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333)화 (333/425)

남궁마제

성낼 진(嗔) 합칠 화(和) : 새로운 무단(2)

곧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과 긴장감.

짙게 드리운 전운의 그림자가 전 무림을 뒤덮었다.

신 제국에서 벌어진 귀천성의 분열이 중원 전체에 알려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조차 이 일이 한 제국과 중원 무림에게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았다.

“또 전쟁이 날랑가? 아이고, 멀건 죽 한 그릇도 배부르게 먹기 힘든데 또 싹 긁어 가겠구먼!”

“이번에는 그냥 아예 결판을 지어 불랑게! 이참에 신 제국 놈들이나 귀천성 놈들 싸-악 밀어 버리면 이 지긋지긋한 전쟁도 끝이 나것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백성들은 이제 겨우 영글어 가는 들판의 나락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하지만 세상의 순리라는 것이 한쪽이 나빠지면 다른 쪽은 좋아지는 반대급부가 있는 법이라, 전쟁조차도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짙은 전운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쟁을 출세의 기회로 삼은 사람들.

칼과 은원, 욕망으로 엮인 무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 * *

창천화룡 남궁진화가 새로운 무단의 단주가 된다는 이야기는 한동안 무림을 떠들썩하게 했다.

“아이고, 사실 늦은 감이 있지! 약관도 되지 않아 경지를 넘으신 분인데! 게다가 마제들을 죽이는 데 그분 공이 오죽 큰가? 다른 단주들 둘, 셋이 있어도 못할 일을 해냈으니, 무단을 맡는 것도 당연하지!”

“그렇지! 하늘에서 벼락을 떨어뜨리고 검에서 검강을 뿜는 분인데, 이제 와서 다른 무단주들 밑에 두는 것도 이상하지!”

두 친우가 목소리를 키우자, 반대편에 있던 사내가 주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그건 그렇긴 한데…… 나이가 너무 어리지 않나?”

“예끼! 나이가 대순가? 인물 훤칠하지, 황자님 신분에 남궁세가 금지옥엽! 무위도 뛰어나고 공도 그만큼 세웠는데!”

“그렇긴 해도 약관도 안 된, 게다가 주변 배경만 그렇게 빵빵한 단주 밑에 누가 들어가려고 하겠어? 귀한 집 애 보기도 아니고.”

“어? 이 사람이! 누가 주변 배경만 빵빵하대? 우리 공자님은 무공이 더 빵빵해! 인물은 더더 빵빵하고! 절세가인이 따로 없다고!”

계속된 사내의 딴죽에 앞에 있던 친우 중 하나가 벌떡 일어나 목소리를 키웠다.

“이, 이봐, 목소리 좀……!”

사내가 깜짝 놀라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친우를 끌어 앉혔다.

본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사내는 소찬회인지 뭔지가 사람을 버려도 크게 버려 놓았다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 주변에 그들의 목소리가 큰 것을 문제 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몇몇 사람들은 친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사내를 째려보고 있었다.

‘뭐……지?’

사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의맹 근처의 작은 객줏집.

정의맹 소속 하급 무인들이 퇴근길에 가볍게 술잔을 나누는 단골집으로, 주변 손님들도 대부분 정의맹 소속 무인들이었다.

사내와 그의 친우들 또한 그러했다.

그러니 객줏집에 있는 모두가 새로운 무단 창설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정의맹 무인들 중에서도 육 대 무단 소속 무인들은 정의맹에서도 무기부터 의복까지 맹의 지원이 빵빵하고, 녹봉이나 임무 수행 수당도 다른 무인들보다 높았다.

정의맹 정예 무인들이라는 명예도 덩달아 따라왔다.

밖에서야 정의맹 소속 무인들이라면 그저 우러러보지만, 정의맹 안에서도 사내를 비롯한 정의맹 소속 하급 무인들은 늘 ‘상급’ 정예 무단으로 가길 소망했던 것이다.

정의맹 육 대 무단에 들어가 상급 무인이 되는 방법은 세 가지였다.

첫째, 정의무학관을 졸업하고 신입 단원이 되는 것.

둘째, 공을 세워 단주의 직접 채용을 받는 것.

마지막으로, 결원이 생겼을 때에 보충 선발을 노리는 것.

