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궁마제 (393)화 (393/425)

남궁마제

나아갈 진(進) 다스릴 화(話) : 제국의 분노(3)

어차피 해야 할 일.

황제가 신 제국 정벌에 대해 진화에게 한 말은 진심이었다.

진화가 후계로서 욕심나긴 했지만, 그 이전에 한 제국과 신 제국은 서로 원수지간이나 마찬가지였다.

“허허, 잘하셨습니다. 황태자 저하를 얻고 신 제국까지 벌할 수 있다니 이보다 좋은 거래는 없군요.”

승상 조위례가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찻잔을 기울이는 그의 눈만은 오랜만에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건 자리에 모인 다른 신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고작 내 아들을 황태자 위에 올리기 위해 내린 결정이 아니다. 이제 정말로 복수의 때가 되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지막하게 울리는 황제의 말에 신료들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물론입니다.”

“참으로 오래 기다린 기회가 아니옵니까.”

북위대부로 일선에서 물러난 전 북위대장군 원평선은 물론, 대사마 원희와 대사농 정조인, 중서령 사마윤, 녹장서사 곽유까지, 당금 황실에서 황제에게 가장 신뢰받는 중신들 모두 한결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들 모두 신 제국에 이래저래 원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신 제국은 전대 황실의 실정으로 인해 생겨난 제국이었다.

사천과 서남부 호족들이 황실의 폭정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이들의 반란을 계기로 장안 조정에서도 연달아 반란이 일어났고, 당시 장안의 대호족이던 치승이 황제를 볼모로 잡아 조정을 마음대로 움직였다.

그러다 결국 황제를 끌어내리고 직접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하니.

한 황실의 방계였던 현 황제와 그의 사촌 형제들이 호족들의 지원을 받아 치승을 끌어내렸다.

치승의 폭정에 대항하여 사천과 서남부 호족들 또한 황제와 형제들의 편을 들었다.

그렇게 전대 황제가 황위에 오르고 한 제국이 드디어 안정을 찾아가는가 했다.

하지만 황제가 변했다.

불안한 황위에 집착한 나머지 함께 대업을 완성한 사촌과 형제들을 죽이고 그들을 지원한 호족들을 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대장군이었던 현 황제는 친구와 형제, 동지 들을 잃고 황제의 칼이 본인과 가족들에게까지 향하자 결국 다시 대의의 검을 들었다.

그때.

사천과 서남부 호족들이 현 황제를 배신하고 새 제국의 세운 것이다.

그것이 신 제국이었다.

그들은 현 황제가 형제들과 많은 동지들의 죽음을 딛고 겨우 한 제국을 바로잡으려는 그때 결정적인 배신을 하면서 대업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신 제국에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현 황제와 신료들에겐 가장 뼈아픈 사건이었다.

그들의 배신으로, 하루 만에 끝났어야 할 혁명은 여러 달 동안 계속된 전쟁이 되었고 실로 많은 이들이 죽었다.

황제와 신료들은 그때의 배신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장안과 남부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로 아직 준비한 군사와 물자 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군사들의 사기와 힘이 충분하니, 이대로 역적들의 나라를 밀어붙이시옵소서!”

한 제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진국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은 신 제국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양주와 하북의 곡창지대가 대풍년이라 전쟁이 길어졌을 때의 대비도 충분합니다.”

“역적들을 멸하소서!”

“역적들을 멸하시옵소서, 폐하!”

중신들이 모두 한입으로 이번 전쟁의 승리를 장담하였다.

황제 또한 기회를 포착한 맹수처럼 눈빛을 번들거렸다.

“내일 조정에서 역적들을 토벌하기 위한 논의를 굳히겠소! 중신들은 조정의 의를 하나로 통일해 주시오!”

“명을 받자옵니다.”

황제와 조정을 움직이는 중신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고 나자, 이후의 일은 일사천리였다.

군에 대해 빠짐없이 아는 이와, 예산을 움직이고 세곡을 관리하는 이, 조정을 움직이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니, 군을 움직이고 전쟁을 수행하는 데에는 무리 없이 세부 계획이 섰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역천제인가 뭔가 하는 자와 그자의 세력을 없애는 데에는 무림의 협조가 중요할 것입니다.”

