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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다 귀환자-148화 (145/360)

< Chapter 22. 내 집은 내가 만들어요 - 1 >

유일한과 지구인들은 전투 대회가 끝나는 즉시 지구로 돌아왔다. 토너먼트 기간 자체가 짧았기 때문에 며칠 흐르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 사이 대격변이 일어나 난리라도 났을 줄 알았던 유일한의 예상과는 달리 지구는 제법 평화롭기까지 했다.

어느 정도냐면 끝내 토너먼트의 우승을 거머쥐고 돌아온 사신을 환영하는 행렬이 만들어져 있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그 사이에 던전을 청소하고 몬스터들을 잡아도 괜찮을 텐데!

유일한은 그 모든 환호와 박수를 개무시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다. 끝끝내 나유나 씨 납치 시도도 초월자 집단 대전쟁도 일어나지 않다니. 수상해도 너무 수상하잖아.”

[매번 당신 예상대로 일이 돌아갔다간 우리 몸이 남아나질 않을 거예욧!]

일부러 맨 마지막까지 남아 나유나가 지구로 돌아오는 게이트에 몸을 던지는 것까지 확인하고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다니 살짝 섭섭할 지경이었다.

“상냥해라. 맨날 틱틱대지만 실은 나 좋아하는구나. 그쵸, 그쵸오?”

“아뇨. 내일 태양이 세 개 떠오르는 한이 있어도 그럴 일은 없어요.”

“와오, 부끄럼쟁이!”

괜히 나유나가 오해해서 그녀의 호감도만 높아지지 않았는가! 유일한은 자꾸 귀찮게 구는 나유나를 강미래 쪽으로 밀어내며 환영 인파를 향해 대충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손동작에는 ‘너희 성의는 알겠는데 인구 밀도가 너무 높아서 숨이 막히니까 다 사라져줬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지만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그 의미를 해석하지 못해 더더욱 환호하며 그에게 답하듯 손을 흔들었다. 유일한은 어색해 죽을 만큼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 되겠다. 미르야, 이리 와.”

“웅.”

끝내 유일한은 모종의 결의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유미르를 품에 안았다. 아직 11살 아이의 외견을 간직하고 있는 유미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아빠 품에 안겼다.

다른 이들은 왜 이 타이밍에? 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유일한은 굳이 설명해주지 않았다. 대신 플레미르를 보며 입을 열었다.

“플레미르, 고생했다. 네 덕에 수월하게 이겼어.”

“아뇨, 저도 당신의 전투를 보며 깨닫는 것이 많았습니다. 더 강해지는 길을 찾은 기분입니다.”

“아마 당분간은 네 힘 빌릴 일 없을 테니 한국에 돌아가면 바로 키로아로 돌아가도록.”

“예, 예에······?”

어째서 굳이 그에게 그것을 지금 말하는가,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했다. 지금 함께 있는 멤버 중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안 볼 사람이 플레미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먼저 실례! 아듀!”

유일한은 그 말과 함께 곧장 날개를 펼치며 도약했다! 순식간에 상공 수 킬로미터 이상으로, 그 상태에서 충격파와 도약을 몇 번이고 겹쳐 구사해 그보다 더욱 높은 곳으로! 곧 수직운동뿐만 아닌 수평이동까지 겹쳐지면서 그의 모습을 누구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유일한은 철저하게 은신까지 구사했다.

[말도 안 돼, 이 자리의 주인공이 사람들이 싫다고 도망 가버렸어!]

[일한아, 같이 가아!]

리에라가 유일한을 따라 솟구치는 가운데 그 자리에 남겨진 모든 이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사실 어느 정도 이렇게 되리라 예상하고 있었던 강미래만이 쓴웃음을 지으며 어떻게 이 자리를 수습해야 하나 고민했을 뿐!

“미래야아, 네가 봐도 일한 씨 나 좋아하는 것 같지?”

반면 나유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처럼, 아마 실제로도 아무런 생각도 없겠지만 나사가 빠진 표정으로 강미래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 유일한이 자신의 안전에 잔뜩 신경쓰던 모습이 심장에 직격한 모양. 강미래는 생긋 웃으며 그녀에게 대꾸했다.

“입 닥쳐, 나유나.”

“와오!”

뉴욕에서 출발한 지 15분 만에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 도착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한 유일한은 우선 유미르를 깨끗이 씻겼다. 늦지 않게 그를 따라잡아 함께 도착한 리에라가 그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같이 안 씻어?]

“난 이제 곧 땀 흘려야 하니까.”

[또 해야 될 작업이 남았어?]

“엉. 이번에 제대로 활약하기도 했으니 근처 던전들도 정리할 겸 생명의 힘 모아다가 오로치 밥도 주려고. 더구나······ 곧 새로운 일이 생겨날 것 같기도 하고.”

