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0. 함지연(1) (58/107)

60. 함지연(1)

쿠우우우우- 

하늘로부터 강렬한 진동이 터져 나온다. 

“뭐야?!” 

수십 명의 시선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눈을 뜨고 힘들 정도로 강렬한 빛이 거대한 생명체의 입으로부터 하늘 위로 쏘아진다. 

대기가 휘청거리며, 평온하게 흐르던 샘물이 파동을 그리며 요동친다. 보고있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다. 

“갑자기 왜 저래···.” 

사람들의 표정에 공포가 떠오른다.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금 하늘로 쏘아진 저 폭격이 만약, 이곳으로 향했다면 여기 있는 그 누구라도 살아남을 수 없었을 테니까. 

파스스스- 

빛이 사그라들며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함이 감돈다. 

-끼이이이 

저 멀리 있는 레이핀이 몸을 돌리며 세계수로 돌아간다. 

“몬스터라도 가까이 왔었나?” 

“요즘 왜 이러냐, 성이 몬스터한테 함락당하질 않나. 갑자기 업데이트를 하질 않나.” 

대부분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하던 그때. 

‘······’ 

차주성만큼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저 씨익 눈웃음을 지으며, 이 상황을 즐길 뿐이었다. 

그 이후로 별다른 이상점은 없었다. 

세계수 주변인 만큼 고요했으며 공기는 더할나위 없이 깨끗했다. 

레이핀 역시 세계수를 배회하며 먹이활동을 이어나갈 뿐, 특이한 행동을 하진 않았고. 

안전하다는 걸 깨닫자, 경계를 하던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기가 셀로니의 샘.’ 

어수선한 분위기 속, 한 여인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차주성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 여인은 차주성과 같이 셀로니의 샘에 온 서희빈이었다. 

원래는 곽정수와 함지연, 최수호도 같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전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 

‘이쁘다.’ 

서희빈이 눈을 반짝이며 주변을 둘러본다. 

셀로니의 샘. 이야기는 많이 들어본 장소였다. 

정령족이 사는 마을로 엘리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여길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마을 전체가 숲 같다고 해야 할까. 

집은 나무를 파서 지은 듯 보였고, 사방으로 푸른 낙엽과 물줄기가 흐르며 묘한 안정감을 선사 한다. 

특히 마을 전체에 반딧불이처럼 떠다니는 황금빛 광채는 엘리드에 익숙해진 서희빈조차 신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것 좀 옮겨주세요.” 

“윽! 무거워.” 

“그 많은 마을 중 왜 하필 우리 마을에서 모인데.” 

나비처럼 돋아날 날개, 뾰족한 귀. 크기는 1M가 채 되지 않아 인형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귀엽게 생겼다. 

하지만 용사들의 방문때문인지, 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그마저도 귀여웠지만, 

‘긴급회의···’ 

서희빈은 조금 전 강렬한 빛이 터져 나온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최근 뒤숭숭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다. 

조금 전 레이핀의 이상 행동도 그렇고, 부신이 함락당한 것도 그렇고. 

분명 분위기는 평화로운데,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본능을 자극해왔다. 

‘신화가 도착하면 뭔가 답이 나오겠지.’ 

서희빈이 차주성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생각을 정리하는 한편. 

“소식 들었어요. 레드 드래곤 공략 성공하셨다면서요. 축하드려요.” 

“고마워!” 

차주성에게 많은 용사가 인사를 건네왔다. 

“보상 뭐 받았어요?” 

“아드로스때랑 비슷했는데. 마음에 드는 건, 날 것 정도?” 

“날 것이요? 설마 레드 드래곤이 나왔어요?!” 

“어, 이따가 시간 되면 따로 보여줄게.” 

“와··· 부럽다···” 

최근 안부를 시작으로, 

“주성씨 오랜만이야.” 

“반갑습니다.” 

“표정이 안 좋네. 정현태 씨랑 이세현 씨 소식 들었어. 범인은 찾았어?” 

“범인이요? 아, 그 소문이요. 누가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다니나 보더라고요. 현태랑 세현이는 따로 진행하는 일이 있어서 길드를 잠시 나간 것뿐입니다.” 

“아, 그래. 그렇지? 나도 헛소문이라고 생각했어. 다행이네. 그러면 이따가 회의에서 봐.”

