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마제
두려워할 진(震) 불행 화(禍) : 배신(3)
사패천주가 떠나고 난 얼마 뒤 제왕검도 길을 나섰다.
사패천주가 그러하듯 제왕검도 길을 떠나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처음 했던 약속대로.
십이좌회는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다른 어떤 것보다 귀천성을 절멸하는 일을 우선할 것이었다.
“천하의 팔불출처럼 굴더니 결국 안 알려 줬다지?”
훌쩍 사라진 제왕검의 자리를 보며 제갈길현이 입을 삐죽거렸다.
제왕검은 결국 진화와 남궁진혜를 찾아가 따로 현학문주의 경고를 전하지 않았다.
손자와 손녀, 나아가 남궁세가의 다음 세대가 스스로 이겨 낼 일이라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제왕검에게 내내 자식 농사 망했다며 놀림을 당했던 제갈길현은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된통 당하고 나서 가슴 치고 통곡을 해 봐라, 내가 봐주나. 흥.”
제왕검의 불행을 바라는 제갈길현의 못난 모습을 보며 현학문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던졌다.
“……그래서 자네가 안 된다는 걸세.”
“뭐야?”
제갈길현의 눈썹이 삐죽 섰다.
그러자 현학문주가 부진한 제자에게 일러 주듯 찬찬히 제갈길현을 타일렀다.
“부모가 자식을 강하게 키운다는 건 말이야, 자식을 절벽에 밀어 넣을까 말까 간을 보는 게 아니야. 자식을 절벽에 떨어뜨리는 건 더더욱 아니고. 세상이 얼마나 험해? 가만히 놔둬도 자식들은 어떤 절벽이든 하나는 떨어지게 되어 있어. 부모는 그냥, 자식이 절벽에 떨어졌을 때 죽지만 않으면 슬-쩍 모르는 척하면 되는 거라고.”
“별 개소리를! 절벽에 밀어 넣는 거랑 떨어졌을 때 모르는 척하는 거랑, 뭐가 다른데!”
“적어도 한쪽은 부모를 원망하진 않잖아. 후레자식은 안 만들어야지.”
“……!”
현학문주의 말에 제갈길현이 한동안 얼이 빠진 얼굴로 있었다.
“잘 먹이고 귀하게 키워 놓고는 왜 괜한 원한을 사? 실속 없게. 쯧쯧쯧!”
현학문주의 혀 차는 소리가 제갈길현의 귓가에 비수처럼 박혀 들었다.
그때, 야희성녀가 다기를 들고 그들의 곁으로 왔다.
“무슨 재밌는 대화 중이셨어요?”
“제갈길현이 실속 없는 제 처지를 깨닫는 중이지.”
“호호호, 재밌는 일이네요.”
“그러는 성녀는 무슨 재밌는 소식을 들었기에 손수 차까지 가져오셨나?”
현학문주가 야희성녀를 떠보듯 물었다.
야희성녀가 친근하게 굴 때는 필요한 것이 있을 때뿐이었으니.
“신 제국의 동태가 이상해서요. 그곳에 들어간 상인들의 소식이 하나둘 끊기고 있습니다. 뭔가 변고가 생긴 것 같아요.”
야희성녀가 겸양이나 사양도 없이 본론을 꺼냈다.
예나 지금이나 참 실속 있는 여자라, 현학문주가 여전히 넋이 빼고 있는 제갈길현과 그녀를 비교하듯 번갈아 보았다.
“천문이 혼탁해. 아마도 지금쯤 혈마제의 의식을 행하겠지.”
“하지만 역천대법을 행하는 것만으로 상인들까지 통제하진 않을 텐데요.”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야희성녀의 말에 현학문주가 날카롭게 되물었다.
현기 가득한 눈빛이 야희성녀의 속을 꿰뚫었다.
그때.
“정말로 남해가 위험할지도 모르겠군.”
어느새 정신을 차린 제갈길현이 매서운 예기를 뿜었다.
“왜 남해라고 생각하는가?”
“이미 혈마제의 의식을 치렀다면 지금쯤 역천마제 놈이 꽤 열이 받았을 테니까. 그 칼날이 향할 곳이야 뻔하지 않은가.”
“…….”
제갈길현의 말에 현학문주가 굳게 입을 다물었다.
무거운 침묵이 답을 대신했다.
