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마제
부릅뜰 진(瞋) 불 화(火) : 움직이는 제국(4)
말을 탄 장수들과 깃발을 든 기수, 긴 창을 들고 등에 도끼를 맨 병사들이 줄지어 길을 지나갔다.
백성들은 몸을 숨기고 두려운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집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다.
멀쩡한 군대가 약탈자로 돌변해서 마을과 집을 쑥대밭으로 만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제국과 신제국이 치열하게 싸울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한제국군과 신제국군이 마을로 쳐들어와 사람들을 죽였었다.
그나마 완전히 한제국으로 합병되면서 그런 일도 줄었지만, 그때의 공포는 여전히 백성들 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때.
히이이이잉---!
군사들 사이로 새하얀 백마가 투레질을 하며 걸어 나왔다.
백마를 탄 사람은 멀리서 보기에도 번쩍번쩍 빛이 나는 황금 갑주를 입고 있었다.
백성들의 눈이 커졌다.
그간 많은 군대를 보았지만 백마를 타고 황금 갑주를 입은 사람은 처음이었다.
황태자에겐 사실상 처음 나와 보는 바깥세상이었다.
가끔 제례 행사를 치르러 밖을 나가며 낙양 저자의 사람들은 본 적이 있었다.
황궁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황태자가 보기엔 가난하긴 해도 시끌벅적 활기차 보였었다.
하지만 낙양은 중원에서 손에 꼽히는 큰 도시로, 한제국의 황도가 되고 난 뒤에는 넘쳐 나는 물자와 인재로 전성기를 맞이한 곳이었다.
결핍이라곤 없는 도시에 사는 백성들의 삶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산촌에 사는 백성의 삶과 같을 수 없었다.
한중군을 넘어 경계에 사는 백성들은 한여름에도 당장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삶이었다.
잠은 당장 몸만 뉘면 족한 움집에서, 입는 것은 다 헤어져서 형태만 겨우 알아볼 법한 걸레 조각이었으니. 당장 이 군대가 빠져나가고 나면 산으로 흩어져 아직 익지도 않은 열매들을 털러 나가야 할 것이었다.
“더럽군.”
황태자는 숨어 있는 백성들을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가난함과 고된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백성들의 행색이 그저 구역질 날 정도로 더러워 보이는 듯했다.
실제로 황태자는 새까만 쥐 새끼처럼 숨어서 이곳을 관찰하는 백성들의 시선이 불편하고 짜증스러웠다.
“저들도 우리 한 제국의 백성들인가요?”
황태자의 질문에 좌장군 표서량이 시선을 흘렸다.
고개를 돌릴 가치조차 없다는 듯 냉랭한 시선으로 그들을 확인한 좌장군은 금세 시선을 앞으로 가져왔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군에 들어가지 못하고 흩어져서 사는 짐승 같은 자들입니다.”
“아, 하지만…….”
“전하.”
낮은 목소리, 하지만 단호한 어조.
감히 황태자의 말을 자르는 것을 넘어 좌장군 표서량은 지그시 쳐다보는 것만으로 황태자의 말문을 막았다.
잠시.
황태자에게 충분히 놀라고, 충분히 겁먹을 시간을 주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황태자를 달래듯 자애로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숲을 보는 건 황좌에 오른 다음에 해도 상관없다고. 지금은 쓸데없는 곳까지 신경 쓰지 마세요.”
“아, 예, 외숙.”
황태자가 금방 주눅이 든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황태자는 백성들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고 고개를 빳빳하게 고정한 채 군대의 선두에 섰다.
애초에 황태자가 이번 민란 진압에 나선 것도 백성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를 따르는 군인들에게 선두에 선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 * *
마침내 황태자와 표기군은 흑군을 앞에 두고 있었다.
흑군은 검은 산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하나의 군으로 묶여 있지만 첩첩산중 곳곳에 작은 마을들이 흩어져 있었다.
산세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미 마을 세 곳이 폐허가 된 것을 보았고, 지금의 마을도 사정은 그리 나아 보이지 않았다.
