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마제
진압할 진(鎭) 꽃 화(華) : 황궁의 꽃들(2)
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정원이라 불리는 황제의 후원.
그곳은 실제로 푸릇한 초목과 향기로운 꽃이 핀 정원이 아니라, 황제가 있는 장추궁의 뒤쪽으로 위치한 후궁전을 일컫는 말이었다.
황궁을 채운 수천 명의 궁녀들을 차치하고 중원 각지에서 미색과 재주로 뽑아 올린 여인들만 수십이었다.
그들 모두가 오매불망 황제의 손길만을 기다리는 꽃이었다.
이전 황제들이 다스릴 때는 엄격한 황궁 법도에 따라 불공평하지만 모두에게 골고루 황제를 만날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현 황제는 달랐다.
현 황제는 한제국을 부활시킨 위대한 장군이자 전대 황제를 죽이고 황위를 쟁취한 패황이었다.
신제국의 위협이 여전히 도사리는 와중에도 빠르게 제국을 안정시키고 끌어가고 있는 황제에게 누구도 황궁 법도를 들어 황제의 생활에 관여하지 못했다.
하여 황제는 무신과 문신 양쪽에서 골고루 후궁을 받아들여, 경의(更衣)의 첩지 하나 던져두고 모두 후궁전에 처박아 두었다.
“하나, 아무리 무소불위의 황제라도 후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의무지요. 그래서 폐하께서 선택한 방법이 꽃들의 암투에서 살아남는 여인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암……투 말입니까?”
진화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조위례가 ‘그때 참 재밌었다’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진화는 물론이고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잔뜩 비틀린 입꼬리의 끝에는 북풍한설보다 매서운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제 딸이 피난 중에 지켜 낸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어버린 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조위례의 외손자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딸이 쓰러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소 신료들이 합심하여 황제의 후궁전에 여인들을 밀어 넣은 것이니.
그 광경을 바라보는 조위례 마음은 어떠했겠는가.
조위례는 제 생살을 씹어 삼키는 기분으로 후궁전의 암투를 지켜보았다.
하나하나 죽어 나갈 때마다 배를 채우는 만족감과 살이 뜯기는 고통을 동시에 느끼는 심정이란, 미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조위례의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사라졌던 외손자가 눈앞에 있다.
딸을 꼭 닮은 눈으로 조심스럽게 저를 보는 손자의 모습에, 조위례는 실로 오랜만에 고통 없이 숨을 쉬는 기분이었다.
진화를 보는 조위례의 눈이 촉촉하게 빛났다.
‘왜 날…… 만두 보는 현오처럼 보시는 거지?’
진화는 저도 모르게 두 손을 공손하게 모았다.
“법도에 따라 기회는 모두 한 번씩 돌아갔지요. 그 기회를 잡아 회임을 한 여인들은 한 계단 올라서고, 복중의 아이를 끝까지 지켜 낸 여인들은 그보다 더 위로 올라섰죠. 그리고 마지막까지 황제 폐하께 종육품 이상의 첩지를 받아 내고 따로 전(殿)을 하사받은 여인은 단둘뿐입니다. 무신과 문신 측을 대표하는 각 한 명씩. 참 공교롭지요?”
냉소와 함께 흘리는 의미심장한 물음.
“…….”
진화의 눈빛이 흔들렸다.
‘대체 뭐가 공교롭다는 거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셨군.’
진화의 흔들리는 눈빛이 그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조위례를 그런 진화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만큼 치열했던 겁니다. 서로를 모함하고 죽고 죽이다가, 나중에는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 야합해서 노골적으로 상대편을 죽였습니다. 그러다 종반에는 대소 신료들까지 끼어들어 동맹과 배신을 일삼아 후궁들을 죽이고…… 결국, 무신과 문신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각각 하나씩 남을 때까지 싸웠던 겁니다.”
“아!”
“…….”
진화의 감탄사에 조위례는 생각보다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 * *
염녕전.
귀빈 원승혜의 거처로, 붉은 꽃으로 만개한 정원과 중앙의 연못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마마.”
“오늘은 저것으로 하지.”
궁녀가 내놓는 갖가지 금은보석은 모두 붉은 것들이었지만, 다 같은 붉은색은 아니었다.
