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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마제 (302)화 (302/425)

남궁마제

떨칠 진(振) 시끄러울 화(譁) : 혈마제의 각성(2)

이황자와 그의 군대가 관문 안으로 들어오자, 성벽에 있던 황태자와 좌장군 표서량이 천천히 내려왔다.

“…….”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

성벽에 선 병사들조차 아닌 척 모든 신경을 황태자와 이황자에게 두었다.

승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장에 요청도 하지 않은 원군이라, 경험 많은 병사들은 황태자가 중앙 조정의 신임을 잃은 것이라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하물며 그 상대가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는 이황자라니.

‘황태자의 속이 뒤집어지겠군.’

‘폐하의 마음에서 태자 전하는 완전히 떴나 봐.’

‘이거 이러면 태자 전하가 좀 위험한 것 아니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병사들의 눈이 말에서 내리지 않은 진화와 계단을 내려오지 않은 황태자를 번갈아 향했다.

눈알이 굴러가는 것도 소리가 들렸다면 수만 명의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과연 누가 먼저 와서 기다릴 것인가.

황태자와 이황자의 치열한 기 싸움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그때,

착, 탓.

이황자가 먼저 말에서 내렸다.

발을 내리를 소리가 이렇게 클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그 소리를 들었다.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으니 여유를 부린 것인가.

황태자도 그런 생각을 한 것인지 진화를 보는 눈빛이 매서웠다.

그런데 이어진 이황자의 행동이 모두의 예상을 벗어났다.

“어?”

황태자를 기다릴 줄 알았던 이황자가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무림인들과 함께 이동하려 한 것이다.

“화, 황자님!”

북회군 장수 중 하나가 다급하게 이황자를 불렀다.

이황자는 매우 귀찮은 얼굴을 하고 북회군 장수를 돌아보았다.

군사들 모두 이황자의 의도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얼굴을 했다.

* * *

횅-하니 비어진 공터.

미리 전갈을 보냈으니 막사 정도는 지어 두었을 것이라는 기대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진화는 적호단, 특히 긴 여정에 힘들었을 남궁진혜를 위해 어서 막사를 지어 휴식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관문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그들을 위해 비워 둔 것만 같은 공터로 향했다.

그런데 북회군 사마 원자기가 매우 다급한 목소리로 진화를 불러 세웠다.

“왜 그러지?”

진화가 의아한 듯 묻자, 원자기가 한숨을 푹 쉬며 다가왔다.

“기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먼저 있던 지휘관에게 정식 명령서를 전해야 합니다.”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는 원자기의 말에 진화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런 것도 있었나?”

“황태자께서 먼저 표정을 드러내셨으니 황자님께서 첫 번째 기 싸움에 이기신 겁니다. 그러니 정식 절차는 밟아 주시지요.”

진화는 원자기가 말하는 기 싸움이나 황태자의 표정에 대해선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정식 절차는 거쳐야 한다니 다시 몸을 돌렸다.

“뭐야? 왜 다시 가는 거야?”

“절차라잖아요.”

“별 씨…… 읍. 읍!”

적호단주의 입을 일 조 조장이 막는 소리와 함께 적호단도 다시 진화의 뒤를 따랐다.

진화가 앞으로 오자, 발을 맞춘 듯 황태자도 진화의 앞으로 왔다.

원자기의 말처럼 황태자는 잔뜩 구겨진 얼굴로 진화를 노려보고 있었다.

“본 태자가 원군을 요청한 적도 없는데, 원치 않은 손님이 왔군.”

황태자가 불편한 심사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하지만 황태자의 표정이나 불편한 심사 따위, 진화가 고려할 대상은 아니었다.

“여기 명령서. 이 시간부로 파군 전장의 지휘권은 내가 갖는다.”

원자기가 목갑에 고이 모셔 놓은 황제의 명령서를 진화의 손에 건네주고, 진화는 당연한 듯 그것을 황태자의 앞으로 내밀었다.

처음 황태자를 보고도 몸을 돌린 것부터 황태자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는 태도까지 누가 보아도 명백하게 황태자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유창 놈도 제멋대로였지만 이황자는 정말……!’

원자기는 이제 고개를 들어 황태자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무서웠다.

