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316)화 (316/425)

남궁마제

두려워할 진(震) 불행 화(禍) : 배신(6)

“황제 등극이라…….”

정의맹 군사부의 불이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고, 깊은 한숨이 이어졌다.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의 전서구가 움직이고 사람들이 군사부를 드나들었는지 셀 수도 없었다.

모두 신제국에서 떨어진 불똥 때문이다.

“그건 월하회에서 온 전서인가?”

“예. 참, 매응을 보낸 분은 제왕검이시랍니다.”

“…….”

남궁진휘의 답에 제갈가주가 놀란 눈을 떴다.

“십이좌회가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제왕검께서 신 제국으로 가신 건 아니겠지?”

“글쎄요. 세가에도 본인의 행적에 대해선 알려 주시지 않는 터라…….”

제갈가주의 물음에 남궁진휘가 자신 없는 듯 말끝을 흐렸다.

남궁진휘뿐 아니라 제갈가주 또한 제왕검의 행적에 대해선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제왕검의 안위는 비단 남궁세가나 십이좌회뿐 아니라 정의맹 전체에도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후우, 본인들의 중요성은 그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겠지. 우리가 그분들의 일에 간섭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간섭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는 듯한 말투였다.

하지만 정의맹과 십이좌회가 직접적이고 깊은 공조는 피하도록 한 것 또한 천수현인 제갈길현이 만들어 놓은 체계였다.

귀천성 첩자들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제갈가주와 남궁진휘는 그들이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과감하게 제쳐 두기로 했다.

“일단 우리는 신 제국 조정 상황에 집중하도록 하지.”

“앞으로 전쟁을 귀천성에서 직접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한 제국 황실에 자네가 직접 가는 것이 좋겠네.”

“제가요?”

남궁진휘가 놀란 듯 물었다.

앞으로 귀천성이 신 제국의 군사들을 마음대로 움직이게 된다면, 정의맹 또한 한 제국과 군사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부군사인 남궁진휘가 직접 움직이도록 하는 건 의외였다.

“제가 남궁이기 때문입니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네. 남궁이라면 남궁진화도 있지 않나? 하지만 그 재능을 그렇게 낭비할 순 없지. 중재자로서의 재능도 없어 보이고.”

제갈가주의 말에 남궁진휘가 입술을 다물고 웃음을 참았다.

진화가 제게는 더할 나위 없이 착하고 예쁜 동생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는 걸 활약상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귀천성 세력이 신 제국에서 반정을 일으킨 마당에, 한 제국 조정에서도 무림인들을 경계할 수 있네.”

“아, 조정에서 군사지휘권을 우리에게 주려 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설득을 위해선 중재자가 필요하겠군요.”

남궁진휘가 제갈가주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제갈가주가 싸늘한 비소를 날렸다.

“그게 아닐세. 남궁진화가 자네 말이 아니면 정의맹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을 거라는 말이었네. 조정 설득은 남궁진화가 할 것이고, 자네는 남궁진화만 움직여 주면 되네.”

“…….”

이쯤 되자 남궁진휘는 제갈가주가 생각하는 진화는 어떤 진화인지 궁금해졌다.

그때, 제갈가주가 다시 책상 위에 있는 전서들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자네가 황도에 있다면, 설사 정의맹과 연락이 잘 이뤄지지 않더라도 군사부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을 걸세. 자네의 생각이라면 믿을 수도 있고.”

“……오!”

평소에도 제갈가주와 합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느끼긴 했지만.

전혀 생각지도 않은 제갈가주의 인정에 남궁진휘가 지금까지 중 가장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끔 그렇게 칭찬을 하셨다면 자식 농사는 안 망하셨을 텐데요.”

“……닥치지.”

“이런, 점점 천수현인을 닮아 가십니다. 좋지 않아요.”

“……일 좀 하겠나? 부탁하지.”

남궁진휘의 입꼬리가 싱글벙글 올라가고, 어색하게 대꾸하는 제갈가주의 표정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가 던져졌을 때, 서로 생각이 통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만큼 든든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밤새 켜 두었던 초가 모두 녹아내리고 창밖으로 붉게 동이 터 오는 시각.

