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마제
참 진(眞) 꽃 화(花) : 진짜와 가짜(4)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고 했던가.
실제로 그러하다.
강호는 비정한 은원으로 이어지는 세상이다.
아니, 어느 세상이 아니 그렇겠는가.
누군가가 뭔가를 얻었다면 누군가를 반드시 잃는 것이 세상 이치고, 상생은 흔치 않으니 사람들이 부르짖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다.
지금 적사문과 적호단의 원한도 그렇게 돌고 돌아왔다.
적사문은 황군에게 가족과 친지가 몰살당해 그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고, 적호단은 적사문에 배신당했던 정도 무림의 원한과 죽은 동료들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다.
다만 이전에는 적호단이 죽기를 각오하고 귀천성을 막아 내며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지금은 적사문도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적사문주가 황태자를 죽이기까지 시간을 벌고 있었으니.
적사문의 입장에서는 참 잔인한 비극 속에서 그들이 이전에 만들어 놓은 은원이 돌아온 격이었다.
퍼—억!
적호단주 팽치가 적사문주에게 주먹을 내리치며 산길을 뛰어내렸다.
“이 쌍노무 영감탱이! 오랜만이야!”
“너, 넌! 경격권 팽치!”
적사문주가 적호단주를 알아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악의 순간에 맞이한 최악의 적이었다.
“본 문을 두고 튄 곳이 고작 여기인가? 거기 있던 늙은 도사들, 아니 그냥 늙은이들은 전부 저승으로 갔다. 이제 네놈들 차례야.”
“…….”
적호단주의 말에 적사문주는 심각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적호단주가 이 자리에 나타났을 때부터 예상되는 일이었다.
다만 어째서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후회될 뿐이었다.
고작 표기군만으로는 본 문에 남아 있는 도사들을 그렇게 빨리 죽이지 못했을 텐데.
표기군이 예상보다 일찍 돌아왔을 때 왜 다른 세력이 끼어들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단 말인가.
만약 적호단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어린 제자들을 멀리, 멀리 도망치게 했을 텐데.
후회가 밀려들었지만 모두 결과론적인 것뿐이었다.
저 곰같이 영리한 적호단주라면 결코 적호단의 습격을 알리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뭐 하는 거야! 왜 이야기만 하고 있어! 감히 황태자를 해하려 한 놈을 죽여라! 죽여--!”
군사들의 헤치고 나온 황태자가 적사문주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그는 사방에서 나타난 적호단이 적사문도들을 죽이고 있으니 위기는 끝났다 싶은지 이제야 당당하게 앞으로 나왔다.
적호단주 팽치는 황태자를 힐끗 쳐다본 뒤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만 옆에 있는 진화를 불렀다.
“상황상 네가 지휘하는 게 낫겠습니다.”
어법에 맞지 않는 존대.
그마저도 황태자의 눈치를 보아서 억지로 하는 것이었다.
적호단주의 눈빛에서 짜증을 읽은 진화는 피식 웃음이 새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적호단은 계획대로 적사문도들을 모두 죽이고, 적호단주께서는 남은 은원을 해결하시지요.”
진화는 특별한 원한을 가진 적호단주에게 적사문주의 생사를 넘겼다.
진화가 적사문주를 죽이면 더 간단해질 일이나, 진화는 반드시 제 손으로 갚고 싶은 복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추웅.”
진화의 배려에 감사를 담아 건성으로 답하고, 적호단주는 황태자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적사문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진화 또한 황태자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다시 신형을 움직였다.
적호단이 적사문도들을 남김없이 처리하고 있으나, 이곳에 황태자와 멀뚱하게 서 있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휘이이익-!
쉐에에엑---!
진화의 검에서 쏘아져 나간 푸른 번개가 적호단원의 뒤를 노리던 적사문도의 등에 박혔다.
“크억!”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적사문도.
진화는 당연하다는 듯 곧바로 다른 적사문도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아무리 초라한 옷을 입고 있어도 진화의 손에서 빛나는 푸른 검기에, 표기군 군사들이 눈을 떼지 못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좌장군 또한 진화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허! 이황자의 무위가 저 정도였다고? 그래, 네놈도 황제의 아들이라고, 예사 방법으로는 건들 수 없단 말이지?’
