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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마제 (288)화 (288/425)

남궁마제

볼 진(診) 재앙 화(禍) : 운명의 완수(3)

“뭐, 뭐야?”

검은 독무와 새빨간 혈무가 단상을 중심으로 춤을 추는 듯 넘실거렸다.

단 아래에는 온전한 땅도 없이 검은 독물이 출렁이며 단상을 떠받들고 있었다.

여인의 몸은 단상을 떠나 점점 더 높이 떠올랐다.

마치 검은 독물의 숭배를 받는 듯.

“천신이시여……!”

“아이고, 성녀님!”

검은 독물에 삼켜지는 것을 피한 백성들이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그들의 신을 찾았다.

적호단원들이 남궁진혜와 진화를 보았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달리 뚜렷한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그들 또한 이 모든 일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혼현마제와 검마제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놀랐을 뿐인 검마제와 달리 혼현마제는 무엇 때문인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여인을 보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당황하지 않는 이들은, 모순적이게도 여인에게 현혹된 백성들뿐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당황한 사이.

휘이이이이----!

자욱한 독무와 혈무가 여인을 보호하듯 여인을 둘러싸고, 그 속에서 누워 있던 여인의 몸이 바로 섰다.

그리고.

번뜩-!

갑자기 여인의 눈이 뜨였다.

눈동자가 없이 새하얀 눈.

탁하게 죽은 혼현마제의 한쪽 눈과 달리 옥처럼 새하얀 눈이 광채를 뿜었다.

그와 동시에 남궁진혜의 목소리가 울렸다.

“젠장! 전부 숨 쉬지 마-!”

장안에서 환마제의 기운이 어떻게 사람들의 정신을 조종했는지 떠올린 남궁진혜가 소리쳤다.

하지만 소용없는 명이었다.

환마제의 그것은 숨을 쉬며 공기와 함께 흡입하는 것이 아니라, 환마제의 기운에 따라 상대의 정신을 침탈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단상에 있던 여인이 사방으로 힘을 터뜨리고, 그와 함께 여인을 둘러싸고 있던 독무와 혈무가 순식간에 동굴 안으로 퍼져 나갔다.

“아아아악---!”

간신히 살아남은 백성들 사이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백성들이 기대한 것은 그들도 즐겁게 웃으며 살 수 있는 천신의 세상이었으나, 여인이 깨어나고 그들을 기다린 것은 스스로 목을 조르게 만드는 지옥이었다.

“젠장, 진짜 싫은데…… 니미아무나쓰불!”

독혈무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현오의 얼굴이 슬픔으로 물들었다.

* * *

“아아악--! 너 때문이야!”

지옥 같은 악몽이 시작되었다.

챙-! 챙챙--!

“부대주, 피하십시오!”

“어서요!”

사방에 검은 귀면을 쓴 놈들이 수하들을 죽이고 있었고, 간신히 살아남은 수하들도 곧 죽음을 각오한 얼굴들이었다.

이제 간신히 곁을 내준 내 사람들.

그들은 오늘도 자신으로 인해 비참한 죽음을 기다리게 되었다.

비통함이 가슴을 옥죄고 죄책감이 온몸을 짓눌렀다.

‘이곳은 내 지옥 속이군.’

익숙한 광경과 익숙한 고통.

이전의 삶에서 진화가 견뎌야 했던 것들이었다.

꽈드드득!

고통을 견디려 입안을 씹었다.

비릿한 혈향과 따끔한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화는 망설이지 않고 팔을 휘둘렀다.

쉐에에에-!

육신이 한계를 넘어 공기를 찢는 소리가 진화의 귀에 온전히 들렸다.

동시에.

파지지지직---!

분노한 천뢰기가 사방으로 뻗어 갔다.

홀연하게 눈을 뜬 진화의 눈동자 속, 검은 우주에는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있었다.

콰----광!

파지지지짓!

검은 독수 위로 떠올랐던 단상이 부서지고, 단상 주변에 있던 독수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

동굴 안을 맴돌던 독무와 혈무마저 진화의 번개에 타들어 갔다.

“어, 어떻게?”

여자가 하얀 눈에 핏발을 잔뜩 세운 채로 경악했다.

그런 여자를 보며 진화가 오랜만에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악몽을 두고 싸우는 건 익숙한 일이거든.”

