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210)화 (210/425)

남궁마제

참 진(眞) 따를 화(化) : 수면 위로 떠오른 진실(4)

조 교위와 이야기를 마치고 난 깊은 밤.

남궁가주의 집무실엔 불이 꺼지지 않았다.

소리마제와 살인시문의 공격에 대해 완벽한 승리를 얻었지만, 그렇다고 피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궁세가의 인명과 재산 피해는 물론 민간의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남궁가주의 집무실 창가엔 끊임없이 사람들이 오갔다.

“오왕비가 끌려갔다고?”

“금군들에 의해 죄인처럼 제압당해 끌려갔다고 합니다. 암혼대원에 따르면, 현재 황도는 물론 중원 전역에 있는 태복령의 집안사람 전체가 금군에 의해 끌려갔고, 오왕부에는 오왕과 왕비 소생의 이왕자, 삼왕자에게 황도 소환령이 내려졌다 합니다.”

“흐음…….”

창서각주 남궁희, 아니 고혼암풍대주 백경(白鯨)의 보고에, 남궁가주가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돌아가는 상황이 그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은 물론, 금군들의 움직임은 황제가 이미 결과를 꿰뚫고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가 확신이 섰군. 조 교위에게 겨우 시간을 벌어 두었건만, 어쩌면 소용없겠어.’

남궁가주는 황제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 애타는 심경이야, 자식 가진 부모에겐 가장 끔찍한 상상이자 공감이 가는 악몽이 아니겠는가.

다만, 그가 황제라는 것이 문제였다.

‘권력 앞에서 부모, 형제도 없는 것이 황실이다. 지금 황제 또한 제 형을 죽이고 권좌를 차지했지 않은가. 지금의 황제는 대장군 출신의 잔인하고 냉정한 자라고 했다. 그런 자가 진화를 애타게 찾고 있다라…….’

남궁가주는 보이는 그대로 황실을 믿을 수 없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계속 살피도록 하지.”

“예. 다만 정보가 느립니다. 양주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세가 소속 상단과 매응 외에는 대안이 없어서, 놓치는 정보들이 생길 것이 우려됩니다.”

“정보원 문제라면 차차 늘려 가도록 하지.”

“예.”

남궁희의 말대로, 남궁세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곳은 양주에 한해서였다.

정도 무림까지라면 남궁세가의 상단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황도는 사정이 달랐다.

그곳은 남궁세가가 진화를 보호해 줄 수 없으니.

잔인한 황실과 권좌, 음모가 판을 치는 황도로 보내느니, 차라리 이대로 남궁세가의 보호를 받는 것이 진화에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골백번을 생각해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가는 길에 경이 내외를 좀 불러 주게.”

“……그쪽으로 가지 않는데요.”

남궁희의 대답에 남궁가주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제 보고는 끝났으니, 백경이 아니라 창서각주라는 건가?

뭐 이렇게 역할 분담이 분명한 건지!

물론 그보다 중요한 건, 백경이든 창서각주든, 남궁세가의 가신이라는 것이지만.

“천송정에 있을 걸세.”

“……예.”

소리마제와의 전투로 천화정이 부서지면서 진화네 가족은 당분간 천송정으로 처소를 옮겼다.

천송정은 가주의 처소에서 창천원 입구로 가는 길에 있었으니, 창서각주도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참, 자네 아들도 황도에 갈지 모르는데…… 괜찮겠나?”

“무엇 때문에 물으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남궁가주의 염려 섞인 물음에, 창서각주 남궁희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냉정하게 가라앉은 눈빛과 다물어진 입은, 더 이상의 말은 듣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였다.

“……나가 보게.”

“예, 그럼.”

이놈이나 저놈이나.

남궁가주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 새끼 문제라면 그저 칼을 들고 설칠 생각부터 하니.

잠시 후.

남궁경과 팽연화 부부가 남궁가주의 처소를 찾았다.

* * *

불야성의 밤.

척. 척. 척. 척. 척. 척. 척.

묵빛의 위압적인 갑주를 착용한 금군들이 한 건물을 빼곡하게 에워쌌다.

