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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마제 (231)화 (231/425)

남궁마제

구휼할 진(賑) 죄 화(禍) : 이전과 다른 출발(6)

광룡귀면대의 습격으로 생각보다 많은 청룡단원들이 죽었다.

하지만 남은 광룡귀면대를 전멸시키고 광마제의 역천비록 일부를 무사히 회수했다는 데에서, 정의맹의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다소의 희생은 있었으나, 귀천성의 부활이 확실시된 이후 연이은 승리였기 때문이다.

“위령제는 어찌 되었는가?”

“소림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이제 시작인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숭산에 위령비가 빼곡하겠군.”

제갈가주의 말에 남궁진휘는 그저 씁쓸하게 웃으며 말을 아꼈다.

모두에게 알려졌듯 정의맹이 승리했고 무사들의 희생도 크지 않았다. 제갈가주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제갈가주는 당장 해야 할 일이 산재한데, 죽은 무사들의 장례에 아까운 연맹회의 시간을 쓴다는 사실이 불만인 것이었다.

제갈가주의 인정머리를 논하기 전에 효율성의 문제였다.

오늘 연맹회의만 해도 귀천성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에 주력해야 할 군사부에서 위령제 준비까지 챙기느라 시간을 허비했으니.

총군사인 제갈가주가 답답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귀천성과의 전쟁을 위해 제갈가주가 얼마나 많은 일을 희생하고 물렸는지 아는 남궁진휘는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했다.

결국 총연맹회의에 앞서 제갈가주가 칼을 빼 들었다.

“앞으로 죽은 무사들의 대우나 장례 문제, 위령비에 대해서는 소림에서 주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림에는 무승도 있었지만, 종교적인 수행만 하는 승려들도 있었다.

제갈가주의 말은 그 승려들에게 장례에 관한 것을 일임하겠다는 말이었다.

“싸우다 죽은 영웅들의 희생을 기리는 데에 너무 박한 것이 아니오?”

“그들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고, 형제요! 강호의 정리가 어찌 그리 야박할 수 있단 말이오!”

“무사들의 목숨을 쓰고 버릴 심산이오!”

많은 문파의 장문인과 그 대리인 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공산 전투에서 희생이 컸던 문파와 이번에 희생된 청룡단원들이 소속된 문파였다.

하지만 희생이라면 혼현마제에게 본가가 쑥대밭이 되었던 제갈세가도 만만치 않았다.

“죽은 이들이 안타깝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갈세가는 위령비를 세웠지 않소!”

“본 세가는 자체적으로 장례를 주관했습니다.”

“그, 그건……!”

장례를 어디서 주관하는가가 중요한 이유는, 망자의 명예와 산 자의 이권이 모두 연관되었기 때문이다.

명성과 명예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도 무림인들에게, 정의맹의 위령비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죽어서 그 이름이 무림의 영웅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였다. 죽은 제자가 무림 영웅이 된다는 건 남은 가족과 문파에도 명예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장례를 진행하고 위령비를 건립하는 데에는 많은 돈과 사람, 시간이 필요했다.

제갈가주가 문제 삼는 것은 이것 때문이었다.

제갈가주는 그동안 정파무림이 보이는 것에 얽매여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했다.

“모든 비용은 앞으로도 정의맹에서 감당할 것입니다. 또한 영웅록을 만들어 무림 영웅들의 희생을 오랫동안 기리도록 하겠습니다.”

“허! 그럴 것을 왜 굳이…….”

영웅록을 만든다는 말에 사람들의 반발이 줄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죽은 목숨이 안타깝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다만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앞으로 얼마의 희생이 더 따를지 모르는데, 정의맹을 이끄는 연맹회의의 시간만은 앞으로 안타까운 희생을 줄이는 데에 써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남궁진휘까지 나서자 조금씩 새어 나오던 불평까지 조용해졌다.

남궁세가는 평소에 세가 무사들을 아끼기로 유명했는데, 이번에 희생된 청룡단원 중에는 남궁세가 무사들도 꽤 많았다.