그중 첫 번째 방법은 하급 무인들에겐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정의무학관은 각 문파가 재능 있는 제자나 후계자를 선별하여 그중에서도 지역대회를 뚫고 승리한 이들만 뽑아 선발시험까지 통과해야 입관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구름 위의 세계였다.

결국 하급 무인들에게는 공로를 세워 단주의 채용을 받거나, 결원이 있을 때에 선발되는 것뿐인데…….

새로운 무단의 창설 소식은 그들에겐 기회가 늘어났다는 희소식이 분명했다.

그러니 저마다 새 무단의 이야기로 들썩이는 것이다.

그때.

“꿈 깨!”

건장한 사내가 객줏집으로 들어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사내는 급하게 온 건지, 속에서 열이 올랐는지, 앉자마자 곡주 한 사발을 쭉 들이켰다.

“무슨 말인가?”

먼저 있던 동료의 물음과 동시에, 아닌 척 객줏집에 있던 모든 이들의 귀가 사내의 입을 향해 쏠렸다.

사내도 그것을 알고 목소리를 키웠다.

“새 무단이니 어쩌니 하는데, 앞으로 어떤 임무를 하는지는 불문이야! 게다가 인원도 정의맹과 사패천의 정예 중의 정예만 뽑는다는데, 정의맹 소속 인원은 딱 열 명! 정의무학관 소속 전설의 십수들로 끝이라고!”

“자,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가?”

“아, 방금 군사부에 있는 친구 놈한테 들은 소리야!”

“아…….”

방금까지 딴죽을 걸던 사내부터 객줏집 안에 있던 모두가 짧은 탄식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그때, 건장한 사내가 음흉한 눈빛으로 씨-익 웃었다.

“좋은 소식도 있지!”

사내의 말에 모두가 눈이 동그래져서 쳐다보았다.

“육 대 무단에 대대적인 인원 보충 있단다!”

“와아아아아----!”

정의맹 하급 무사들의 환호소리가 객줏집 문 너머까지 울려 퍼졌다.

며칠 후.

실제로 정의맹은 대대적인 육 대 무단 단원 선발에 나섰다.

챙! 챙챙!

수많은 사람들이 정의맹 육 대 무단의 연무장에 모여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청룡단에서는 고작 세 명 뽑았다고?”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 자는 단원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까.”

그동안 귀천성과의 전투에서 전면에 나섰던 청룡단과 적호단에는 사상자는 물론 부상자들도 제법 있어서 가장 인원 보충이 필요한 곳이었다.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한 백매단을 제외한다면 정의맹 무인들이 가장 많이 노릴 법한 무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첫날 청룡단 단주 남궁현은 단 세 명만을 선발하고 문을 닫았다.

그래서일까.

적호단원 선발 날짜에 어제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주작단과 백호단, 현무단은 임무 중이라서 우리한테 단원들 뽑아서 보내라고 했다지?”

“종남파가 무너지면서 그 일대 중심을 현무단이 잡고 있으니 단주가 빠지기는 힘들지. 주작단과 백호단은 한중권문과 박가장 일대의 잔챙이들 정리 중이니까.”

“쩝. 뽑을 사람이 적어서 큰일이군. 이러다가 이번 정의무학관 신입생을 대거 그쪽으로 보내야 할 판이야.”

청룡단주와 적호단주가 걱정스럽다는 듯 선발전이 이뤄지는 곳을 보았다.

무인들은 청룡단주의 기준이 깐깐하니 어쩌니 했지만, 그의 기준은 적호단주와 다를 것이 없었다.

각 무단 단원의 선발권은 무단주들에게 있었지만, 기준에 있어서는 무단주들끼리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단주들끼리의 합의.

그 합의에는 이번에 새로 무단을 맡게 된 진화의 동의도 있었다.

“흐흐흐, 이거 어느 무단 단주께서 졸업생들 중에 알짜들만 쏙 빼 가는 통에, 거기도 인재가 있을지 모르겠네? 안 그래, 시-발 단주?”

적호단주 팽치가 진화를 향해 음흉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정의무학관 역사상 처음 있는 ‘집단 조기졸업’ 때문인지, 정의무학관에서 있었던 일이 정의맹 윗전들 사이에 금세 퍼져 나갔다.

마지막에 벽창호보다 단호하다던 정의무학관주가 학을 떼며 진화 일행의 등을 떠밀다시피 한 일까지.

