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348)화 (348/425)

남궁마제

다 죽일 진(盡) 칼날 번뜩일 화(錵) :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2)

염녕전.

원귀비전에서 원미인전이 된 이후 꾸준히 가라앉았던 염녕전의 분위기는, 최근 이황자가 환궁한 후로 더욱 바닥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그것이 오로지 이황자 때문만은 아니었다.

탕-!

“괘-씸한!”

원미인이 탁자를 내리치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녀는 시시때때로 연회에서 호양공주에게 무시당한 일을 곱씹으며 분노를 토했다.

원귀빈이 미인으로 강등된 후로 호양공주와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원미인은 자신이 한 행동은 생각하지도 않고 호양공주를 원망하였으며, 호양공주는 그런 원미인의 약을 바짝 올리며 매번 그녀와 부딪히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황제마저도 그런 호양공주의 모습을 보며 사내로 태어났다면 전쟁터에 장수로 보냈을 것이라 말했을까.

다만 오늘 원미인의 분노는 호양공주뿐 아니라, 그녀에게 무시를 당하게 한 원인들에게 향했다.

“폐서인의 자식들 주제에 감히……!”

원미인이 저를 본척만척하며 이황자와 호양공주에게 달려가 아부를 떨던 사황자를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물론 사황자의 언행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었다.

원미인은 사황자는 물론 육황자 또한 눈엣가시처럼 거슬려 했다.

“흥, 어디서 급도 안 되는 신료들과 시종일관 시시덕거리는 꼴이라니.”

혹자는 육황자의 성품이 호방하고 학문에 관심이 많아 신료들이 칭송하고 따른다고 평가했지만, 원미인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말이었다.

하지만 사황자와 육황자가 원미인의 눈에 거슬리는 만큼 그들의 행보가 위협적이라는 의미였으니. 그들이 허씨 가문이 몰락한 후에도 여전히 황도 호족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것은 삼황자에게 결코 좋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삼황자의 생각은 원미인과 달랐다.

“지금은 그놈들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머니!”

삼황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대체 외숙과 그 아들들은 뭘 하는 자들이란 말입니까? 장안이 함락되었다니! 그 중요한 소식마저 어머니께 알리지 않다니 말입니다! 혹, 외숙이 다른 생각을 품은 게 아닙니까?”

뭐니 뭐니 해도 삼황자의 가장 큰 배경은 북위대장군부였다.

북위대장군부가 이전처럼 어머니와 자신을 따르지 않는 것은 삼황자에게 그 무엇보다 심각한 일이었다.

삼황자의 말에 원미인의 표정이 돌변했다.

짜증스럽게 찌푸리고 있던 얼굴이 한순간에 무표정하게 변한 것이다.

마치 싸-악 하고 모든 감정의 불길이 일소된 것 같았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원미인의 차가운 물음에 삼황자가 당황한 듯 그녀의 눈을 피했다.

“아, 아니, 그렇지 않습니까. 어머니께서 강등된 이후로 발길도 뜸하고, 중요한 정보도 전혀 알려 주지 않고…….”

삼황자가 자신 없는 말투로 말끝을 흐렸다.

그런 삼황자를 보며 원미인이 코웃음을 쳤다.

“아직 어리구나! 천륜이라는 것이 일순간의 감정으로 좌지우지되는 것이더냐? 그랬다면 허씨 가문의 삼대가 모조리 죽임을 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원미인이 차디찬 말투로 단호하게 말했다.

“거센 바람과 파도는 잠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일황자가 황태자 위에서 내려온 뒤 폐하께서 그를 애틋하게 여기고 계시다. 그로 인한 분노가 지금 이 어미에게 닿아 있고.”

놀랍게도 원미인은 제 상황에 대해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불같이 화가 났지만 따로 북위대장군부에 전갈을 보내지 않았다.

“황태자에게 약을 쓴 것만으로 내 목이 달아나고 원씨 삼족이 멸해져도 할 말이 없었을 일이었다. 그런데 폐하께서 나를 강등하는 선에서 물러서신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그야, 모후께선 폐하의 아들을 셋이나 낳으신…….”