그런데 그런 남궁세가에서 살아 있는 이들에게 시간을 쓰자고 말을 하니, 달리 반박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부군사의 말이 옳습니다. 아직 살아 있는 많은 무인들, 제자들이 여기 있는 우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가슴은 아프지만 슬픔을 인내하고, 우리는 살아 있는 제자들을 위해 움직입시다.”

사람들이 조용해진 틈을 타서 제갈가주가 이 일에 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더 이상 다른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쐐기를 박았다.

“역천마제와 혼현마제, 검마제와 권마제, 광마제까지. 독마제와 혈마제는 행방은 고사하고 생사도 오리무중이나, 다섯 마제들은 신제국에 합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관직까지 받았다는 첩보입니다.”

“허어! 그자들이 조정에까지 관여한다는 말입니까!”

“혹, 군을 움직이려는 겁니까?”

제갈가주의 말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그들 모두 한 문파나 세가를 이끄는 사람들로, 저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조정 출사가 뭘 의미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신제국의 조정에 대거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조정 전체가 나서서 내정을 살피고 영토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폭풍이 지나기 전엔 바다가 잔잔한 법이었다.

이 자리에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예상하시는 대로, 신제국이 전쟁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 뒤에 귀천성 마제들이 있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지요. 앞으로 전쟁이 이전보다 훨씬 더 크게, 수천수만 관군들까지 얽혀 진행될 듯합니다.”

“흐음.”

제갈가주의 말에 곳곳에서 신음과 같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군사부가 준비한 대책은 무엇이오?”

“다행한 일은 귀천성과 달리 우리는 꾸준히 이 전쟁을 준비해 왔다는 겁니다.”

“호오, 그렇다면?”

“이미 신제국 곳곳에 우리가 심어 둔 연락책들이 있으니, 앞으로 우리는 그들의 준비 상황을 한눈에 들여다볼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여러 문파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당분간은 놈들의 기습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척, 격전지로만 무인들을 집중해 주십시오. 이 기회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귀천성 잔당을 모두 알아낼 것입니다.”

“귀천성 잔당을 모두 파악하면 어찌할 것이오?”

“오랫동안 우리가 준비해 온 전력을 보여야겠지요.”

“흐음.”

제갈가주가 매섭게 눈을 빛내며 하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도 무림 수장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자신감이 있었다.

반장의 대반격을 이뤄 낸 천수현인 제갈길현의 후인이 만들어 낸 대계에, 정파 무림의 모든 역사와 깨달음, 돈과 사람, 시간을 쏟아 키워 낸 인재들이 있었기에.

그들은 언제든 귀천성을 향해 일거에 검을 겨눌 준비가 되어 있었다.

* * *

“전쟁이 커지는 걸 두려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예,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숫자는 단지 규모일 뿐입니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건, 소수의 강자들이지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얼마의 돈이 들든, 얼마나 오랫동안 공을 들이든.

천 년 동안 중원을 지배했다는 정파 무인 누구도 역천마제를 막아 내지 못했다.

심지어 정파 제일 고수들의 합격조차 역천마제를 죽이지 못했다.

지금도 역천마제와 팔마제를 죽일 수 있는 고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었다.

“우리가 적보다 더 강합니다.”

혼현마제가 야릇한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그의 눈길이 슬쩍 신건궁을 향하자, 불안해 보이던 대소 신료들의 눈빛이 대번에 안정을 찾았다.

그들 모두 두 눈으로 그날의 신위를 보지 않았나.

손짓 한 번에 수십 명의 사람을 죽이고, 기합 소리 한 번에 전각이 무너졌다.

도무지 인간이라곤 믿을 수 없는 강자들이 그들의 편에 있었다.

혼현마제의 눈길이 신건궁을 향하자, 대소 신료들의 불만이 단번에 제압되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처음 보는 경악스러운 무위에 눈이 먼 것은 아니었다.

“하나 군을 움직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한제국에서 눈치채고 쳐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꼿꼿하게 자세를 바로 한 신료의 말에, 혼현마제가 조용히 혀를 찼다.

