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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마제 (389)화 (389/425)

남궁마제

벼락 진(震) 태울 화(火) : 재로 쌓아 올린 성(3)

정사연합 군사부.

늘 그렇듯 집무실엔 천수현인 제갈길현과 제갈가주, 홍랑대부 초산하가 산처럼 쌓인 문서에 파묻혀 있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제왕검 남궁강이 남궁진휘의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이었다.

“이 몸을 연락책으로 써? 간땡이 부은 놈들.”

“네놈 손자 생각이었어.”

“그러니까. 남궁세가 소가주다운 배포지.”

뻔뻔할 정도로 재빠른 제왕검의 입장 전환에 군사부 세 사람이 황당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게 남궁세가 손주 교육의 비법이냐?”

“그럴 리가 있겠냐, 이 멍청한 놈아?”

“뭐? 멍청한 놈?”

“그냥 내버려 뒀어야지. 너나 나나 닮아 봐야 뭐 좋은 꼴을 본다고.”

천하제일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제왕검의 답이라기엔 너무 초라했다.

제왕검이나 천수현인이라면 전 무림인들이 닮기를 원하는 절대 고수들이 아닌가.

하지만 어쩐 일인지 제왕검의 말에 천수현인도 동의하는 듯했다.

다만, 그래서 더 억울했다.

“나처럼 내버려 둔 놈이 어딨다고! 독 처먹고 내내 누워만 있었는데!”

“…….”

천수현인의 반론에 제왕검이 입을 닫았다.

자식 교육에 있어서 처음으로 천수현인이 제왕검을 이겨 먹은 순간이었지만 그게 전혀 즐겁지 않았다.

천수현인이 말이 없는 제왕검에게 버럭 성질을 내려는 때.

삐이이이이----!

마침 기다리고 있던 매응이 도착했다.

매응은 제왕검의 팔에 정확하게 착지했다.

제왕검은 매응의 부리를 쓰다듬고 먹이를 준 다음, 매응이 가져온 전서를 펼쳤다.

전서를 본 제왕검 남궁강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군.”

제왕검의 말에 천수현인과 제갈가주, 홍랑대부가 긴장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군사부에서 제일 경계하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예상 밖의 일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생겼어. 우리…… 진화가 또 쓰러졌다는군. 얘는 누굴 닮아서 이렇게 약한 건지. 의선에게 말해 보약이라도 지어야겠어. 쯧쯧쯧.”

제왕검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런 제왕검을 보는 세 군사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네놈은 안 닮았겠지. 네놈 핏줄은 아니니까.”

“어허.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나?”

“닥쳐! 소식이나 제대로 전하란 말이야!”

천수현인 제갈길현이 당장이라도 제왕검의 멱살이라도 잡을 듯 그를 재촉했다.

그러자 제왕검이 심드렁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머지는 그냥 그래. 직접 보라고. 자네 예상대로 놈이 미끼를 문 모양이니까.”

제왕검은 귀찮다는 듯 전서를 천수현인의 자리에 던지고 그대로 군사부를 나갔다.

천수현인이 제왕검을 눈으로 욕하면서 손은 재빨리 전서를 펼쳤다.

전서를 보는 천수현인의 눈이 커졌다.

* * *

정사연합 본부가 있는 양청현.

현오의 일로 정사연합 무인들은 예정보다 일찍 복귀했다.

장안에는 종남파를 비롯한 장안 출신 무인들이 남아서 폐허가 된 문파와 세가를 일으키는 데에 힘을 쏟았고, 정사연합에서는 오래도록 장안 무림을 도운 현무단이 남아 그들을 도왔다.

이번 전쟁에서 대패를 한 신 제국은 한동안 쳐들어오지 못할 것이고 한 제국군이 그대로 장안성에 남아 장안의 회복을 돕는다고 했으니, 정사연합 무인들이 예정보다 일찍 떠난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남궁진휘도 군사부로 복귀했다.

“그놈은?”

“……예, 잘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다짜고짜 날아드는 말에 남궁진휘가 살짝 한숨을 쉬었다.