“시발단이라니, 큭큭큭, 딱 맞네!”

“시발단이 아니라 숙청단입니다.”

“시발이나 숙청이나.”

“적을 골라 죽이는 숙청(肅淸)이 아니라 정의무학관 숙소의 그 숙청(淑聽)입니다.”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적호단주에게 진화가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새로운 무단 이름 후보에는 정말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일행의 숙소 이름을 따온 성의 없는 그것이 가장 정상적이었다.

“나는 시발단 괜찮은데?”

“닥쳐. 이 쓰벌년아.”

“육 대 무단은 모두 색깔과 동물을 조합하지 않는가? 맑은 청(淸)에 물고기 어(魚), 청어단 어떤가?”

“연못에서 꿈틀대다가 조용히 포가 뜨일 것 같은 이름이네.”

“모두 십오 인이니까, 그냥 십오단 어때?”

“역도들로부터 중원을 수호한다 해서, 조난(調難)단은?”

“육 대 무단에 없는 금색에 모든 짐승을 아우르는 수, 금수(金獸)단은 어떤가?”

“……그냥 전부 다 닥치지.”

결국 식당에 앉아서 보이는 숙소 이름을 따라 숙청단이라 정하고 말았지만, 설마 군사부에서 그대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던 진화였다.

“사패천에서 소천주를 비롯해서 사파오봉이 온다고?”

“예. 그들이 합류하는 대로 바로 출발할 듯합니다.”

“어려운 임무더구나. 몸조심하거라.”

“예, 숙부님.”

청룡단주 남궁현의 따뜻한 당부에 진화가 고개 숙여 답했다.

숙질간의 훈훈한 모습에 적호단주 팽치가 입을 삐죽거렸다.

하지만 그 또한 아직 어린 남궁진화와 일행에 대한 걱정을 감출 수 없었다.

“너희들 실력이야 믿지만, 사파 놈들까지 함께하니까. 그 천둥벌거숭이들이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하는 것도 단주의 실력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네 무위야 인정하지만 쪽수에는 절대고수가 없는 법이다. 역천마제가 밀려난 것 보면 알잖아. 너도 강하다고 까불지 말고 역천비지를 발견하는 즉시 신호해야 한다. 곧바로 달려갈 테니까.”

“예!”

말투는 거칠었지만 그 속에는 진화와 일행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어, 진화도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단 단원들 선발도 서서히 끝이 나고, 먼저 임무지로 떠나야 하는 진화가 먼저 자리를 떴다.

청룡단주와 적호단주가 그런 진화의 뒷모습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았다.

“이제 진짜 시작이군.”

“새끼들, 이번에는 진짜 끝장을 봐야지.”

신입 단원들과 상관없이 청룡단과 적호단은 새로운 임무를 시작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미 임무지에 나가있는 무단도 모두 대기 상태에 있었다.

진화를 비롯한 새로운 무단이 역천비지를 확인하는 순간, 그들의 신호에 따라 일제히 귀천성을 공격할 예정이었다.

“시발단이라니, 정의무학관주가 이름이 딱 어울리게 지었구먼.”

“……무단의 첫 임무로 너무 무거운 임무를 맡았어. 임무만 잘 수행한다면 이름이 무슨 상관이겠나.”

시발단이 아니라 숙청단이라고 했지만, 청룡단주 또한 그 이름이나 저 이름이나 도긴개긴이라 생각했다.

* * *

톡. 톡.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어둡고 축축한 지하 동굴 안.

툭. 툭.

떨어지는 물소리에 맞춰서 손가락이 탁자 위의 지도를 두드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손가락이 멈추었다.

“어쩔 생각이지?”

탁자 앞에 있던 인영, 살각주이자 새롭게 소리마제가 된 보곡성이 물었다.

그러자 맞은편에서 손가락을 두드리고 있던 혼현마제가 눈빛을 번득였다.

“앞서 정해진 계획을 전부 수정할 필요는 없네.”

“왜지? 계획이 모두 어그러지지 않았나?”

“아니, 그건 아니야. 우리가 신 제국 황도를 차지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역천마제에게 밀려날 것도 예상 안에 있었지. 그래서 이렇게 익주군으로 물러날 것도 계획에 있던 일이고.”

“그렇다면?”