* * *
스르렁, 스릉, 스르렁.
건장한 장정들이 커다란 돌을 굴려, 두 개의 입구를 열었다.
그러자.
파아아아아-!
한쪽 입구에선 뜨거운 피가 쏟아지고, 다른 쪽 입구에서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검은 독수가 쏟아졌다.
피와 독수가 바닥에 그려진 문양을 따라 흐르며 만났다.
검은 천을 뒤집어쓴 술법사들이 주문을 외며 피와 독수를 섞었다.
그것들이 충분히 섞여들었을 때.
스르르르르-.
계단이 열리며 역천마제를 비롯해서 혼현마제와 광마제, 독마제, 검마제 그리고 의식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표서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궁 지하에 쓸 만한 곳을 마련하느라 애썼겠군.”
“마침 좋은 역천비지가 황궁에 있었다니, 운이 좋았습니다.”
역천마제가 의식 장소를 둘러보며 혼현마제를 치하하자, 혼현마제가 겸손한 태도로 고개를 숙였다.
곧 역천마제와 다른 마제들이 자리에 앉고, 술법사들은 표서량을 단상으로 안내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마제들과 달리 표서량은 긴장된 얼굴이었다.
“흐으음.”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독기가 표서량의 폐부를 죄어들었다.
하지만 고통만큼 기대감이 차올랐다.
이 독한 압박감이 곧 제힘이 될 것이라 생각하면, 표서량은 독기가 좀 더 진해지길 바랄 정도였다.
단상 한가운데 있는 제단 위에 표서량이 눕고, 역천대법이 그려진 바깥으로 술법사들이 둘러쌌다.
이것으로 준비는 모두 마쳤다.
“시작하지.”
역천마제의 명과 함께, 혈마제의 역천대법이 시작되었다.
“오옴…….”
술사들의 입에서 나온 기묘한 소리.
제단에 누운 표서량은 막상 의식이 시작되는 것과 함께 잔뜩 긴장했다.
마침 술사들이 내는 기묘한 소리가 운율을 타기 시작하고.
표서량은 그 주문을 외는 소리가 마치 저승문을 여는 노랫소리같이 들렸다.
그때.
사그락, 사그락.
표서량의 귓가에 벌레 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표서량이 황급히 눈을 굴려 주변을 보았다.
그러자 피와 독수가 섞인 검붉은 물이 그가 누운 제단 위로 서서히 기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
꼼짝도 못한 채 누워 수천수만 마리 벌레에 잡아먹히는 것처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몰려왔다.
하지만 표서량이 어떻든 상관없이, 검붉은 물은 술사들의 주문을 따라 표서량의 몸을 덮쳤다.
“납귀골육(納歸骨肉) 연지천로(聯之天路) 유아혼신(有我魂神)-!”
술사들이 최후의 주문을 외고.
조금씩, 조금씩 표서량의 몸에 흡수되던 그것은, 결국 표서량의 몸을 가득 채우다 못해 그의 몸을 둥글게 에워쌌다.
마치 나비가 되기 전 번데기처럼.
마제들이 흥미로운 눈으로 표서량의 상태를 보았다.
‘아아!’
번데기 속 표서량은 이 놀라움을 즐기고 있었다.
검붉은 물이 저를 덮쳐 올 때의 두려움과 경악이 조금 진정되고 나자, 그것이 온몸 가득 충만하게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힘이, 힘이…… 하하하하! 왜 단전을 만들어 두라고 했나 이해가 되는군. 단전에 힘이 가득 차오르고 있어!’
표서량은 이제 비명이 아니라 광소를 터뜨리고 싶었다.
단전에서부터 차오른 힘이 온몸을 충만하게 채우다 못해, 단전이 몇 번이고 깨지고 커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더 커진 단전은 표서량의 모든 감각을 바꿔 놓았다.
‘이게 바로 혈성의 힘인가!’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더! 더! 더……!’
표서량은 더 큰 힘을 욕망했고, 그때마다 그의 바람에 화답하듯 검붉은 물이 그의 몸 안에서 출렁거리는 듯했다.
표서량을 둘러싸고 있던 검붉은 물이 그의 몸에 전부 흡수되고.
쩌어, 쩌어어…….
마침내 번데기가 부화하듯, 표서량의 온몸이 붉은빛을 내며 갈라졌다.
“오오……!”
