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마제
떨칠 진(振) 불 화(火) : 시궁창의 사람들(4)
과연 누가 더 잘못한 걸까.
적호단과의 접선을, 고지마을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도박장에서 하려 한 현학문 학사?
아니면 황자 주제에 도박판에서 속임수를 쓰다가 걸린 사황자?
그도 아니면 도박장에서 단번에 학자를 찾고, 알은척하는사황자를 과감하게 무시했던 진화?
아무리 생각해도 진화 자신에겐 잘못이 없었다.
학사를 찾아야 해서 최대한 빨리 찾았고, 엮이면 귀찮을 것 같기에 사황자도 무시했는데 결국 그를 데려온 건 적호단주였다.
그런데 왜 자신이 왜 적호단주의 살벌한 시선을 받아야 하는 건지.
“크으으으으.”
진화를 저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적호단주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적호단은 명진 학사와 사황자를 모두 데리고 나왔다.
어떤 사람도 제 발로 나간 적 없다는 아행장의 명성답게, 명진 학사와 사황자 모두 적호단원들에게 끌려 나왔다.
“내 돈-!”
“아, 이제 진짜 안 걸릴 수 있는데!”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나 하는 말을 내뱉는 명진 학사와 사황자를 무시한 채, 적호단주는 아행장 관리인들의 인사를 받고 있었다.
“살펴 가십시오!”
“편안한 밤 보내십시오!”
아행장 관리인들의 인사가 몹시 공손했다.
적호단주가 보여 준 힘도 힘이지만, 상인회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아행장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했기 때문이다.
명진 학사가 따고 가져오지 못한 돈과 사황자가 뱉어 낼 돈을 퉁 치기로 것이다.
“하하하! 고맙소. 하마터면 곤란할 뻔했소. 처음부터 도박판에 끼어들 생각은 아니어서 돈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않았거든.”
“아, 예.”
“오늘 일은 내 꼭 기억하지.”
“아, 예.”
“조만간 내가 묵는 객잔으로 초대하지. 거하게 대접하겠네.”
“아, 예.”
적호단주가 몹시 건성건성 대답했다.
손가락으로 귀까지 후벼 파는 모습이 ‘어서 빨리 꺼져라.’라는 의사를 온몸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그 태도가 무척 불경스럽고 무례했지만, 사황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제 용건만 마치면 된다는 듯 하고 싶은 말을 이어 갔다.
그렇게 사황자가 일방적인 약속을 남기고 태연하게 돌아서 가고.
“쓰불. 내가 여기 뜨기 전에 진짜 한 번은 사람 없는 데서 두드려 패고 만다!”
적호단주가 이를 갈며 돌아섰다.
진화는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황자가 날이 새자마자 곧바로 적호단을 초대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 * *
“하하하, 어서 오시오.”
“…….”
적호단주가 무척 살벌한 눈으로 날이 밝자마자 자신들을 초대한 사황자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어젯밤처럼 사황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여기가 이 마을에서 가장 크고 좋은 객잔이라더군. 생각보다 음식들이 괜찮소.”
사황자가 반가운 얼굴로 적호단원들을 맞았다.
사황자의 환대를 받으며 객잔에 마련된 자리로 가는 적호단원들의 얼굴은 얼떨떨하면서도 그다지 반가운 기색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사람들보다는 덜할 것이다.
“이건 뭐……!”
아무리 크고 좋은 객잔의 식당이라지만, 적호단 전체를 대접하면 나머지는 당연히 앉을 곳이 없었다.
때아닌 불청객들로 인해 졸지에 자신들의 식당에서 쫓겨나게 생긴 삼황자와 북회군은 황당한 기색을 금치 못했다.
힘든 원정길에 좋은 식사만큼 중요한 문제도 없는지라, 북회군의 눈빛이 험악했다.
그러나 적호단도 좋아서 온 것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끈질긴 놈이군.”
“황자의 초대를 세 번이나 거절한 단주도 그렇지만, 세 번이나 거절당하고도 또 초대한 사황자도 어마어마해.”
“에라, 모르겠다! 그냥 우리는 맛있는 거 한번 얻어먹고 끝낸다 생각하자고!”
기감이 예민한 무인들이 북회군의 기색을 모를 리 없었다.
