정 담장을 넘었다.

“크억!”

“쿨-럭!”

미처 대비하지 못한 제왕무적단원들 몇몇이 피를 토하며 비틀거렸다.

검을 세워 기파를 막아 낸 남궁가주와 일장로, 남궁호명이 눈을 부릅떴다.

“진화야!”

“제왕무적단주!”

천화정 마당의 땅이 다 일어서며, 뿌연 먼지가 앞을 가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새파란 불꽃을 활활 피워올리고 있는 검을 볼 수 있었다.

남궁가주는 그게 누구의 검강인지 알았다.

“경아!”

뿌연 먼지가 걷히자, 남궁경이 한 장 정도 되는 검강을 피워올린 채 누군가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앞에는 검에 사슬을 칭칭 감은 채 소리마제와 대치 중인 진화가 있었다.

심장이 철렁했다.

하지만 누구도 입을 뗄 수 없었다.

진화의 검을 잡고 있는 수십 개의 사슬 외에 수백 개가 넘는 사슬이 소리마제의 주변에 넘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저게 무슨……!”

남궁가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새빨간 기운에 휩싸인 검은 사슬은, 놀랍게도 수백, 수천 마리의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심지어 사슬 끝에 있는 단검은, 뱀의 머리가 되어 아가리를 벌리고 독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촤아아아아---!

수백, 수천의 뱀이 울어 대는 사특한 소리와 함께, 소리마제가 자신만만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콧잔등을 가로지른 상처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흰 붕대가 감겨 있던 상체에도 붉은 뱀이 흐르는 듯 피가 흘렀다.

그런 소리마제를 보호하듯 수백, 수천 마리의 뱀 사슬이 갑옷처럼 그를 감싸고 있었다.

암림혈귀갑(暗臨血鬼鉀).

수천 명의 피를 먹어야만 깨어나는 살아 있는 철의 마수.

주인을 위해 다시 수천 명을 죽여 준다는, 귀천성의 귀보였다.

“흐흐흐! 겁을 먹었느냐?”

소리마제가 천화정에 흐르는 침묵을 즐기는 듯 웃었다.

“그러니까…… 살인시문은 고작 그런 놈들을 죽였다고 없앨 수 있는 게 아니야. 이 몸이 바로 살인시문이다! 지옥의 문을 지키는 제왕이란 말이다-! 하하하하하핫---!”

소리마제의 웃음소리가 천화정을 넘어 남궁세가 전체에 퍼져 나갔다.

* * *

“저 빌어먹을 새끼!”

남궁경이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소리마제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소리마제와 계속 부딪힐수록 늘어 가는 사슬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즈음.

갑자기 폭발하듯 쏘아지는 사슬에 남궁경이 그것을 막아 내었다.

그리고 진화는 남궁경에 쏘아지는 것을 막았다.

진화는 사슬을 잘라 내려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진화의 검을 빽빽하게 감아 버리면서 지금의 대치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소리마제의 모습에 긴장한 듯했지만, 남궁경은 저 새끼가 뭘 처입었든 상관없었다.

‘진화야! 내 새끼!’

남궁경이 다급한 눈으로 진화와 그를 둘러싼 채 위협적으로 넘실거리는 뱀들을 노려보았다.

그것들은 마치 자신의 약을 올리는 듯, 자신이 조금만 움직이려는 낌새를 보여도 진화의 목덜미를 노릴 듯 입을 벌렸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갈 것 같은데도, 남궁경이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이유였다.

남궁가주와 일장로, 남궁호명 또한 소리마제의 변화를 경계하며, 서서히 그를 에워쌌다.

그들 또한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대치할 수도 없었다.

상대가 전설의 귀보 하나 입었다고 물러설 의천의기가 아니었다.

‘저 새끼가 움직이면, 진화부터 구한다!’

‘내가 저 새끼 대가리를 치지.’

‘제가 먼저 움직이겠습니다.’

‘사슬은 내가 막지.’

남궁경과 남궁가주, 일장로와 남궁호명이 서로 눈빛을 마주쳤다.

긴장되는 순간.

어른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화의 얼굴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파지지지지직---!

강한 뇌전의 힘에 뱀이 검을 물고 버텼지만, 몇몇 뱀은 떨어져 나갔다.

평범한 실랑이인 듯.

소리마제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뇌전을 풀어 검은 사슬의 힘을 살폈다.

뱀의 머리가 검을 놓친 것은 다섯 번째 시도 만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검에 감긴 사슬은 풀리지 않았다.

‘붉은 기운…… 소리마제의 기운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뭐지?’

진화의 시선이 소리마제를 향했다.

이전 생에서 진화가 싸워 본 적 없는 적이었다.

하지만 들어 본 적은 있었다.

하루아침에 작은 현 하나를 몰살시키고 전해진 말이었다.

‘어둠을 지배하는 자. 소리마제의 피를 따라 수백, 수천 마리 죽음의 마수가 움직이고, 죽은 자의 목덜미엔 붉은 죽음의 꽃이 남는다.’

진화는 제 목덜미를 노리는 붉은 뱀을 힐끗 보았다.

저것이 제 목을 꿰뚫으면, 전해지던 그 말과 똑같은 상황이 아닌가.

소리마제가 누굴, 얼마나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진화와 남궁의 적으로, 남궁세가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라!

‘그 말이 맞다면…….’

진화의 눈에 확신이 차는 순간, 푸른 번개가 번뜩였다.

파지지지지지지직-----!

“진화야!”

“헉!”

남궁경은 물론 모두가 놀라서 진화를 보았다.

하지만 지금 순간 가장 경악한 사람은, 다름 아닌 소리마제였다.

콰광---!

쾅! 쾅! 콰광---쾅---!

