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2. 지금 만나러 갑니다 - 7 >
“하아아아아아압!”
유일한이 기세 좋게 함성을 지르며 망치를 휘두르자 그 일대에 있던 모든 것이 지워졌다. 그것은 한 명의 인간이 만들어냈다기엔 지나치게 거대한 궤적이었다. 심지어는 그 궤적에 남아 있던 하얀 불꽃이 사방으로 번지며 알아서 적을 찾아 공격하기까지 했다!
“상위 존재?”
“설마 저것도 천사인가? 하지만 천사가 어떻게 우리 인간을 상대로!”
“반칙, 저것은 반칙이다!”
그가 하위 존재인지 상위 존재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단순히 일어난 결과만 보고 길길이 날뛰었다.
“상위 존재? 네놈들, 아직 제대로 상위 존재랑 싸워보지도 못했구나······ 흐읍!”
“크악!”
[캭! 커억!]
그러나 직접 맞설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들이 제자리에서 꽥꽥거려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일한은 놈들이 어떤 생각을 하건, 무슨 말을 하건 그저 망치를 휘둘러 적을 지워나갈 뿐이었다.
“크하아아악!”
“이, 이겨낼 수 없어······!”
유일한이 장난치는 것처럼 가볍게 망치를 휘두를 때마다 마치 욕실 세제의 광고에 나오는 영상처럼 빠르게 신속하게 처리되어가는 제국군! 어느덧 백염이 전장을 거의 대부분 뒤덮고는 제국군만을 골라 깔끔하게 태우고 있었다.
“여신의 대리자다.”
“저 아름다움, 강함······ 그는 여신의 대리자가 분명해!”
“하지만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 것도 같은데······.”
“그럴 리가 없어! 저 분은 여신의 대리자다!”
천공성과 함께 나타나 제국군을 휩쓸어버리고 있는 유일한과, 이전 성역에 대신전을 건축했던 건축가를 동일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그들은 그저 눈앞에서 일어나는 기적에 감사하며 창과 칼을 들어 올렸다.
“여신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저 추악한 돼지들에게 심판을 가하자!”
“우오오오오오오!”
천공성과 유일한의 활약으로 이미 승기는 엘포스로 넘어온 상황. 드래곤 군단은 물론이고 미르와 리에라조차 나설 필요가 없었다.
“흡!”
[여기, 저기도! 도망가지 말고 순순히 죽어!]
유일한은 제국군의 진형을 완전히 깨트려 부순 후 눈에 보이는 놈들을 모두 쳐날렸고, 미스틱은 천공성의 원거리 무구들을 정밀 조작하여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하는 제국군을 추적해 죽였다. 누구도 그들에게 간섭할 수 없었고, 누구도 도망칠 수 없었다.
제국군에게 가능한 것이라곤 그저 죽음이 최대한 늦게 찾아오길 기다리며 벌벌 떠는 것뿐이었다. 공포에 질려 전투의지를 잃어버린 적군이 두려울 리가 있겠는가? 엘포스 군은 그저 거기에 스푼을 얹기만 하면 되었다.
“하진, 혹시 저들을 아는 거야?”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잘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뇨, 그냥 헛소립니다.”
교황에게 대꾸하는 강하진의 목소리가 실로 허무했다.
기껏 나유나를 위해 죽을 각오까지 하고 있었는데 그 각오가 엉망진창으로 구겨진 상황이다. 물론 나유나와 강하진이 둘 다 살아남았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텐데 전신을 지배하는 이 탈력감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더구나 저 성! 저 빔! 구원군도 좀 예상 범위 내에서 나타나야 기쁘지, 저렇게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물건이 나타나면 그보고 대체 어떻게 반응하란 말인가!
“아, 아아아. 그렇지. 지지 말아요오.”
하지만 전장에서 날뛰고 있는 유일한을 두 눈으로 정신없이 쫓으며 작은 목소리로 응원을 보내고 있는 나유나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내 그런 생각도 구겨져 사라졌다. 얼마나 좋으면 저럴까, 강하진의 마음까지 절로 푸근해지는 광경이었으니까.
