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갈 진(進) 이야기 화(話) : 일상이란(4)
“단주님……?”
남궁진혜가 놀란 듯 팽치를 보았다.
하지만 놀란 건 팽치도 마찬가지였다.
“누구 죽일 일 있냐! 집 안에서 왜 검강까지 들고 설치는 거야!”
불과 며칠 전 형제 싸움에서 권강을 피워 올린 팽치의 말이었다.
물론 그걸 알지 못하더라도 남궁진혜가 팽치의 말을 귀담아들을 리 없었다.
“놀랐잖아요! 대체 왜 단주님이 우리 집에 있는 거예요?”
“네가 나만큼 놀랐겠냐! 용건이 있으니까 왔지!”
팽치나 남궁진혜 두 사람 모두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집에서 검강을 들고 설친 남궁진혜나 남의 집에서 주먹부터 날린 팽치나, 둘 다 잘못했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는 얼굴들이었다.
“용건? 적호단에 임무 떨어졌어요?”
“아니. 적호단이 아니고…… 팽가.”
차라리 주먹질이 낫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묻는 남궁진혜의 모습에 팽치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네? 뭐라고요?”
“팽가! 팽가! 가문의 일로 왔다고!”
“팽가? 단주님이 가문의 일로 왔다고요?”
괜히 신경질을 부리는 팽치의 모습에 남궁진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흥분이 좀 가라앉고 나니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가문의 일로 왔다는 팽치.
불현듯 혼인을 위해 자신을 유인했다던 어머니 하후민의 말이 떠오르면서, 남궁진혜의 얼굴이 점점 사납게 구겨졌다.
“설마…… 남궁에 혼담을 보낸 가문이 팽가예요? 쓰불, 그래서 내 서방 될 놈은 누구라는데요?”
“그, 그건 왜 묻는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괜히 창피하고 수줍은 기분에 팽치가 움츠러들었다.
그런 팽치의 속내도 모르고, 남궁진혜가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뭐지? 혼담을 깰 방법이 있는 건가?’
팽치가 조금 수상쩍고 조금은 아쉬운 눈빛으로 남궁진혜를 보았다.
혼사는 가문과 가문의 약속으로, 남궁세가나 팽가 같은 대 세가일수록 격식과 가문의 약속을 중시했다. 게다가 요즘같이 여기저기서 혼인을 통한 동맹을 맺고 있는 때에 남궁세가와 팽가의 혼담을 단지 혼담으로만 볼 수도 없었다.
팽치가 그랬듯 남궁진혜도 그런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혼담을 깰 수 없다면 서방 놈을 죽여 버리면 돼요.”
남궁진혜가 흉신악살처럼 사납게 올라간 눈으로 입만 웃으며 말했다.
살랑살랑 봄바람처럼 흔들리던 팽치의 마음이 한여름 태양처럼 화르륵 타올랐다.
“나다.”
“……뭐요?”
“네 서방 될 놈, 그게 나라고.”
“아…… 젠장.”
팽치의 말에 남궁진혜의 표정이 멍-해졌다.
그러다 곧 남궁진혜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새어 나왔다.
“젠장?”
팽치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내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고 해도 다른 형제들에게 이 혼담을 넘길 생각은 없었지만, 순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때.
쉐에에에엑--!
팽치가 코앞까지 날아든 검을 피하며 남궁진혜를 노려보았다.
“야!”
“아, 왜요? 죽지도 않을 거면서!”
팽치의 고함에도 남궁진혜는 뻔뻔했다.
열이 받은 팽치도 비호처럼 날아들어 오른쪽 주먹으로 남궁진혜의 검을 때렸다.
그리고 왼 주먹으로 남궁진혜의 복부를 후려쳤다.
퍼-억!
“단주님이야말로 신부 될 사람한테 주먹질을 한다고요?”
남궁진혜가 급하게 왼쪽 팔뚝으로 팽치의 주먹을 막으며 소리쳤다.
그러면서 오른손으로 팽치의 옆구리를 향해 검을 찔러 갔다.
휘-익!
“흥! 이래 봐야 세상천지에 너 예뻐할 사람이 또 있을 줄 알아? 그나마 나니까 미친년처럼 날뛰어도 예쁘다고 봐주는 거야!”
“지금…… 날 예뻐한다고 한 거예요?”
“……누, 누가!”