“변수(變數). 변수가 문제지.”

혼현마제의 말에 보곡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이 자리에 있나?”

보곡성의 말에 탁자에 앉은 누군가를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보곡성을 노려보았다.

고개를 끄덕인 누군가는 익주군에 자리 잡은 이화문주 사멸찬과 화공문주 권열휘였고, 보곡성을 노려보는 이는 독마제 은요와 혼현마제의 제자 수오였다.

혼현마제가 그들 하나하나를 본 뒤 피식 웃음을 지었다.

“변수(變數). 나뿐 아니라 역천마제조차 예상하지 못한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창천화룡 남궁진화가 있었지.”

“남궁진화?”

“그 황자 말인가? 광마제의 제물이었던?”

“그렇네. 정의맹에서 내 정체가 발각되고 역천비록을 빼앗긴 것부터, 전대 소리마제와 권마제, 환마제의 죽음까지 모두 그놈이 얽혀 있었지.”

혼현마제의 말에 사람들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생각에 빠졌다.

그동안 남궁진화에 대해 들었던 소문을 떠올리는 이도 있었고, 진화와 부딪혔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각자 떠올리는 기억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모두 표정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은 뭔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남궁진화와 지금 그자의 처지는 하늘과 땅차이지. 고작 남궁세가의 양자에서 한 제국 유일의 적통황자가 되었으니까. 힘과 권력을 가진 그자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뭐겠나?”

“……복수?”

“귀천성에서 광마제와 부딪히던 모습을 떠올려보게. 그자의 원한이 흑룡의 입속으로 뛰어들 만큼 깊었어.”

“그렇군. 그렇다면 제일 먼저 광마제를 노리겠군. 마침 역천마제도 쓰러졌으니.”

보곡성의 말에 사람들의 눈빛이 조금 오묘해졌다.

그들은, 독부의 독은 분명 역천마제를 쓰러뜨렸지만, 그를 완전히 쓰러뜨린 건 아니었다.

마지막 순간 독을 제어한 역천마제가 보인 무시무시한 무위가 뇌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눈치챈 혼현마제가 손가락을 탁자를 두드리며 재빨리 주의를 환기했다.

“역천마제가 독에 당했다는 것이 중요하네. 해독할 수 없는 독이야. 물론 약해진 주제에 그만한 무위…… 우리가 주군으로 모셨던 만큼 강한 자지. 그러니 그자는 정의맹이 쓰러뜨리게 두면 되는 걸게.”

혼현마제가 야릇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정의맹이?”

“정의맹 놈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걸세.”

“놈들이 우리를 노린다면?”

“그러니까. 놈들이 우리가 아닌 역천마제 쪽을 노리게 해야지.”

“어, 어떻게 말인가?”

혼현마제의 말에 솔깃한 듯 보곡성이 침을 삼키며 물었다.

다른 이들도 눈빛을 반짝이며 혼현마제에게 집중했다.

“변수를 활용해야지. 역천마제의 예상조차 틀어지게 하는 천운이 그자에게 있다면, 우리는 그자를 이용해서 역천마제를 치워 보자고. 그리고 우리는 계획대로 천하를 가지는 걸세. 우리만의 천하를.”

“흐음!”

“계획을 말하게. 따르겠네.”

“일단 사람을 붙이지, 우리의 변수에게! 그리고…….”

혼현마제가 야릇한 눈빛을 흘리며 그의 계획을 말했다.

혼현마제의 말에 보곡성과 독마제 은요는 물론 이화문주, 화공문주까지 들뜬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혼현마제의 말처럼 그들 또한 천하를 가지게 될 터였다.

시간이 지나 모두 기대 가득한 기색으로 동굴을 나가고, 독부와 수오가 마지막으로 동굴을 나갔다.

동굴을 나가는 독부의 뒤로 혼현마제의 목소리가 닿았다.

“은요, 너는 당분간 독조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라. 역천마제가 네 독조에 휘청거렸어. 두 개가 안 되면 세 개, 네 개…… 다음에는 그를 쓰러뜨릴 수 있을 거다.”

“걱정 마세요, 가가.”

혼현마제의 응원 아닌 응원에 독부가 기쁜 얼굴로 화답했다.

하지만 동굴을 나가는 그녀의 얼굴엔 금세 그림자가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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