오늘 원귀빈은 피처럼 붉은 홍옥이 박힌 목걸이와 귀걸이, 금으로 된 가시잎사귀에 감싸인 홍옥 반지였다.
귀빈 원승혜의 붉은색 사랑은 이미 궁 안팎에 널리 알려진 것이었다.
귀빈에 오르면서 후궁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염녕전을 하사받고 나서 그 감격으로 염녕전을 장식한 붉은색과 사랑에 빠졌다는 말도 있었고, 본래 붉은색을 좋아하여 염녕전을 붉은 것으로 가득 채웠다는 말도 있었다.
무엇이 선후인지는 모르나, 어쨌든 중요한 것은 원귀빈이 붉은색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아야!”
궁녀가 원귀빈의 귀에 귀걸이를 걸며 그녀를 아프게 했다.
원귀빈의 입에서 가벼운 신음이 나는 것과 동시에 주변 궁녀들의 숨소리가 멈추었다.
“이년이-!”
짜---악!
원귀빈의 손이 매섭게 귀걸이를 달던 궁녀의 뺨을 내리쳤다.
“아악!”
비명과 함께 쓰러진 궁녀.
뺨을 붙잡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붉디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홍옥 주변을 가시잎사귀처럼 뾰족하게 감싼 원귀빈의 반지가, 마치 맹수의 발톱에 긁힌 듯 길고 날카로운 상처를 만든 것이다.
“마, 마마, 살려 주세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궁녀가 화들짝 놀라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궁녀는 뺨의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것도 잊어버린 채 몸을 낮추고 빌고 빌었다.
눈물과 함께 타고 내린 붉은색이 바닥을 적시고.
그것을 보는 원귀빈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
붉은색.
이제는 궁녀의 얼굴 한쪽이 완전히 붉게 물들었다.
원귀빈의 새빨간 입술이 기분 좋게 호선을 그리고, 제법 다정한 손길이 궁녀의 뺨을 향했다.
“이런 고운 얼굴에 상처가 났구나. 데려가 치료해 주거라.”
“예, 마마.”
원귀빈의 말 한마디에 다른 궁녀들이 쓰러진 궁녀의 양팔을 잡고 끌고 나갔다.
“젊은것들이 확실히 고와.”
원귀빈이 제 반지 끝에 남은 붉은 피를 닦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본래 궁녀가 후궁이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후궁의 궁녀로 있으면서 황제의 눈도장을 받는 것이라. 실제 허미인이 그렇게 윗전으로 모시던 후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찼다.
허미인이 그렇게 위에 오르는 것을 본 이후, 원귀빈은 제 옆에 화려한 꽃을 두되 꼭 하자를 하나씩 만들어 두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궁이 기다렸다는 듯 원귀빈의 곁으로 왔다.
그러자 원귀빈을 꾸미던 한 상궁이 자연스럽게 밀려났다.
“이황자전의 이야기는 사실인 듯합니다.”
“그래? ……정말 독을 이겨 냈다고?”
원귀빈의 눈썹이 들썩거리자, 기 상궁이 잘 훈련된 군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원귀빈은 현 북회대장군부이자 대대로 명문 무가였던 상수 원씨 가문 출신으로, 궁중 치장과 생활을 돕는 궁녀들과는 별개로 친정에서부터 데려온 궁녀들을 군대의 부관처럼 따로 두었다.
그녀들은 원귀빈의 눈과 귀가 되어 궁 안팎의 정보를 수집에서 전하고, 때때로 원귀빈의 손발을 대신하기도 했다.
기 상궁이 바로 그런 궁녀였다.
“워낙 소량이어서 허 태의가 해독제 한 알로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니, 크게 대단한 독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호호호, 누가 짓궂은 장난을 쳤겠지. 하지만 해독제가 필요 없다니…… 혹시 모르니까 소상히 알아 와라. 나중에, 정말 장난이 아니고자 할 때도 독을 이겨 내면 곤란하니까.”
“예, 마마.”
원귀빈의 명을 받은 기 상궁은 다른 말 없이 다시 명을 수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나저나 겨우 찾은 아들이 다시 죽을 뻔했으니, 우리 심약한 황후마마가 꽤 놀라셨겠네. 호호호호! 이번 연회에서는 허가 년이 더 안달하겠어.”