유일한이 대꾸했다. 리에라는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고개를 갸웃하다가, 곧 자신의 머리 위로 스르륵 떠오르는 천사의 고리에 앗, 하고 감탄사를 발했다.

[지구에 뿌려질 파멸의 덫 제작, 아무래도 다시 너한테 부탁할 모양인데?]

“그럴 줄 알았어. 1차 대격변의 참상을 되풀이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야지.”

[하지만 다른 세계에 뿌려질 파멸의 덫 제작까지 너한테 부탁한다면 어떨까!]

유일한이 멍한 눈으로 리에라를 바라보았다.

“그걸 내가 왜!?”

[하늘의 장인들보다 네가 훨씬 더 잘 만드니까······.]

리에라는 자기 입으로 말하면서도 제법 부끄러운지 귀를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귀여워서 봐준다고 유일한은 생각했다. 더구나 다른 세상의 파멸의 덫을 만드는 작업이라면······ 마침 시험해보고 싶었던 일도 있는 참이니.

“알았어, 재료나 가져와. 얼마나 걸려?”

[제법 많이. 지금 올라가서 서류 제출하고 회의하고 재료 최대한 뜯어내고 창고 개방하고 하면 족히 13시간은 걸려.]

“오케이, 다녀와.”

[응, 빨리 다녀올게!]

리에라는 습관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유일한의 뺨에 키스를 하려 들었다. 유일한도 이젠 따지는 것을 포기하고 순순히 그녀에게 뺨을 내밀었다. 리에라는 유미르의 뺨에도 입을 맞춘 후 빠르게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천사 누나들 바빠.”

“아빠도 이제부터 바빠질 예정이야. 그것도 죽어라.”

유일한은 팔미룡창을 꺼내어 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대장일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파멸의 덫 작업은 그중에서도 특히 심력을 크게 소모하게 하는 일. 더구나 이번에 유일한이 하려는 작업까지 병행한다면 그 난이도는 더더욱 크게 상승할 것이다.

“좋아, 기합 넣고 갈까.”

[크루오오오오오오오!]

“그래그래, 먹이 준다 줘.”

유미르는 유일한이 팔미룡창에 깃든 채인 오로치와 대화를 나누는 광경을 빤히 지켜보다가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 손가락은 팔미룡창을 가리킨 채였다.

“얘 살아있어?”

“비슷해. 몬스터에게서 떨어져 나온 사념이거든. 영혼 그 자체는 아니지만 분명 영혼을 구성하던 일부이기도 하고, 그랬던 게 이런 식으로 생명의 힘이나 다른 사념을 먹으면서 아예 하나의 고유존재로 바뀌어가는 걸지도 모르지.”

“아빠 대단해.”

“이 아빠가 이래 뵈도 사신이거든.”

“아빠 너무 멋져.”

유미르의 존경심이 극에 달했다. 적어도 아들에게 초라한 뒷모습을 보여줄 일은 없을 것 같아 유일한은 뿌듯했다. 드래곤 아들을 둔 인간 아빠치고는 굉장히 대단하다고 봐야겠지. 유일한은 모처럼 우쭐해 했다.

“그러면 얘도 나나 엘프 형누나들이나 에리시아 누나랑 비슷한 거야?”

한창 우쭐해 있던 유일한의 뇌리를, 유미르의 별 생각 없는 말이 관통했다.

“······뭐라고?”

“고유존재라고 했으니까, 아빠가 지배하고 있는 거 아니야?”

“아니, 꼭 그렇지는 않고 오로치와는 서로 추구하는 바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서 어쩌다보니 협력관계가 형성······.”

까지 대꾸하다가, 유일한은 문득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사신으로서 자신이 지닌 능력과 자신이 스스로 쟁취해낸 능력이 공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낀 것이다.

가슴이 크게 두근거렸다. 함부로 발을 내뻗어서는 안 될, 그러나 자신에게는 애초부터 열려 있었던 길을 이제야 발견한 기분이었다.

[쿠루루루루루루!]

이제야 알았냐? 라고 비웃듯이 오로치가 울었다.

유일한은 그에 대꾸하듯 피식 웃으며 망설임 없이 지배 스킬을 발동시켰다. 자신의 느낌을 확신으로 바꾸어줄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와서 거절하기 없기, 알지?”

[크롸아아아아아!]

흥, 밥도 얻어먹어야 하니 어쩔 수 없지. 뭐 그쯤 되는 뉘앙스로 오로치가 대꾸했다.

직후 정말로 지배 스킬이 성공적으로 발휘되었다.

