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6. 너도 어서 와라 - 4 >
“내 투구 내놔.”
[어떻게······?]
서큐버스 퀸은 유일한에게 다시 투구를 빼앗겼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당황하며 뒤로 반걸음 물러섰다.
[이 세계에서 내 힘은 전혀 제약받지 않고 있어. 나는······ 나는 전력이야!]
그 말과 함께 재차 자신의 기운을 사방으로 퍼트리는 헬리에나. 전장에 모여든 전원이 그 기세를 이기지 못해 휘청거렸다.
[크······ 크하아아아아아앙!]
[키히, 헬리에나······!]
거대 철갑상어는 7차 클래스라는 거대한 힘을 지니고도 그녀의 페로몬에 단단히 매혹된 듯 전신을 비틀며 난동을 부려 광휘의 군단을 휘저었고, 그에 대응하는 나티에르 역시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이성을 조종하고, 동성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힘. 설령 자신과 동등한 격을 지녔더라도 어김없이 작용하는 그 힘!
[그런데 어째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지!?]
괜히 6차 클래스의 무력만 지니고도 7차 클래스에 이른 것이 아니었다. 정신 마법에 관한 한 그녀는 최강이었다!
7차 클래스 중 그녀를 정면으로 맞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단 말인가? 설령 하늘의 군단에서 군단장이 강림한다 하더라도 과연 그녀의 마법에 대항하여 그녀의 날개를 찢어놓을 수 있단 말인가?
적어도 하늘의 군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스피에라가 혼란스러운 정신을 부여잡고 제아무리 보고를 올려도 하늘로부터 군단장이 파견되는 일은 없었으니까. 그녀 역시 머지않아 체념했다.
[그래, 하늘의 군단 입장에서는 이들끼리 서로 전력을 소모하도록 놔두는 것이 더욱 낫겠지.]
[그렇다는 것은······.]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대로 퇴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그녀와 소수의 천사를 제외한 군단의 일원들 모두가 헬리에나의 매혹에 당해 자기들끼리 전투를 벌이는 상황. 퇴각? 퇴각을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천사들을 이끄는 장으로서 차마 자신만 뒤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스피에라 님······.]
[각오를 다져라. 하늘로부터 입은 은혜, 우리의 혼을 불태워 갚을 순간이다. 큭!]
그러나 정신을 올곧이 세우려는 지금 이 순간에도 헬리에나의 마나가 그녀를 오염시키려 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능력이란 말인가! 절로 이가 악물렸다.
[내가 쌓아온 세월과 노력 모두 저 서큐버스 하나로 인해 무너지고 있구나······ 크하아아!]
[나티에르!]
[큭, 이 바보 상어가 완전히 맛이 가서는!]
하늘의 군단과 광휘의 군단은 보유한 세력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었으며, 군단장인 켈라투크와 나티에르 역시 절찬리에 서로의 마력을 소모시켜가는 중! 서큐버스 퀸 한 명으로 인해 전장이 농락당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 나를 봐. 나를 보라구!]
“시끄럽게 진짜 저게.”
물론 유일한 일행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어째서? 내가 사랑스럽지 않은 거야? 어째서! 응? 어째서?]
“취향이 아니라니까. 리에라.”
그는 여유롭게 대꾸하며 투구를 자신의 등 뒤로 내밀었다. 곧장 그것을 받아든 리에라는 잠시 걱정스러운 눈으로 유일한을 살폈으나, 곧 일행 중 가장 힘겨워하고 있던 에르타에게 그것을 씌웠다. 그 순간 정말 신기하게도 에르타의 떨림이 멎었다.
“이 투구는 대체······ 아, 유일한이 만든 거군요.”
“그것만으로 납득해버리는구나.”
[유일한, 유일한. 유일한. 자기는 대체 뭐야?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거야?]
서큐버스는 자신이 불러일으킨 참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듯, 오직 유일한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과 탄식, 절망을 BGM으로 삼아 그녀는 몇 번이고 유일한에게 물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위대하신 지배자께서도 내게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어. 하지만 자기는 하위존재잖아. 혹시 저 투구는 블러프였어? 아직 숨겨진 아티팩트가 있는 거야?]