제갈가주가 붓을 놓고 책상에서 고개를 들고 잠시 후 남궁진휘도 이어서 책상을 정리했다.

“전력의 배치는 이것으로 된 것 같군요. 각 무단에 전달하면 될 듯합니다.”

턱 밑까지 쌓여 있던 모든 전서를 분석해서, 정파 무림 최고의 두뇌라는 두 사람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여 내린 결론이었다.

“이제 남은 건, 역천마제의 황제 등극식 날짜를 사전에 알아내는 것이겠군.”

“아무래도 남의 잔칫날에 재 뿌리는 재밌는 일을 놓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제갈가주의 눈빛이 번뜩이는 동시에 남궁진휘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만족을 모르는 두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선의 계획이었다.

“그건 그렇고…… 역시 놈들이 남해로 움직이는군.”

“신 제국 내부의 움직임은 가릴 수 있겠지만, 신 제국 밖에 있는 세력들의 움직임까지 숨기는 건 불가능하죠. 희멸문 주변의 귀천성 세력을 감시 중이던 개방 분타에서 이동 현황을 바로바로 보고 중입니다.”

“남해 검문에는 알렸겠지?”

“물론입니다.”

다행히 남해로 움직이는 적의 움직임을 잡아내었음에도 남궁진휘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이유라면 제갈가주도 묻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다만.

“이상하지…….”

“뭐가 말입니까?”

“놈들이 남해로 움직여서 얻는 게 뭘까? 남해 검문? 남해에 있는 청룡단과 적호단? 지금 시점에 그들이 남해의 전투를 크게 키우는 이유를 모르겠군.”

지금 남해검문에는 청룡단과 적호단 외에도 남궁세가의 창궁무애단이 있었다.

남궁제일검 남궁경과 청룡단주, 적호단주 외에도 진화를 비롯한 정파를 대표하는 후기지수들의 존재는 귀천성이 보기에 아주 큰 사냥감처럼 보일 법했다.

만약 지금이 한창 전쟁 중이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이제 막 신 제국의 조정을 삼키고 전력을 정비해야만 하는 상태였다.

마제들이 떼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남해에 있는 이들을 노린다는 것은 귀천성도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실제 진화를 비롯한 이들의 진짜 전력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생각보다 더 큰 희생일 수도 있었다.

제갈가주는 귀천성이 그 희생을 감수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남궁진휘 또한 제갈가주의 의문에 동의했다.

“우리가 모르는 숨은 전력이라도 있는 걸까요?”

남궁진휘가 불안한 듯 물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숨은 전력이라면, 지금 제갈가주에게 물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진화야, 숙부님…….’

남궁진휘의 걱정이 깊어졌다.

* * *

신 제국 황궁.

혼현마제는 용상의 앞에서 고개를 조아렸다.

“표서량의 심장에 구멍이 있었다?”

“그러하옵니다. 그동안 본인도 모를 정도로 꾸준히 실혈이 있다가, 의식으로 인해 육체에 과중한 힘이 들어오면서 심장이 버티지 못하고 터져 버린 것으로 추측합니다.”

용상에 앉은 역천마제의 모습은 새삼 어울리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전과 달리 화려하기 그지없는 흑색 용포에 용잠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권태롭게 앉은 자세부터 웃는 모습까지 위엄이 흘러넘쳤다.

“호오.”

역천마제의 눈에 이채가 번쩍였다.

“파군에 왔던 적호단의 짓일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혼현마제의 머릿속에는 정확하게 남궁진화의 얼굴이 떠올랐다.

심장에 난 구멍 주변에 아주 미세하지만 화상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까지의 일을 생각한다면 남궁진화가 표서량의 죽음을 노리고 그렇게 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그러나 혼현마제는 역천마제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그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혼현, 해결책은?”

“아뢰기 황공하오나 표서량의 죽음을 되돌릴 방법은 찾지 못했나이다. 다만, 표서량을 잃은 만큼 저들의 목숨을 취하고 보물을 앗아 올 것이옵니다.”