[야마타노오로치의 사념이 당신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사념의 성장이 더욱 더 빨라집니다.]

[소울 인챈트 스킬이 지배 스킬에 영향을 받습니다. 소울 인챈트가 된 사념을 지배할 경우, 해당 아티팩트의 성장이 더욱 촉진됩니다.]

[지배 스킬의 레벨이 56이 되었습니다. 보다 많은 존재를 권속으로 들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소울 인챈트 스킬의 레벨이 24가 되었습니다. 당신보다 강한 존재의 사념을 억압하여 지배하는 일이 보다 수월해집니다.]

스킬이 성공적으로 발동하며 유일한과 오로치 사이에 있던 끈이 보다 확고해진 순간, 유일한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감과 전율에 몸을 떨었다.

비로소 자신이 사신으로서 나아갈 길을 제대로 찾아냈다는 확신이 섰다. 이 능력이라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보다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다!

어째서 여태 깨닫지 못한 것일까. 대우주 절단 창술과 같은 상위 스킬들을 찾아내고 익히는 것보다도 먼저, 지금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응용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클래스가 지닌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첫걸음인 것을.

그리고 지금 유일한은 그 첫걸음을 더없이 성공적으로 떼었다고 확신했다.

“미르야, 사랑한다.”

이게 다 유미르 덕분이었다. 아주 그냥 복덩이가 따로 없었다.

“나두 아빠 사랑해!”

“그래그래.”

부자는 그렇게 껴안고 빙글빙글 돌았다. 리에라보다 조금 늦게 귀환한 에르타가 그들을 보며 기묘한 표정을 짓기 전까지 그렇게.

유일한은 정말로 리에라가 올 때까지 서울, 나아가 한국, 일본, 중국까지 인근의 나라에 있는 던전까지 싹 쓸어버렸다. 그래봤자 2차 대격변도 맞이하지 않은 세상의 던전이기에 다레우와 키로아, 페라타를 거쳐 강화된 유일한에게는 3분 카레 수준으로 쉽고 간단했다.

[역시 맛이 부족하다.]

지배 스킬 자체의 능력인 건지 지배 스킬로 인해 강화되며 지능이 오른 것인지 오로치도 드디어 인간에게 쓰이는 말로 유일한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 유일한에게는 언어 스킬이 있었으므로 이전부터 녀석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이렇게 대화하게 된 것은 차원이 다른 진보인 셈. 유일한은 어깨를 으쓱이며 녀석을 달랬다.

“페라타에서 얻은 사념들도 대부분 너 줬잖아. 가끔은 질 말고 양으로 만족해. 다른 데 쓸 것도 남겨야지.”

[흥, 대신 배가 터지도록 먹어치워 주겠다.]

이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그때 일본에 재앙을 불러올 뻔했던 비주얼의 오로치에게서 튀어나온 사념치고는 제법 귀여운 구석이 있는 놈이었다. 아니, 이미 그 오로치와는 다른 존재에 가깝겠지만.

유일한이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사실을 대충 눈치 챈 에르타는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그를 추궁했다.

[그 사이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당신의 창이 더 강해진 것 같은데.]

“비밀이지롱.”

유일한의 창술은 원래부터 극에 달해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만, 오로치와의 교감이 깊어진 지금은 마치 이터널 플레임을 다루는 것처럼 창을 다루는 것이 가능해졌다.

창끝을 여덟 갈래로 나누는 기술 또한 여태까지는 그리 즐기지 않았지만, 오로치의 힘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생각도 달라졌다.

오로치는 살아생전 여덟 개의 꼬리를 휘둘러 유일한을 압박해오던 것보다 더욱 화려하게 창끝을 늘여 휘둘러대며 잡몹들을 썰어버렸다. 그 모습은 유일한을 창병이라기보단 마법사에 가까워보이게 했다.

공격력의 절대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공격 방식이 다채로워졌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것이 결국엔 유일한을 보다 더 강하게 하리라!

유일한은 점점 더 신이 나서 날뛰었다. 각국의 강자들이 며칠 동안 자국을 비우며 기껏 숨통이 트였던 몬스터들이 기지개를 켤 틈도 없이 떼로 몰살당했고, 오로치는 배를 두둑이 불렸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상쾌한 운동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막 두 개의 대륙과 하나의 대양에 걸쳐 분포하는 던전을 모두 정리하고 다음 대양으로 넘어가려던 시점에 리에라가 자신의 아공간 가득 파멸의 덫의 재료를 가지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금 대격변 시작하는 곳도 있어, 빨리 시작하자 일한아!]

“제길, 지배 스킬 60레벨까지는 찍으려 했는데!”