‘귀찮은 인간.’

겁쟁이에 이기적인 개돼지만 모인 신제국의 신료들 중에서도 단 한 사람.

황제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재상, 복건주는 귀천성 마제들에게 겁을 먹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의 황제가 신제국을 건립하는 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책사였기에, 혼현마제조차도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어쩌면 신제국에서 유일하게 신하다운 신하라, 현재 혼현마제에게 가장 거슬리는 사람 중 하나였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저자부터 치워야겠구나.’

혼현마제는 속으로 복건주를 죽일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는 태연하게 복건주에게 웃어 보였다.

“허허, 그 일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림은 나라와 다릅니다. 중원의 절반이 귀천성의 영역이 되었다고 하나, 그건 그 안에 있는 대부분의 문파와 세가 들이 정파와 사파에 돌아선 것뿐입니다. 귀천성도는 중원 전역에 걸쳐 있지요.”

혼현마제의 말에 복건주가 기가 막힌 듯 코웃음을 쳤다.

복건주가 아무리 무림의 일을 잘 모른다곤 하지만 한때 천하를 진동시킨 귀천성을 행보까지 모를 리 없었으니.

실제로 귀천성이 중원의 절반을 차지한 과정은 간단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정파 문파와 사파 문파를 죽이고, 남은 이들을 힘으로 귀천성에 굴복시킨 것이다.

복건주는 그 일을 태연하게 미화하는 혼현마제의 뻔뻔함이 놀라울 정도였다.

“그 말을 하는 공의 의도를 모르겠소이다.”

복건주는 혼현마제를 비꼬듯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척했다.

하지만 혼현마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복건주 대신 황제와 조정의 대소 신료들을 향해 말했다.

“무림인과 조정의 차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무림인들은 땅이 아니라 세를 가집니다. 문파나 세가 하나하나가 깃발을 가진 성과 같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귀천성의 깃발은, 다행히 낙양 황성에도 꽂혀 있습니다.”

“그게 무슨? 설마……!”

혼현마제의 말에 복건주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황제는 물론 대소 신료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혼현공, 그대의 말은 한 제국에 귀천성의 첩자가 있다는 뜻이오?”

황제가 나서 물었다.

한제국에 현 황제가 등극하면서 한제국 조정에 있는 모든 신제국 첩자들이 죽임을 당했다.

남은 첩자들도 숨을 죽이고 조심하는 터라, 정보를 빼 오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황성에 첩자라니!

“첩자가 아니라 본성의 수하입니다. 그가 한제국 황성에 세를 만들고, 성주님을 기다리고 있지요.”

“허어! 결국 그 말이 그 말이 아니오!”

황제의 인내심이 다했다.

“그자에게서 한 제국 황실의 소식을 알 수 있는 것이오?”

“그뿐이겠습니까. 잠시 신제국 군사들의 움직임을 가릴 정도는 될 것입니다.”

혼현마제의 확답에 복건주는 물론 대소 신료들이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가운데 황제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 그러면 되었소. 그대들은 실로 이 신제국의 은인들이로다!”

황제의 말에 복건주는 물론 몇몇 이들이 불편한 듯 얼굴을 굳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혼현마제가 가진 것은 그만큼 신제국에 간절한 패였으니.

“대단하오. 그 바늘 심도 들어가지 않은 한 황제의 조정에 틈을 만들어 내다니.”

황제가 진지하게 감탄하며 혼현마제를 칭찬했다.

여태까지도 그들을 향한 경계심이 남아 있던 황제의 눈에, 지금은 호의만이 가득했다.

“폐하, 누구나, 어느 곳에나 틈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틈을 누가 어떻게 파고드는가, 그것이 아니겠습니까? 한 제국은 당분간 신제국의 움직임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좋소! 혼현공만 믿겠소!”

혼현마제의 자신감에 황제가 크게 호응했다.

이 일로 혼현마제는 신제국 황제의 신임을 온전히 얻은 모양새였다.

복건주와 몇몇 신하들은 그 모습을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 * *

청룡단에 생긴 많은 결원은 금방 해결되었다.

