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223)화 (223/425)

남궁마제

떨칠 진(振) 꽃 화(花) : 역사를 바꾸려는 자들(2)

파-팟!

사내의 등에서 가차 없이 암림혈귀갑을 뜯어내며 진화의 얼굴에도 피가 튀었다.

잘 빚은 인형 같은 희고 고운 얼굴에 새빨간 핏방울이 대조되어, 시체를 바라보는 무심한 눈빛이 섬뜩하리만치 냉정하게 느껴졌다.

까드드득.

진화의 손에 잡힌 암림혈귀갑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꿈틀거렸다.

자세히 보니 작은 등껍질 같은 것의 아래로, 사내의 등을 파고들어 있던 가시들이 꿈틀거리면서 내는 소리였다.

그것들은 마치 지네의 발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치 살아 있는 것 같군.’

까드드득.

수십, 수백 개의 발들이 마지막 발악을 하듯, 발끝에 맺혀 있던 핏방울 하나까지 남김없이 빨아 마셨다. 그리고 새로운 등을 찾는 듯 한참 꿈틀거리다가, 이내 잠들듯 수그러졌다.

‘지네가 아니라 거머리 같은 거였나.’

제 등에 이런 것을 박고 피까지 내주면서 명성을 얻고 싶었을까.

그제야 진화가 죽은 사내에게 눈길을 주었다.

진화는 분명 사내가 죽어 가며 뱉는 말을 들었다.

다만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

죽어 가면서 얻고 싶은 것이 고작 이름 하나라니, 진화는 결코 사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남궁구가 진화의 곁으로 왔다.

“두 개가 있다는 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걸까?”

태연하게 말을 거는 남궁구의 물음에, 진화 또한 태연하게 답했다.

“아니, 그렇게 흔한 거라면 다른 놈들도 벌써 이걸 가지고 나타났겠지.”

“귀천성의 귀물이자 소리마제의 독문 병기라 하였다. 이자도 소리마제의 것을 회수하러 왔다고 했었고.”

두 사람의 대화에 남궁교명까지 끼어들면서, 상황은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가는 듯했다.

퍽! 퍽!

“그건 제 몫입니다!”

퍼-억!

“지랄!”

“어허! 이들 또한 죽더라도 제 손에 죽는 것을 바랄 겁니다. 저는 이들 하나하나의 명복을 빌어 주고 있단 말입니다!”

“흥, 염병하고 있네!”

“염불입니다, 염불!”

적호단의 활약 속에서 살아 있는 적은 별로 남지 않았다.

그나마도 현오와 남궁진혜가 경쟁적으로 머리를 터뜨리거나 머리를 부숴서 죽이고 있었다.

누구 손에 걸리든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 매한가지였으니. 지친 몸으로 죽임을 기다리는 암살자들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버려진 암살자들에게 어금니에 숨기는 독약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세 명 남겨서 챙겨! 데려갈 거니까!”

“아앗! 진작 말하시죠! 두 명 남았는데요!”

“뭐? 이, 지랄 염불 같은 새끼들! 그거라도 챙겨!”

적호단주 팽치가 그의 애물단지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골치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는 모습에, 적호단원들이 눈치껏 현장을 정리해 나갔다.

그사이, 적호단주 팽치의 시선이 그의 또 다른 애물단지를 향했다.

진화의 외모와 무력은 여전히 적호단이 전투 중에 넋을 잃을 정도로 경외감을 살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남궁세가 직계들의 방어막도, 적호단주의 입단속도 필요 없었다.

남궁세가의 양자에서 귀하디귀한 제국의 황자가 되자마자, 모두를 이해시킬 설득력이 생겨 버린 것이다.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하지. 저 애물단지는 이전과 그대로인데.’

적호단주 팽치가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진화는 여전히 사람 같지 않은 외모에 경악스러운 무위를 가지고도, 남궁진혜의 부탁이라면 웃으면서 괴상한 꽃마차를 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거기에 귀천성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멀쩡한 얼굴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까지.

변한 것은 오직 진화의 출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었다.

‘곱게 미친 새끼.’

정작 적호단주 팽치 또한 입 밖으로 욕을 내뱉지 않고 돌아섰다.