흉흉한 소문까지. 

많은 질문 공세가 이어졌지만, 차주성은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능숙하게 대답해주었다. 

대부분 차주성의 안부를 묻는 질문으로 대화가 진행되었다. 

“오랜만이네.” 

하지만 단 한명, 차주성이 먼저 인사를 건넨 인물이 있었다. 

분명 처음보는 얼굴이었지만, 서희빈은 저 사내가 누군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서희빈의 시선이 사내에게 꽂힌다. 

190cm가 넘는 큰 키. 무표정이지만 말을 감히 붙이기 힘들 정도로 사나워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 사내는 현 랭킹 1위이자, 다크라는 길드를 이끄는 괴물. 강범태였다. 

강범태는 차주성의 악수를 무시한 채, 앞으로 걸어 나갔다. 차주성은 익숙하다는 듯,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그러자 강범태가 말을 걸어왔다. 

“조금 전, 상황 어떻게 생각하지?” 

“뭐? 아, 레이핀? 스트레스라도 쌓였었나 보지.” 

실실 웃으며 답하는 차주성을 보곤 강범태가 한숨을 내쉰다. 

“쓸데없는 걸 물어봤군.” 

“뭐야, 형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 

차주성의 질문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또 그런다. 맨날 지만 물어봐.” 

“······.” 

“아, 맞다. 보여주고 싶은 거 있었는데, 레드 드래곤이 준 보상이야. 한번 볼래?” 

차주성의 말에 무뚝뚝하게 길을 걷던 강범태의 귀가 쫑긋한다. 관심이 있는 것이다. 

차주성은 인벤토리에서 두꺼운 대검 한자루를 꺼냈다. 그 아이템을 보는 강범태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둘의 대화는 맨날 이런 식이었다. 

강범태는 이상할 정도로 말을 아끼는 주의여서,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인물이었다. 그러나 차주성만큼은 그런 강범태를 잘 다뤘다. 

특유의 넉살로 무뚝뚝한 철벽을 무너트린다고 해야 할까? 

소소한 대화가 오가는 와중, 한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쪼르르르- 

수십 줄기의 물이 한곳으로 모여드는 얕은 샘이 있었다. 

은은한 푸른 마력이 감돌며, 주변으로 황금빛 광채가 떠오른다. 

보는 순간 입을 쩍 벌리고 감탄을 내뱉을 정도로 황홀한 장소였다. 

그 샘의 중심으로 거대한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의자는 총 10개. 이미 5명이 앉아있었다. 

유엔이라는 단체에 가입한 상위 길드의 마스터들이었다. 

이제 막 사냥을 끝내고 왔는지, 피칠갑을 한 사내. 아직도 잠에서 덜깬 듯 잠옷 차림인 여인. 

차주성과 강범태가 도착하자, 그들의 시선이 쏠린다. 

‘와··· 장난 아니다.’ 

분위기에 압도된 서희빈이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감탄을 내뱉던 그 순간이었다. 

후웅- 

하늘 위로 거친 바람이 불어오는 가 싶더니, 쿵! 하늘로부터 한 마리의 그리폰이 내려앉았다. 

때마침 하선율이 도착한 것이다. 

*** 

콰즉- 달그락- 달그락-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뒤통수로부터 알싸한 통증이 밀려든다. 

이태양은 무의식적으로 목을 만지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뭐야···” 

얼떨떨함에 멈춰있던 사고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세계수의 정령인 레이핀이 다가오더니, 입을 쩌억 벌리며 공격해 왔다. 

간신히 피했다, 생각하던 그때, 레이핀의 입속으로부터 거대한 빛이 차올랐다. 어찌나 강렬하던지, 공포심을 넘어 경외심마저 느껴질 수준이었다. 

‘기억이 안 나.’ 

분명 그 빛을 보고 다급히 도망친 것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그 이후론 기억이 나질 않았다. 

마치 필름이 뚝 끊긴 것처럼 말이다. 

설마 그 공격을 직격으로 맞은 건가? 

이태양이 의아함에 몸을 더듬어본다. 별다른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그걸 직격으로 맞았으면 이렇게 살아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도대체 뭐야···’ 

이태양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볼을 긁적거리는데,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냐?”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여인이 모닥불 앞에서 무언갈 열심히 입에 쑤셔 넣고 있었다. 