유일한은 공방으로 돌아와 이미 파멸의 덫을 제작하기 위한 대장일 도구들이 공방에 옮겨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하여간 천사놈들, 이럴 때만 귀신같이 일처리가 빠르다.

“좋아좋아. 어디, 보상은 충분히 준비되었는가.”

그는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갑옷을 벗고는 이마에 땀 흡수용 천을 맵시 있게 두르며 먼저 보상 여부를 확인했다.

[일단 패시브 스킬 하나와 종합 스테이터스 40 정도가 기본 보상으로 준비되어 있사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 어마어마한 노가다의 보상으로는 느낌이 살짝 부족해. 기본 보상에 상급 마나 포션 100병을 추가한다면 생각해보지.”

리에라가 잠시 고민하다가 스피에라를 살폈다. 스피에라가 거침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사들은 그대의 실력을 믿고 있다. 그대가 제시한 것에 상급 마나 포션 50병 더 얹어주지.]

“콜.”

유일한은 묵직하게 수긍하고는 루인 콜링까지 마저 장착 해제했다. 물론 그 전에 루인 콜링에 머무르고 있던 이터널 플레임을 화덕으로 모두 뽑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파멸의 덫을 만드는 작업에는 이터널 플레임이 필수! 알파이자 오메가와 같은 것이다.

그동안 이터널 플레임과 함께하며 녀석을 제법 성장시키기도 했고, 무수히 다루며 숙달되기도 했으니 파멸의 덫 또한 훨씬 잘 만들어낼 수 있을 터······ 까지 생각하다가 또다시 한 가지가 번뜩였다.

“가만, 이터널 플레임은 살아있는 불꽃이잖아?”

[여태까지 늘 그렇게 말했잖아?]

리에라가 새삼스럽게 뭘 확인하냐는 투로 말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유일한은 역시 그렇지? 하고 대꾸하며 씩 웃었다.

어른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 중에 못 먹어도 고라는 표현이 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사정없이 돌진할 때라고 판단했다.

‘지배 스킬 발동.’

이터널 플레임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에게 복속 의사를 표해왔다. 이미 이전부터 그들의 관계는 주종에 가까웠으니까!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 걸까? 이터널 플레임의 격이 유일한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지배 스킬은 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중간에 좌절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두 번을 더 시도해보았지만 무리였다.

[일한이 너 설마 지금?]

[말도 안 돼요!]

[아냐, 일한이 이미 불의 영웅이란 타이틀 있어. 더구나 직업도 불이랑 깊게 연관되어 있고, 지금 화속성 친화력이랑 저항력 장난 아니게 높아진 상태인데 혹시······.]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지배 스킬을 강화시킬 수 있지? 괴력 따위로는 안 된다. 나유나의 축복으로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드래곤 라이더의 스킬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드래고닉 블러드.’

전신의 마나가 펄펄 끓어올랐다. 이제 확실히 느낌이 왔다. 이 스킬은 단순한 강화 스킬이 아니라 유일한의 격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 스킬!

이 스킬의 다음 단계가 있다면 그건 액티브 수준이 아니라 유일한 자체를 다른 존재로 바꾸어버릴 만큼 굉장한 스킬이었다!

“지배!”

굳이 외칠 필요는 없었지만 어쩐지 외치고 싶어 본능대로 행동했다. 쪽팔림은 나중에 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의 자신에게로 미룬다! 그리고 그의 시도는 이터널 플레임의 적극적인 호응과 맞물려 드디어 기적적인 성공을 이루어냈다!

[이터널 플레임이 당신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이터널 플레임의 성장이 더욱 빨라집니다.]

[지배 스킬이 63레벨이 되었습니다. 권속들의 능력이 보다 강화됩니다.]

[불의 여신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리고 싶어 합니다. 앞으로 한 가지의 과제만 더 달성하면 불의 여신의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놔.”

예상했던 글귀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글귀가 동시에 유일한의 망막을 가득 메운 순간, 유일한은 그만 욕지거리를 내뱉고 말았다.

[왜 그래, 일한아! 스킬 실패로 패널티라도 생겼어!?]

[그러게 역시 이터널 플레임은 무리라니까요! 영원의 불꽃을 인간이 감내할 수 있을 리가!]

“아니, 그런 게 아냐.”

유일한은 허탈하게 대꾸하며 망치를 들어 올렸다. 천사들이 애가 타서 그에게 물었다.

[그럼 뭔데!]

[그래요, 대체 뭔가요!]

“안알랴쥼.”

유일한이 썩어버린 얼굴로 대꾸했다.

“리턴즈.”

신의 축복 두 개가 한 명의 인간 앞에 대기하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 Chapter 22. 내 집은 내가 만들어요 - 1 > 끝

ⓒ 토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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