“그런 건 없어.”
[정말? 그런 게 아예 없단 말이야?]
갈수록 눈을 반짝이며 유일한에게 다가오는 헬리에나. 유일한은 잠시 생각했지만 역시 지금 당장은 그녀를 죽이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가위바위보의 이치다. 유일한은 다른 7차 클래스 군단장을 죽일 자신이 없으나 헬리에나는 이대로 저 둘을 소모시킬 수 있다. 그리고 헬리에나는 결코 자신을 이기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녀와 조금 더 길게 대치하며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가장 약세인 하늘의 군단인데, 그들의 상황을 보아하니 얼마 가지 않아 자멸할 것 같았다.
그 가운데에 스피에라가 끼어 있다는 것이 또 유일한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지만······ 이내 그는 고개를 저었다. 에흐야르를 죽이고 스피에라를 구하는 것으로 마음의 정리는 모두 끝냈다. 하늘의 군단과 완전히 결별하기로 마음먹은 지금, 그녀에게 신경을 쓰다가 정작 지켜야 할 이들을 지키지 못하는 바보짓을 할 수는 없었다.
[자기, 나를 봐줘. 다른 이들에게 시선을 주지 마.]
헬리에나는 여전히 끈덕지게 유일한에게 달라붙고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이 자유로워진 것도 아니다. 그녀로부터 한도 끝도 없이 뿜어져 나오는 마나가 모두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으니까.
아니, 그녀는 자신에게 매혹된 이들로부터 실시간으로 마나를 빨아들이고 있기까지 했다!
[자기, 좀 더 자기에 대해 말해줘. 조금만 더 마음을 열어줘.]
“난 파멸마군에 속할 마음도 네게 날 말해줄 마음도 없는데.”
[나는 그저 궁금할 뿐이야. 대체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렇게 자기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건지······.]
“글쎄, 맞춰보시지.”
그때쯤 헬리에나 역시 유일한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자신을 이용해 나머지 7차 군단장들을 약화시키고 싶어 한다는 사실까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힘을 거두어들이지 않았다. 단지 어떻게 하면 유일한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할 뿐이었다.
[혹시 자기 마음은 이미 꽉 차 있어서 틈이 없는 걸까? 그러면······.]
그러던 어느 순간. 헬리에나의 시선이 유일한에게서 벗어나 리에라와 나유나, 에르타를 향했다.
[저 아이들을 먼저 치우면 되는 걸까?]
“······.”
유일한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곧장 창을 들었다. 창끝에서부터 피어난 지옥이 그의 몸과 유미르의 등 위를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이내 일정 영역을 지배했다. 폴링다운의 발동이었다.
“그러면 이쪽도 계획을 수정하는 수밖에.”
[꺅, 이제야 반응이 나오는구나! 그래, 그거야!]
헬리에나는 결코 유일한을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그의 일행을 위협하려 한 것도 어떻게든 유일한의 마음에 틈을 만들어 그를 매혹하고자 한 시도의 일환일 뿐이었다.
그러나 유일한은 이 이상 그녀와 눈싸움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가 여태 여유를 부린 것은 헬리에나의 모든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 그녀가 일행에게 위협을 가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유나 씨, 버프 줘요.”
“안 그래도 대기하고 있었어요오.”
“리에라와 에르타는 저 여자의 공격을 막아줘.”
“알았어.”
“여유롭습니다.”
“미르야, 지금부터 조금 빨리 움직일 거야. 아빠랑 마음을 맞추는 거, 할 수 있지?”
[응!]
그는 신력의 발동으로 전신의 근육을 한도를 넘어 강화시키며 팔미룡창을 단단히 부여잡았다. 그럼에도 아직 헬리에나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유일한의 마음이 굳게 닫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힘을 과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기를 공격할 마음이 없는데, 왜 그렇게 나를 괴롭히는 거야? 저런 것들보다는 내가 좋잖아, 그렇지?]