그리고 억지로 문을 열고 수많은 군인들이 파도처럼 밀고 들어갔다.

“크아아악-!”

챙-! 챙-!

“황명을 거역하는 자! 모두 죽인다!”

“충!”

콰광-! 퍽! 퍽!

“으악!”

비명과 함께, 피육이 터지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다.

위압적인 군사들은 무감정한 표정으로 황명을 집행했고, 황도의 사람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그 광경을 무시했다.

대부분은 창문도 닫고 숨을 죽였다.

단 한 곳.

금군들이 부수고 있는 건물의 맞은편 건물엔, 창문이 아닌 검은 발이 창을 가리고 있었다.

검은 발은 밖에선 안이 비치지 않도록 가리면서, 안에서는 밖을 훤히 볼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었다.

“황제가 정말로 칼을 빼 들었군요. 듣자 하니 잃어버린 황자에 관한 일이라던데, 우리도 미리 정보를 내놓지 않았다면 저 꼴을 당했겠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던 사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자 사내의 맞은편, 단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여인이 미소를 지었다.

“황후와의 사이에서 난 유일한 아들이다. 황제의 황후에 대한 애정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

그 잔인하고 냉정한 황제가 황후 한 사람에게만은 일편단심이라니.

여인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씁쓸했다.

이제야 창밖에서 눈을 뗀 사내는 여인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황후의 오라비인 조 교위가 양주로 갔습니다. 오왕비가 잡혀 오고, 오왕부에는 소환령이 떨어졌다는데…… 정보가 막혔습니다.”

이제 겨우 약관이나 되었을까.

주근깨가 뿌려진 하얀 얼굴에 웃고 있는 듯한 눈과 입.

큰 키에 날렵한 몸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장난기 많은 소년의 얼굴이 남아 있는 사내였다.

사내가 버릇처럼 코를 찡그렸다.

곤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사내가 버릇처럼 하는 행동이었다.

“겨우 양주에 붙어 있던 정보원들도 목숨만 붙어서 도망 나왔습니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전부 찾았더라고요.”

“…….”

여인의 눈치를 보다가 여인이 말이 없자, 사내가 모르는 척 말을 이었다.

“어쨌든 남궁세가에서도 칼을 뽑았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한데, 태복령이 한 그 의뢰 때문이 아닐까요? 태복령이 남궁진화에게 그런 의뢰를 하고 곧바로 황군에 끌려갔으니, 어쩌면…….”

“군조야.”

여인이 사내의 말을 끊었다.

매끄러운 얼굴에 오뚝한 코, 얇은 듯 매혹적인 입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사내에게 경고하고 있는 매서운 눈초리였다.

가늘고 긴 눈에 그늘을 만들던 긴 속눈썹이 치워지자, 사나운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던 것이다.

“입조심! 누가 들어선 안 될 말은, 아예 입 밖으로 내지 말라 일렀지 않니.”

“예, 문주님.”

여인의 지적에 사내, 군조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내 여인이 손짓하자, 쪼르르 여인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

스윽.

여인이 자연스럽게 군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군조는 당연한 듯 여인의 손이 편하도록 머리를 옮겼다.

“본 문의 맞은편에 살인시문을 차리고도, 우리가 모를 줄 알았다니. 진짜 멍청한 놈들이 아닙니까?”

“오만했던 게지, 우리가 자신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쳐서.”

“안 그래도 저도 조금 그런 듯해서, 일부러 황제에게 살인시문의 본거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흐흐흐! 이런 걸 이이제이(以夷制夷)라고 하는 것, 맞지요?”

“그래, 맞다. 호호호호, 그래도 돈 들여 글공부를 시킨 것이 헛되진 않았구나.”

“아, 문주님!”

볼멘소리를 내었지만, 군조의 입꼬리는 여인의 웃음소리에 기쁜 듯 실룩거리고 있었다.

여인 또한 그런 군조의 모습을 알고 있었다.

군조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직접 거두어 자식처럼 기른 아이였다.