삼황자의 대답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역시나, 원미인은 삼황자의 대답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오로지 대장군부 때문이다. 아직 북위대장군부의 효용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와 너희를 살려 두신 것이다.”

“어마마마!”

“냉정하게 봐라! 황후의 적통황자가 돌아와 있고, 일황자 또한 황태자 위에서 물러난 뒤 오히려 세간의 평가가 나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폐하께 너와 네 형제들이 여느 아버지의 자식들만큼 소중할까? 군황의 비정함을 떠올려라.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 대업까지 이뤄 낸 형제의 목도 손수 치신 분이 폐하시다. 황위에 앉지 못하는 너희들은 폐하의 후계자의 장애물에 불과한 것을.”

“…….”

원미인의 말에 삼황자는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말에 하나도 틀린 것이 없기 때문도 있었지만, 그 전에 이미 기가 죽어 버린 탓이었다.

그런 삼황자를 보며 원미인이 작게 한숨을 뱉었다.

“후우.”

요즘 들어 머리가 커졌다고 어미 앞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일이 늘었지만, 이렇게 보고 있자니 아직 한참 멀었다.

표서량의 일을 딛고 스스로 살길을 찾은 일황자나, 폐서인 허씨가 죽고 형제가 힘을 합쳐 일어서고 있는 사황자와 육황자에 비하자니 오히려 모자라 보일 정도였다.

어미인 제 눈에도 이렇게 비교가 되는데 다른 이들의 눈엔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북위대장군부가 삼황자가 아닌 다른 황자의 뒤에 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가문과 혈연이란, 결국 그 명운을 함께하고 있는 관계다. 지금은 단지 거센 비바람을 피해 몸을 낮추고 거리를 둔 것뿐이니, 괜한 생각일랑 접어 두어라. 원 사마나 군위에게 불뚝 성질을 풀어 모자라단 말 듣지 말고!”

원미인의 날카로운 당부에 삼황자가 어깨를 움찔했다.

그때였다.

“마마!”

기 상궁이 급하게 들어와 원미인의 귀에 무언가를 전했다.

기 상궁은 원미인이 사가에서부터 데려와 궁 안의 정보를 모으는 데에 눈과 귀로 쓰는 여인이었으니, 이번에도 필시 뭔가 중요한 정보를 가져왔을 것이라 삼황자도 기대에 찬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기 상궁의 말을 들은 원미인의 입이 매끄러운 호선을 그렸다.

“사신들에게 사람을 보내 잠시 들라 하라.”

“어머니, 무슨 일입니까?”

“저들과 거래할 것이 생겼구나.”

삼황자의 물음에 원미인이 눈빛을 반짝이며 답했다.

* * *

원미인과 삼황자가 자리한 곳에 진국의 사신이라는 자들이 왔다.

이미 황제의 눈 밖에 나서 돌이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원미인은 그들을 불러들이는 데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삼황자 저하와 미인 마마를 뵙습니다.”

인사는 각각 따로 해야 하는 것이었다.

원미인보다는 동평왕 봉작을 받은 삼황자의 직위가 높았지만, 원미인이 삼황자의 생모였으니 순서를 반대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황실의 기본적인 예법조차 익히지 못한 사신은 없었다.

원미인이 슬쩍 비웃음을 흘렸다.

‘국격도, 국책도 모르는 무부들이 나라라니…… 뭐, 상관없다. 지금은 이들을 이용해서 유창을 황태자 위에 올리고, 이후에 저들을 집어삼켜도 늦지 않을 것이니.’

원미인이 사신들의 대표인 조엽을 향해 가식적으로 웃어 보였다.

하지만 원미인 또한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그녀의 눈앞에 있는 이가 바로 악명 높은 암살자 집단인 살각의 장로였다.

황실의 예법은 몰라도, 그녀의 눈빛과 표정, 얼굴 주름 하나하나가 어찌 움직이는지 암살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구나. 거슬리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이용해야 하니까.’

조엽도 사신의 직분을 다하여 입매를 매끄럽게 끌어 올렸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할 생각으로 가득하니, 이 이상 친분을 나누기 위한 사교적 대화는 의미가 없었다.

원미인이 먼저 손님을 청한 이유를 밝혔다.

“일전에 사신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거래를 원한다고.”