“그놈은!”

“황제 폐하의 명을 받아 환궁했습니다.”

“환궁을? 왜! 물어볼 것이 산더미인데!”

분명 황제 폐하의 명 때문이라고 말을 했건만.

남궁진휘는 천수현인이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 내는 것이라 생각하며 입을 닫았다.

오랫동안 함께한 것은 아니었지만, 남궁진휘는 의외로 제갈세가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남들이 뭐라 하든 의식의 흐름 중에 제가 하고 싶고 알고 싶은 말만 쏟아 내시는 분들이지. 제갈가주님이 그나마 좀 논리적으로 말을 고르는 편이시지만.’

남궁진휘는 천수현인이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길 기다렸다.

“검마제라니! 그 애송이가 정말로 검마제의 좌수를 잘랐어? 허허허! 미친! 내가 의술만 알았다면 그놈의 몸뚱어리를 뜯어 보고 싶었을 게다.”

“예, 예. 옥허신검께서 검마제의 좌수를 효자손으로 박제 의뢰하셨으니 곧 실물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허락 없이 진화의 몸에 침을 대시면 황족 시해죄로 제갈세가 삼대가 시원하게 저세상으로 가실 겁니다.”

천수현인의 흥분이 가라앉길 기다린다는 게 말대꾸를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저 천수현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는 의미일 뿐.

실제로 천수현인은 금세 흥분을 가라앉힌 듯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남궁진휘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놈이 진짜 검마제를 이겼다고?”

“예.”

“허허! 허허허! 진짜로 이겼어! 이겼어! 광마제를 죽이고 검마제까지. 허허허!”

천수현인이 정말로 기쁜 듯 소리 내어 웃었다.

아들인 제갈가주도 실로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다.

한참 동안 소리 내어 웃던 천수현인이 갑자기 웃음을 뚝 멈추었다.

그리고 예의 그 날카로운 눈빛으로 남궁진휘를 보았다.

“……네 보기엔 어떻더냐? 그 애송이가 역천마제를 죽일 수 있을까?”

“…….”

이번만큼은 남궁진휘도 대답하지 못했다.

스스로의 한계도 모른 채 검마제를 상대하다가 결국 정신을 잃은 진화였다.

남궁진휘는 지금 상태로 진화가 역천마제를 만나는 건 몹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남궁진휘는 역천마제의 등극식을 깽판 놓으면서 역천마제의 일수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불길할 정도로 검은 기운이 모든 것을 ‘없었던 것처럼’ 집어삼키는 것을 보았다.

남궁진휘는 역천마제와 진화를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천수현인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듯한 눈빛으로 남궁진휘를 보았다.

“그래. 그래서다. 그 괴물 같은 놈을 상대할 수 없으니, 현오를 미끼로 써서라도 놈을 잡으려는 게야.”

천수현인의 말에 남궁진휘가 눈을 감았다.

그랬다.

남궁진휘는 진화에게 거짓말을 했다.

정사 무인들 중 성승을 제외하곤 소림에서도 아는 이가 몇 없는 비밀스러운 전략이었다.

“역천마제 놈이 현오를 노릴 것은 너무 뻔했지.”

당연하게도 이 전략을 처음 말한 이는 천수현인 제갈길현이었다.

“검마제를 살리면서 역천비록을 개의치 않는 듯했지만, 다 개구라지. 그저 좀 더 이기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을 한 것뿐이야. 검마제의 운명은 독부와 얽혀 있을 뿐, 제 놈의 역천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까. 놈은 결국 역천비록과 운명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지 못했다. 놈은 기어코 역천대법을 실행하려고 할 것이니, 우리는 그것을 미리 읽고 놈을 죽일 함정을 만들 것이다!”

결국 제왕검이나 십이좌회가 힘을 합치고도 역천마제를 죽이는 건 실패했었다.

광마제를 죽이고 검마제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 한들, 진화가 가능할 거라 생각할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을 가진다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무려 약관에 현경을 뛰어넘은, 그들은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천재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사연합 군사부는 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불확실한 일에 수만, 수십만 무림인들의 목숨과 무림의 미래를 맡길 수 없었다.

