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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마제 (396)화 (396/425)

남궁마제

보배 진(珍) 꽃 화(花) : 용루가 떨어지는 날(1)

한 제국군의 발호 소식은 신 제국에도 빠르게 전해졌다.

신 제국 조정이 전쟁 소식으로 시끌시끌했다.

“놈들이 벌써 한중이라고 합니다.”

“장안의 적호군이 곧 움직일 조짐입니다.”

“익주가 심상치 않습니다. 북위군이 벌써 의산까지 왔다는 소식입니다!”

“폐하, 한시라도 빨리 징병하고 국경의 군대를 움직여 한 제국군을 막아야 하옵니다!”

신 제국의 대소 신료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 정보를 가지고 역천마제의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무례하다기보다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조급해 보였다.

하지만 용좌에 앉은 역천마제의 눈길은 그런 신료들을 향해 무심하기만 했다.

역천마제가 신료들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한 채 송마문주를 불렀다.

“송마문주, 그 일은 어찌 되었는가?”

“예, 폐하. 수신방주에게 세 번째 유력지는 아니라는 전갈을 받았사옵니다. 이제 남은 곳은 단 두 곳으로, 현재 수신방주가 그중 한 곳을 확인 중에 있사옵니다.”

“그곳의 진위가 밝혀지면, 그때 움직여야겠구나.”

“송구하옵니다, 폐하.”

역천마제와 송마문주의 대화를 알아들은 신료들은 아무도 없었다.

역천마제와 송마문주는 그들끼리만 알아듣는 심각한 일을 논의 중이었고, 신료들이 그것을 알아듣든 못하든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마치 조정 신료들의 의견은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눈앞에서 확인시켜 주는 듯했다.

신 제국의 존폐가 코앞에 달렸는데도 말이다!

몇몇 신료들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표정을 숨겼다.

분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는 자들도 있었다.

복건주는 역천마제와 그의 세력, 그리고 불만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조정 신료들을 번갈아 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조정 회의는 그대로 끝이었다.

역천마제가 남은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자리를 떴고, 당연한 듯 한 제국의 공격이나 신 제국 내부의 일 같은 건 복건주에게 떠넘겼다.

복건주가 마음대로 결정을 하든, 조정의 대의를 모아 심사숙고를 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 태도였다.

“이……!”

분기를 참지 못한 한 신료가 역천마제를 붙잡으려 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복건주가 그의 팔을 잡아 막았다.

‘참게. 소용없는 짓이야.’

복건주가 천천히 눈동자를 움직여 그의 뜻을 전했다.

팔을 잡힌 신료 또한 울컥 차오른 분기에 나서려 한 것일 뿐 복건주의 의견에 동의했다.

결국 평소와 같이 따로 복건주의 집무실에서 신료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할 일이었다.

어쩌면 차라리 그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대전을 뜨는 신료들의 눈에 자포자기 혹은 환멸의 빛이 가득했다.

역천마제가 자리를 뜨고 신료들도 진저리치듯 대전을 나갔다.

그리고 복건주는 송마문주가 자리를 움직이는 때에 맞춰 걸음을 옮겼다.

“민심이 곧 천심이고, 황조의 존폐 역시 궁 안의 민심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복건주가 조용히 걸음을 옮기는 송마문주의 옆으로 가서 말했다.

송마문주는 복건주가 다가와 말을 걸 것이라 예상했던 듯 담담한 얼굴이었다.

“하늘을 움직이는 분이십니다. 지금도 그 하늘을 움직이시려 하고 있고요.”

“…….”

역천마제의 능력이라면 복건주도 알았다.

첫 만남에선 기세만으로 전각을 내려앉혔고, 등극식에서는 손짓 하나로 수백 명을 시체도 없이 세상에서 지웠다.

하지만 하늘을 움직인다니, 아니 지금도 움직이려 하고 있다니.

아무리 역천마제의 무위가 천하제일이라 한들, 복건주에게는 여전히 뜬구름 같은 소리처럼 들렸다.

“여전히 그 대업이 무엇인지 신료들에게 알려 주실 생각은 없으시고요.”

“특히 기밀을 요하는 일입니다. 곳곳에 세작들이 있고 조정에도 절반은 믿을 수 없는 자들이니, 이해 바랍니다.”

이전에도 같은 소리를 했었다.