“세작들이 전해 온 정보나 무림에서 내준 정보에 의하면 그자의 무위가 가히 천하제일이라 합니다. 안타까운 말이나 군부의 무장들 중 그자를 잡을 수 있는 이는 없습니다.”

신 제국의 황제가 바뀌었다.

그 사실이 한 제국 조정에 크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제국은 호족들의 나라였으니까.

한 제국 조정이 복수하고자 하는 대상은 제국의 땅을 가진 진짜 주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역천마제와 귀천성은 그저 수많은 역적들 중 무력이 제법 강한 하나일 뿐이었다.

“무림의 군사부와 긴밀하게 협조해야겠습니다.”

“……이황자님을 총사령관으로 두고 그 휘하에 있는 무림 세력을 군부와 무림의 가교 역할로 삼는 것은 어떻습니까?”

직책은 북위대부이나 여전히 북위대장군부의 구심점이자 하후대장군과 함께 군문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원평선의 말이었다.

신료들은 물론 황제마저도 놀란 눈을 하고 그를 보았다.

조위례의 눈빛이 깊어졌다.

“이황자님을 총사령관에 두는 것도 그렇지만, 무림인들에게 정식으로 직책을 주자는 말입니까?”

조위례는 원평선의 속내를 드러내는 어떤 신호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원평선을 살폈다.

그런 조위례를 향해 원평선이 먼저 경계를 풀어 보였다.

조위례의 눈을 피하지 않고, 숨기는 것이 없다는 듯 가슴을 펴며 여유롭게 웃어 보인 것이다.

“제국에는 여전히 강인한 황태자가 필요합니다. 제국 유일의 적통 황자라는 완벽한 혈통과 강인한 성품, 그리고 그간의 전공까지…… 힘을 실어야 할 때는 완전하게 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후로 역적들의 발호를 막고 제국의 치세가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려면 말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생각이 일치하는군요.”

조위례가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을 한 채 한 발자국 물러섰다.

황제마저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하남조씨와 상주원씨.

한 제국을 움직이는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대호족으로서, 가문의 수장인 조위례와 원평선은 한 제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목숨을 맡기며 함께했던 동지였다.

하지만 진화가 실종된 후 당시 원귀빈이 본격적으로 황권을 노리고 황후의 자리를 위협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경계하는 사이가 되었다.

진화를 찾기 전, 조위례는 정계를 은퇴하여 최대한 몸을 낮춰 황후를 지켰고, 상주원씨 가문은 황후와 하남조씨의 약점을 찾기 위해 안달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폐서인 원씨의 사건이 있었던 때, 조위례는 상주원씨 주변의 정보를 끊은 채 그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고, 원평선은 하남조씨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딸을 끊어 내었다.

특별히 원한을 쌓은 적은 없으나 여차하면 서로 목을 물어뜯을 사이.

조위례와 원평선이 서로 눈빛을 마주했다.

“신 제국 호족들은 물론 그 무림의 작자들에게도 갚아야 할 빚이 아주 많습니다.”

허허롭게 웃는 원평선의 눈빛에 살기가 흘렀다.

하나밖에 없는 자랑스러운 여식의 몰락 뒤에 귀천성이 있다는 걸 원평선도 모르지 않았다.

저들끼리 배신과 배신을 일삼는 것은 상관치 않으나, 원평선은 제게 딸을 버리게 한 대가는 기필코 치르게 할 작정이었다.

“제국은 곧 천하를 다스리게 되겠군요.”

조위례도 더 이상 원평선을 경계하지 않기로 했다.

삼황자는 이미 버림을 당했고, 진화를 위해서라면 군부의 거두인 원씨 가문과 새롭게 관계를 회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황제 폐하께서 이 늙은이를 다시 찾으신 것은 조정을 움직이기 위함이라 생각했거늘, 그 이유만이 아니었던 건가. 원평선과 내가 화해하지 않으면 원씨와 조씨의 관계가 힘이 드니, 은퇴한 두 늙은이가 회포를 풀 수 있도록 모으셨구나.’

“허허허허허. 이제 더는 가르칠 것이 없겠습니다.”