“방금! 단주님이 그랬잖아요!”
“아니야! 그런 적 없어!”
퍽! 퍽! 퍽!
귀까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팽치가 주먹을 뻗고, 남궁진혜도 얼굴을 붉히며 검과 주먹으로 그것을 막았다.
“나 좋아해요?”
“아니라고 했잖아! 그리고 넌 새끼야, 여자가 부끄러움도 없냐!”
“좋아하는 거 맞네! 예쁘다며!”
“닥쳐-! 닥치라고!”
퍽! 퍼억!
처음 아슬아슬하게 급소를 노리던 검과 주먹이 이제는 서로 합을 맞춘 듯 부딪히기만 했다.
푸른 몽둥이 같던 검강도 사라졌고, 피처럼 사납던 권기도 없었다.
팽치와 남궁진혜는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친선 대련을 하듯 주먹을 주고받았다.
언뜻.
“멈춰야 하는데 쪽팔려서 멈추지 못하는군.”
근처 나무 아래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남궁교명이 입꼬리를 비틀며 두 사람을 비웃었다.
“에이, 이번에는 진짜 사생결단을 낼 줄 알았더니, 재미없게.”
남궁구는 아예 김이 샌 듯 아쉬워 보였다.
“……저렇게 동네방네 떠들다가 누님이 창피해하시면 어쩌지?”
진화가 걱정스러운 듯 남궁진혜를 보고 있었다.
하필 창천원 밖으로 빼돌린 진화가 남궁구, 남궁교명과 함께 본가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들 외에도 진화를 수행하는 암풍단이 숨어 있었고, 창천원 경계를 서던 창궁무애단원들도 좋은 구경을 놓치지 않았다.
지나가던 가신과 식솔 그리고 소문을 듣고 모여든 이들까지, 좋은 구경을 위해 웃음소리마저 참고 있는 중이었다.
심지어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팽가의 무인들과 식솔들도 있었다.
“저러다가 누님 진짜 못 멈추실 거 같은데…….”
이 많은 사람들이 사랑싸움인지 사랑 고백인지도 모를 대련을 지켜보고 있었으니.
진화의 걱정대로 주먹을 나누는 팽치와 남궁진혜도 사태를 인식하고 점점 홍조가 짙어지고 있었다.
“위험한 건 우리야. 저러다가 이 많은 사람들을 기절시키겠다고 들면 어쩌냐고.”
“설마.”
“설마가 아니야. 방금 두 사람 눈빛이 달라졌다고.”
남궁구가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그간 봐 온 팽치와 남궁진혜라면 그러고도 남을 거라 확신했다.
실제로 팽치와 남궁진혜도 흘낏흘낏 주변을 파악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궁진혜--! 손님한테 이게 무슨 짓이야!”
남궁가주와 남궁경, 팽가주 그리고 팽가 형제들이 창천원에 초대를 받아 가는 중에 이 광경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미친 개망나니 같은 것들. 조용히 따라와라.”
남궁경이 으르렁거리며 팽치와 남궁진혜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창천원 안으로 끌고 가고.
“송구합니다.”
“저희야말로.”
이마를 잡은 남궁가주와 미간을 구긴 팽가주가 서로 사과를 주고받으며, 서둘러 창천원 안으로 들어갔다.
창천원은 남궁세가 직계와 그들의 허락이 없으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으니.
“……도련님은 좋겠다. 창천원까지 가서 구경할 수 있잖아.”
“뒷이야기가 궁금하긴 하군요.”
남궁구와 남궁교명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진화를 향해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 * *
그날 저녁, 팽치와 남궁진혜의 혼사가 확정되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팽치와 맞설 만큼 강하다는 건 팽가에선 흠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 팽가주는 눈으로 확인한 남궁진혜의 무공이 팽치만큼 강하다는 데에 몹시 흡족해했다.
집안도 마음에 들고, 망나니 아들도 잡아 주고, 스스로도 몹시 강한.
팽가주는 남궁진혜를 꼭 팽가로 데려가고 싶어 했다.
마찬가지로 집안도 마음에 들고, 망나니 딸을 예뻐해 주며, 딸을 제지할 만큼 강한.
남궁가주로서도 남궁진혜에게 팽치만 한 사내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남궁진혜를 꼭 팽가로 보내고 싶어 했다.