어쩌면 이전 생과 비교해서 너무도 평탄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온몸에 사무친 원한이 조금 마모되었던 건지도.

진화는 오장육부를 쥐어짜고 싶을 정도로 온몸을 옥죄어 오는 원한이 더없이 반가웠다.

‘이 원한이 무뎌지면 이전 생의 그들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기억해야 했다.

고통스럽지만 진화 자신만큼은 그들 하나하나의 죽음을 기억해야 했다.

“좋은 기억이 떠오르게 해 줬으니, 마땅한 보답을 하도록 하지!”

파지지지짓---!

진화가 여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꺄아아악--!”

퍼-엉!

여인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웅크렸다.

동굴을 배회하던 독무와 혈무가 진화의 검기를 막으며 흩어졌다.

쉐에에엑-!

“아아악!”

펑! 펑! 펑!

저 독혈무는 분명 여인의 뜻에 따라 그녀를 보호하는 것 같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여인은 전혀 싸울 줄 모르는 사람처럼 웅크리고만 있었다.

‘싸울 줄 모르는 사람? ……그렇군! 아직 힘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거야!’

진화의 눈이 번뜩였다.

그때.

쉐에에엑---!

진화는 자신을 향해 내리꽂히는 붉은 기검을 보며 급하게 검을 휘둘렀다.

“제법이군.”

진화의 앞을 가로막은 사람은 검마제였다.

여인의 독혈무는 적호단과 귀천성을 가리지 않고 덮쳤다.

적호단은 물론 교성흑오대까지 바닥을 구르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이유였다.

검마제는 진화처럼 스스로 악몽을 깨고 나온 것이다.

“당신이 할 말이 아니야.”

쉐에에엑---!

진화의 천뢰기가 여인을 향해 쏘아졌다.

천뢰제왕검법 낙엽은 위아래, 좌우를 가리지 않고 진화가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여인을 공격해 들어갔다.

펑! 펑! 펑! 펑!

검마제 또한 여인을 지키기 위해 진화의 모든 공격을 향해 수십 개의 붉은 기검을 날렸다.

퍼----엉!

콰드드드드드--!

사방으로 던져진 기운의 여파에 동굴 전체가 흔들렸다.

돌덩어리와 가루가 떨어지며 눈앞을 가렸다.

그에 맞춰 진화를 향해 날아드는 한 줄기 매서운 빛.

파-팟!

진화의 눈에 푸른 번개가 내리치는 것과 동시에 어디선가 날아든 금빛 돌멩이가 현홍사를 떨어뜨렸다.

혼현마제가 깨어난 것과 거의 동시에 현오 또한 악몽에서 벗어난 것이다.

“쓰불. 망할 곱슬머리 퉁퉁이 새끼!”

현오가 창백한 얼굴로 욕지거리를 뱉었다.

곱슬머리 퉁퉁이라니…….

진화의 머릿속에 소림사 대서전에 있던 자애롭고 거대한 불상이 스쳐 지나갔으나, 끝까지 상상하지 않았다.

“천흠--!”

혼현마제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에 진화가 본능적으로 검기를 날렸다.

파지지지짓-!

진화의 천뢰기가 검마제의 경로를 막았다.

현오 또한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나 진화를 따라 혼현마제를 공격했다.

휘이이이-!

사방이 돌덩어리요, 타다 만 잿덩어리들이라. 현오의 팔이 유연하게 팔궤를 그리며 검은 잿덩어리에 금강의 기운을 실었다.

파-팟! 파파팟-!

금빛 성력을 담은 돌과 잿덩어리들이 혼현마제가 쏘아 대는 현홍사의 끝을 부러뜨렸다.

그와 동시에.

퍼-----억!

“꺄아아아악-!”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이 동굴 전체에 울려 퍼졌다.

세 번째로 악몽에서 벗어난 사람은 놀랍게도 나하연이었다.

“남의 것에 눈독 들이지 말라고, 개쌍-여자야!”

나하연이 잔뜩 분노에 찬 얼굴로 여자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런 얼굴을 망가뜨리다니!”

정말 악몽에서 깨어난 것이 맞을까.

“침도 나만 흘릴 거다! 눈깔도 돌리지 마라! 타아앗!”