다만 정의맹에서도 정예로 꼽히는 적호단원들이 북회군에 겁을 먹을 리도 없었고, 그들의 눈치를 볼 리는 더더욱 없었다.
“저런 미친 녀석이!”
이미 북회군 전체를 자신의 군대로 생각하는 삼황자는 잔뜩 화가 났다.
“내가 당장 가서 저놈과 무림인들을 쫓아낼 것이오!”
“잠시만요, 저하!”
삼황자가 사황자와 적호단을 쫓아낼 기세로 나서려 하자, 북회군 사마 원자기가 삼황자를 멈춰 세웠다.
“아, 왜 그러시오?”
“저기.”
신경질적으로 묻는 삼황자에게 원자기가 입구 쪽을 가리켰다.
진화와 일행이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아름다움에 미간이 살포시 구겨진 건 흠이랄 것도 없었다.
순간, 소란스럽고 험악한 분위기로 가득하던 식당 안도 조용해진 듯했다.
삼황자의 입도 조금 다른 의미로 닫혔다.
일전에 진화에게 크게 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삼황자의 귓가에 원자기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일단 오늘은 인사만 하고 물러나시죠. 이황자와 더는 부딪치지 말라는 귀빈마마와 대장군의 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황자도 그걸 알고 이황자와 접점을 만들려고 한 거겠지요. 이대로 이황자와 사이가 틀어지면 사황자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입니다.”
“…….”
원자기의 말에 삼황자가 입술을 짓씹었다.
그리고 굳은 얼굴로 싸늘하게 돌아섰다.
식당 입구에는 여전히 진화와 그 일행이 자리를 찾지 못하고 서 있었다.
“왜 그러나? 어서 가지?”
“기다려 봐, 땡중아. 단주가 어느 자리에 앉는지 보고 최대한 멀리 앉아야 할 거 아니야!”
“아, 편안한 식사를 위한 사전 작업인가?”
쏟아지는 음식 냄새에 안달하는 현오를 남궁구가 달랬다.
사실 진화는 어차피 사황자와 적호단주가 앉은 자리로 가야 했다.
지난밤의 일도 있지만, 사황자와 적호단주의 유일한 접점이라 할 수 있는 진화가 그 자리에 없는 것도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때, 누가 봐도 번쩍이는 비단 도포를 걸친 청년들이 진화의 앞으로 다가왔다.
삼황자의 얼굴을 하는 남궁구와 남궁교명이 대번에 날카로운 눈빛을 보였다.
“……또 뵙습니다, 형님.”
“이황자 저하를 뵙습니다. 처음 인사를 하는군요. 북회군 사마 원자기라 합니다.”
마지못해 알은척을 하는 삼황자와 달리 원자기의 인사는 무척 매끄러웠다.
오만한 얼굴 속에 숨긴 적대심과 무시.
그것과 상반되는 매끄러운 혓바닥.
덩치는 팽가만큼 컸지만 표정과 눈빛, 행동을 보면 다른 사람이 떠올랐다.
“나가는 길인가 보군.”
반갑다거나, 하다못해 며칠 만이라는 겉치레 인사도 없었다.
그런 진화의 말에 삼황자의 얼굴이 더 빳빳하게 굳고 원자기의 눈매가 파르르 떨렸다.
“사황자 저하께서 갑자기 손님들을 많이 초대하셔서요. 이제부터라도 병사들을 데리고 식사할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은근히 마음대로 손님을 초대한 사황자에 대한 질책과 동시에 진화와 적호단을 불청객 취급하는 말.
원자기도 여유 있게 진화의 신경을 긁으려 했다.
하지만 상대가 잘못되었다.
“그래? 그럼 나가 보도록.”
진화는 삼황자나 원자기가 사황자를 싫어하든 말든, 적호단을 불청객 취급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
적호단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삼황자나 원자기의 생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당연히 그들이 무얼 어떻게 먹을지도 관심이 없었다.
식사 맛있게 하라는 빈말도 하지 않았다.
“가지.”
진화는 삼황자와 원자기는 쳐다보지 않은 채 무심하게 일행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남아 있는 삼황자와 원자기가 어떤 표정인지, 어떤 눈빛으로 저를 노려보는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아, 형님-! 어서 오십시오!”