잔뜩 겁을 먹은 것인지 마을 사람들은 집 안에서 웅크리고 나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허리가 굽어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늙은 촌장과 그 아들만이 황태자와 표기군을 맞았다.
“화, 황태자 전하 만세만세 만만세!”
늙은 촌장과 아들의 외침에 장수들이 술렁거렸다.
하지만 이내 황태자에 대한 인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촌무지렁이들을 비웃었다.
당장 목을 쳐도 시원찮을 실수였지만, 황태자와 좌장군은 당연히 그들의 목을 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황태자는 내심 기분 좋은 기색을 감추려 일부러 입꼬리를 비틀었다.
황태자 대신 젊은 장수가 나서 촌장에게 물었다.
“역적 놈들이 있는 곳이 어디지?”
“이미 저 고개를 넘어선 전부 놈들의 땅이 되었습니다. 대낮에도 연기가 올라오는 저쪽입니다.”
촌장의 말에 황태자와 장수들이 고개를 돌렸다.
눈에 띄진 않지만 고개 하나를 넘은 곳에서 작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언뜻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
상대는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고 무기도 없는 백성들이었다.
황태자는 어쩌면 당장 지금 고개를 넘어도 오늘 안에 놈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좌장군 표서량이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칼을 빼서 촌장의 목을 내리쳤다.
쉐에엑--!
허리가 굽은 노인의 목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고, 머리를 잃은 것을 모르는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젠장! 어떻게 알았지!”
아버지가 죽었는데, 아들이라며 서 있던 남자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러자 좌장군이 그자를 향해 칼을 던졌다.
푸욱!
“어억!”
남자가 칼을 맞고 쓰러졌다.
좌장군은 천천히 말을 몰고 가서 태연하게 남자의 몸에서 칼을 뽑았다.
“외숙!”
황태자가 놀라서 그를 불렀다.
황태자는 노인의 피를 맞고 정신이 없었다.
그때 좌장군 표서량이 칼을 들고 소리쳤다.
“역적 놈들이다-! 숨은 놈들을 찾아 모조리 죽여라--!”
“추—웅!”
황태자와 달리 표기군은 좌장군의 명령에 곧바로 복종했다.
“흐럇! 전부 나눠서 집 안까지 뒤져라! 보이는 놈들은 모두 죽인다!”
“충!”
표기군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와아아아---!”
“이렇게 된 이상 전부 죽여라--!”
“하늘의 벌을 받아라! 대가를 치러라!”
아니나 다를까 숨어 있던 민란군이 제각각 무기를 손에 들고 튀어나왔다.
하지만 기습도 들킨 마당에 훈련도 되지 않은 백성들이 한제국 정예군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챙-! 챙챙!
퍽! 퍽!
“전부 죽여라-!”
잠깐의 부딪침 이후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황태자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 이게 어떻게……?”
“허리가 굽어서 고개를 들 수 없는 노인이 산 넘어 연기를 어찌 보겠습니까.”
“아!”
좌장군의 말에 황태자가 탄성을 흘렸다.
사방에서 사람이 죽어 가는 중에 참 한가롭고 한심한 소리였다.
좌장군이 또다시 지그시 황태자를 보자, 그제야 황태자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알아채고 얼굴을 붉혔다.
“그렇지요. 제왕무치라 하지만 아직은 수치심을 알아야 할 때입니다.”
좌장군이 잘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애로운 얼굴로 황태자의 백마를 끌었다.
“표기군이 민란을 어찌 정리하는지, 오늘은 지켜만 보십시오.”
좌장군은 황태자를 군인들과 백성들이 싸우고 있는 쪽으로 향하게 했다.
퍽! 퍽! 퍽!
“전부 죽여라!”
싸우려 덤볐던 백성들은 모두 죽고, 집 안에서 여자들과 아이들이 끌려 나왔다.
“꺄아아아---!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아악! 아이는 안 돼요!”
“으아아앙!”
퍽! 퍽!
그야말로 짐승을 도살하는 광경이 이어졌다.