퍼퍽! 펑! 펑! 퍽! 퍽!

“아아악!”

거칠 것이 없었다.

검붉은 독혈무가 여인을 보호하려 나하연에게 달려들었지만, 나하연의 손과 발은 독혈무를 뚫고 앞으로 나아갔다.

패왕권문의 사천패룡권.

금룡무제 나윤천을 주먹 하나로 정의맹 맹주 자리까지 올렸던 무공이었다.

타고난 천력과 강인한 신체를 바탕으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 같지만, 나하연의 용수팔반은 사천패룡권의 화룡결기와 흑룡패기를 일흔두 가지 연속기로 이은 것이었다.

사천패룡권의 패도적인 부분만 연결한 것이 참 나하연다운 동시에, 결기와 패기를 하나로 합칠 수 있는 것은 나하연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름다운 것을 소중히 할 줄 모른다면 죽어도 마땅하다-앗!”

퍼-억!

우두둑.

용암처럼 뜨거운 기운을 실은 나하연의 주먹이 여인의 목을 끊어 놓았다.

말 그대로 몸에서 끊어진 여인의 목이 땅에 떨어지고, 동굴을 가득 채우고 있던 독혈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 * *

예상 밖의 일이었다.

모든 것이.

환마제가 깨어나는 것부터.

‘저 제물의 자질이 이전의 여시보다 완벽했단 말인가!’

혼현마제가 나하연의 주먹에 쓰러지는 여인을 보며 눈매를 좁혔다.

그리고 여인을 죽이는 나하연.

지금까지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나하연이 혼현마제 자신과 거의 비슷하게 악몽을 깨고 일어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금룡무제 나윤천의 핏줄이란 말이지.’

나하연을 보는 혼현마제의 눈빛이 이채를 띠었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문제는 모든 일의 진행이 혼현마제 자신의 계획과 어긋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되었지만…….’

환마제가 될 뻔했던 여자는 죽었고, 역천대법은 정의맹의 방해로 실패했다.

딱 혼현마제가 원하는 대로였다.

다만, 과정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건 좋지 못한 일이었다.

‘제물의 자질이 마제들보다 나을 수도 있단 말이지…… 그나저나 내 계획이 어긋날 때마다 이놈들이 있군. 운명이라는 것이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이어지는 건가? 흥, 그래도 상관없다! 이제 남은 건, 손쉬운 상대뿐이니까.’

혼현마제의 눈빛에 살기가 맴돌았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현오를 보며 슬쩍 입꼬리를 만 혼현마제는, 순식간에 낯빛을 바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이런, 말도 안 돼! 환마가! 환마가……!”

혼현마제가 크게 당황한 듯 머리가 떨어진 환마제를 보며 외쳤다.

검마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혼현마제를 보았다.

“혼현, 냉정해져라-!”

“하지만……!”

“일단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검마제가 혼현마제를 향해 소리쳤다.

파파팟---!

쉐에에에엑---!

“누구 마음대로!”

남궁진혜의 노성과 함께 푸른 검기가 검마제의 등을 향했다.

퍼-엉!

붉은 기검이 남궁진혜의 검을 막고, 검마제는 잔뜩 날이 선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환마제가 될 뻔했던 여인이 죽고 독혈무가 걷히면서, 악몽에 갇혀 있던 적호단원들이 깨어났다.

대체 어떤 악몽에 있었는지, 교성흑오대는 대부분 깨어나지 못했고 몇몇 적호단원들도 그러했다.

정신을 차린 적호단원들도 겨우 검은 들었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숨만 몰아쉬고 있을 뿐이었다.

다만 남궁진혜를 비롯한 몇몇은 달랐다.

“숨이 붙어 있는 놈들을 찾아 모두 죽여라!”

“충!”

남궁진혜의 명에 사 조와 오 조 조장이 적호단원들을 데리고 움직였다.

“망할 영감탱이들! 개작살을 내 주마-!”

남궁진혜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혼현마제와 검마제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주변에는 잔뜩 굳은 얼굴을 한 남궁구와 남궁교명, 팽가 형제와 당혜군이 마제들을 향해 살기를 뿌리고 있었다.

악몽을 견디고도 눈빛이 죽지 않고 지치지 않은 이들이었다.