“현오, 그 애송이의 목숨을 걸고 시작한 전략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남궁진휘는 현오가 어떤 마음으로 이번 전략을 수락했을지 감히 이해하지 않았다.

다만 천수현인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였다.

“언젠가 계획을 밝힐 때 혹은 현오 그 애송이의 목숨이 잘못되었을 때의 비난은 이 늙은이가 감당할 것이다. 그러니 이번엔 반드시 놈을 죽여야 할 것이야!”

천수현인 제갈길현이 눈이 불을 뿜었다.

“현학문에서 역천마제의 대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천살성을 가진 신체와 연관이 없지는 않을 듯하여 의선까지 나서 함께 연구 중입니다. 월하회의 기록이 꽤 자세하니 곧 역천마제가 필요로 하는 천문은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장안에서 전쟁을 벌이는 동안 군사부도 놀고 있진 않았다.

그들은 전쟁을 위한 물자 보급과 이후 장안의 회복을 도울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십이좌회와 함께 지금의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귀천성에서 술법을 담당하는 문파가 송마문으로 통일되었습니다. 서역에서 건너온 술사부터 과거 모산파에서 분리해 나간 귀법술사들까지 모두 그곳에 소속되어 있으니, 역천대법 또한 이곳의 술사나 학사들이 진행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여 월하회와 백매단을 동원해서 그들의 본거지를 찾고 있습니다.”

제갈가주가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하여 보고했다.

그에 천수현인이 새로 명을 내렸다.

“송마문을 찾는 것을 전 무림으로 확대하게. 필요하다면 무림첩을 돌려도 좋네.”

천수현인은 물살을 타듯 월하회와 백매단으로 모자라 전 무림으로 일을 확대했다.

급작스럽게 커지는 규모에 홍랑대부가 우려를 표했다.

“소문이 날 것입니다. 귀천성이 알아챌 수 있습니다.”

“상관없네. 역천마제가 현오를 데려갔으니, 우리가 현오를 되찾으러 움직인다고 생각할 것이네.”

이미 적은 놓을 수 없는 미끼를 물었다.

천수현인은 귀천성이 눈치채기 전에 기회를 완성시킬 작정이었다.

“송마문주와 수신방주가 현오의 납치를 주도했습니다. 그들이 현재 역천마제의 측근에서 명을 받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중 송마문주는 혼현마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듯도 했고요. 진국과 장안에서 몇 번 시험해 본 바, 우리의 사고방식을 잘 ‘따라오는’ 자였습니다.”

남궁진휘가 송마문주에 대한 평가를 늘어놓았다.

그러자 제갈가주가 차갑게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학사들이 모두 죽고 나서도 이성을 잘 유지하는지 시험해 볼 차례군. 적호단, 청룡단, 주작단을 대기시켜 놓겠습니다. 역천마제의 측근이 송마문과 수신방이라면, 어차피 그들을 죽여야지 않겠습니까.”

“……숙청단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제갈가주의 말에 남궁진휘가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말을 덧붙였다.

그에 제갈가주는 물론 천수현인, 홍랑대부까지 남궁진휘를 보았다.

“숙청단?”

“숙청단을 배제하지 못할 겁니다. 그들 하나하나가 단주, 부단주급 실력인 것도 그렇지만…….”

“우리 황자님께서 가만있지 않으시겠군.”

“……예. 계획에서 배제하면 독자적으로라도 움직일 이들입니다. 진화의 신분이라면 거리낄 것도 없고요. 그들의 무력으로 함부로 움직인다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포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흐음.”

남궁진휘의 설명에 제갈가주와 홍랑대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패천 소천주 강무련만 하더라도 군사부에서 강제적으로 뭘 강요할 수 없는 신분이었다.

한 제국 황태자가 될 가능성이 무척 높은 진화는 더욱더.