* * *

휘이이잉---!

천 길 낭떠러지.

협곡 사이를 부는 바람 소리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그 아래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마치 온몸이 칼에 베이고 부서지는 듯한 고통과 끝이 보이지 않는 억겁의 어둠을 선사한다는 천간지옥처럼.

하지만 협곡까지 날아든 이들은 천간지옥에 떨어지기를 겁내는 자들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했고, 누군가는 그들이 지옥을 부수기 위해 일어섰다고 했으니.

그들은 스스로를 향해 본래의 하늘로 돌아가려는 귀천자(歸天子)라 말했다.

휙-! 휙!

협곡에 도착한 그들은 망설임 없이 아래로 몸을 던졌다.

그들의 하늘이 마침내 그들을 불렀기 때문이다.

탓! 탓탓!

누군가는 협곡 양쪽의 절벽을 오가며 계단을 밟듯 내려갔다.

파팟! 휘이이익-!

누군가는 하얗게 빛나는 줄을 절벽에 박아 넣고 유유히 내려갔다.

그리고 누군가는.

파파파파팟----!

매서운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곧장 아래로 내려갔다.

“주군!”

감격에 찬 목소리가 협곡 아래에서 울렸다.

협곡 아래는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하지만 노인은 협곡 아래를 내려온 인영들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두었다.

“허허허, 많이들 바뀌었구나.”

“주군, 곧 돌아오실 거라 믿었습니다.”

감격스러운 목소리에, 노인의 눈이 장난스럽게 커졌다.

“호오! 목소리까지?”

탁.

노인의 손이 움직이자, 주변의 돌에 불이 붙었다.

화르르르---!

붉은빛이 은은하게 퍼져 나가며, 노인의 앞에 선 인영들의 모습을 밝혔다.

“혼현, 아직도 그 모습이구나.”

“송구합니다.”

노인의 말에 혼현마제의 얼굴이 불빛보다 붉게 변했다.

혼현마제의 뒤에 있는 수오는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노인의 시선이 옆으로 옮겨 가자, 붉은 머리를 산발한 것과 달리 검은 도포를 단정하게 여민 권마제 태금호가 고개를 숙였다.

“많이 올라섰구나.”

노인의 말에 고개 숙인 아래로 태금호의 눈이 커졌다.

설마 한눈에 자신의 상태를 꿰뚫어 볼 줄은 몰랐던 듯했다.

“광마제는 본좌를 고생시키다가 이제 겨우 눈을 떴고.”

“흐음.”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광마제를 보자, 그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검고 메마른 살갗에 여전히 광대가 불툭 튀어나올 정도로 마르고 볼품없는 모습.

아직 병석을 완전히 털어 내지 못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높디높은 자존심에 ‘고맙다.’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확실히 다른 마제들과는 확연히 다른 관계.

광마제는 노인에게 은혜를 입고도 숙일 줄 몰랐고, 노인은 그런 광마제를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질투와 분노, 호기심이 섞인 시선들이 광마제에게 모여들었다.

특히 권마제 태금호의 눈빛이 광마제를 향해 이채를 발했다.

그리고 남은 한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시선을 노인에게 두고 있었다.

“너는 여전하구나.”

“…….”

머리털 하나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사내가 노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흐뭇한 미소를 지은 노인이 사내에서, 다시 권마제와 광마제, 혼현마제를 둘러보았다.

“여전한 것도 있고, 변한 것도 있구나. 특히…….”

노인의 시선이 빈자리를 향했다.

그러자 혼현마제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왔다.

“환마제와 소리마제가 죽었습니다.”

“이런.”

“환마제의 최종 제물은 제가 확보했으나, 소리마제는…… 암림혈귀갑이 정의맹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허어. 그토록 귀물에 의존하지 말라 일렀거늘.”

노인이 안타깝다는 듯 탄성을 내었다.

그때, 광마제가 끼어들었다.

“놈도 늙은 게지.”

모두의 시선이 광마제를 향했다.

“육신이 늙어 가니, 귀물에 의존하게 된 거라는 말이다.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

광마제의 말을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광마제의 눈이 희번덕거렸다.