“……누구 마음대로?”

황태자가 이를 갈듯 말하며 진화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진화가 황태자의 앞에 내민 명령서를 흔들어 보였다.

“황제 폐하?”

진화가 황태자를 향해 입꼬리를 말았다.

그리고 황태자에게 성큼 다가가 그의 손에 황제의 명령서를 쥐여 주었다.

“괜한 곳에 힘을 빼려 하는군. 어차피 이 명령서가 있는 한,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너어……!”

진화가 나지막하게 하는 말에 황태자가 발끈하려는 순간.

꾸욱.

황태자의 손에 명령서를 쥐여 준 진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읏!”

생소한 고통에 황태자가 저도 모르게 신음을 뱉는 것과 동시에 진화와 눈이 마주였다.

무저갱처럼 깊고 검은 눈동자에 새파란 번개가 번쩍였다.

황태자의 눈에 두려움이 떠오르고, 그제서야 진화가 그의 손을 놓았다.

“너어…… 두고 보자!”

황태자가 진화를 노려보다 삼류 악당이나 할 소리를 뱉어 놓고 쌩-하니 몸을 돌렸다.

그 모습에 진화는 그저 헛웃음이 났다.

“누가 할 소리인지 모르겠군.”

진화야말로 이곳에 황태자를 두고 보기 위해 온 것이었다.

진화는 잔뜩 독이 오른 황태자의 뒷모습을 힐끗 보고는 여유롭게 몸을 돌렸다.

해사하게 웃으며 돌아서는 진화를 보며 원자기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일부러 그런 것이 분명해!’

원자기가 짧지 않은 여정 동안 이황자를 보고 겪으며 깨달은 것은, 이황자는 여우 같은 곰이라는 것이었다.

그가 본 이황자는 모든 것을 꿰뚫을 정도로 눈치가 빠른데, 당최 눈치를 볼 생각이 없었다.

꿀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곰처럼 원하는 것이 없다면 황태자를 보고도 못 본 척할 위인이라, 원자기는 진화가 일부러 황태자를 자극한 것이라 확신했다.

“하아…….”

원자기가 이미를 집으며 한숨을 쉬었다.

당장 신 제국군이라는 적 앞에 두고 표기군과 힘을 합해 싸워야 하는 북회군 사마의 입장에서, 잔뜩 날이 선 표기대장군 표서량의 눈빛에 원자기는 앞날이 깜깜해지는 것을 느꼈다.

* * *

엄연히 중앙군이기는 하지만 황제 직속의 황룡군을 제외하면 사례군이나 표기군, 북회군, 흑호군 모두 각 대장군부 휘하에서 소속감을 가지게 된다.

대장군이 죽지 않는 이상은 끝까지 상관으로 모시며 생사를 함께하는 것이 보통이라, 비장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대장군을 주군으로 모시거나 대장군부의 사병 출신인 병사들도 다수였다.

그들은 때때로 황제의 명보다 주군의 명을 우선했다.

지금처럼 황도와 멀리 떨어진 전장에서 주군의 심기가 완전히 뒤틀린 상황에서는 더욱더.

둥둥둥둥--!

적의 공격을 알리는 북소리가 관문 전체에 퍼졌다.

막사를 짓던 북회군은 물론 진화와 적호단도 급하게 성벽으로 갔다.

그런데 표기군의 움직임이 어쩐지 이상했다.

성벽에 선 그들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행동이 굼떴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성벽에 서서 몰려드는 신 제국군을 보는 진화의 옆으로 황태자가 비릿한 웃음을 띠며 다가왔다.

“지휘권을 가져간다고 했던가? 어디 한번 해 보게.”

즐거워 보이는 황태자의 표정에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였다.

아마도 처음 전쟁을 겪는 진화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저는 그런 진화를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비웃어 주는 그런 상상을 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황태자가 먼저 전쟁터를 경험했다는 이유로 자신감을 가졌다면 큰 오산이었다.

진화가 덤덤한 얼굴로 황태자를 질책했다.

“적이 왔는데 발이 느리군. 표기군 전체의 반응이 북회군보다 느렸다. 표기군의 태만한 움직임에 대한 질책은 전투가 끝난 뒤에 하지.”