병사들의 도끼질에 팔, 다리, 어깨, 얼굴 할 것 없이 쪼개지고 갈라지며, 저항하지 못하던 여자와 아이 들이 피 흘리며 죽어 갔다.
끔찍한 광경에 황태자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눈 떼지 마십시오! 그저 벌레 같은 자들입니다! 이 국경에서 싸운 제국 군인과 황실의 은혜도 모르고, 고작 눈앞의 배고픔에 반란을 일으킨 어리석은 놈들입니다. 질서를 모르고 법도를 모르니, 사람이라 할 수도 없는 놈들입니다!”
좌장군이 강요하듯 소리치자, 황태자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하고도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그래요. 잘 견디고 있습니다. 강한 황제가 되시려면 두려움을 몰라야 합니다. 표기군이 전하를 지켜 주고 있습니다. 전하께서 해야 할 일은 법도를 모르는 이들을 제국에서 청소하는 것뿐입니다. 명심하세요. 다음에는 직접 해 보셔야 합니다.”
“예, 외숙.”
황태자는 눈물을 그렁거리면서 좌장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좌장군은 그런 황태자의 등을 쓸어내리며 그를 칭찬했다.
멀리서 벌어지는 학살에 피 냄새가 골짜기를 진동했다.
예민한 무인들의 코에는 그러했다.
“너무 밀리는데요? 저러다가 금세 다 죽겠어요.”
수오가 병사들에게 죽어 가는 백성들을 걱정스럽게 보았다.
정확하게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걱정하는 것이었다.
백성들의 목숨이 아닌 백성들의 숫자.
그 둘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었다.
“아직은 좀 더 이쪽의 혼란이 이어 가야 하는데, 이러다가 금세 끝나겠습니다.”
마치 손안에 있던 사탕이 너무 빨리 녹는 걸 걱정하는 사람처럼, 수오가 불만스럽게 툴툴거렸다.
하지만 옆에 있던 혼현마제는 여유롭게 웃었다.
“허허허, 괜찮다.”
“하지만 저런 식이면 다른 곳들도 금방 정리될 텐데요.”
여전히 걱정스러워하는 수오의 모습에 혼현마제가 수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관없단다. 언제, 어떻게 끝이 나든, 이건 처음부터 우리가 이기도록 정해 놓고 시작한 전쟁이니.”
혼현마제의 말에 수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그들의 옆에서 속삭이는 듯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가 걱정인가요?”
전신을 다 비칠 듯 얇은 옷 위에 붉은 비단 피풍의를 아슬아슬하게 걸친 여인이 그들을 향해 은은하게 미소를 지었다.
“불안하면 내가 신도들을 더 만들어 내면 돼요.”
“허허, 서둘러야겠구나.”
“맡겨 두세요.”
혼현마제의 대꾸에 여인은 다소곳하지만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여인의 자신감과 함께, 혼현마제는 죽어 가는 백성들을 보며 만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수오는 뻣뻣하게 굳은 얼굴로 여인을 외면했다.
* * *
흑군에서 밀어난 민란과 동시에 무림에서도 한중권문에서의 전투가 심각해졌다.
그동안 귀천성에 소속된 호멸곡의 공격으로 한중권문과 인근 중소 문파는 물론 무당 검수들까지 지원을 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익주에 퍼져 있던 귀천성 세력들이 호멸곡에 합류하면서 그곳에 있던 정파 무림인들만으로는 전투가 힘들어진 것이다.
정의맹은 그들이 가용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무인들을 급파했다.
바로 적호단이었다.
제갈길현이 깨어난 바로 그날 저녁, 적호단의 파견을 결정하는 것과 동시에 진화도 그들과 함께 떠났다.
일단 진화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남은 일은 제갈길현 스스로의 힘과 의선의 능력이 필요한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여튼 성질만 남아선,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말만 던져 놓고 기절하시면 어떡합니까?”
제갈가주가 눈을 뜬 제갈길현을 향해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한숨을 쉰 것은 제갈길현이 먼저였다.
깨어나자마자 곁에 정나미 떨어지는 아들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노골적으로 실망스러운 기색을 비쳤던 것이다.