“하루라도 빨리 제물을 찾아와야 한다. 우리의 천주도 늙어 가는 건 마찬가지일 테니까.”

“광마제!”

광마제의 무례한 말에, 혼현마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를 제지하려 했다.

그러나 광마제의 눈이 그를 향하자, 차마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왜지? 저 괴물이 왜 날 저런 눈으로 보는 거지?’

혼현마제가 광마제의 속을 읽으려는 듯 그의 눈을 마주하다가, 결국 먼저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대체 뭘 알아낸 거지?’

찔리는 구석이야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죽은 듯 누워 있다 이제 겨우 깬 광마제가 그것을 알아낼 리 없었다.

혼현마제는 시치미를 떼고 광마제의 시선을 무시했다.

그러나 번들거리는 살기가 여전히 저를 향하고 있는 느낌에 숨통이 조여 오는 듯했다.

혼현마제는 잠시나마 광마제에게 두려움을 느낀 것이 몹시 모욕적이었다.

‘빌어먹을 늙은이. 힘도 없는 주제에……!’

혼현마제가 속을 이를 갈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말을 이어 갔다.

“독마제는 황도에 일이 있어 갑자기 자리를 비울 수 없을 겁니다. 복귀를 명할 수도 있지만, 제가 알리지 않았습니다.”

“허허허, 군사의 판단이 그러하다면,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겠지.”

노인이 고개 숙인 혼현마제를 향해 괜찮다는 듯 웃어 보였다.

하지만 정작 혼현마제는 노인의 웃음소리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의 귀에는 ‘반드시 대의에 맞는 판단이었어야 한다.’는 것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렇게 자비로운 노인처럼 웃고 있는 그의 주군은 언제라도 웃으며 자신들의 목을 날리고도 남을 만큼 냉철한 사람이었다.

“지난 대업에 제국이 끼어들어 방해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힘을 과소평가한 제 불찰이었습니다. 하여, 이번에는 아예 그들의 힘을 약화시킬 방도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가?”

“독마제와 함께 조정 곳곳에 우리 쪽 사람을 심어 두었으니, 제국이라 할지라도 이전과 같이 움직일 수 없을 것입니다.”

혼현마제가 굳은 얼굴로 단언했다.

그가 얼마나 심기일전하여 준비했는지 표정과 말투에서 그 자신감이 전해졌다.

“허허허, 얼마나 단단히 준비를 했으면 우리 군사가 이렇게 단언을 할까. 그간 제 몸을 추스르기도 바쁜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준비한 모양이야.”

노인의 손이 혼현마제를 향했다.

무형의 기운이 혼현마제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듯한 느낌에, 혼현마제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표정에서 드러나는 경악스러움에 광마제를 제외한 이들이 의아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때.

“수고했어. 참으로 수고했어. 그러나…… 틀렸다!”

“큿!”

노인의 자애로운 말투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식어 버리고, 동시에 혼현마제가 몸을 휘청거렸다.

어깨를 부술 듯이 옥죄는 느낌에 혼현마제가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었다.

“읏! 다, 당분간 은밀하게 우리의 세를 회복하고, 놈들의 내부를 약화시키는 것이…… 크읏.”

“아-니야.”

결국 혼현마제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노인이 천천히 혼현마제의 앞으로 다가갔다.

혼현마제의 온몸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도무지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기운에 갇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게 된 혼현마제는, 결국 저항을 포기하고 무력감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수치스러웠지만, 동시에 경외심이 솟아올랐다.

혼현마제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모두 지켜본 노인이, 이번에는 진짜로 혼현마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내 약점을 가리고 상대를 방해하는 건, 패자의 방식이다. 내 군사가 취할 방식이 아니다.”

노인의 손에 이끌려 혼현마제가 고개를 들었다.

자애롭게 들리는 목소리와 달리, 어둠 속에서조차 검게 빛나고 있는 눈.

검은 불이 이글이글 타는 듯한 눈을 마주하고 있자니, 자신을 집어삼키고 순식간에 세상을 집어삼킬 듯 거대하게 변해 가는 착각마저 들었다.