그는 여전히 의문으로 가득한 교황에게 짧게 설명했다.
“저 남자, 유나가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분명 녀석의 호출을 받고 달려온 거겠죠. ······어떻게 달려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어쩐지 유나가 굉장히 얌전해졌다고는 생각했어. ······녀석, 정말 굉장한 남자를 사랑하고 있구나.”
강하진은 교황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 굉장하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굉장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전투는 그로부터 30분도 지나지 않아 마무리되었다. 성역을 침범했던 20만의 제국군 가운데 19만이 죽고 1만이 사로잡혔으며, 죽은 19만 중 천공성이 10만, 유일한이 8만을 죽였다.
실로 압도적인 전적이었으나 유일한의 경험치는 3%도 오르지 않았다. 그의 레벨도 레벨인 만큼, 이젠 레벨 100언저리의 적을 아무리 죽여 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다.
“후우.”
“일한 씨!”
전투가 끝났다는 판단이 선 유일한이 지상에 착지하자마자 나유나가 그에게 몸을 날렸다. 유일한은 그녀를 받아줄까 말까 잠시 고민한 후에 그녀를 피해 걸음을 놀렸지만 나유나는 이미 그것까지 예상해 움직이는 방향을 틀고 있었다!
“왜 날 피해요!”
“그야 피할 이유가 있으니까······.”
자신의 품에 찰싹 안긴 나유나를 털어내려 팔을 휘휘 흔들며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려던 유일한은 나유나의 눈에 눈물이 글썽 차오르는 것을 보고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나유나가 훌쩍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많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는데.”
“아니, 그렇게 말해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는데, 왜 날 피하고 그래요오.”
“······.”
헤어질 때만 해도 엄청나게 당당했는데, 대체 3년간 무슨 일이 있어 이렇게 마음이 약해졌단 말인가.
유일한은 도움을 청하는 눈으로 강하진을 보았으나 그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미 오빠 모드에 돌입해 있는 그에게 유일한의 심정이 전해질 리 없었다.
[주인님이 원래 이렇게 인기 폭발이었어? 잘도 이렇게 예쁜 여자만.]
[극과 극은 통하는 법이지.]
유일한의 능력에 새삼스레 놀라는 미스틱과 제법 현자 같은 말을 지껄이는 오로치. 개중 유일한을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는 한숨을 푹푹 쉬면서도 일단은 나유나를 다독여주었다.
“많이 위험했나보네요. 이쪽으로 건너올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로 불러줘서 다행이에요.”
“우응.”
“그래도 당장 일은 해결됐으니까 일단 떨어졌으면 좋겠는데······.”
“후우······.”
나유나의 대답이 없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리기에 설마하며 시선을 떨구니, 나유나는 어느덧 그의 품에 안겨 선 채로 잠들어 있었다.
“뭔······.”
“후우우우······.”
여태껏 정신을 바짝 차리고 움직이다가, 완전히 안심하게 되자 비로소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 잠이 든 것이다. 유일한은 그것을 보며 기가 막히기 이전에 그녀가 측은해졌다. 그는 잠든 나유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정리해주며 강하진에게 물었다.
“유나 씨가 대체 얼마나 못 잔 거죠?”
“일주일 정도. 조금 무리했죠.”
강하진이 대답했다. 그런 그의 눈꺼풀도 살짝 무거운 낌새를 띠는 것이,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은 그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어디 그뿐이랴? 교황도, 다른 성기사들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상태였다. 여태까지 오직 신성력으로 버텨온 것이다.
“안 되겠다.”
듣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말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선 어떤 대화도 제대로 나눌 수 없으리라. 유일한은 단호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전원 취침해요. 얘기는 그 다음에 듣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제국군이······.”
“저기 저 숲 근처에 몰려있는 약해빠진 제국군을 말하는 거라면 걱정하지 마.”