한눈에 보아도 다른 적호단원들과도 비교가 안 되는 몸놀림, 그리고 진화의 검에서 빛나고 있는 기운.
좌장군이 뱀처럼 입맛을 다시며 뒤로 물러났다.
상황은 이미 진화와 적호단에게 넘어간 후였고 표기군의 피해가 적지 않으니, 지금은 물러서야 할 때였다.
“태자 전하를 마을 안으로 모신다.”
“충!”
좌장군의 냉엄한 명령에 표기군 군사들의 목소리에 군기가 돌아왔다.
“이대로 간다고? 저놈들은? 날 이렇게 다치게 한 놈을 잡아 오라 하세요! 저자의 사지를 찢어 죽일 것입니다!”
황태자는 이대로 물러난다는 좌장군의 말에 길길이 날뛰었다.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무림인들에게 명령하면 다 들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 명령을 듣지 않으면 죄는 물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황제에게 먼저 질책을 당할 것이었다.
“일단 전하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하지만 외숙!”
“전하!”
황태자가 끝까지 반발하려 했지만 좌장군은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큰소리로 황태자를 부른 후 그를 지긋이 노려볼 뿐이었다.
“…….”
“뭣들 하느냐, 전하를 안으로 모셔라!”
황태자의 눈이 흔들리며 기세가 꺾였다.
그것을 확인한 좌장군이 표기군과 함께 황태자를 이전에 묵었던 장원으로 데려갔다.
* * *
한편, 표기군이 빠져나가자 적호단은 걸리적거리던 것이 사라진 듯 마음껏 날뛰었다.
쉐에에엑---!
챙-! 챙!
“크아아악!”
“천신께 바치…… 큭!”
숫자에서도 열세.
개개인의 무공에서도 열세.
게다가 적호단에 한해서는 복수라는 명분마저 사라진 적사문 제자들은 적호단원들에게 둘러싸여 장렬하게 죽음을 맞았다.
그리고 적호단주 팽치는 적사문주를 몰아붙였다.
“그때 죽은 동료들의 목숨값을 받아 내마! 쉽게 죽지 마라-!”
탓.
적사문주의 생각처럼 적호단주는 곰 같은 사람이었다.
우둔한 듯 보이는 외양과 달리,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고 빠르고 강했다.
퍼---억!
순식간에 적사문주의 앞에 다다른 적호단주 팽치가 적사문주의 검을 주먹으로 때렸다.
“크엇!”
적사문주는 저도 모르게 검을 놓칠 뻔한 손에 힘주고 뒤로 물러났다.
적호단주 팽치가 놓치지 않고 그에게 따라붙었다.
퍽! 퍽! 퍽!
무림에는 우스갯소리로 팽가에 대해 이런 말이 나돈다.
팽가에서는 가끔 가문에서 약하게 태어나는 아이들을 위해 도법을 만들었다고.
우스갯소리라고 하지만 무림에 나와 있는 팽가 인물들, 적호단주나 팽가 쌍둥이 형제를 본다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닌 듯했다.
혼원벽력도는 무림에서도 손에 꼽히는 훌륭한 도법이었지만, 팽가 사람들은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주먹으로 구현했다.
퍼-억! 퍽!
카—앙!
소리만 들었다면 이게 과연 사람의 주먹과 칼이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가 과연 맞는지 의심스러웠겠지만, 실제로 눈앞에서 적호단주 팽치가 적사문주의 검을 부술 듯이 때리고 있었다.
우우웅--!
“큿!”
적사문주는 적호단주의 주먹을 막으면서 점점 뒤로 물러났다.
적호단주의 주먹 한 발 한 발에 담기 기운이 검을 통해 그의 손까지 전해지면서, 적사문주의 손이 점점 검게 물들어 갔다.
적사문주는 최선을 다해 참고 버텼지만 결국 손바닥이 터지기 전에 검을 놓치고 말았다.