“적의 보물이라. 허허허. ……그래. 벌을 내리고 대가를 취한다. 그게 귀천의 법이지. 혼현, 이번 일도 네게 맡기마.”

“황공하옵니다, 천주님.”

역천마제의 웃음소리가 혼현마제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혼현마제는 이를 악물고 견디며 끝까지 공손하게 대전에서 물러났다.

혼현마제가 대전을 나간 후,

“허허, 놈, 끝까지 고개를 들지 않는군.”

대전 한쪽에서 광마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는 이제까지 혼현마제를 지켜보고 있었던 듯, 흥미로운 눈빛으로 혼현마제가 나간 곳을 보고 있었다.

“은신을 하다니, 고약한 장난이로군.”

“저놈이 그걸 몰랐을까?”

광마제가 씨익 웃으며 역천마제에게 물었다.

역천마제가 황제 위에 오르며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광마제만은 여전히 역천마제를 편히 대했다.

장난기가 어린 눈빛으로 도발하듯 묻는 광마제의 모습에, 역천마제도 편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 그러니 고약한 장난이라는 걸세. 혼현을 돕기로 해 놓고, 이렇게 시험하듯 구니.”

역천마제가 광마제를 가볍게 타박했다.

그리고 장난과 도발을 돌려주듯 은근히 물었다.

“혈마제가 죽었네. 섭섭하진 않고?”

“흥, 운명에 얽매여 있다면 그게 어디 혼돈인가? 상관없네. 오히려 내 제물이 거기까지 오른 것이 즐거울 뿐이지.”

“그래서 이번에 혼현을 돕기로 했군.”

“흐흐흐, 고 녀석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보고 싶거든.”

광마제의 눈빛이 번들거렸다.

검은 눈 깊게 숨겨 둔 광기가 저도 모르게 번뜩인 것이다.

광마제의 눈이 기대감에 부푸는 것을 보며, 역천마제가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대전에서 나온 혼현마제는 신건궁을 향해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이제 신건궁을 오롯이 그의 차지가 되었다.

혼현마제가 모습을 드러내자 궁인들이 급히 그의 앞에 문을 열고 닫았다.

탕!

혼현마제는 이전에 역천마제가 쓰던 본관 집무실에 들어와 문이 닫히자마자, 냉랭하게 굳히고 있던 표정을 마음껏 일그러뜨렸다.

콰—앙! 탕-!

“이놈이고 저놈이고! 빌어먹을 노괴들! 대체 어디까지 아는 거야!”

혼현마제는 분을 참지 못하고 눈앞에 있던 것들을 치워 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부숴 버리고 싶었지만, 간신히 인내심을 발휘했다.

꽈드득.

주먹을 움켜쥔 손에 피가 배어 나왔다.

그때, 조용히 다가온 손이 혼현마제의 주먹을 감쌌다.

“가가, 오래도록 참았잖아요.”

아름다운 목소리와 달리 죽은 나뭇가지처럼 창백하게 메마른 손.

화려한 손톱 장식이 검게 물든 손톱을 겨우 가리고 있는 손이 혼현마제의 눈에 들어왔다.

“다음 독은 언제 완성되는 것이냐?”

어느새 냉정을 찾은 듯 혼현마제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독마제 독부의 손톱이 모두 부러져 왔을 때, 독부만큼 놀란 사람이 혼현마제였다.

혼현마제의 물음에 독부가 왼손 약지를 가볍게 달그락거렸다.

“곧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후후,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표서량이 그렇게 죽은 덕에 만년독수를 쉽게 얻었으니까요.”

독부의 웃음기 어린 말을 들으며, 혼현마제가 쓰게 웃었다.

“그래. 운명과 달리 행운은 변덕스럽지.”

혼현마제는 바닥에 흩어진 다기 대신 새것을 가져오기 위해 움직였다.

독부는 제 위로가 통한 듯 차분하게 돌아온 혼현마제의 모습에 가슴 가득 만족감이 차올랐다.

‘아아, 가가에겐 역시 내가 필요해.’

독부의 얼굴 위로 미소가 맺혔다.