“함지연?”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었다. 작년 랭킹 전에서 이태양을 처참하게 짓밟은 인물이 다름 아닌 함지연이었으니까. 

그런데 저 녀석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의문이 채 가시기도 전, 함지연의 옆으로 차갑게 식어있는 생명체가 눈에 들어왔다. 

3M에 육박하는 거대한 몸집, 박쥐를 떠올리게 하는 날개와 드래곤처럼 돋아난 비늘. 

“잠깐만··· 그거 내 와이번 아니야?” 

수년간 이태양이 애지중지 키우던 날 것 와이번이 처참하게 죽어있던 것이다. 

머리를 잘린 채, 오른쪽 날개와 다리가 없는데, 함지연의 옆에 버려진 백골을 보자 알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저 여자가 먹고 있는 게 바로 와이번이라는 사실을. 

이태양은 이성적인 인물이었다. 

타 길드에서 사소한 시비를 걸어도, 불합리한 상황이 닥쳐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유했다. 

하지만 저 행동은 선을 넘었다. 

아이템을 잃어서가 아니었다. 

용사에게 탈것과 날것은 애완동물 그 이상의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는 친구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존재가 잡아먹힌 것이다. 

이건 좋게 대화를 끝낼 사항이 아니었다. 

꽈드득- 

차가운 살기가 이태양의 두 눈에 서린다. 함지연 역시 그 기세를 느꼈는지 반응을 해왔다. 

“아, 이거 때문에 그래? 너도 와서 먹어봐. 그런데 너무 맛없다. 누린내가 너무 심해.” 

함지연은 태연하게 와이번의 살코기를 바닥에 퉤 뱉으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이태양은 조용히 인벤토리에서 한 자루의 검을 꺼냈다. 

“이번 건, 선을 심하게 넘으셨습니다.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셔야 할 겁니다.” 

그 말에 함지연이 큰 웃음을 터트린다. 

“넘었어? 그래?” 

함지연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는다.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는데?” 

“제 날 것을 죽인 건, 신화 길드를 공격한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명백한 규칙 위반입니다.” 

“규칙 위반이라···. 누가 판단하는데? 잘나신 임원들? 어디 불러와서 물어봐 내가 진짜 잘못했는지.” 

거듭되는 비아냥에 이태양의 표정이 무섭게 일그러진다. 

“왜? 열받아?” 

더 이상 말을 섞을 이유가 없었다. 굳이 타인에게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도 없었고. 

판단을 내린 이태양이 자세를 낮춘다. 

당장이라도 함지연의 목을 비틀 살기가 넘실거린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 재미있지. 그런데 나도 너랑 다시 한번 싸워보고 싶은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녀석이 있어서 말이야.” 

함지연이 옆에 서 있던 한 사내의 어깨를 붙잡곤 끌어온다. 

“이 녀석이랑 싸워봐. 이기면 목숨은 살려줄게.” 

“네? 제, 제가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끌려온 사내가 당황한 듯 검지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킨다. 

“뭘, 물어. 이런 기회 흔치 않다? 무려 랭킹 6위라고.” 

“그러니까요! 갑자기 제가 왜 저분이랑 싸워요!” 

“하늘 같은 선배가 까라면 까는 거지!” 

함지연이 사내의 등을 발로 찬다. 

“우왓!” 

사내가 헤엄치듯 팔을 휘적거리며 균형을 잡는다. 

그 모습을 본 이태양의 표정이 사늘하다. 

원래라면 가볍게 웃으며 넘길 수도 있었다. 이런 도발은 엘리드에서 살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있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꽈드득- 

이태양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고, 감정이 폭발하듯 펑!!! 대지를 갈아내며 쏘아졌다. 

“잠, 잠깐만요!” 

순식간에 쏘아진 이태양의 행동에 앞에 나선 사내가 당황한 듯, 뒷걸음질 친다. 

이태양은 경악에 물든 사내를 보며, 이를 악다물었다. 

저 사내를 알았다. 

작년 비기너 리그 우승자이자, 세이버의 떠오르는 신예라 불리던 사내였으니까. 