“본좌가 깨어났으니, 성도 깨어나야지. 다시 하늘을 움직일 것이다! 모든 귀천성도들에게 본좌가 돌아왔음을 알려라! 천하에 귀천성이 돌아왔음을 알려라!”

“연천개로(聯天開路) 현천도래(玄天到來)-!”

노인의 선언에 모든 마제들이 부복하며 외쳤다.

천하를 요동치게 할 물결이 깊은 협곡에서 시작되었으니.

노인의 눈이 다시 혼현마제를 향했다.

“나의 군사여, 귀천성의 군사로서 다시 답하라! 어디로 본좌를 안내할 것인가!”

노인의 물음에 다시 혼현마제가 큰 소리로 답했다.

신중하던 눈빛은 경외와 광기로 가득했다.

“제국을 가지소서! 천하를 가지소서!”

혼현마제의 외침에, 그제야 노인이 시원하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래, 그것이다! 그것이 나 역천제의 방식이다!”

힘을 가진 자가 위에 선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하늘을 머리 위에 둔 이유이자, 역천제가 천하의 위에 군림해야 하는 이유였다.

“가자-! 새로운 성으로.”

정사 연합과 관군의 반격에 무너진 귀천성.

하지만 수십 년 전에 무너진 돌덩어리는 큰 의미가 없었다.

혼현마제는 역천제를 이전 성보다 화려한 궁궐로 안내했다.

반란군의 거점, 역적의 제국.

신(新).

신 제국의 궁 문이 열렸다.

* * *

정의맹.

정의맹 본부 군사부로 끊임없이 전서구가 날아들고, 다급한 표정의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남해검문의 전서입니다. 혈로문 놈들이 다시 공격을 시작해 왔답니다!”

“박가장의 전서도 동일합니다!”

“진가현에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놈들이 대대적인 공격을 해 와 속현까지 후퇴했다고 합니다.”

“한중권문의 전서입니다. 신나라 황성의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합니다.”

정신없이 날아드는 급보.

하나같이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터라, 천하의 제갈가주라 할지도 당장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그때, 남궁진휘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들어왔다.

“장안에 있는 현무단주의 급보입니다. 귀천문 놈들의 깃발이, 귀천성의 것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

남궁진휘의 말에 제갈가주마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귀천성주의 깃발이 걸렸다는 건, 역천제가 돌아왔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소란스럽던 군사부 내부로 정적이 흘렀다.

먹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한 가운데, 가장 먼저 제갈가주가 한숨을 내쉬며 정적을 깨었다.

“이미 역천마제가 깨어난 정황이 전해졌을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일세. 군사들은 듣게! 상황부터 정리하지. 전투가 개시된 문파의 위치와 상황을 정리하게. 또한 현재 정의맹 무단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파악하고. 긴급 총연합회의를 열 테니 각 문파에 사람을 보내게.”

“예!”

제갈가주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군사들의 임무를 단순화해서 명했다.

제갈가주가 중심을 잡자 순식간에 질서가 잡혔다.

그리고 제갈가주의 명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총군사님, 적호단이 방금 복귀했습니다!”

“그래?”

한 군사의 말에 제갈가주가 반색했다.

지금의 상황에, 정의맹 본주를 지키는 적호단의 복귀는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었다.

군사부 안으로 적호단주가 들어섰다.

그리고.

“진화야!”

적호단주의 뒤로 진화가 나타나자, 남궁진휘가 반색했다.

“형님!”

진화가 남궁진휘를 향해 활짝 웃었다.

그리고 선물을 내려놓듯 보자기를 풀고 안에 있던 것을 꺼내 놓았다.

쿵.

쿵.

“……진화야?”

“암림혈귀갑입니다. 하나는 소리마제의 것이고, 하나는 이번에 습격을 해 온 자의 것입니다.”

피 얼룩이 가득한 암림혈귀갑이 군사들의 책상에 있는 귀중한 문서에 얼룩을 남겼지만, 누구도 그것을 불평하지 못했다.

귀천성이 부활을 알려 온 마당에 귀천성의 귀물이, 그것도 두 개나 보자기에 싸여 나타날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수고했네.”

제갈가주가 겨우 평정심을 유지한 가운데, 남궁진휘가 복잡한 심경을 담은 눈빛으로 진화를 보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