“호족들에게는 땅이 전부입니다. 그들에겐 땅이 천하고, 하늘이지요. 신료들에게는 제국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기회에 신료들의 충성심을 알게 되겠군요.”

송마문주가 복건주를 돌아보며 은은하게 웃어 보였다.

자연스러운 미소에서 강한 협박이 느껴졌다.

송마문주의 모습을 보며 복건주는 할 말을 잃었다.

“…….”

복건주는 송마문주가 어떤 말도, 어떤 사실도 알려 주지 않을 것임을 이해했다.

송마문주의 생각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현실임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궁 안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궁인들은 황궁 그 자체입니다. 그들의 동요가 황궁 전체의 동요로 이어져선 안 될 것입니다.”

역적이라는 오명을 쓰고 배신에, 배신을 마다치 않고 세운 제국이었다.

겨우 웃는 정도의 협박으로 겁을 먹고 물러설 복건주가 아니었다.

결국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게 되었지만, 복건주는 짧은 경고를 남기고 송마문주를 지나쳤다.

“……후우.”

복건주의 뒷모습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보던 송마문주가 그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참았던 한숨을 내쉬었다.

송마문주라고 해서 이런 상황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 * *

신 제국 조정의 결정이 늦어지는 동안, 한 제국군의 진격은 거칠 것이 없었다.

콰과광----쾅!

성문으로 내리꽂히는 번개는 그 어떤 충차보다 효과적이었다.

가시적으로 단번에 성문을 산산조각 내는 파괴력을 가진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아군에겐 뇌신이 함께한다는 용기를 주고 적에겐 천벌을 받는 듯한 공포심을 일으켰으니.

“황자님을 지켜라!”

“충!”

파파파파팟-!

진화의 번개가 꽂히고 뒤늦게 날아드는 화살 비는 뇌룡군의 정예들이 새하얀 방패를 들고 빠짐없이 막아 냈다.

“빠르게 성벽을 정리하고 성을 빼앗는다.”

“예. 운재를 준비하라!”

진화의 명을 받아, 실질적으로 뇌룡군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부장 곽유가 병사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방패를 든 뇌룡군이 그대로 성벽까지 전진을 시작했다.

파파파파파파팟-!

화살 비가 내리며 방패에 박혀 들었지만, 이제 정예군으로서 첫 명성을 가지기 위해 나선 군사들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거대한 방패 덩어리가 된 뇌룡군이 성벽 아래에 도착하고.

“지금 간다!”

“추-웅!”

다소 끝이 늘어진 대답과 함께 진화의 명을 받은 적호단과 숙청단이 뇌룡군의 방패 속에서 솟구쳐 올랐다.

“우아아아악!”

성벽 위에 있던 적이 놀라 고함을 질렀다.

그들이 창검을 휘두르기 전에 숙청단과 적호단 단원들의 매서운 검기가 그들의 목을 노렸다.

쉐에에엑-!

푹! 푹!

“으악!”

파지지지지직-!

“으아아악!”

“아아악!”

진화의 뇌전이 궁병들의 활을 파도 타듯 태워 나갔다.

화살 비가 멈추자, 성벽 아래에 있던 뇌룡군이 운재를 펼쳐 성벽에 걸쳤다.

진화와 적호단, 숙청단이 성벽을 정리하고 뇌룡군이 성문과 성벽을 밀고 들어오면서, 신 제국의 첫 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었던 백운성이 함락되었다.

* * *

한편, 백운성이 함락된 것을 본 정사연합의 전투는 이제 시작이었다.

“드디어 사천의 문이 열렸구나!”

푸른 녹음이 우거진 산지.

그만큼 습하고 일 년 내내 안개가 끼어 있다고 해서 백운성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산 많고 물 많은 사천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복수의 시작이군.”

사천당문의 가주 암혼사 당혼이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눈 안에 담기는 광경을 보았다.

사천에서도 안개에 싸인 신비한 호수와 옥빛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 아름다운 광경 속에 중원과는 생리가 다른 수많은 독충, 독사, 독초 들이 숨 쉬는 곳.

구룡채(九龍砦).

사천당문의 집이자 고향이었다.

“가자-! 감히 당문의 집을 차지한 비열한 적들에게 당문의 복수를 보여 준다-!”

“우아아아아아-----!”