하지만 새 다기를 가져오기 위해 돌아서 있던 혼현마제의 얼굴은 그녀의 예상과 달랐다.

이 방에 들어와 처음 드러내었던 일그러진 얼굴을 그대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혼현마제는 평온한 목소리와 달리 혈관이 도드라질 정도로 억지로 분노를 참고 있었다.

‘그래. 운명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순 없지. 운명은 승자를 정해 놓지 않았으니까. 광마제가 대체 뭘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소용없다! 놈은 제가 만든 괴물이 변수라는 걸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군. 이번 참에 한번 당해 보라지. 후후후.’

혼현마제가 살기를 흘리며 요요하게 웃었다.

혼현마제에게 평온을 가져다준 것은 결국 독부의 위로가 아닌 광마제의 불행이었다.

* * *

삐이이이이이----!

거친 바닷바람에 하늘을 한번 활공하던 매응이 곧바로 땅을 향해 쏘아지듯 내려왔다.

파다다다닥-! 펄럭! 펄럭!

땅으로 내리꽂히듯 날아든 속도가 매응의 커다란 몸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대로 전해졌지만, 매응이 꽉 물고 있는 팔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삐이익-.

짧게 울음을 내는 매응을 한번 쓰다듬은 진화가 매응의 배에 숨겨진 전서를 찾았다.

[귀천성 집결.]

꾸깃.

짧게 쓰인 쪽지가 진화의 손에서 구겨졌다.

남해에 오기 전부터 각오는 해 두었다.

이전 생에서 남궁진휘의 죽음에 휘말리며 제일 먼저 죽었던 적호단주 팽치.

남궁세가에서 광마제의 손에 가장 먼저 희생되었던 청룡단주 남궁현.

그리고 창궁무애단과 아버지 남궁경.

우연처럼 광마제의 역천비록이 있는 곳에 모두 모이게 된 것을 두고, 진화는 이것이 운명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운명.

“흥, 어디 한번 와 보라지.”

이전과 달리 지켜 낸 사람들과 이전과 달리 제 곁을 지키고 있는 동료들을 보며, 진화는 오히려 완전히 달라진 운명을 실감했다.

이전 생에 자신이 없는 곳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진화를 괴롭히던 불안감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드디어!’

희멸문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 진화의 눈엔 어떤 기대감이 차올랐다.

* * *

사랑탑대전이 한창인 사패천.

그곳엔 작은 파란이 일어났다.

“사, 살, 살각 소명 승!”

흑살대주 추서량의 선언이 있기 전에 이미 모두가 승패에 대해 확신했다.

“커헉. 컥……!”

낭영검 소명의 앞에 혈랑도 곽부상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혈랑도 곽부상은 사랑탑대전 도전자 중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이였다.

어쩌면 일곱 세력의 대표들 중 하나를 꺾고 사랑탑 최상층에 오르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던 사파의 신진고수이기도 했다.

혈랑도 곽부상은 경쟁자들을 떨어뜨리자마자 최상층에 도전했다.

상대는 일곱 세력들 중에서 가장 무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살각이라, 아무리 살각의 후계라 한들 모두 곽부상이 쉽게 지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혈랑도 곽부상은 제대로 손도 쓰지 못하고 참패를 당했다.

한쪽 팔이 잘리고 목에 구멍이 뚫리는 처참한 패배였다.

“…….”

사랑탑주의 시선이 무심하게 검을 털고 사람들 사이를 나오는 소명의 뒤를 좇았다.

그는 최대한 냉정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내심 경악을 금치 못하는 중이었다.

‘대체 낭영검 소명이 언제 저렇게 무공이 성장한 거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군.’

낭영검 소명뿐 아니었다.

곳곳에서 정면 대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약점을 이겨 내고 살각 출신 암살자들이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사랑탑주는 살각의 약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사랑탑주의 눈이 소명을 기다리고 있는 살각주 보곡성을 향하고, 그것을 알았는지 보곡성이 고개를 들어 사랑탑주를 보았다.

씨익.

창백한 입꼬리가 사랑탑주를 향해 도발하듯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이전의 살각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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