진화의 말에 의기양양하던 황태자의 얼굴이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진화의 눈은 이미 황태자를 무시하고 그의 뒤에서 표서량을 향했다.

“전장에서 이따위 짓으로 지휘관을 곤란하게 하는 법을 누구에게 배웠는지 알 만하니, 그것에 대한 것도 다녀와서 질책하겠다.”

진화가 뻣뻣하게 굳은 표서량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북회군은 일렬에 서서 성벽을 넘는 자들을 죽여라.”

“충!”

진화의 명령에 원자기가 우렁차게 답했다.

그와 동시에 북회군이 표기군을 뒤로 보내고 그 자리를 빼앗았다.

표서량에 의해 꿈지럭거리다 아직 자리를 잡지 않았던 표기군이 속수무책으로 성벽의 일렬에서 밀려났다.

“적호단은 날아드는 화살을 막고 기어오르는 놈들을 죽인다……고 명해 주시겠습니까?”

진화가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적호단주에게 부탁했다.

사실상 진화의 명령을 받들게 된 적호단주는 이렇게 티 나는 눈치 보는 ‘척’이 더 화가 났다.

“젠장, 그냥 명령을 내려! 누굴 놀리는 것도 아니고.”

“아, 그러면 그냥 명령으로 하겠습니다.”

“이……허여멀건 죽 같은 새끼.”

적호단주의 불평을 진화가 기다렸다는 듯 받아들이자, 적호단주가 진화의 웃는 얼굴을 향해 욕을 뱉었다.

“쓰불! 황자 놈이 밥값 하란다! 기어오르는 새끼들 다 죽이고, 날아오는 화살에 맞는 놈은 내 손에 눈탱이 처맞는다!”

“추—웅!”

적호단주의 명에 적호단원들이 웃음을 참으며 북회군들 사이로 섰다.

표기군이 돕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두려워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장안의 절반이 볼모로 잡힌 것도 아니고,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거나 골치 아픈 술법을 막아야 하는 것도 아니니. 그동안 진화와 적호단이 겪어 온 전쟁터에 비하자면, 단순하게 적을 막고 죽이면 되는 전투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퍼--억!

콰지지직-!

“크어어억!”

머리 위에 방패를 들고 사다리를 올라오던 신 제국 병사가 방패째로 머리가 박살 나며 뒤에 있던 병사와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그다음에 있던 병사는 성벽 아래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과 눈을 마주치자 차마 사다리 위로 오르지 못했다.

“뭐 하는가? 안 오나?”

씨익 웃으며 보이는 송곳니와 피가 흥건한 주먹을 보곤, 병사는 저도 모르게 사다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 주먹에 맞는 것과 이대로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더 살 가능성이 큰지 재어 보는 듯했다.

밑에서 밀고 들어오는 아군으로 인해 병사의 고민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우아아아악-!”

병사가 눈을 질끈 감고 사다리에서 뛰어내렸다.

“어? 저놈? ……발에 쥐가 났나?”

나하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내 그다음으로 사다리를 오르는 병사를 향해 반갑게 손짓했다.

“올라와, 올라와.”

“……미친년.”

피 칠갑을 하고 오는 족족 상대의 대가리를 깨는데, 적들이 잘도 올라오겠다.

당혜군이 신경질적으로 나하연에게 날아드는 창과 화살을 쳐 냈다.

처음보다 창과 화살이 늘었다.

나하연에게 겁을 먹은 적군이 자꾸 사다리는 안 올라오고 화살과 창만 날려 댔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기보단 낫나.’

당혜군의 눈이 성벽 한쪽을 향했다

퍼—어억! 퍽! 퍽!

아군을 밟고 성벽을 오른 적의 장수가 적호단주의 파갑추에 난타당했다.

이름 그대로 갑옷을 깨트리며 안쪽을 진탕으로 만드는 팽가의 무공은 군문에서도 유명했다.

“크헉! 컥!”

피를 토하며 물러서던 적의 장수가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사방을 살폈다.

그야말로 적진.

사방을 둘러보아도 저와 함께 성벽을 뛰어올랐던 비장들 중 살아 있는 이들이 없었다.

“쿠아아악-! 커……헉!”