우연히 듣게 된 대략 ‘네가 아무리 미친년이라도 나는 널 예뻐한다!’는 팽치의 고백이 남궁가주의 마음에 한 톨 남겨져 있던 망설임을 치워 버렸다.
창천원 앞에서 팽치가 우렁찬 목소리로 고백한 이야기가 온 남궁세가에 퍼지고 하후민과 팽연화의 귀에도 들어가면서, 그녀들 또한 이 급한 혼사에 찬성했다.
“대단하군요! 천력이라면 우리 팽가도 지지 않는데, 우리 며느리의 힘은 실로 하늘이 내려 준 듯합니다!”
“며, 며느리요?”
혼담이 결정되고 벌인 연회에서도 팽가주는 남궁진혜에 대한 애정을 대놓고 드러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유들유들했나?’
남궁가주는 그런 팽가주의 모습이 어색하다 못해 놀라울 지경이었다.
“하늘이 주긴 무슨. 다 내 핏줄을 이은 거지.”
“하하하! 맞습니다! 제왕검께서 남궁세가의 뿌리임을 모르는 이가 없지요.”
오만하다는 평을 듣는 팽가주가 제왕검에게 아부를 떨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다고 제왕검의 기분이 금세 좋아지진 않았다.
“혼례를 그렇게 급하게 잡을 것이 있나?”
“그때가 최고의 길일이라고 합니다.”
“허, 참. 어차피 길일이라는 것도 또 오고 올 것인데, 뭘.”
“둘이 워낙 불, 불이라서 무탈하게 살려면 꼭 그날에 해야 한답니다. 그거 아니면 삼 년 뒤에나 그 비슷한 길일이 온다는데요…….”
아까 분명 본인도 찬성을 해 놓고 계속 딴지를 거는 제왕검의 변덕에, 남궁가주가 웃으면서 이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 모양이 움직이지 않도록 제왕검의 귀에 속삭였다.
“삼 년 동안 아버님께서 진혜를 봐주실 겁니까?”
“흐음.”
제왕검이 조용히 술잔을 들었다.
“하하하하! 오늘 이렇게 조촐하게 혼담을 축하하는 연회를 하지만, 여드레 뒤 혼례 날에는 급히 잡은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대하게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오, 남궁가주님께서 이리 흡족하게 하나밖에 없는 금지옥엽을 주신다니, 앞으로 이 팽 모가 더 성의를 다하겠습니다!”
남궁가주와 팽가주가 함께 술잔을 들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 갔다.
남궁세가와 팽가 가신들의 분위기도 무척 좋았다.
“와, 팽가주님이 오해를 단단히 했네. 저 마녀가 남궁세가의 외동딸은 맞지만 금지옥엽은 다른 사람인데.”
“굳이 말해 뭐 해. 좋은 날 해 주는 좋은 소리인 것을.”
“하긴. 그나저나 이제 우리 마녀가 너희들 형수가 되는 건가? 괜찮을까?”
남궁구와 남궁교명의 시선이 팽가 쌍둥이에게 향했다.
산만 한 덩치에 호전적인 팽가 형제는 양주에서부터 쭉 봐 온 남궁세가의 위세와 팽치와 대등하게 싸운 남궁진혜, 그런 둘을 양손으로 제압한 남궁경의 무위를 확인하고 얌전히 연회를 즐기는 중이었다.
그 덕에 팽가 쌍둥이도 오랜만에 친우들과 술잔을 나누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 팽가는 강할수록 살기가 좋으니까, 형수님께도 좋은 곳이 될 거다.”
“아니, 내 말은 저 마녀 밑에서 같이 살게 될 너희가 괜찮겠냐고.”
“우린 적호단으로 간다.”
“마침 두 자리가 비었다.”
“오!”
“축하한다.”
남궁구와 남궁교명, 팽가 형제가 마음 놓고 술잔을 들고 서로를 축하했다.
한편.
진화는 슬쩍 연회장에서 빠져나온 중이었다.
연회가 시작된 후로 내내 진화는 팽가 사람들의 시선에 집중 세례를 당해야 했다.
최후에 역천마제를 죽인 영웅, 창천화룡 남궁진화에 대한 무림인들의 동경은 팽가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소란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데다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다 못한 진화는 도망치는 것을 택했다.
“청림으로 도망을 오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이냐?”
“너무 시끄러워서요.”