혈정의 힘으로 환골탈태가 시작되는 신비로운 모습에 다른 마제들도 경탄을 금치 못했다.
마제들이 저마다 욕망이 서린 눈으로 표서량의 변화를 감상했다.
쩌어어억…….
표서량의 온몸이 붉게 깨어졌다 다시 차오르고, 또 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역천마제와 광마제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도대체 몇 번을 부활하는 거지? 너무 오래 계속되는데?”
혼잣말 같은 광마제의 말이 있고, 혼현마제와 다른 마제들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때, 표서량이 눈을 떴다.
“하하! 힘이, 힘이 넘쳐!”
제단에서 일어나 앉은 표서량이 계란 껍질이 깨진 것처럼 붉게 갈라진 몸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표서량의 모습에 역천마제를 비롯한 마제들도 안심하려던 찰나.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온몸의 힘이 넘치는군, 새로 태어나는 기분…… 어?”
표서량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왜, 왜 안 멈추지?”
표서량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혼현마제를 보았다.
“이거 왜 안 멈춰!”
비명과 같은 표서량의 말.
하지만 당황한 것은 혼현마제 또한 마찬가지였다.
역천대법대로라면 하단전과 중단전, 상단전을 여는 것까지, 세 번의 부활이 끝이었다.
“저, 저게 왜……?”
혼현마제가 의아함을 느끼고 일어섰다.
그때.
“커-억! 컥!”
표서량이 울컥울컥 피를 뱉어 냈다.
“이, 이거 왜…… 컥! 컥!”
표서량이 계속해서 피를 뱉어 내며 의문 가득한 눈으로 혼현마제를 찾았다.
어느새 공포에 질린 그의 눈은 물론 코와 귀에서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작게 상처가 나서 흐르는 피가 아니라, 사람의 몸에서 저렇게 흘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혼현!”
역천마제마저 놀란 듯 혼현마제를 찾았다.
하지만 그의 말과 동시에.
“뭐야! 컥! 이게, 왜 안……!”
퍼-----엉!
“……!”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표서량의 몸이 폭발하면서, 그의 몸으로 들어간 검붉은 물보다 훨씬 많은 피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흩어진 표서량의 뼈와 살점 잔해들을 논하기엔, 비처럼 쏟아진 피의 양이 너무 많았다.
피와 함께 만년독수와 혈정에 있던 모든 힘도 사라졌다.
“주, 주군!”
검마제가 다급하게 역천마제를 찾았다.
시뻘건 피로 온몸이 젖은 다른 마제들과 달리 머리카락 하나 젖지 않은 역천마제의 모습에 안심하려는 찰나.
번----쩍.
눈이 부신 섬광과 함께 표서량의 잔해가 모조리 사라졌다.
그뿐 아니라 피가 흥건하던 제단과 역천대법의 잔해, 주변의 술사들까지, 모조리 사라졌다.
모든 것을 삽시간에 소멸시키는 역천마제의 손 속은 놀랍다 못해 두렵기까지 했다.
십지좌회의 연합 공격에 부상을 입긴 했지만, 그의 무공은 조금도 퇴보하지 않았다.
“주……군!”
검마제의 눈이 경외심으로 물들고 광마제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독마제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혼현마제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허어. 허허허허허허--!
쿠르르르릉.
역천마제가 웃음을 터뜨리자, 지하에 마련된 역천비지 전체가 흔들렸다.
독마제와 혼현마제는 고막을 터뜨릴 듯한 기운을 견디기 위해 온몸의 내공을 끌어 올렸다.
“혼현.”
“크읏. ……예, 주군!”
역천마제의 부름에 혼현마제가 힘겹게 대답했다.
“인과를 파악하여 해결책을 가져오라.”
“조, 존명!”
역천마제의 눈에서는 혼현마제가 감히 마주하기도 무서울 정도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 * *
남해 검문으로 가장 빠르게 내려가는 장강의 뱃길.
적호단은 이번에도 청해상단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청해상단의 단주 남궁범이 특별히 직접 배를 이끌었다.
거친 장강을 거스르는 건 힘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흉포할 정도로 빠른 물살을 타고 내려가는 건 물길과 수로를 읽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에에에엑-!”
물론 어떤 기술로도 멀미를 어찌할 순 없었다.
“우에에엑! 오오오옥!”
남궁진혜가 난간 밖으로 머리를 내놓고 오장육부를 다 쏟아 낼 듯 구역질했다.