조위례가 한쪽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던 황제를 향해 말했다.

황제는 짐짓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듯 눈썹을 까닥였다.

하지만 하남조씨와 상주원씨의 의견이 합치되었으니, 전쟁의 총사령관은 무리 없이 진화가 될 것이었다.

또한 앞으로 진화가 황태자 위, 나아가 황제 위에 올랐을 때도 흔들림 없는 권력을 쥐게 되리라. 그것이 황제가 아들을 위해 마련한 선물이었다.

* * *

제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원동력이 될 수도, 혹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하남조씨와 상주원씨 가문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고 나자, 조정 회의는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대세가 움직였으니 남은 이들은 그저 흐름을 놓치지 않기에 급급했다.

“오랫동안 제국의 안정을 위해 때를 기다리며 역적들을 참아 넘겨 왔다. 하나 역적들의 패악이 날로 극에 달했으니. 역적 수괴의 이익을 위해 금수만도 못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거듭하며 백성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린 것은 물론 감히 제국을 향해 병력을 일으키기까지 하였으니. 이에 짐은 더 이상 역적들의 패악을 두고 보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짐은 역적들이 세운 괴뢰 신국을 징벌하고자 한다!”

“하명하소서.”

“하명하소서.”

불꽃처럼 뜨겁고 날것처럼 거친 위엄이 대전에 쩌렁쩌렁 울렸다.

대소 신료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황제의 앞에 고개를 조아렸다.

“동해왕 한진화는 앞으로 나오라.”

황제의 부름에 진화가 조정 한가운데에 섰다.

대소 신료들의 온 신경이 오직 진화 한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신 한진화, 폐하의 부름을 받사옵니다.”

진화가 덤덤하게 황제의 앞에 부복했다.

황제의 결정이 있던 날 함께 있었던 중신들에게 언질을 받은 신료들은 비교적 담담했으나, 그렇지 못한 신료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다.

황제는 신료들 사이의 술렁임을 무시하고 엄 태감의 손에 첩지를 쥐여 주었다.

“짐은 교주의 영토를 되찾고 역적의 손에 떨어진 장안을 회복한 공을 사, 동해왕 한진화를 신국 정벌의 황군총사령관으로 삼는다!”

금빛 첩지가 엄 태감을 통해 진화의 두 손에 안착했다.

“동해왕 한진화는 짐을 대신하여 역적을 추살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삶을 구하라!”

“신 한진화, 폐하의 분부를 받들어 한시라도 빨리 역적들을 토벌하겠나이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크지 않은 목소리.

하지만 대전을 울리기엔 충분했다.

담담하게 내려앉은 눈빛에 한 치의 동요도 없는 얼굴.

설산의 선인처럼 아름다운 이목구비에 넋을 잃기 전에 감히 눈을 마주하기 힘든 서늘한 위엄이 가슴을 쓸고 지나갔다.

진화가 금빛 첩지를 받아 드는 모습에 모두가 숨을 죽인 듯 대전이 고요했다.

조정의 여론은 하남조씨와 상주원씨를 비롯한 중신들이 잡고 있으나, 제국의 크기만큼이나 세력도 파벌도 많은 조정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술렁이던 뒤쪽 신료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그러들었다.

조정 한가운데서, 당당하게 금빛 첩지를 받는 진화의 모습에 압도당한 듯했다.

이제까지 어떤 황자도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다른 세력을 끼지 않고, 배경을 내세우지 않고 홀로 당당하게 제국을 짊어지는 모습.

천장이라 불리는 지금의 황제에게만 주어졌던 경외와 충성심이 자연스럽게 진화를 향한 눈길에도 이어졌다.

그렇게 진화는 순조롭게 황제에게서 군권을 인정받았다.

조정이 파한 후.

갑자기 떨어진 날벼락 같은 결정에 대소 신료들이 빠르게 대전을 나갔다.

조위례는 느긋하게 대전을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런 조위례의 곁으로 원평선이 다가왔다.

“축하합니다. 황자님께서 한 걸음 넘어서셨군요.”

“모두 북위대부 덕분입니다. 군부가 잠잠하더군요.”