“물론입니다. 저희는 이미 이쪽에서 해 드릴 수 있는 것을 말씀드렸지요.”

“그래요. 그랬지요. 그땐 마땅히 거래할 것이 없어 그냥 넘겼는데, 마침 좋은 것이 생겼지 뭡니까.”

“좋은 것이라…… 허허허, 그것이 무엇일까요?”

원미인과 조엽의 눈이 마주쳤다.

서로 웃고 있는 얼굴인데 전혀 친근해 보이진 않았다.

눈빛을 마주치고 뜸을 들이긴 했지만 결국 원미인이 먼저 자신의 패를 드러내야 했다.

보통 패를 먼저 보이는 쪽이 진다고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좀 달랐다.

조엽은 이미 자신의 패를 보였고 그건 원미인이 결코 무시하지 못할 만큼 대단히 치명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미인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대의 군주가 마제라 했던가요?”

“역도의 무리와는 다른 분이십니다.”

“뭐, 어쨌든.”

원미인의 무례한 태도에 조엽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그들을 거래 상대로 받아들였다면 상대의 위치도 인정해야 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원미인이 혼현마제를 일컬어 마제라 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허허, 네년은 반드시 내가 죽여 주마.’

조엽이 서늘한 눈빛으로 웃어 보였다.

“내놓으실 패가 저희 군주님과 관련이 있습니까?”

“그래요, 이황자가 마제들에게 힘을 주는 무언가를 찾아, 그것을 부수기 위해 황도에 왔다는군요. 역천비지라고 하는……?”

역천비지!

조엽의 눈빛이 번뜩였다.

정의맹 놈들이 역천비지를 부수고 다니는 건 이미 들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역천비지의 중요성이 조엽을 반응하게 했고, 그걸 본 원미인은 제가 제대로 된 패를 쥐었다고 확신했다.

“어떤가요, 쓸 만한 패가 아닌가요?”

원미인이 자신만만하게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엽이 화통하게 웃어 보였다.

“허허허, 이제야 거래를 시작할 수 있겠군요.”

“그런가요? 호호호호.”

조엽의 말에 원미인도 기쁜 듯 웃었다.

‘역시. 힘에 환장하는 무부들이 이런 이야기를 그냥 넘길 리가 없지!’

원미인은 이 정보를 쓸 만한 패라고 판단한 자신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원미인의 착각이었다.

조엽에게 이 거래는 ‘어차피 해야 하는’ 거래였다.

혼현마제의 계획에 진국을 인정받는 것과 동시에 한 황실에 정사연합과 적대적인 끈 하나쯤 만드는 것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미인이 가져온 정보는 조엽에게 오히려 혼란스러움만 주었다.

‘이제 와서 역천비지라니. 이황자의 본래 임무가 그것이었으니, 역천비지가 황도에 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놈들을 감시하던 정호당주가 죽었는데, 그와 동시에 원미인과 삼황자에게서 정보가 흘러나오다니. 시기가 참 공교롭지 않은가!’

조엽은 복잡한 속내를 숨기고 원미인에게 웃어 보였다.

“자, 그럼 거래 이야기를 해 볼까요?” 

“오, 이런. 급하시군요. 그런데…… 좋은 정보를 주신 것은 사실이나, 글쎄요. 중요한 일이니만큼 모든 것을 확실히 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무슨 뜻이지?”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감히! 날 의심하는 것인가!”

조엽의 말에 원미인이 탁자를 내리치며 분노했다.

원미인의 하대에 조엽의 얼굴이 대번에 굳었다.

일개 여인이 노려본다고 조엽이 겁을 먹을까 싶지만, 얼마 전까지 한 제국 최고의 무가 출신으로 후궁 중 최고의 위치까지 올랐던 원미인의 기세는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기세로는 사람을 죽일 수 없었다.

“의심이라니요. 단지 서로가 확신을 가지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저희 쪽은 무려, 서장왕으로 만들어 주는 일인데요.”

“…….”

느긋하게 묻는 조엽의 태도에 원미인이 눈매를 파르르 떨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이 거래는 원미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거래라 그녀의 입장에선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하지?”

“글쎄요. 며칠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좋소.”