“검 쥐어. 우린 그때 양팔이 날아가도 이빨로 검을 물고 싸웠어!”
퍼—억!
적호단주는 적사문주가 약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적사문주가 엉거주춤 물러나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을 주워 들었다.
“크읏!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의맹은 우릴 보호해 줄 수 없었어!”
“이해해, 그게 당신들의 선택이라면. 그러니 당신들도 이해해야지, 우리가 복수를 위해 검을 드는 걸.”
퍼---엉!
적호단주가 적사문주의 정면을 손바닥으로 날렸다.
팟-!
“크아앗!”
혼원벽력장 건곤일기의 응축된 기운이 검과 닿으며 검이 터져 나가고, 날아간 검 파편이 적사문주의 몸 곳곳에 꽂혔다.
하지만 적호단주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분노한 패웅이 묵직하게 팔을 회전하며 속도와 원심력을 싣고, 발끝부터 전해진 혼원강기가 단단한 등을 지나 어깨부터 빠져나왔다.
“끝이다-!”
퍼-----억!
적갈색으로 빛나는 강기가 적사문주의 양팔을 뚫고 가슴 깊숙이 박혀 들었다.
“커헉-!”
적사문주가 피를 토하며 뒤로 삼 장가량 날아갔다.
쿵!
“컥! 커헉! 우……린…… 큭.”
바닥에 떨어진 적사문주가 시커먼 피와 부서진 내장을 토해 내며 잔뜩 미련이 남은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붉디붉은 피를 흩뿌리며 죽은 적사문 제자들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그대로 눈을 감지 못하고 죽었다.
적호단주가 적사문주의 시체를 보았다.
가슴이 움푹 꺼진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적사문주의 시체를 보며, 적호단주는 조금 복잡한 얼굴이었다.
“전부 정리가 끝났습니다. 사망, 부상 무(無)입니다.”
“그래.”
진화가 적호단주의 곁으로 와서 보고를 했다.
황태자 때문이긴 했지만 어쨌든 적호단주에게 지휘를 넘겨받았으니 마무리까지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적호단주는 진화의 보고에 건성으로 답할 뿐이었다.
평소라면 기분 좋게 외쳤을 ‘당연하지! 이런 놈들에게 다쳤다면 내 손에 대가리 깨질 줄 알아!’ 하는 농담도 없었다.
그때까지도 적호단주 팽치는 적사문주의 시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참 비참한 말로야. 옳은 선택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제 사람들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고 이기적인 선택을 했는데…….”
적사문주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다.
사람, 문파, 명예, 신념까지도.
적호단주는 적사문주의 배신에 대해 일부분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모든 것을 잃고 죽어 버린 그의 죽음에 씁쓸함을 느끼는 듯했다.
적사문주를 동정해서가 아니었다.
적사문주의 죽음이 하잘것없이 느껴질수록, 적사문주 때문에 죽어 간 이전 동료들의 죽음이 허무하게 느껴진 탓이다.
그런 적호단주를 진화가 덤덤하게 바라보았다.
복수라는 감정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세상 모든 복수가 같을 수는 없었기에.
“다른 건 모르겠고, 이자의 죽음이 이전 선배들의 죽음보다 비참했으면 좋겠군요.”
진화의 말에 적호단주가 놀란 눈으로 진화를 보았다.
그러다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푸핫! 그래, 그거면 되지.”
적호단주에게는 적을 이해할 이유도, 의무도 없었다.
* * *
도망친 적들까지 잡은 적호단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을 안에 들어섰다.
긴 임무의 마지막을 마쳤으니, 정의맹으로 돌아가기 전에 푹 쉴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적호단은 마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적호단주가 옆에 있던 단원에게 눈짓을 주자, 단원이 빠르게 움직였다.
정면을 바라보는 진화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현씨 세가에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서두르죠.”
“그래?”
진화의 말과 함께 적호단의 걸음이 빨라졌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 사람들이 군사들에게 잡혀 있고 현씨 세가 사람들이 그 앞에서 대치 중이었다.
“그들의 움직임을 저희 같은 것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만약 저희 마을이 그들에게 협조했다면, 군사들이 마을에서 쉬는 밤에 아무도 모르게 습격을 하거나 음식에 독을 타려 했을 것입니다!”