“죽이자!”

“충!”

하지만 대답하기가 무섭게 수십 개의 붉은 기검들이 그들을 향해 쏟아졌다.

파파파파파파파팟----!

남궁진혜와 관도생들이 급하게 검을 들어 기검을 막았다.

쉐에에에엑---!

진화와 싸울 때조차 여력을 남겨 두었던 듯.

검마제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진화를 향해서도 똑같이 수십 개의 붉은 기검을 날렸다.

파파파파파파팟---!

진화는 검마제의 붉은 기검을 모두 베어 내고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기운들이 부딪히면서 퍼지는 여파에 옷자락이 찢어지고 살갗이 베였지만, 진화의 눈은 오롯이 검마제를 향해 있었다.

“아직이다!”

채----앵!

진화의 검과 검마제의 귀천검이 부딪혔다.

“허! 대단하군.”

검마제가 진화를 도며 눈을 크게 떴다.

아까와 달리, 이번에는 정말로 대등한 무인을 향해 토해 낸 감탄이었다.

“예의를 갖춰 주마!”

번뜩-.

검마제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동시에 검마제의 귀천검이 귀곡성을 터뜨렸다.

카아아아아아아아----!

카-앙!

캉!

“크읏!”

검이 부딪힐 때마다 진화를 보호하기 위해 천뢰기가 번뜩였다.

진화는 전신을 짓누르는 기운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진화와 달리 진화의 검은 검마제의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깨어지고 말았다.

파아아앗---!

부서진 칼이 산산이 흩어지고, 진화가 급하게 뒤로 물러섰다.

그런 진화를 향해 붉은 기검들이 화살처럼 날아들었다.

쉐에에에에엑---!

“진화야---!”

퍼----엉!

남궁진혜가 진화의 앞을 가로막고 삼 장가량 치솟은 푸른 기둥을 휘둘렀다.

“누……님?”

남궁진혜의 검강을 처음 본 진화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푸른 기둥이라니…… 정제되지 못한 기운의 낭비를 떠나서 남궁진혜에게는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남궁진혜가 검마제의 기검을 부수는 사이, 검마제는 혼현마제와 함께 동굴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파지직-!

진화가 양손에 천뢰기를 모으고 뛰어올랐다.

그때.

“현오야!”

남궁구의 다급한 목소리가 진화를 멈추었다.

아래를 내려다본 진화의 시야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현오의 모습이 보였다.

* * *

파지지지짓---!

“우아아아악-!”

파지지직!

“아아악! 아이고, 나 죽는다아아아악---!”

통통한 금창어처럼 펄떡거리는 현오를 두고 진화가 인정사정없이 천뢰기를 뿜었다.

“때, 땡중, 조금만 참아! 이제 됐어!”

“힘내라, 현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남궁구와 남궁교명이 현오를 응원했다.

파지지지짓---!

“끄아아아악!”

살이 타들어 가는 냄새와 함께 고통스러운 비명이 조금 더 이어지고.

어느새 내장이 흘러내릴 듯 벌어졌던 현오의 배가 천뢰기에 타들어 가며 철철 흐르던 피도 멎었다.

괜찮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듯 소리를 지르며 엄살을 부리던 현오도, 더 이상 소리 지를 힘도 없는지 창백한 얼굴로 쓰러졌다.

“지혈은 했지만 이미 흘린 피가 너무 많아. 어서 옮겨서 의원에게 데려간다!”

남궁진혜의 말과 함께 팽가 형제가 현오를 들고, 빠르게 움직였다.

아직 환마제의 악몽에 당해 깨어나지 못한 단원들도 옮겨야 했기에, 남궁진혜의 명에 따라 적호단은 빠르게 철수했다.

검마제와 혼현마제가 도망친 것은 아쉬웠지만, 큰 희생 없이 환마제의 부활을 막는다는 기존 목표는 달성했으니. 오늘은 칠 할 정도 적호단의 승리라 봐도 무방했다.

그렇게 모두 동굴을 나가고 후방을 지키고 있던 진화도 자리를 뜨려던 참이었다.

진화는 동굴을 나가다 말고 마제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왜지? 왜 혼현마제가 현오를 죽이려 한 거지?’

진화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매서운 눈빛으로 그곳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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