원귀빈이 창신궁과 영수전이 있는 쪽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흘리며 소리 내어 웃었다.
“마마, 중산왕 저하와 열양공주님, 무음공주님 드셨사옵니다.”
“들라 하라.”
원귀빈은 표정을 온화하게 바꾸고 자식들을 맞았다.
“원귀빈 아래로 두 분의 공주님과 세 분의 황자님이 계시지요. 황자님들은 모두 저하보다 어리신데, 삼황자 저하가 열여섯, 가장 어린 중산왕 저하가 이제 열두 살 되셨습니다. 삼황자 저하는 이전부터 폐하의 어린 시절을 닮았다는 평을 들으며, 무신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황태자보다 더요?”
진화의 직관적인 질문에 조위례가 빙그레 웃었다.
“아직 감정이 남으셨습니까?”
“황태자에게 어떤 감정이 남은 것이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황태자와 좌장군의 위세와 직접 비교하려 물은 것입니다.”
덤덤하게 말하는 진화의 모습에 조위례가 그 말을 믿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어느 정도 진화의 성격을 파악한 조위례였다.
말을 돌려 하지 않고 문제를 직시하길 좋아하는 용감한 황자님을 위해, 조위례도 직설적으로 대답했다.
“좌장군, 그러니까 표기대장군이 맡고 있는 표기군은 중앙 다섯 군대 중 가장 규모가 작습니다. 전통도 없고, 물자도 떨어지지요. 반면 원귀빈의 친정인 상수 원씨 가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군대를 가지고 있던 가문입니다. 북회군 태반이 상수 원씨의 병사들이고, 규모는 중앙 다섯 군대 중 가장 큽니다. 지금껏 황태자 전하의 입지가 그리 단단하지 못했던 이유지요.”
진화의 눈이 커졌다.
조위례의 마지막 말은 누가 들을까 봐 두려운, 몹시 위험한 발언이었다.
못 들은 척하지만 동 태감의 눈동자가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조위례의 모습에서 진화는 그가 가진 입지를 실감했다.
“삼황자는 욕심이 많고 포악하며 오만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폐하를 닮았다고 평가될 정도로 문무에서 두루 재능을 보이긴 하지만, 가진 재주보다 자존심이 더 높은 편이지요.”
“연회에서 조심해야 하는 겁니까?”
“아니요. 자존심을 꺾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아, 예.”
“조심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원귀빈의 장녀인 열양공주입니다.”
조위례가 의외의 사람을 요주의 인물로 내놓았다.
“공주를 본 적 있습니까?”
“아니오.”
진화가 고개를 저었다.
그 당당하고 단호한 대답에, 뒤에서 동 태감이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음? 동 태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조위례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동 태감이 진화의 눈치를 살폈다.
주인과 관련한 말을 하기 전에 그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그 주인인 진화는 조위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즉슨 동태감이 무슨 말을 할지 전혀 모른다는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동 태감이 저도 모르게 이마를 짚었다.
“아이고, 저하, 일전에 궁을 나가실 때 연단 위에서…….”
“음?”
“아, 연단 위에서 저하를 꾸짖으시려다가 저하께서 대차게 무시해 버린 그분이 열양공주님이십니다!”
“……아!”
진화가 뒤늦게 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던 눈빛이 사나운 공주를 기억했다.
“음, 열양공주가 저하와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아니오. 그저 사소한 충고와…… 무시였습니다.”
대충은 그러했다.
열양공주가 외가까지 들먹이며 이를 갈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원귀빈의 선에서 없던 일이 되었으니.
동 태감이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젓자, 조위례가 심각한 얼굴로 진화와 눈을 마주쳤다.
“열양공주 한유례는 올해로 스물이 되었습니다. 공주로서는 늦은 나이임에도 궁에 남아 있지요. 하지만 궐내에서는 황녀에 준하는 대우를 받습니다. 서장의 후계자와 약혼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후계자가 무사히 왕이 되면 열양공주는 서장의 왕비가 됩니다. 신제국이 사라지지 않은 현재로선 서장과의 동맹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군요.”