정의무학관 관도생들이 다시 졸업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많은 졸업생들이 정의맹 무단에 소속되었고, 청룡단에서 가장 많은 인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문제는 경험 많은 무인들의 역할을 이제 갓 졸업한 관도생들이 온전히 대신할 순 없다는 것이었다.

“청룡단은 당분간 외부 임무보다 정의맹에서 훈련을 하는 데에 집중한다는군. 그들의 빈자리는 우리 적호단이 외부 임무에 나서며 메꾸기로 했다.”

적호단주의 말에 부단주 남궁진혜와 적호단의 조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남궁진혜와 적호단 조장들은 이번 정의맹의 결정을 크게 반겼다.

“좋은데?”

“매번 정의맹에 갇혀 있는 것도 지겨웠는데, 이제 귀천성 놈들 피 맛 좀 보러 나가는가?”

“흐흐흐, 피 맛은 개뿔! 술맛을 보려는 거겠지!”

“망할! 이놈의 양청현은 소림 때문에 망했어. 술이라곤 백주밖에 없으니.”

“푸하하하! 네놈이 그럴 줄 알았다!”

적호단 조장들이 농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오직 한 사람, 적호단주의 표정만은 좋지 못했다.

“진화야, 내 동생이랑 같이 중원 유람이라니! 지옥에 간다고 해도 남궁진휘가 부러워 죽을 거다!”

“하하, 누님, 저도 좋습니다.”

남궁진혜가 진화를 끌어안고, 안긴 진화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 큰 동생을 끌어안는 모습에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은 적호단주뿐이었다.

“동의생, 아니, 너희 은의생 놈들은 계속 적호단 소속이다. 그래도 사정 봐준다고 너희 기수에서 가장 우수한 놈들만 붙여 준다하더니, 결국 네놈들이랑 몇 놈 더해서 홍의십-수 어쩌고 하던 놈들이더군.”

“아…….”

진화의 기수들은 황금 기수로 유명했다.

특히 지난 홍의생 때 귀천성의 기습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운 열 명의 후기지수, 홍의십수는 해를 바꿔서도 여전히 은의십수로 불리고 있었다.

“첫 임무는 바로 신양이다.”

“신양요?”

“……남궁세가, 남궁금영이 놈들에게 다시 납치당할 뻔했다.”

탕--!

“어떤 새끼들이 남궁을 건드려!”

남궁세가라는 말에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남궁진혜와 진화를 향했다.

역시나 남궁진혜는 탁자를 내리치며 곧바로 분노를 표했다.

‘놈들이다!’

진화는 숨을 죽이고 적호단주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일전에 얻은 장부와 함께, 정의맹에서는 권마제의 제물을 노린 귀천성 놈들의 짓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또다시 남궁금영을 노리겠군요.”

“그래서다. 이번 적호단의 임무는 남궁금영을 지키고 남궁세가 본가까지 호위하는 것이다.”

적호단의 임무.

진화는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다는 데에 만족했다.

“미친-! 집에 간다고?”

남궁진혜는 생각이 조금 다른 듯했다.

남궁진혜의 평소 행실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는 반응이기도 했다.

그때, 적호단주가 남궁진혜와 진화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어이, 남궁세가 내놓은 자식이랑 남궁 꽃용이, 너네 둘은 물론이고, 꽃용이 포함 너희 기수 은의씨-입수들까지! 하-아, 사고 치면 알아서들 해라.”

적호단주가 깊은 한숨과 함께 남궁진혜와 진화를 향해 경고를 날렸다.

물론 책임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경고였지만, 진화는 왠지 억울한 기분이었다.

“지도 팽가의 망나니라 불리는 주제에…….”

한쪽에서 남궁진혜가 입술을 내밀고 구시렁거렸다.

“남궁진혜, 뭐라고 그랬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긴, 개뿔!”

남궁진혜와 적호단주가 투덕거리는 와중에, 진화의 입가에 조용히 미소가 퍼졌다.

‘남궁금영이라니…… 권마제일까, 아니면 광마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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