“하.”
모든 남자는 자신의 것, 그녀가 수만 년 동안 진리처럼 여겨온 사실이다. 그것이 부정당했다고 해서 순순히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것이 헬리에나의 최대의 실책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구나. 아니, 너는 여태까지 누구를 상대로도 제대로 대화를 나눌 생각이 없었겠지. 단지 그 힘을 발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을 테니까 말이야.”
[눈빛이 사나워졌어. 정말 그 창으로 나를 찌를 거야? 이 사슬로 나를 묶고 싶은 거야?]
혼염의 사슬은 서큐버스에게 먹히지 않는다. 그녀의 매혹은 사념을 상대로도 유효하기에! 강제로 그것들을 부리려 들었다간 오히려 힘이 역류해 유일한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었다.
본능적으로 그 사실을 깨달은 유일한은 혀를 차며 사슬을 뒤로 물리곤 그 대신 창을 불꽃으로 휘감았다. 투명하게 타오르는 불꽃이 이터널 플레임의 지배하에 더욱 그 온도를 높여갔다.
[정말? 정말 나를······ 꺅!]
유일한의 창격이 헬리에나를 스쳐 지나갔다. 매혹에 당해 궤도가 틀어진 것이 아니라, 피격 순간 그녀가 자신의 마력을 뭉쳐 쏘아내 창의 궤도를 비틀었기 때문이다. 유일한의 기록 스킬이 발동하여 조금 전 발생했던 헬리에나의 마나 패턴을 기록했다. 이제 같은 수단에는 당하지 않으리라.
[나를 공격했어.]
헬리에나는 그의 공격을 미처 완벽하게 빗겨내지 못해 어깨에 생긴 실금 같은 화상을 매만지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하위존재의 공격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보다도, 정말로 유일한이 자신을 공격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나를 정말로 공격했어!]
“쯧. 미르야!”
[응!]
시간을 끌 필요가 없어진 지금 더 이상 그녀의 어린아이 같은 연극에 놀아나고 있을 수는 없다. 유일한은 그녀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제스쳐를 취하건 말건 허공에서 다시 한차례 자세를 잡고, 유미르와 호흡을 맞추어 돌진하며 전력을 다해 그려지지 않는 궤적을 가미한 창격을 찔러냈다!
[꺅!]
[힉!]
[이이이익! 미워!]
“아······.”
하지만 유일한이 익히 예상하고 있었듯 헬리에나는 정신 마법뿐만 아니라 마나를 다루는 영역 전반에 걸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여태까지 상대했던 적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패턴의 마법과 마나 응용으로 일격에 드래곤도 절명시킬 유일한의 공격을 수월하게 피해대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다.
[기록 스킬의 레벨이 47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랫동안 실전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유일한에게 좋은 자극이 되기도 했다. 수만 년을 살아온 서큐버스 퀸과 대치하며 창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고, 나아가지 못했던 길이 보였다!
[기록 스킬의 레벨이 48이 되었습니다.]
[신력 스킬의 레벨이 12가 되었습니다.]
[정말 나를 똑바로 보면서 공격을 해오는구나.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죽일 기세로······!]
“흡!”
그녀의 경악과 탄성을 무시하며 얼마나 더 짜증나는 투쟁을 계속한 것일까, 드디어 반복된 패턴이 등장했다. 유일한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열한 번의 창격을 동시에 찔러 넣었고, 그것이 보기 좋게 명중하며 헬리에나의 복부와 어깨, 허벅지에 큼지막한 구멍을 뚫어놓았다.
[크리티컬 히트!]
[꺄학!]
허공에 핏줄기가 솟구쳤다. 유일한은 일대를 뒤덮은 불꽃이 피를 증발시켜버리기 전, 기꺼이 몸을 내밀어 그 피를 맞았다. 살아있는 7차 클래스의 피를 흡수하는 순간 파멸마군과 서큐버스에 대한 정보가 빠른 속도로 갱신되었다.
[기록 스킬의 레벨이 50이 되었습니다.]
“후우, 좋았어.”