진화는 절친한 형제처럼 저를 맞는 사황자를 보며 미간을 구겼다.
식사 자리는 의외로 매우 원만하게 끝이 났다.
객잔 입장에서는 북회군에게 먹일 음식보다 더 손이 많이 가는 요리들을 내놓아야 했지만, 숫자도 적고 매상은 많으니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적호단은 사황자의 융숭한 대접을 흡족하게 받고 돌아갔고, 적호단주는 의외로 무림에 대한 호기심만 표현할 뿐 어떤 수작도 부리지 않는 사황자에 안심했다.
그렇게 적호단주와 단원들이 모두 자리를 뜨고.
진화는 식당 입구까지 나와 적호단주를 배웅하는 사황자를 보며 조용히 그의 곁에 다가섰다.
사황자는 아닌 척하고 싶어 했지만, 진화가 곁으로 다가오자 그의 온몸이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의도가 없는 사람이라면 긴장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었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위험할 짓은 하지 마라.”
진화가 정면을 바라보며 경고했다.
진화는 사황자를 지켜보며 그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가 어떻게 명진 학사가 있는 도박장에 갈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러 접근한 것은 알았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사황자와 삼황자, 원씨 형제들, 북회군을 만나고 관찰하면서 그들이 어떤 관계이고 상황인지도 파악했다.
하지만 사황자가 진화나 무림을 이용해서 뭔가 하려 한다고 보기엔, 식사 내내 적호단주에게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예 적호단주나 적호단에 관심 자체가 없었다.
‘결국 내게 뭔가 바라는 게 있다는 건데…….’
진화가 그나마 사황자를 적대하지 않고 무덤덤할 수 있는 이유였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진화의 말에 놀란 듯 표정이 굳은 사황자가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곧 이제까지처럼 그린 듯이 매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진화를 보았다.
“저를 걱정하시는 겁니까, 형님?”
뻔뻔한 얼굴과 달리 흔들리는 눈.
무엇이 그를 흔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진화는 저와 상관없는 일이라 관심을 잘라 냈다.
“……천만에. 적호단을 이용할 생각은 없어 보여 다행이다만, 이후로도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것이 좋을 거다. 이건 걱정이 아니라 협박이다. 그게 널 반드시 위험하게 만들 테니까.”
적호단을 이용하려 한다면 반드시 가만두지 않겠다.
진화가 사황자에게 경고를 남기고 식당을 나갔다.
사황자는 그런 진화의 뒷모습을 굳은 얼굴로 보고 있었다.
봄꽃이 필 듯 화사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뿜어내는 소름 끼칠 정도로 차디찬 경고.
사황자의 손끝이 떨려 왔다.
하지만 사황자는 떨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전부 살려고 하는 짓이야, 살려고.”
이제 고작 열일곱이었다.
그러나 사황자는 삼황자와 달리 아직 탄신연회조차 즐겁게 열지 못했다.
외조부인 대사마 허임이 민란 토벌 이후에 성대하게 열 것이라 했지만, 그건 탄신연회가 아닌 허임이 공과를 부풀리고 세를 늘리기 위한 자리가 될 터였다.
누구의 축하도 받지 못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경계당하거나 이용만 당하는 처지.
사황자의 눈이 아프게 젖어 들었다.
“달라질 거다! 그 독을 어떻게 해독했는지만 알아낼 수 있으면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어!”
사황자가 주문처럼 혼잣말을 하면서 스스로 다짐을 반복했다.
* * *
험한 산지로 들어가기 전 굽이치는 듯 이러진 협곡의 향연.
그중 한 곳에서 큰 굉음이 울렸다.
쿠르르-쾅! 쾅!
“조심해라!”
“거기, 나와! 비켜라!”
사람들이 얇은 천 하나로 코와 입을 가리고, 땅속으로 검은 무언가를 계속 부었다.
죽음이 묻은 붉은 땅에 검은 독수가 부어졌다.
부르륵! 벌컥! 벌컥!
독수에 땅이 녹아들었다.
어느새 검게 변한 진흙탕은 독한 기운을 뿜어내며 부글부글 끓었다.
콰광! 쾅!
독수에 주변 땅들이 녹아내리면서 다시 굉음이 울렸다.
협곡에 가린 깊은 동굴이 숨을 쉬기만 해도 골수를 녹일 듯 독한 독기로 가득 찼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이로군요.”