마지막으로 살아 있던 동료가 비명과 함께 제 발밑으로 날아와 피를 토하고 죽었다.

다급하게 주변을 둘러본들 도망갈 곳은 성벽 밑으로 뛰어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잘하면…….’

신 제국 장수는 고통스러운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두 눈으로는 성벽을 막고 있는 한 제국 병사들의 빈틈을 찾았다.

마침 날아드는 바위를 피하는 이들이 보였다.

‘저기!’

홀로 살아남은 신 제국 장수가 다음을 기약하며 바위가 날아드는 성벽 쪽으로 몸을 날렸다.

퍼-----억!

“끄아아아악!”

등 뒤로 느껴지는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충격.

뼈가 으스러진 듯했다.

신 제국 장수는 앞으로 쓰러지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컥! 커헉!”

숨도 쉬어지지 않는 고통.

흐릿한 시야로 거대하고 아름다운 그림자가 보였다.

그가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본 것이었다.

“뭐야?”

바위를 깨려다가 신 제국 장수를 깨 버린 남궁진혜가 황당한 듯 죽은 장수를 내려다보았다.

뒤에서 적이라고 말하고 속으로 화풀이감이라고 생각하는 상대를 잃은 적호단주가 남궁진혜에게 콧김을 뿜고 있었다.

“야, 너, 저리로 가!”

“아, 왜요? 가려면 단주가 가요!”

“큰 건 여기로 온단 말이야!”

“나도 큰 거 기다려요!”

적호단주는 제게 바락바락 대드는 남궁진혜의 모습에 화가 치솟았지만, 등 뒤로 느껴지는 서늘한 시선에 불끈 쥐었던 주먹을 풀었다.

남궁진혜와 치고받고 싸운다면 양패구상이나, 등 뒤의 서늘한 시선에는 필패였기 때문이다.

“제길……!”

적호단주와 남궁진혜가 있는 곳은 관문 중에서도 유독 성벽이 낮아서 표기군 병사들이 가장 꺼려 하는 구역이라, 적들도 그것을 알고 바위나 대창을 날리고 적장들도 심심찮게 성벽을 넘어왔다.

적호단주와 남궁진혜는 그들이 있는 노다지를 포기할 수 없었다.

압도적이고 일방적인 우세.

진화와 북회군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려 했던 황태자와 표서량은, 분하다 못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전장에서 밀려나 자리만 지키고 있어야 했다.

* * *

“흐음, 한발 늦었네.”

아군이 죽고 있는 모습을 보며 태연하게 하품이나 늘어놓는 여인.

저런 여인에게 전장의 지휘권을 넘기라니!

신 제국 상장군 이현수는 중앙에서 주어진 명령서를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분한 것은 분한 것이고, 상장군으로서 적의 성벽에서 죽어 가고 있는 병사들을 구해야 했다.

“……후퇴를…….”

상장군의 목소리에 여인이 힐끗 시선을 돌렸다.

“아, 맞다. 아직 있었지?”

제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듯한 말투.

상장군이 어금니를 악 물었다.

“후퇴해. 저렇게 죽으면 아깝잖아.”

“……충.”

여인의 명에 상장군이 낮게 답하며 막사를 나갔다.

그래, 병사들의 목숨이라도 아낄 줄 아니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상장군은 부당한 명령서를 받아들였다.

잠시 후, 후퇴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

둥둥둥 둥둥둥 둥둥둥-!

썰물처럼 빠져나오는 병사들을 보며 상장군 이현수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번에도 병사들이, 아까운 목숨들이 중앙의 말도 안 되는 명령에 의미 없이 죽었다.

바로 옆에서 그들의 신음과 비명을 듣고 있는 상장군의 가슴도 죽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신 제국군의 지휘권을 가지게 된 여인, 독부는 그러한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기다렸다는 듯 각성법을 내놓았지? 설마 혼현은 혈마제가 누군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건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의심.

혼현마제가 모두를 속이고 있었다.

역천마제마저도.

대체 왜……?

독부가 혼현마제의 전서를 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하지만 이내 가벼운 웃음으로 머릿속에 든 의심을 날려 버렸다.

“혼현, 당신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난 아무래도 괜찮아. 후후후.”

독부가 요염하게 웃으며 혼현마제의 전서를 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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