“뭐라! 감히 본 태자의 음식에 독을 탄다는 말이냐!”
“아니, 그것이 아니오라, 더 확실한 방법이 있으니 저희들은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씨 세가 가주가 답답하다는 듯 목소리를 높여 억울함을 고했다.
하지만 황태자가 그런 것을 고려했더라면 애초에 마을 사람들을 벌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무례하다! 네놈들이 한패가 아니라면, 왜 본 태자가 이 마을 앞에서 습격을 당했을 때 도우러 오지 않은 것인가! 그것만으로도 불충이다! 대역이란 말이다!”
황태자는 목에 큰 붕대를 묶고, 마을 사람들의 앞에서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군사들은 제대로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황태자의 명에 마을 사람들을 잡아다 그의 앞에 대령해 놓은 상태였다.
마을 사람들 또한 아닌 밤중에 강도를 당한 사람들처럼 혼비백산 떨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상황이 마음에 드는 이는 오로지 황태자와 그를 지켜보고 있는 좌장군밖에 없을 듯했다.
‘이대로 마을 놈들을 모두 죽인다면, 표기군의 실책이 사라진다.’
겨우 민란을 토벌하면서 표기군 절반이 죽거나 다쳤다.
중간에 무림인의 습격을 받아 황태자가 위험에 처했으며, 심지어 이황자의 도움까지 받았으니.
이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없는 일로 만드는 것이 좋았다.
계산이 선 좌장군은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역모죄를 부르짖는 황태자를 말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황태자의 분노를 합리화하며 은근히 그를 부추겼다.
현씨 세가 가주는 불길한 느낌 속에서 주먹에 힘을 주었다.
“마을 사람들이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거리였습니다. 게다가 힘없는 이들이 싸우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저 숨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너희는 황태자인 나를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 감히 이 땅에서 지엄한 천손의 몸에 상처가 났단 말이다!”
“부디 미천한 백성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상처를 낸 이들만 벌하여 주소서!
말이 통하지 않는 황태자의 논리에, 현씨 세가 가주는 이를 악물었다.
결국엔 다 죽이려는 작정인가.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태자의 허락도 없이 입을 놀린단 말이냐! 이놈을 죽여라! 이놈부터 죽여서 천손의 위엄을 보이겠다! 무엇 하느냐! 이놈을 죽이라니까!”
황태자의 말에 붙잡힌 백성들이 술렁였다.
현씨 세가 가주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눈동자가 빠르게 흔들렸다.
그리고 가주의 옆에 있던 군사가 굳은 얼굴로 검을 빼 들었다.
그때.
“꼴사나우니까 그만하지그래.”
“너……!”
언제 왔는지 앞으로 나선 진화를 보며 황태자의 눈이 커졌다.
하지만 이내 표독스러운 얼굴로 진화를 노려보았다.
“감히 황태자의 공무를 막아선 것이냐!”
“일전에 호양공주의 일에서 당신은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나 보군.”
“뭐?”
진화의 말에 황태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왜 그 일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당신은 몰라도 당신 뒤에 있는 사람은 뭔가 배운 모양인데.”
진화가 황태자의 뒤를 향해 입꼬리를 말아 보이고, 황태자는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좌장군 표서량이 심각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시 자리에는 없었지만 좌장군이 관무불가침을 깨고 남궁진혜를 벌하려 한 호양공주가 어찌 되었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황태자를 위해 이황자의 기세를 꺾으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던 호양공주는 그 일로 무위종사부인으로 떨어지며 황족의 지위와 황제의 총애를 모두 잃었다.
“분풀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물러서지.”
“크읏, 감히 황태자를 협박하는 거냐?”
“아니, 이건 그냥 권유지.”
진화가 자신을 노려보는 황태자에게 다가섰다.
자신이 다가가자 대번에 주춤 물러서는 황태자가 가소롭기 짝이 없었다.
“나는 협박은 이렇게 평화롭게 하지 않아.”
진화가 황태자를 내려다보며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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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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