진화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조위례는 물론 동 태감도, 진화가 조위례의 말을 전부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후우, 어지간하면 부딪히지 마십시오.”
“예.”
그래, 대답만이라도 순순한 게 어디인가.
조위례와 동 태감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은 미인 허양입니다. 영수전은 후궁전 중에서도 가장 총애받는 후궁에게 내려지던 곳이지요. 딱히 정해 놓은 것은 아니라 다들 그리 알고 있는 것이지요.”
조위례는 원귀빈에 이어 허미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원귀빈이 무섭고 사나운 꽃이라면, 허미인이야말로 위험한 꽃입니다. 사랑받기 위해, 기회를 가지기 위해 뭐든지 하는 사람이니까요. 그 자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도공주를 기억하십니까?”
“모릅니다.”
당당한 대답에 조위례가 한숨과 함께 눈을 감았다.
* * *
창신궁.
황후의 궁은 황제의 후궁전과 붙어 있었지만 엄연하게 후궁전이 아니라 황궁에서 가장 귀한 두 궁 중에 하나로 황제의 장추궁과 마주 보고 있는 곳이었다.
남궁진혜는 진화의 손님인 동시에 황후의 손님으로서 창신궁 안 별채에 머물고 있었다.
처음에 왔을 때는 오랜만에 진화와 딱 붙어 있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이던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직책을 가지게 되면 당연하게도 의무와 책임도 함께 따랐으니.
“아, 씨! 이럴 줄 알았으면 숙부 밑에 빌붙어서 놈팡이나 할 것을! 황궁에 와서 진화 얼굴을 더 못 보고 사네! 아우, 짜증 나!”
적호단의 부단주인 남궁진혜는 황궁에 와서도 그에 따른 임무를 수행해야만 했다.
사천당문과 연계하면서 수도의 귀천성 잔당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라든가, 적호단과 주기적인 연락을 취하고 황실과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 등등 말이다.
“그나저나 진화는 거처에 있으려나?”
이제야 겨우 진화에게 전할 만한, 남궁구에게 전해도 되지만 굳이 진화의 얼굴을 볼 핑계를 만드는 데에 성공한 남궁진혜가 희희낙락 건희전으로 가는 빠른 길을 찾아 움직였다.
황궁 안을 흐르는 개울 위로 새하얗게 놓아진 다리.
아름다운 다리 하나만 지나면 이제 곧 진화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 마지막에 진화랑 찐하게 같이 있을 수 있다는데, 연회 참석이 대수야? 흐흐흐.’
남궁진혜가 다리를 뛰어넘을 기세로 씩씩하게 다리에 올랐다.
그때 맞은편에서 한 무리의 여인들이 똑같이 다리에 올라섰다.
화려한 복장에 아름다운 젊은 여인들.
“어디서 천한 땀 냄새가 나지 않아?”
“천것이 제집처럼 황궁을 드나드니 곳곳에 천한 냄새가 진동을 하지.”
젊고 아름다운 외모에 못된 말을 지껄이는 여인들이야 황궁에서 흔하디흔한 이들이었다.
남궁진혜는 귀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목소리를 무심하게 다른 쪽 귀를 후벼 파며 흘려보냈다.
그리고 그들을 피해 한쪽으로 지나려는데.
“흥!”
남궁진혜가 지나는 길 쪽으로 갑자기 누군가가 슬쩍 몸을 들이밀었다.
아무리 남궁진혜라도 피하려고 비키는 사람에게 갖다 박듯 들어오는 사람까지 피할 순 없었다.
퍼—억!
“아악!”
짧은 비명이 울렸다.
남궁진혜는 어깨를 붙잡고 쓰러진 여자를 무심하게 보았다.
“이게 무슨 짓이지?”
“감히 공주의 시녀를 다치게 한 것이냐!”
기다렸다는 듯 가장 화려한 복장의 두 여인이 남궁진혜에게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보던 남궁진혜는 코웃음과 크게 함께 웃어 버렸다.
“허어, 뭐야, 지금 나 시비 털린 거야? 하하하! ……시비가 귀엽네.”
남궁진혜가 저를 둘러싸듯 막아선 여인들을 향해 사납게 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