검은 사슬 속에서 수십 번의 번뜩임이 있고, 굉음이 울려 퍼졌다.

촤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듯 검은 사슬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나갔다.

아니, 놀란 눈을 한 소리마제가 사슬을 내던졌다.

섬전심삽검뢰 붕격우산----!

사람이 뛰어간들 비를 피할 수 있을쏘냐.

진화는 소리마제의 물러섬을 용납하지 않고 따라붙었다.

비처럼 쏟아지는 뇌전이 소리마제의 암림혈귀갑을 끊임없이 때렸다.

검은 사슬이 출렁일 때마다 뇌전이 번뜩였다.

“피로군!”

진화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무언가를 깨달은 남궁호명이 검을 들고 뛰어들었다.

쉐에에에에엑----!

푸른 광휘가 사슬을 뚫고 들어갔다.

남궁호명의 천뢰제왕검법 낙엽은 진화의 그것과는 달랐다.

진화의 그것이 사방에서 쏘아붙이는 뇌전의 창이었다면, 남궁호명의 그것은 빛나는 섬광을 뿜는 검기였다.

짧고 유연한 그것은 사슬의 요동을 피해 소리마제의 어깨를 베었다.

검은 사슬이 가까이 다가붙은 진화와 남궁호명을 공격했지만, 진화는 강력한 뇌전의 힘으로 붉은 기운으로 움직이는 뱀들이 태워 버렸고, 남궁호명은 재빨리 그것을 피하며 빈틈을 노렸다.

“크흣! 의천검주였나!”

소리마제가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며 남궁호명을 노려보았다.

소리마제는 암림혈귀갑을 뚫고 들어온 광휘를 보고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 광휘를 보고 뭔가를 알아차린 건, 소리마제만이 아니었다.

“저것이 진짜 암림혈귀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걸 움직이는 것이 바로 놈의 피인 듯합니다. 진화와 호명 숙부님 모두, 사슬을 끊기 전에 사슬에 흐르는 피를 태웠습니다.”

“과연!”

남궁가주의 말에 일장로가 감탄하며 진화와 남궁호명을 보았다.

“잡을 수 없다고 해서 죽일 수 없는 것은 아니지.”

남궁가주의 눈빛에 살기가 흘렀다.

천뢰제왕신공을 다루는 이들처럼 소리마제의 피를 태워서 암림혈귀갑을 조종하는 힘을 없앨 순 없었지만, 싸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몸에 있는 피가 무한정이진 않을 것이니.

“제왕무적단은 놈을 공격하라-!”

쉐에에에에엑----!

진화와 남궁호명이 뇌전으로 사슬의 틈을 열고, 제왕무적단이 날린 단검이 비처럼 쏟아졌다.

원거리 공격은 제왕무적단이 잘하는 공격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들이 적을 죽일 필요가 없었다.

죽이는 건.

“이놈-! 대가리를 날려 주마----!”

남궁경이 푸른 검강을 폭발시키며 달려 나갔다.

암림혈귀갑는 대단한 귀물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소리마제는 암살의 제왕처럼 움직일 수 없었고, 오히려 진화와 남궁호명에게 움직임을 제압당했다.

게다가 지금 남궁세가는, 철의 마수라 불리는 암림혈귀갑조차 단번에 베어 낼 검강을 지닌 이들이, 무려 다섯이나 있었다.

“아니야! 이대로 끝날 것 같으냐!”

촤아아아아악--!

소리마제가 피를 뿜어 내는 동시에, 암림혈귀갑의 검은 사슬 또한 수백, 수천 개가 다시 처음처럼 솟아올랐다.

하지만.

파지지지직-!

펑! 펑!

진화와 남궁호명의 검에서 뿜어진 천뢰제왕검법 현천섬뢰의 섬광이 수백, 수천개의 뱀들을 태울 듯 번뜩였다.

또한.

쉐에에에엑----!

남궁가주의 제왕무적검 일휘천낙이 수천 개의 사슬을 베어 내고, 일장로 남궁순의 창궁무애검법 섬휘가 소리마제의 팔을 잘라 내며 모든 사슬이 땅으로 떨어졌다.

“타아아앗--!”

마침내, 곧장 소리마제의 정면으로 날아든 남궁경이 소리마제의 목을 베었다.

파-앗.

소리마제의 잘린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하지만 이내 핏줄기가 잦아들며 소리마제의 몸도 힘없이 허물어졌다.

양주 전체를 준동시키고 남궁세가를 뒤흔든 마두의 주검치고, 초라한 끝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제왕무적단의 함성이, 남궁세가의 승리를 알렸다.

* * *

살인시문 소속의 암살자로 양주 곳곳에서 남궁세가 무사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 이들이 삼백 명이 넘었다.

남궁세가 담장을 넘은 이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양주의 문파들은 날이 밝고 소리마제의 죽음이 알려지고 나서야, 모든 일을 파악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끝낸 남궁세가의 저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남궁세가의 승리가 정의맹에 알려지고 무림 전역에 퍼져 나간다면, 전 무림이 남궁세가의 저력에 감탄하는 것도 시간문제이리라.

제왕검이 있었던 그때처럼, 양주 사람들의 가슴에 자부심이 차올랐다.

그래서일까.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도 잠삼현의 분위기가 잔칫날처럼 떠들썩했다.

모두가 들썩이는 속에서 남궁가주와 수뇌부가 피해 상황 파악에 골몰한 때.

“가주님, 손님께서 긴히 할 말이 있다고 찾아오셨습니다.”

현재 남궁세가에 손님으로 있는 사람은 사례교위 조정호뿐이라.

곽 총관의 알림과 함께, 조 교위가 심각한 얼굴로 남궁가주의 집무실로 들어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