스승 남궁호명의 타박에 진화가 민망한 듯 웃었다.
그런 진화를 보며 남궁호명이 슬쩍 술병을 건넸다.
“친애하는 누님이 혼인을 한다니 속이 쓰린 것은 아니고?”
“그럴 리가요. 두 사람…… 잘 어울려요.”
진화는 술병을 받아 들며 흐려지던 말을 단호하게 마무리 지었다.
이제 정말로 남궁진혜가 행복해질 차례였다.
이전 생에 목도 없이 미련 가득한 모습으로 천화정 앞에 서 있던 남궁진혜가, 이제는 전쟁 이후의 미래를 살고 있는 것이다.
“누님이 혼인도 하고, 머지않아 어여쁜 아이도 가지시겠죠? 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진화가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듯 웃어 보였다.
그 표정이 행복해 보이면서도 애잔한 것이, 남궁호명은 괜히 얼굴을 찌푸리며 진화의 손에서 술병을 빼앗으려 손을 뻗었다.
“술병 들고 제사 지내냐? 이리 내.”
“아, 자, 잠깐만요.”
진화가 당황한 얼굴로 남궁호명의 손을 피해 술병을 지켰다.
그리고 가만히 술병을 노려보았다.
“왜 그래? 술 한 모금 못 먹어 본 놈처럼…… 설마, 아직 술도 못 마셔 봤냐?”
“예.”
“허! 남궁세가 놈들은 대체 널 얼마나 애지중지 키운 거냐? 네 아비는 아홉 살에 제왕검의 술병을 훔친 놈이야!”
남궁호명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진화를 기다려 주는 듯 혼잣말을 이어 갔다.
“일곱 살 때부터 술병을 노리더니, 이 년 동안 벼르다가 실행에 옮긴 거지. 그러고 보면 그놈도 간덩이가 부은 건지, 용의주도한 건지 헷갈려.”
남궁호명의 입에서 나오는 과거지사를 들으며 진화가 웃음을 흘렸다.
술은 정말로 처음이었다.
이전 생에서부터 지금까지.
취기 따위야 내공으로 날리면 그만이건만, 약점이 될 만한 것,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것, 저를 위해 돈을 쓰는 것까지 모든 것을 꺼리던 진화는 지금껏 술을 마셔 본 적이 없었다.
이제 약점을 노리는 귀천성이나 남궁세가의 적도 사라졌고, 진화가 인생을 즐길 수 없는 이유들도 사라졌다.
그러니 오늘은 술을 입에 대도 괜찮을 것이다.
결심을 굳힌 진화가 술병을 입에 대고 한 모금 꿀꺽 삼켰다.
제자의 첫 음주를 지켜보던 남궁호명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진화를 보았다.
“어떠냐, 좋지?”
“……맛이 없습니다. 이런 걸 대체 왜 마십니까?”
불쾌한 향이 입과 코를 가득 채우고 식도가 타들어 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진화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원망스러운 눈으로 남궁호명을 보았다.
“큭큭! 크흐흐흐, 아직 술맛도 모르다니. 네가 인생에 쓴맛을 못 봐서 그래. 어린 노무 새끼! 하하하하하!”
남궁호명이 진화의 머리칼을 헤집으며 크게 웃었다.
그때.
청림의 기운이 움직였다.
스승과 제자의 눈이 대번에 날카롭게 변하고, 그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침입자가 나타난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저런.
남궁호명이 침입자, 팽치를 안타까운 눈으로 보았다.
그가 연회장에서 청림으로 온 이유야 뻔했기 때문이다.
-쪽팔려서 도망친 모양인데, 왜 하필 청림으로 왔을까?
청림은 남궁세가의 뒤를 노리는 침입자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함정으로, 청림에 발을 디딘 적은 방향감각부터 서서히 오감을 상실하고 끝내 내기가 뒤틀려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니 위험해지기 전에 어서 기운을 풀고 길을 내줘야 했다.
그렇게 혀를 끌끌 찬 남궁호명이 손을 쓰려 하는 참이었다.
턱.
진화가 남궁호명의 손을 잡았다.
-잠시 이대로 두죠.
-뭐?
남궁호명이 황당하다는 듯 진화를 보았다.
그 순간 진화가 아이처럼 개구진 눈빛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며?
-그게 좋다고 한 적은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