결국 원미인이 조엽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럼 일찍 일어서 보겠습니다. 확인 시간을 일찍 단축시키려면 말입니다.”

조엽이 웃으면서 자리를 떴다.

그들의 거래는 결국 물꼬가 트였고 그건 원미인과 삼황자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일이었지만, 조엽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원미인의 눈빛은 결코 그렇지 못했다.

염녕전을 나오는 길.

“원미인의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은데, 괜찮겠습니까?”

형명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조엽이 별것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거래에는 늘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지. 저렇게 주제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따금 이쪽의 우위를 확인시킬 필요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차피 이 거래를 꼭 해야 하지 않습니까.”

“저들은 그걸 모르지.”

“아! 그렇군요.”

조엽은 형명이 금방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암살자치곤 친절하게 그에게 설명해 주었다.

형명은 곧 살각의 후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정식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살각의 후계가 되려면 이런 거래술에 대한 것도 슬슬 알아야 할 때였다. 살각의 후계로서 원미인이나 한 황실 사람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조엽은 이 거래에 매달리는 주제에 끝까지 자신의 뒤를 노려보던 원미인을 떠올리며 싸늘한 비소를 흘렸다.

“정사연합 놈들이 저런 자들에게 정보를 흘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조엽이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다.

주제도 모르고 자존심을 세우는 여자나 그 옆에서 시종일관 탐욕을 감추지 못하는 자식이나.

아니, 저 나이가 되도록 어미의 치마폭에 휘둘려 말 한마디 못 하고 있는 쪽이 더 문제긴 했다.

앞날이 뻔히 보인달까.

하지만 그들의 어리석음을 확인함으로써 조엽은 원미인의 정보에 점점 더 확신이 섰다.

“함정이다. 함정이 확실해…….”

조엽이 단호하게 말을 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원미인의 정보가 함정이라면 무엇을 더 고민하시는 겁니까? 아, 거래가 파투 날 수 있기 때문입니까?”

“아니. 함정이든 아니든 거래는 이어 간다. 다만…… 내 생각이 틀렸고 역천비지가 정말로 황도에 있다면?”

“아…….”

역천비지에 대해서는 형명도 들은 적이 있었다.

역천비지에서 좌활백설옥을 두고 운기를 한다면 심한 상처도 회복할 수 있고 내력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는.

형명은 조엽이 왜 고민을 하는지 깨달았다.

만약 정말로 역천비지가 황도에 있다면, 그것이 뒤늦게 마제가 된 살각주 보곡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결국 고민을 하던 조엽이 결론을 내렸다.

“혼현마제 님과 각주님께 전서를 보내야겠다. 하지만 그 전에, 놈들의 뒤를 밟는다. 원미인의 정보대로 진짜 역천비지가 있는지, 아니면 내 생각대로 함정인지 확인해야겠어.”

“외부로 다니는 숙청단 놈들의 뒤를 밟겠습니다.”

“놈들의 면면이 소명의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다. 벌써 정호당주가 당했으니 놈들도 우리의 행적을 알고 있을 것이다. 최대한 떨어져서 미행하고, 필요하다면 흔적만 추적해도 좋다.”

“충!”

조엽의 명에 사신들이 흩여졌다.

그리고.

조엽과 사신 일행을 감시하던 남궁구가 일어섰다.

숲에서 형명의 뒤를 쫓지 않고 곧바로 염녕전으로 온 보람이 있었다.

“암살자라는 놈들이 입 밖으로 생각을 내뱉다니, 어설프기도 하지.”

그들의 기감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먼 거리에서도 남궁구는 그들의 대화를 모두 엿들었다.

“도련님 생각대로 미끼가 팔딱대는구먼. 그럼 낚시꾼들에게 미끼를 끼우라고 전해 볼까?”

남궁구가 건희전에서 오매불망 저만 기다리고 있을 숙청단원들을 생각하며 웃음을 흘렸다.

동 태감의 등쌀에 모두, 특히 사패천 출신들이 황궁을 나가지 못해 안달 중인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우리 도련님의 어설픈 연기에도 속았단 말이지? 저 아줌마 그렇게 안 봤는데 바보 아냐? 삼황자가 누굴 닮았는지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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