물론 제갈가주는 그런 것에 상처받을 정도로 귀여운 아들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누가 단전을 부숴 놓으래?”
“부숴 놓은 건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독기가 뇌수까지 뻗쳤는데, 벽에 똥칠하는 것보단 단전이 깨지는 게 낫지 않습니까. 아들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켜 드린 겁니다.”
“잘-했다. 참, 효자 났다! 내가 깨어난 지가 언젠데, 왜 네놈만 있는 거냐. 멍청한 손자는 어디 있고?”
“근신 중에 의선문을 어떻게 드나듭니까?”
“어휴, 집안 꼬라지 잘 돌아간다, 자식 다 망친 놈이 입만 뚫려선……!”
“아버지는요?”
“…….”
아아, 아들이 만만치 않게 자랐다는 걸 이런 식으로 실감할 줄이야.
자신이 성공했다고 우긴다면 그건 제갈가주가 성공적인 아들이라는 의미였고,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자신의 완전무결함을 부정하는 꼴이니.
“여우 같은 놈.”
일어나자마자 투덕거림을 이어 간 제갈가주와 제갈길현의 말싸움은 그렇게 제갈가주의 판정승이었다.
양쪽 모두 상처만 남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하늘이 무림을 버리진 않았구나. 우리 자손은 아니지만 남의 자손에서 그런 놈이 나왔으니.”
제갈길현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제갈가주도 알아챘다.
그 또한 제갈길현과 같은 생각이었다.
제갈가의 장손인 제갈후현이 무림을 이끌 영웅이 되길 바랐지만, 그게 남궁이어도 지금은 영웅이 나왔다는 것에 만족했다.
“혼현마제 그놈이 우리 집안을 노린 것은 역천비록 때문이다.”
제갈가주는 혼현마제의 침입을 눈치채지 못한 스스로를 탓했지만, 제갈길현의 생각은 달랐다.
애초에 못난 손주들의 잘못이고, 그들을 꿰어 낸 혼현마제의 탓인 것이다.
그리고 혼현마제가 제갈세가로 굴러들어 온 것은 모두 자신 때문이었다.
“흐흐흐. 그놈, 제 역천비록을 찾으러 우리 집에 기어들어 온 것이다. 제갈무진이 그놈의 최종 제물인 된 건 좀 놀랍지만, 그만큼 놈이 급했던 거겠지. 내가 그놈의 역천비록을 숨겼거든.”
“……!”
제갈가주는 눈을 크게 떴다.
너무 놀라서 아버지의 저 사악한 웃음을 지적할 생각도 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짓을…… 아니, 그건 지금 어디 있는데요?”
제갈가주가 급히 물었다.
그러자 제갈길현이 음흉하게 웃으며 바닥을 때렸다.
툭. 툭.
“여기.”
“예?”
“이 좌활백설옥 침상 안에. 내가 깨어나면 자연히 내 손에 들어오도록 해 두었지. 흐흐흐흐, 그놈도 다 죽어 가는 내가 깔고 누웠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다! 하하하하!”
제갈길현이 코앞에 두고도 제 비록을 찾지 못한 혼현마제를 생각하며 크게 웃었다.
제갈가주는 대체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적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역시 하늘은 우리 편이구나. 때마침 내가 깨어나고, 아니 날 깨워 줄 고수도 보내 주고.”
제갈길현이 음흉한 얼굴로 웃으며 의기양양해 보이자, 제갈가주가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다.
“하늘의 도움까진 필요 없습니다. 아버지 없이도, 우리의 준비는 완벽하니까요.”
“허, 잘난 척하는 걸 보니 뭔가 했나 보구나.”
제갈길현의 말에 이번에는 제갈가주가 씨-익 웃어 버렸다.
“귀천성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아버지가 일언반구도 없이 혼자 숨겨 두신 혼현마제의 비록에 대해 이야기나 나누죠. 의선과 홍랑대부를 불러오겠습니다.”
제갈가주가 자신 있게 쏘아붙이고 급하게 방을 나갔다.
제갈가주가 나가고 제갈길현이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