“허허허, 황자님의 공이지요. 천장의 뒤를 잇는 뇌신이라 소문이 자자하여 설득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조위례와 원평선이 서로 덕담을 나눴다.

하지만 대전을 내려가는 수많은 신료들을 바라보는 노신들의 눈빛은 여전히 긴장을 놓지 않고 있었다.

“군권과 정치는 또 다르고 정치와 암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지요. 과연 저들이 기다릴까요?”

원평선이 눈으로 중앙 호족 무리를 좇으며 물었다.

그러자 조위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간택례에 이름을 올린 여식들이 수백에, 초간택을 통과한 이들이 수십입니다. 폐하는 아직 정정하고 전쟁터는 언제나 위험한 곳이니. 헛된 희망을 버리지 못한 이들이 남아 있을 겁니다.”

“그들을 어찌하시겠습니까?”

“글쎄요. 허허허, 일단은 황자님께서 어찌하시는지 지켜보려 합니다.”

조위례가 대소 신료들의 뒷모습을 보며 허허롭게 웃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조위례를 알아 온 원평선은 그게 결코 평화로운 방관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모조리 물리쳐야 할지 혹은 선택적으로 공존이 가능할지.

원평선은 조위례가 그의 소중한 황자를 위해서라면 저 대소 신료들을 모조리 물리쳐야 한대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 확신했다.

진화의 선택을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 미심쩍은 신료들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빨랐다고 하는 것이 옳았다.

* * *

건희전.

진화는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정사연합 군사부에서도 무단주들에게 며칠간의 말미를 두고 복귀를 명했기에, 공식적인 휴식일이기도 했다.

게다가 한 제국 조정의 결정이 정사연합에 전해지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할 터였다.

그러니 그 전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게 느긋한 진화를 두고 적호단주는 진화를 감시하기 바빴다.

적호단주는 진화가 정사연합 군사부의 계획을 흔들 만한 수작을 부릴 것이라 확신했고, 지금도 간간이 쉬고 있는 진화를 향해 의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진짜, 아무 일 없는 거냐? 그냥 이렇게 있어?”

적호단주가 슬쩍 찔러보듯 진화에게 물었다.

“왜요?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아-니. 그럴 리가. 극락도 이런 극락이 없는데.”

진화가 되묻자 적호단주가 목소리를 높이며 슬쩍 물러섰다.

손만 뻗으면 눈치 빠른 궁인들이 적호단주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가 원하는 것을 딱딱 대령하고 지켜보다 답답해서 수하들을 굴리는 일도 없으니, 모처럼 개인 수련에 힘쓸 수 있는 건희전 생활은 극락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저놈, 그때 표정을 보자면 분명히 사고를 칠 기세였어. 게다가 이제까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저놈도 결국은 남궁이었단 말이지. 사고를 칠 땐 망설이지 않아. 분명히 궁에 온 첫날에 뭔가 사고를 쳤어도 쳤을 거야.’

적호단주가 가늘게 눈매를 좁히며 진화를 관찰했다.

진화는 그런 적호단주의 모습이 마치 경계심 높은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다.

‘아니, 감이 좋은 곰이라고 해야 하나?’

진화는 적호단주에게 보이지 않게 고개를 살짝 돌려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때, 뭔가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기척에 예민한 진화와 적호단주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다른 것을 하고 있던 남궁구와 남궁교명도 어느 순간 진화의 곁으로 와서 섰다.

진화는 물론 적호단주와 남궁구, 남궁교명은 아무렇지 않은 듯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듯했지만, 온 신경은 건희전 밖을 향했다.

“내공은 없는데요?”

“경계를 풀면 안 된다. 황궁에서 누군가 이렇게 불손한 기세로 건희전에 드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

남궁구와 남궁교명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바깥에서 다가오는 기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적호단주 또한 덩달아 경계심을 높였다.

그와 동시에 밖에서 동 태감의 분노한 목소리가 울렸다.

“감-히!”

진화를 두고 동 태감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결코 없던 일이었다.

진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남궁구와 남궁교명, 적호단주 또한 진화를 따라 일어섰다.

특히 적호단주의 얼굴이 험악하게 구겨져 있었다.

그들 모두가 동 태감이 목소리를 높인 이유를 들었기 때문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