얼굴에 묻은 피를 슥 닦아내 핥으며 씩 웃는 유일한. 그는 순수하게 스킬의 성장을 기뻐하고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엔 그냥 미친놈일 뿐이었다. 그런데.
[아아.]
그 광경과 마주하며 처음으로 헬리에나의 표정이 바뀌었다.
[아아아아······! 그래, 그랬구나!]
“이제야 싸울 마음이 들었냐?”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늦었다. 유일한은 이미 헬리에나의 기록을 충분히 획득한 상태였으니까. 이젠 설령 헬리에나의 마력이 두 배쯤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버틸 자신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에게 치명상까지 입혀놓은 상황이니, 남은 것은 유미르와 함께 그대로 돌진하여 심장을 꿰어 뚫는 것뿐!
[그래, 이제 알겠어.]
그러나 유일한이 자세를 고쳐 몇 번째인지 모를 돌격을 감행하려던 그때, 그녀가 도무지 영문을 못 알아먹을 말을 지껄였다.
[자기가 바로 다섯 번째였구나.]
“뭐······?”
[······기다려봐, 자기. 여기 정리한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처음 나타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오직 유일한에게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그녀가 돌연 생뚱맞게 들리는 소리를 지껄이는가싶더니 곧장 돌아섰다. 너무나 무방비한 그 뒷모습에 유일한은 아무 망설임 없이 창을 내찌르고자 했으나, 다음 순간 스스로 그만두고 말았다.
“일한아······?”
“괜찮아, 나 멀쩡해.”
그의 상태를 확인하는 리에라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렸으나 유일한은 멀쩡한 정신으로 고개를 저어보이곤 말했다.
“너흰 안 느껴져?”
“느껴지다니 뭐가······ 아?”
[그 짜증나는 기운이 사라졌어.]
그렇다. 헬리에나가 그들에게서 돌아선 그 순간부터 더 이상 매혹의 힘이 그들을 향해 뻗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여태까지 그렇게나 집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게 그와 일행을 포기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들에게로 뻗어지던 기운은 지금 오롯이 헬리에나에게 모여, 세 가지 세력이 한 데 얽혀 엉망진창으로 전투를 벌이는 전장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큭······ 캬학!]
[으그오오오오오오! 저주한다! 저주하겠다!]
전장은 실시간으로 망가져가고 있었다. 하늘의 군단과 광휘의 군단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고, 나티에르와 켈라투크는 서로를 빈사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
스피에라? 그녀는 7차 클래스 사이에 벌어진 전투에 휘말려 큰 상처를 입어 정신력이 흐트러진 탓에 기어이 헬리에나의 매혹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이 모두가 유일한과의 실랑이를 벌이며 헬리에나가 이룬 업적이었다.
유일한은 그 광경을 보며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여태껏 자신에게 당해온 적들이 이런 기분이었던가? 비록 자신은 당하지 않았다고 하나, 자신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우는 저 서큐버스를 보고 있자니 너무나 허무했다.
“이게 뭐야. 혼자 힘으로 모두를 농락하고 있잖아······.”
“그녀는 파멸마군의 군단장 중에서도 가장 강한 셋 중 하나라구요! 난데없이 그녀와 맞닥뜨리게 되어 제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기나 해욧!?”
비로소 여유를 조금 되찾은 에르타가 유일한의 볼을 꼬집으며 따졌다. 그러나 유일한은 그녀에게 대꾸해줄 틈이 없었다. 눈앞의 서큐버스 퀸에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
[자, 끝낼 시간이야.]
헬리에나가 장난스러운 몸놀림과 함께 한손을 들어 허공에 휘저었다. 전장의 모두로부터 빨아들여 처음보다도 그 덩치를 불린 매혹의 마나가 그녀의 가벼운 손짓에 따라 다시 그들 모두에게로 돌아간 다음 순간,
[칵.]
[그녀의 뜻이라면.]
[기꺼이!]
그들이 스스로를 죽이기 시작했다.
< Chapter 36. 너도 어서 와라 -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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