제단 위에서 붉은 옷을 입은 소녀가 독수가 준비된 것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축하드립니다, 성녀님.”
“감축드립니다, 성녀님.”
소녀의 주변에 있던 사제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소녀에게 축하를 보냈다.
모두가 자신을 우러르는 상황.
꿈에도 상상해 본 적 없었던 최상의 삶은 누리는 지금, 소녀에게는 이제 더 바랄 것도 없었다.
있다면 단 한 가지.
“나도 이제 하늘에게서 이름을 받게 될 거다. 귀화(貴花),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 될 거야. 호호호호호!”
소녀는 환마제가 되면서 이름을 가지게 될 예정이었다.
태어나 지금껏 ‘저것, 그것, 거지 년.’이라고 불렸던 소녀는 이름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풀어 올랐다.
사제들, 아니 혼현마제가 데려온 귀천성의 술사들은 그런 소녀를 보며 씁쓸한 웃음을 감추었다.
만인의 악의를 받아 낼 대법을 치르기 전에 생각하는 것이 고작 이름을 가지는 것이라니. 실로 어리고 철없는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제 곧 이렇게 어리고 철없는 소녀를 환마제로 만들어야 했다.
“오늘 밤 달빛에 목욕재계부터 시작하시지요. 신도들을 준비시키고 이튿날 해시부터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럴게. 까짓 달밤에 목욕쯤이야. 호호호호!”
* * *
“이틀 후입니다. 그때 초승달이 가장 작고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이 찾아올 것입니다.”
명진 학사의 말에 적호단주와 단원들이 심각한 얼굴을 했다.
말이 좋아 야밤의 기습이지, 그건 당하는 쪽만큼이나 기습하는 쪽도 위험하고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피를 내어선 안 됩니다.”
“뭐요?”
“역천대법은 피로 그린 진법이 사기를 받아 발동합니다. 진이 작용하기 시작하면 만인의 독과 악의가 환마제의 몸속으로 들어갈 겁니다. 그러니 아예 진의 발동을 늦추거나 없애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그 안에 놈들이 바글바글할 텐데, 피를 안 내고 어떻게 죽입니까?”
명진 학사의 말에 적호단 일 조 조장이 반발하며 말했다.
다른 조장이나 단원들도 일 조 조장과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싸우는 거야 무인들이 할 일이지요. 우리는 그저 방법을 찾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다만 피를 안 내는 거로는, 목을 부러뜨리거나 내장만 파괴하는 식으로 죽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게 말이 됩니까? 진짜 평생 검 한번 휘둘러 본 적 없죠?”
한 번도 진짜로 싸워 보지 않은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라, 적호단원들이 현장과 괴리된 책방 학사를 보듯 명진 학사를 쏘아보았다.
명진 학사는 그런 눈초리들이 몹시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누군가를 가리켰다.
“다 계산하고 찾은 방법이란 말입니다!”
명진 학사의 손가락 끝에 적호단주 팽치가 걸렸다.
“아니, 단주님은 저 덩치를 봐요. 하북 팽가의 권술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명진 학사의 손가락이 옆으로 움직였다.
그곳에는 남궁진혜가 있었다.
남궁진혜라면 손으로 남의 모가지를 뽑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부단주가 아직도 인간으로 보이유? 저런 힘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적호단원이 성질을 내었다.
그런 적호단원에게 명진 학사는 그다음 사람을 가리켰다.
팽가의 쌍둥이 형제, 팽신과 팽수.
그들이 적의 척추를 부러뜨리는 소리를 모두가 들어 본 적 있었다.
나하연.
남궁진혜보다 가는 몸이라서 더 화가 나는 힘의 소유자였다.
당혜군.
당가의 마비독은 순식간에 적의 심장을 멈출 수도 있을 것이다.
현오.
전투만 시작하면 눈이 돌아가는 소림 중은 더 설명할 이상한 말도 없었다.
그리고 진화까지.
“…….”
명진 학사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적호단원들의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대체 어디서 이런 사람들만…….
“운이 나쁜 건지, 좋은 건지.”
“확실한 건, 그놈들은 운이 나쁜 거다.”
말이 없어진 선배들을 두고, 남궁구와 남궁교명이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