그 당시 레벨이 140이었으니까, 지금쯤이면 150 정도는 달성했으려나? 

저 사내에게 악감정은 없었지만, 걸리적거렸다. 

지금 이태양의 머릿속엔 함지연을 짓밟겠단 생각뿐이었으니까. 

화르륵- 

쏘아진 이태양의 전신으로 불꽃이 치솟는다. 

감히 앞을 가로막지 못할 정도로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아무리 주목받은 천재라 해도, 레벨 180도 넘기지 못한 애송이이지 않은가. 

이태양의 공격에 반응도 하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게 정상이었다. 

가가가각- 

“뭐야?!” 

하지만 최수호는 달랐다. 

가볍게 이태양의 공격을 막는 것을 넘어 가볍게 밀친 방패가 캉! 이태양의 검을 날려버린 것이다. 

*** 

화르륵-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다. 

바위가 붉게 달아오르며,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열기가 폐를 망가트린다. 

펑!!!! 

바닥으로부터 불기둥이 치솟는다. 

최수호는 간발의 차이로 불기둥을 피했다. 

이태양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서 수십 개의 검격이 최수호의 육신으로 날아들었다. 

캉! 캉! 캉! 캉!!!! 

단순한 검격이 아니었다. 

휘두르는 검으로 불꽃이 터지며 가속도를 더한다. 

방패 너머로 강렬한 충격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다. 

흡사 해머를 떠올리게 하는 위력이랄까. 

만약, 이 힘을 얻기 전이었다면, 3초도 채 버티지 못하고 숯덩이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최수호는 인상을 찡그리며, 특성을 확인했다. 

띠링- 

[인피티니 가드] 

종류: 특성 

등급: S 

효과 

-퍼팩트 가드에 성공 시 데미지를 축적합니다. 축적한 수치에 따라 특별한 효과를 얻습니다. 

-현재 축적된 데미지: 941,438,523,268 

(축적된 데미지는 초당 100씩 감소합니다.) 

[추가 효과] 

-방어력 100% 증가. 

-퍼팩트 가드 시 방어력 150 증가. 

-모든 스테이터스 5 상승. 

........ 

..... 

.... 

‘많이 까였네.’ 

원래라면 1조 5천억 이상의 데미지가 누적되어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지금은 9천억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힘을 소진할수록 저장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소모되었기 때문이었다. 

당장 지금의 전투 역시 그러하다. 

화르륵- 

원래의 육체는 감히 버틸 수 없는 열기 때문인지. 

띠링- 

[축적된 데미지를 10,000 소모하였습니다.] 

[축적된 데미지를 10,000 소모하였습니다.] 

[축적된 데미지를 10,000 소모하였습니다.] 

........ 

..... 

.... 

초 단위로 수치가 줄어든다. 

서걱- 

검격이 살을 벨 때면. 

띠링- 

[축적된 데미지를 175,218 소모하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저장량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운 좋게 넣은 능력이라 해도, 무의미하게 소모되는 건 사양이었다. 

‘어쩔 수 없지.’ 

최수호의 표정이 굳어간다. 결단을 내린 것이다. 

지금까지 공격을 막고만 있었던 이유는 선악 수치 때문이었다. 

지금은 pvp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진짜 싸움이었으니까. 

방패를 쥔 최수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때마침, 이태양 역시 자세를 낮추며 앞으로 쏘아졌다. 

눈으로 좇을 속도가 아니었다. 

인지를 하기도 전, 스르륵- 이미 이태양은 최수호의 코앞에 도달한 상태였다. 

화아악-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불길이 최수호의 몸을 덥친다. 

피부가 붉게 익어가며, 간신히 시야를 확보하던 안구가 익어 빛을 잃는다. 

“으아!!!!!” 

최수호는 악을 쓰며, 있는 힘껏, 방패를 내질렀다. 

캉!!! 

그렇게 이태양의 검과 부딪힌 그 순간. 

띠링- 

[방패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퍼억!!!!!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끔찍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용사 이태양을 살해하였습니다.] 

[선악 수치가 272 감소하였습니다.] 

[최수호 용사님의 악행 수치가 일정 수치에 도달하였습니다.] 

[수배가 떨어집니다.] 

[최수호 용사님을 처치하세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