벌써 사흘째라 뱉어 낼 것도 없을 만한데 그녀는 배의 난간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미련하게 꾸역꾸역 처먹을 때 알아봤다. 쯧쯧.”
적호단주 팽치가 남궁진혜를 보여 혀를 찼다.
남궁진혜는 ‘언제 적들이 습격할지 모르니 속을 비워 두면 안 된다.’며 멀미를 하는 와중에도 꼬박꼬박 배를 채웠다. 그 탓에 가뜩이나 심한 멀미를 더 심하게 앓는 것도 있었다.
적호단주가 남궁진혜를 한심하게 보고 있을 때, 시종일관 걱정스러운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인물도 있었으니.
진화였다.
“누님…….”
진화가 걱정스럽게 남궁진혜를 부르자, 남궁진혜가 괜찮다는 듯 팔을 휘둘렀다.
“우에에에엑! 진화야, 더러우니까 이쪽에 오지 마라-! 우오오옥!”
진화는 남궁진혜의 등이라도 두드려 주고 싶어 했지만 남궁진혜가 극구 거부하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남궁구와 남궁교명이 눈살을 찌푸렸다.
“눈물겨운 우애구먼. 쯧쯧. 단주님 말처럼 좀 덜 처먹으면 안에 들어가서 누워만 있어도 될 텐데.”
“들릴라, 조심해라.”
“괜찮아, 마녀 지금 토한다고 정신없을 거야.”
“위험을 자초하는군.”
남궁교명은 위험한 남궁구의 언사를 타박했지만, 그의 시선 또한 남궁구와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청해상단의 배가 남해 포구에 닿았을 때.
남궁구와 남궁교명은 모든 것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던 남궁진혜에게 톡톡히 보복당했다.
“끄아아아악--!”
“어디 또 주둥아리 함부로 놀려 보시지!”
“크읏! 전 입을 놀리지 않았습니다!”
“닥쳐! 눈으로 욕하면 모를 것 같았냐?”
남궁교명의 항의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남해 검문은 바다처럼 넓은 장강 하류와 진짜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라, 본문이 포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감사했습니다.”
남궁범이 적호단에 인사를 건네고, 적호단도 청해상단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헤어졌다.
새로운 전장으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한적한 어촌은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기만 했다.
그렇게 적호단이 멀지 않은 거리를 걸어서 남해 검문을 향해 가는 중이었다.
갑자기 뿌연 구름이 피어오르더니, 먼지구름이 그들을 향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적인가!”
최초 발견한 적호단 삼 조장의 말과 함께 적호단원들이 검에 손을 올렸다.
그들은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먼지구름을 경계하며 진화의 앞을 막아섰다.
진화는 적호단 소속이었지만 엄연히 제국의 황자 신분이라, 적호단원에겐 동료인 동시에 호위 대상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적호단원들이 진화의 앞을 빽빽하게 가로막았을 때, 적호단주가 다급하게 외쳤다.
“막지 마라! 아니, 피해라!”
적호단주의 이상한 명에 의문을 가지기도 잠시.
“고, 곰인가?”
그들을 향해 달려오던 것이 적이 아니라 곰인가 의심하는 순간.
그 곰이 소리쳤다.
“진화야----!”
“크-헉!”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제일 선두에 있던 적호단 삼 조장이 곰 발에 치인 듯 한쪽으로 날아갔다.
“아버지!”
진화가 한껏 들뜬 얼굴로 곰, 아니 남궁경을 맞았다.
“숙부!”
남궁진혜도 반가운 얼굴로 달려들었다.
오랜만에 재회하는 가족이었다.
“아이고, 내 새끼-!”
“숙부, 나는요!”
“그래, 형님 새끼도 이리 와라!”
“와하하하하!”
적호단원들의 황당한 시선을 무시한 채, 그들은 마치 다른 세상에 따로 존재하는 듯 시끌벅적한 재회를 만끽했다.
그런 남궁세가 직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남궁구와 남궁교명이 마치 남궁세가 소속이 아닌 사람들처럼 멀찍이 떨어졌다.
“공자님은 사실 전혀 지켜 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을 두고 고민하시는 게 아닐까.”
“저런 걸 지키겠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말이 안 돼.”
남궁교명과 남궁구가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들은 현오가 조용히 두 사람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