천공성으로부터 뛰어내린 리에라가 유일한 옆에 보기 좋게 착지하며 유일한을 대신해 대꾸했다. 유일한이 만든 배틀 드레스를 장비하고 한 손에는 사랑의 신의 힘으로 재탄생한 창을 들고 있는 그녀는 실로 용맹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아, 아름답구나.”
“우리 성녀보다도 더······ 아, 아니지.”
“레이트나께서 성녀님을 만드시고 또다시 저런 미녀를 만드셨다니. 아아, 나는 새로운 교리를 깨달았다.”
사랑의 신의 축복을 받아 나유나와는 다른, 그러나 결코 지지 않는 매력을 물씬 뿜어내는 미녀와 마주한 성기사들이 미의 여신의 교도답게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냈지만 그녀는 그들에게는 전혀 시선을 주지 않고 교황을 직시했다.
“그 정돈 나 혼자서도 정리할 수 있으니까. 당신이 대빵이지? 다들 재우고 당신도 좀 자.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
리에라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은 교황은 그것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신속하게 전장을 정리하고, 포로들을 완벽히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 불침번 하나 세우지 않고 엘포스 군 전원에게 취침을 지시한 것이다.
“그럼 잠시 후에 봅시다. 아, 우리 유나 잘 부탁해요.”
어느덧 노파의 모습으로 돌아온 교황은 유일한에게 살포시 웃어보이고는 신전에 마련된 숙소로 향했다. 그때까지도 강하진만은 아직 잠을 자지 않고 그들 곁에 있었다.
“강하진 씨도 많이 졸려보이는데요.”
“그래도 할 말은 먼저 해둬야 할 것 같아서.”
강하진은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이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유일한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말 고맙습니다. 많은 폐를 끼쳤는데도 다른 세상까지 넘어와 구해주셔서······.”
“······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고개를 든 강하진과 유일한이 작게 미소를 교환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유일한의 품에 안겨 자고 있는 나유나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유나, 잘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래를 부탁드리고 싶었지만······.”
“아뇨, 그게 저한테는 이미······.”
유일한이 곤혹스러워하자 강하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리에라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유일한에게 가만히 몸을 기대며 그를 노려보자, 그제야 사태를 완벽히 파악한 듯 헉, 얼굴을 굳혔다.
“그럴 수가, 아니······ 끙,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심신이 약해져 있는 상태 같아서 말하기 힘들지만······.”
“흥.”
설마하니 유일한에게 연인이 있었을 줄이야. 그것도 생전 처음 보지만 결코 나유나에게 꿀리지 않는 아름다움과 강함을 지닌 여성이!
강하진은 무척 난감해졌다. 그러나 그가 난감해진 것은 이미 유일한에게 연인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유나 녀석, 그리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정한 방식대로 살겠다며 죽음을 받아들인 나유나가 아니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고집을 꺾지 않았던 나유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런 결론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더욱이 유일한은 모르고 있겠지만 나유나에게 있어 유일한은 첫사랑. 그녀가 앞으로 유일한을 상대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누구도 모른다는 얘기다.
물론 나유나의 그런 면모까지는 모르는 유일한은 강하진의 걱정을 가볍게 웃어 넘겼다.
“나중에 유나 씨가 조금 진정되고 나면 그때 말할 생각이에요. 저보다 매력적인 남자는 세상에 깔리고 널렸을 텐데, 유나 씨도 금방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겠죠.”
“흥,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덤벼온다면 깔아뭉개줄 뿐이야.”
“죽이진 마라······?”
천하의 리에라라고 해도 지쳐 자고 있는 나유나를 유일한의 품에서 내동댕이치지는 못했다. 유일한은 그 사실을 내심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그녀를 제대로 안아 들었다. 자신의 품이 아닌 좀 더 제대로 된 곳에서 재워줄 생각이었다.
“강하진 씨도 주무세요. 경계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냥 나한테 떠맡길 생각이지!]
“예리하긴.”