약관을 넘고서도 여전히 제 손길을 반기는 군조를 보자니, 여인의 미소가 금세 아련해졌다.

기쁜 듯 씁쓸한 입꼬리.

이번에는 군조도 그것을 보았다.

“어쩌면…… 이번에 문주님의 아들도 황도에 올지 모릅니다. 혹시 오게 되면 기회를 보아…….”

“어-허, 방금 전에도 일렀거늘.”

여인이 단호하게 군조의 말을 끊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군조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문주님, 내내 그리워하지 않으셨습니까.”

“……아서라. 내가 그 아이를 찾았다간, 황제가 아니라 성난 백경이 하오문을 가만두지 않을 테니.”

군조가 고집을 피울 땐, 오직 여인을 위할 때뿐이었다.

군조가 어떤 마음인지 알았으나, 여인은 군조를 만류할 수밖에 없었다.

보고 만지는 것이 가능했다면, 여인이야말로 삼천 리 길도 매일매일 넘어 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여인은 하오문의 문주였다.

힘없는 사파의 암살문을 지키기 위해, 여인은 오늘도 타는 그리움을 삼켜야 했다.

* * *

남궁가주에게 전말을 듣고 온 남궁경과 팽연화가 무거운 한숨을 쉬며 천송정을 보았다.

천송정 안으로 발을 들이기 전, 팽연화가 다부지게 주먹을 쥐었다.

“당신, 정신 바짝 차려요.”

“으, 응.”

“까딱하면 황제한테 우리 아들 뺏기게 생겼잖아요!”

“그……렇지!”

남궁경은 여전히 실감이 안 나는 눈치였다.

자식에 관한 일엔, 역시 엄마만큼 강한 사람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듯.

“친부모를 찾는 건 진화에게 좋은 일이지만, 그게 진짜 좋은 일인지 우리가 봐야죠! 안되면 우리라도 진화를 지켜야 하니까!”

팽연화는 남궁가주의 당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진화의 처소 앞에서 걸음이 느려지는 것은 두 사람 다 마찬가지였다.

마침 진화가 처소에서 나와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자신들을 부르는 진화를 보자, 결국 남궁경, 팽연화 부부의 눈에 눈물이 고여 들었다.

‘좋은 일이다, 좋은 일이다.’

수십 번을 되뇌었다.

하지만 저 꽃같이 고운 내 아이가 이제부터 내 자식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어머니-!”

진화가 놀라 아연실색한 얼굴로 달려왔다.

“내 아들! 아이구, 내 새끼!”

남궁경과 팽연화는 진화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이제 곧 황제의 명이 내려올지 모른다고 했으니,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일이었다.

“진화야, 이제부터 이 어미의 말을 잘 들으렴. 너무 놀라지 말고, 찬찬히.”

팽연화가 붉게 달아오른 눈으로, 진화의 손을 붙잡고 말문을 열었다.

남궁경, 팽연화 부부가 진화를 잡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남궁가주 또한 착잡한 얼굴로 가모인 하후민에게 대강의 일을 이야기 했다.

대외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올 일이 분명했지만,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반응 아니겠는가.

가모 하후민도 크게 놀라긴 했지만, 역시 진화를 가장 걱정했다.

황자로서 본래의 신분을 찾는다면, 겨우 잊었던 과거가 더 아프게 다가올 수도 있다며.

남궁가주로서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부모가 전하는 것이 옳다 싶어 맡기긴 했는데, 잘 말을 할 수 있으려나.’

첫째로 진화가 받을 충격이나 상처가 걱정되었다.

하지만 크게 충격을 받은 동생 내외도 걱정되긴 마찬가지라.

“대체 이런 시국에 아버님은 어딜 가셨는지! 아버님이라도 계셨으면 조금 나았으련만……!”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은 남궁가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시 정말 심정적으로 의지할 곳이 필요해지니, 제왕검 남궁강을 찾게 되는 것이다.

마침, 조 교위가 무거운 짐을 진 듯한 얼굴을 하고 남궁가주에게 오고 있었다.

* * *

벌써 수년째.