가주 암혼사 당혼의 외침에 당가의 모든 무인들이 비호처럼 움직였다.

사천당문은 가주 암혼사 당혼을 위시하여 비산혈해 당재, 백수 당황, 고독권 당성문 그리고 녹수룡 당혜평과 독심화 당혜군까지. 가문의 모든 무인들뿐 아니라 모든 직계들이 전장으로 왔다.

싸우기도 전에 도망쳤다는 비난을 받으며 사천을 떠나왔던 당가의 모든 혈족들이 낙양에 꾸려 놓은 거대한 부와 터전을 버려두고 전부 전장으로 온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리(實利)였다.

이겨야만 하는 전쟁, 조금이라도 이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를 드러낸 사천당문은 그 어떤 무림 문파들보다 지독하게 달려들었다.

쏴아아아아아----!

당가암혼대가 가장 먼저 독수를 펼쳤다.

감히 사천당문을 제집처럼 쓰고 있는 파촉문을 향해, 파촉문의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위로 독침이 쏟아졌다.

만천화우(滿天花雨)-.

말 그대로 하늘에 은빛 철의 비가 가득했다.

그리고 꽃잎이 흩날리듯 바닥으로 떨어졌다.

타타타타타타탁.

“크아아악!”

“아악!”

침에 발린 천남성은 특별히 구룡채에서 당문이 개발하고 가꾼 아홉 잎을 가진 남색화였다.

쓰러지는 파촉문도들의 입술이 하나같이 새파랗게 질리며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쓰러지는 파촉문도들 사이로 당가의 모든 무인들이 뛰어들었다.

파팟-!

고독권 당성문이 양손에 녹빛 수기를 불태우며 적들의 피육을 터뜨렸다.

녹수룡 당혜평 또한 그의 스승처럼 양손에 수기를 담고 적의 사지를 찔러 들었다.

푸욱! 푹! 푹!

당혜평의 손가락에 구멍이 뚫린 적들은 검은 피를 쏟아 내며 쓰러졌다.

당성문과 당혜평은 사방으로 피가 뿌려지든 손가락에 내장이 걸려 나오든 상관없이 닥치는 대로 적들을 죽여 갔다.

파촉문도들 속에서 활개를 치는 녹빛 수기가 마치 귀신불처럼 보이는 듯했다.

“하여튼 더러워.”

오빠 당혜평의 손 속에 혀를 차며, 당혜군은 비수를 들고 적의 목을 베었다.

단 일수. 비수를 한번 휘두를 때마다 적들이 쓰러졌다.

바닥에 흩어진 피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하지만 당혜군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은화대침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점이었으니.

타타타타탓-!

당성문과 당혜평의 뒤를 노리는 이들에게는 어김없이 극독이 발린 대침이 박혀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속에서도 당혜군의 대침은 정확하게 적의 목에 박혔다.

“이, 이런 공격이라니……!”

사천당문이 올 것을 대비하고 있던 파촉문 장문도 이런 식의 기습이 될 줄은 예상치 못했던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기습, 거기에 독이라니.

자칫 정파인들에게 비겁하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쟁을 시작한 사천당문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고 지독하게 파촉문을 짓밟을 작정이었다.

“오랜만이군.”

“당재!”

“그땐 당신의 아비를 막기 위해 내 아버지가 한 줌 혈수가 되었어야 했는데.”

“네 아비의 손에 내 아버지도 목숨을 잃었다!”

“그게…… 중요한가?”

귀천성의 공격에 사천당문의 피해가 적었던 것은 ‘도망’이라는, 자칫 온 정파의 조롱거리가 될 수 있는 결정을 과감하게 내렸던 가주의 판단 덕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단 다섯 명의 독인의 처절한 희생이 있었다.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한 줌의 혈수로 독마제와 동귀어진한 독제 당금처럼, 당문의 다섯 장로들이 온몸을 독으로 태워 파촉문과 광룡귀면대의 발길을 잡았던 것이다.

그 지독할 정도로 잔인한 희생을 보고도 사천당문을 면전에서 비난할 수 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광룡귀면대의 뒤에서 비겁하게 웃고 있던 네놈들의 얼굴. 단 하루도 네놈들을 잊은 적이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영원히 웃지 못하도록 시체까지 씹어 죽여 주마-!”