강하진은 천공성에 대해 무척이나 묻고 싶은 얼굴이었으나, 지금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고는 턱밑까지 올라온 의문을 그대로 삼켜버리며 돌아섰다. 유일한은 그를 배웅하고는 일단 리에라와 함께 천공성으로 돌아왔다.
“예쁜 누나다!”
“캡틴, 우리 여기서 뭐하면 돼?”
“저거 다시 타고 놀아도 돼?”
사흘 밤낮을 논 주제에 아직까지도 기운이 넘쳐 떠드는 꼬맹이들. 유일한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제 곧 그들도 바빠질 터, 휴식은 만족스럽게 취하는 편이 좋다.
“으으으음.”
시끄러운 소리를 냈기 때문일까? 나유나가 유일한의 품에 안긴 채 입을 오물거렸다. 자는 모습까지도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는 그녀를 보며, 유일한은 새삼스레 나유나가 참 험난한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어떤 남자가 그녀를 가만히 놔둘 수 있겠는가! 대격변 이전에는 그나마 권력의 힘으로 안전했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실력으로만 버텨내야 할 터. 아마 이 세상에서 보낸 3년간도 그녀에게는 무척 고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보고 울어버린 것도 이해 못 할 일이 아니었다.
“여, 역시 그 여자가 좋아? 나보다? 그 첫키스 때문에?”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되냐.”
“······하지만 그 여자가 다른 여자보다 특별한 건 맞지?”
“나한테 가장 특별한 건 너라고, 너.”
유일한은 객실 중 하나를 골라 들어가 나유나를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지금이라도 나유나를 독살해두어야 하나 고민 중인 리에라에게 꿀밤을 먹여 진정시키기도 했다.
“아얏.”
“나 다녀올 테니까 미스틱이랑 같이 여기 잘 지키고 있어.”
“다녀와? 어디를?”
유일한은 리에라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리곤 마치 그것도 모르냐는 투로,
“리 카트리아나인지 뭔지 하는 제국이 파멸마군과 협력하고 있다잖아. 그러면 제국의 군대 본진에 뭐가 있겠어?”
“뚱돼지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좀 더 다른 게 있을 거야.”
“몬스터들?”
“걔넬 좀 더 진화시켜봐.”
“······너 지금 설마 상위 존재 암살하러 가는 거야?”
“······.”
유일한은 부정하지 않았다. 자고로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상위 존재들이 위험을 인식하고 있지 않은 지금이야말로 놈들의 목을 따기 좋은 타이밍인 것이다!
“너, 그게······.”
리에라는 그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일까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생각해보니 지금의 유일한이라면 실패할 리가 없는 일이었다.
“에휴,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6차 클래스인 것 같으면 일단 튀어야 한다?”
“당연하지.”
“아빠, 나도 같이 가도 돼?”
얌전히 그들의 말을 듣고만 있던 유미르가 갑작스럽게 청해왔다. 유일한은 잠시 고민했지만 그 고민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그래, 우리 미르도 한 번쯤 겪을 때가 됐지.”
“애한테 술 가르치듯이 하지 마!”
“야호!”
“미르 너도 기뻐하지 마!”
유일한과 유미르는 리에라의 태클이 허무하게도 희희낙락한 채 천공성을 떠났다. 드래곤으로 변해 아비를 태우고 빠르게 날기 시작하는 유미르. 마스터 경지에 이른 둘의 은신이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효과를 증폭시켜주면서, 그녀가 배웅하는 와중에도 점차로 희미해져가는 광경이 실로 압권이었다.
“에휴, 드디어 저 최악의 태그가 결성되고 말았어······.”
[대관절 어떻게 하면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은신을 쓸 수 있는 거지!?]
리에라가 한탄하고 미스틱이 경악하는 가운데, 부자는 바람이 시샘할 만큼 빠른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날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브레이아에는 총 네 명의 파멸마군이 머무르고 있었다.
< Chapter 32. 지금 만나러 갑니다 - 7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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