남궁세가를 떠나 천주산에서 수련 중이라는 남궁강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천주산이 아닌 무릉 근처의 깊은 협곡이었다.

“저곳이군.”

까마득한 절벽 위.

맞은편 절벽을 보면 협곡이 분명한데, 그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휘이이이잉---.

절벽 아래, 협곡 사이에선 바람 소리만 창창할 뿐.

캄캄한 어둠에 묻혀 바닥도 보이지 않았다.

절벽 아래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제왕검 남궁강이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저, 저! 하여튼, 성질 급하긴.”

말도 없이 뛰어내린 남궁강을 보고, 뒤에 있던 누군가가 혀를 찼다.

무신처럼 거대하고 단단한 체격을 한 남궁강과 달리, 한 장이나 길게 늘어뜨린 백미와 백염이 인상적인 도인이었다.

그 또한 남궁강의 뒤를 따라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둘이 똑같은 자들끼리 매번 투덕거린다니까.”

“허허허허!”

그들의 뒤로, 갑주를 차려입은 천신장 같은 노인과 청순한 노학사도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툭.

매조차 날지 못하는 칼바람을 뚫고, 네 사람은 사뿐하게 땅끝에 내려섰다.

자세히 보니, 인물 하나하나 평범한 사람이 없었다.

제왕검 남궁강은 귀천성의 성역을 코앞에 두고도 본인을 가릴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지, 천풍무의를 입고 여전히 위압적인 기상을 뿜어냈다.

“힘 좀 빼! 눈깔에서 칼 나오겠다!”

“어떤 놈이 숨어 있을 줄 알고?”

“놈은 무슨! 아무 기척도 없구먼!”

남궁강과 투덕거린 신선 같은 풍모의 도인은, 무당의 현존하는 신선이라는 옥허신검 청연이었다.

대반격 이후 모습을 감춰, 역천마제와의 싸움 중에 우화등선했다는 소문마저 있던 이가 이곳에서 남궁강과 투덕대고 있을 줄이야!

하지만 이어서 투덕거리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인물들의 정체도 놀라웠으니.

“그만들 좀 티격대게! 애들도 아니고!”

“지는!”

“내가 뭐!”

우화등선하기엔 매사 발끈하는 청연과 대거리를 시작한 이는, 구국의 영웅이라는 하후대장군이었다.

“운송, 찾았나?”

“저곳일세.”

제왕검의 질문에, 현학문주 청백선생 운송이 한 곳을 가리켰다.

제왕검 남궁강, 옥허신검 청연, 대장군 하후충, 청백선생 운송.

십이좌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사(四)인이 한 번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네 사람이 청백선생 운송의 손짓에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깊은 어둠과 험한 길은 그들의 걸음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던 그들은 마침내, 손가락만 한 빛이 비치고 있는 단상 앞에 멈춰 섰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듯한 판판한 돌.

하후대장군이 손을 가져다 대자, 돌은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날아갔다.

“흐음…….”

날아가는 먼지를 잡아 손으로 문지른 운송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좌활백설옥(佐活白雪鈺)이네. 효능을 다하고 바스러진 것이야.”

운송의 말에, 세 사람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놈이 여기 있었다는 말이로군.”

현학문이 정보를 집중하고 운송이 계산하여 겨우 찾아낸 행방이었다.

하지만 운송의 계산은 틀리지 않았으나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이미 없어진 후였다.

“치료를 위해 옮겨진 건가?”

하후대장군의 말에 누구 하나 대답하지 않았다.

어렵게 희망을 담아 물었다는 건,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였다.

“위를 보게.”

제왕검 남궁강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스름한 빛을 따라 환하게 드러난 세상.

까마득한 두 개의 절벽 사이로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협곡이 아닐세.”

“……!”

누군가 자른 듯 반듯하게 잘려 나간 두 개의 선.

깊은 협곡과 절벽인 줄 알았던 그곳은, 누군가 지하에서 땅을 가르고 나간 흔적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다.

“역천마제가 깨어났군.”

제왕검 남궁강이 탄식하듯 나지막이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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