눈앞에서 아버지가 독기에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보았던 비산혈해 당재가 온몸으로 살기를 뿜으며 양팔을 펼쳤다.

파아아아아아앗---!

살수를 담았다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맑은 녹색 기운이 파촉문 문주 소파량에게 향했다.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

언감생심.

귀천성의 마제들, 특히 광마제와 광룡귀면대가 아니었다면 그들이 사천당문을 도모할 것이라 꿈이나 꾸었을까. 귀천성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작은 산에 갇혀 구룡채를 부러워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분에 넘치는 것을 가졌지만 한번 손에 들어온 것을 순순히 내줄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우리도 그간 놀고 있던 건 아니다!”

파촉문주 소파량이 쌍검을 들고 당재를 향해 달려들었다.

쉐엑! 쉑! 쉑!

매수쌍검 소파량은 파촉문이 당문을 밀어내기 이전에도 사천에서 명성을 떨치던 고수였다.

그는 당재의 적련신장(赤蓮神掌)을 피해 거리를 벌리고 변화무쌍한 쌍검을 펼치며 당재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곧 당재의 왼손에 비수가 얹히자, 오른손의 적련신장과 왼손의 구독편을 자유자재로 쓰는 당재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때.

휘이이이이이익-!

“커어어억!”

소파량은 그가 어찌하기도 전에 거대한 바람에 목이 감겨 끌려갔다.

그것은 바람이 아니라 만 갈래의 은빛 암혼사였다.

“네가 문주로구나.”

음산한 목소리에 소파량이 튀어나올 듯한 눈을 굴려 뒤를 보았다.

“너를 복수의 제물로 바치겠다.”

당문의 가주, 암혼사 당혼이 사사로운 감정은 전혀 담기지 않은 얼굴로 잔인한 통보를 마쳤다.

그리고 소파량의 목을 잡은 채 팔을 휘둘러 그를 높이 던졌다.

휘이이이이익!

파--앗!

“크아아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당가 한복판.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파량의 몸이 은빛 돌풍 속에서 조각조각 사방으로 흩어졌다.

“……!”

사방에 살점과 혈수가 뿌려지는 잔인한 광경에, 파촉문도들은 분노나 슬픔보다 공포에 질렸다.

“질질 끌지 마라. 모조리 죽여라!”

“와아아아-!”

압도적인 신위를 펼친 뒤 나지막하게 떨어지는 당문 가주의 명에, 당가 무인들이 더 독하게 눈을 빛내며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눈앞에서 상대를 잃은 비산혈해 당재가 아쉬운 듯 당문 가주에게 투덜거렸다.

“아, 형님. 제 건데.”

“저놈이 문주인 이상 저놈은 당문의 것이다.”

“갖고 싶으면 진즉 말씀하시지.”

“흥!”

당문 가주가 냉담하게 말했지만, 당재는 가주가 혈수로 산화한 장로들의 복수를 위해 오랫동안 지금의 광경을 그려 왔음을 알았다.

당재는 코웃음을 치며 쑥스러워하는 얼굴을 감춘 가주를 향해 씨익 웃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아직 살아 있는 원수들이 더 많았다.

* * *

전쟁을 시작하고 칠 주야가 다 지나기 전에 뇌룡군은 성도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당문과 청성파가 벌써 자신들의 본산을 되찾았고, 인근의 귀천성 세력을 모조리 추살 중이었다.

“이쯤에서 본 문도 헤어질까 합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걸 미리 축하드립니다.”

“호호호, 그래요…… 아미는 이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황자님.”

“별말씀을요.”

성도와 건위성을 앞에 두고.

아미파가 본산을 찾기 위해 뇌룡군에서 떨어졌다.

아직 아미산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아미파 장문 복호구검 금정신니는 진화를 향해 감격에 찬 눈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뇌룡군은 이대로 성도로 갈 것이고, 황자님은 어떻게 하십니까?”

“저는 곧장 황성으로 갈 것입니다. 그 친구가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진화의 대답에 금정신니가 자애로운 웃음을 흘렸다.

크고 높은 자리에 앉았지만 여전히 거대한 명분이 아니라 소소하고 진심 어린 이유를 말할 수 있는 이 황자가 마음에 들었다.

“부디 하루라도 빨리 현오를 구할 수 있길 부처님께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정신니의 진심 어린 격려에 진화 또한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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