“어쩔 수 없지. 한 제국과 연계를 강화한다 생각해야지. 우리 절대 고수 황자님의 심기를 건드렸다 일을 벌집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 고놈이 제 할아비 닮아서 성격이 보통이 아니더만.”

천수현인의 결정으로 계획에는 숙청단도 포함되었다.

남궁진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화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군. 이제…… 속인 건 어떻게 용서받는다?’

남궁진휘가 심각한 표정으로 남은 고민을 이어 갔다.

* * *

신 제국 황궁.

“……아이고.”

침상에서 눈을 뜬 현오가 곡소리를 내며 몸을 돌렸다.

감옥에 갇히는 것도 각오했는데, 현오가 있는 곳은 황궁의 별궁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 현오는 평생 덮어 보지 못했던 비단 금침을 덮고 자고 궁인들의 지극정성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지금도 현오의 손목에는 의원이 조심스레 맥을 짚고 있었다.

“불편한 곳이 있는가?”

“몹시 건강한 상태이옵니다.

의원의 대답에 현오가 움찔했다.

그리고 화가 난 듯 맥을 잡힌 손에 힘을 꾹 주었다.

물론 소용없는 짓이었다.

“몸에 쌓인 독기가 빠져나가고 있으니, 앞으로 일주일은 더 공복으로 지내셔도 될 듯합니다.”

의원의 말에 현오의 눈이 번뜩 뜨였다.

“말, 도, 안, 돼! 이 의원 씨-주님이 누굴 굶겨 죽이려고 작정을 했나!”

일주일 더 공복이라니!

참다못한 현오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배가 고프다 못해 속이 쓰리오! 매순간마다 내 배 속에서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있단 말이오! 이러다가 뱃가죽이 등가죽에 들러붙을 지경이오. 온몸에 맥아리가 없어 휘청거리느라 한 걸음도 걷지 못하겠단 말이오!”

“……그런 것치곤, 몹시 건강해 보인다만?”

“불문 탄압이오! 천만의 불제자들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오!”

“불제자들이 알게 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그 전까진 금식이다.”

송마문주는 현오의 불만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역천마제 님께 헛소리를 할 때부터 범상치 않은 뚱땡이라 생각했기에, 송마문주는 오로지 현오의 ‘신체’를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최대한 ‘건강’하도록 신경 쓰게.”

“예, 문주님.”

현오의 말엔 들은 척도 하지 않던 의원도 송마문주의 명에만 공손하게 답했다.

“말도 안 돼-! 차라리 날 고문하란 말이오!”

현오의 비명이 방을 나가는 송마문주와 의원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방을 치우던 궁인들도 먼지를 없애는 데만 집중했다.

“오! 부처님, 이것이 천벌이라면 너무 가혹합니다! 제가 각오한 건 감옥의 맛없는 밥까지란 말입니다!”

현오가 절망에 찬 목소리로 부처를 찾았다.

현오의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별궁을 나온 송마문주가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신건궁.

이전에 혼현마제가 쓰던 궁이었다.

이전에 혼현마제가 썼던 책상에 앉은 송마문주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책상을 한번 쓸었다.

‘드디어 혼현마제의 자리에 앉았군.’

그때, 송마문주의 곁으로 학사가 다가왔다.

“역천비지를 찾는 건 어찌 되어 가나?”

“송구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하긴 그리 빨리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지. 하지만 서둘러라. 피의 달이 뜨는 날 전에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

“예, 문주님.”

송마문주의 말에 학사가 공손하게 답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현오가 역천마제 님의 제물이라는 걸 정사연합 놈들도 알고 있다. 놈들도 반드시 현오를 되찾으려 할 테니, 황궁의 경계를 강화하고…… 그래, 아예 놈들이 우릴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겠구나.”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던 송마문주가 야릇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학사에게 말했다.

“수신방주님께 내가 보잔다고 전해라.”

“예, 문주님.”

송마문주의 명을 받은 학사가 방을 나가고, 송마문주는 마음 편하게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 그래. 놈들의 방해를 아예 엉뚱한 곳으로 흘리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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