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성장
띠링-
[크로노스의 비밀 작업실(마이룸)과 연결된 문을 제거합니다.]
스르륵-
허공에 떠오른 문이 모습을 감춘다.
화창한 하늘 위로 푸른 하늘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분명 장소는 바뀌었지만, 공기를 맑지 못했다.
폭사시킨 드레이크의 사체가 조금씩 썩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잘만 하면 써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우빈은 냄새를 피해 앞으로 걸어 나가며, 이세현을 떠올렸다.
정현태의 경우, 아이템을 강탈해줄 때마다 조금씩 시련의 강도를 낮춰주자, 목숨까지 기꺼이 바치는 충실한 노예가 되어 주었다.
물론, 세이버를 차주성을 붙잡은 지금은 모든 설정을 최고치로 해서 고통에 허덕이고 있지만, 우빈은 정현태가 왜 저렇게 순종적이었는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
시련이라는 지옥으로부터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은 것이다.
당장 우빈 역시 던전에 갇혔던 초반엔 바라고 원했었다.
아무나 누구라도 좋으니까. 이 지옥에서 꺼내달라고. 제발 도와달라고.
만약, 그 당시 누군가 나타나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설령, 그 대상이 차주성이었더라도 복종하고 따랐을 것이다.
우빈은 지금 그걸 이용하려 하는 것이다.
오히려 무한에 가까운 고문은 우빈과 같이 마음을 갉아먹어, 고통을 무뎌지게 만들 테니까.
“마저 해 볼까.”
어느샌가 시체 더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오자, 머리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드레이크를 사냥해 성장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가 습격을 받지 않았다.
아직 미처 확인하지 못한 시스템이 존재했다. 정비를 끝낸 뒤, 사냥을 이어나갈까. 아니면 마저 사냥하고 정비를 다시 할까.
잠시 고민하던 우빈은 결론을 내렸다.
‘몰아서 하자.’
스테이터스 분배를 시작으로 레벨업 보상까지 확인한 지금. 굳이 정비를 다시 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특성에 부여할 추가 효과를 선택해주세요.]
1. 지정 스킬 추가
2. 지정된 스킬 추가 효과 부여
3. 지정된 스킬 변경
거기다 특성에 부여할 효과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기도 했고.
판단을 내린 우빈은 다시 사냥하기 위해, 다크 피닉스의 깃털을 불러왔고, 그대로 소환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우빈씨!!!! 잠깐만요!”
저 멀리서 최수호가 우빈을 애타게 부르며 뛰어오기 시작했다.
***
환생 시스템.
플레이어의 레벨을 제물로 바쳐 특별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확실한 보상에 모든 플레이어가 이 시스템을 애용하지만, 조심해야 할 사항이 있었다.
상위 랭커이거나, 혹은 주변에 적이 많을 경우 누군가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혼자서 드래곤을 처치할 무력을 가졌다고 해도, 환생 시스템을 이용한 직후엔 레벨이 낮아져, 약해질 수밖에 없었으니까.
당장, 최수호의 경우만 하더라도 그러하다.
지금의 경우 드레이크 수십 마리가 달려들어도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지만, 환생한 직후엔 이야기가 달라졌다.
고작 1마리를 상대하는 것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쉽지 않았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건 뭘까.
‘이게 말이 돼?’
최수호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쩍 벌리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명을 지르며 빛을 잃은 드레이크의 머리가 바닥을 나뒹군다.
드레이크 특유의 비늘과 살점이 바닥 여기저기 떨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오랜 경험에 비추어 판단해보던데 최소 30마리 이상의 몬스터 사체로 생각되었다.
혼자서 이걸 처치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라운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 보여···’
우빈이 가볍게 오른발을 앞으로 내디딘다. 펑- 서 있던 자리로부터, 폭발음이 터져 나오는 거 싶더니. 스르륵- 우빈의 모습이 흐릿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끼이엑- 펑!!!!
강렬한 위용을 내뿜던, 블랙 드레이크의 목이 그대로 폭발하며 절명한다.
눈으로 보고 있지만,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분명 조금 전에 환생을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이란 말인가.
애초에 최수호가 쫓지 못하는 속도를 내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최수호는 우빈의 사냥을 구경하며, 주먹을 꽉 쥐었고,
끼이엑!
펑!!!
일대를 가득 채우던 드레이크가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
트윈 드레이크의 둥지.
이 장소엔 다양한 드레이크가 서식했다.
끼에에엑!!!!!!
대형견정도의 몸집을 가진 새끼 드레이크를 시작으로 4M를 훌쩍 넘는 다크 드레이크까지.
지금까지 수백 마리의 드레이크를 주먹 강타로 폭사시켰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드레이크는 특별했다.
끼에엑!!!!
드레이크 한 마리가 적의를 드러내며 포효한다. 당찬 비명에 인상을 찡그릴 법도 했지만, 우빈의 표정은 평온했다.
녀석의 크기가 비현실 정도로 작았기 때문이었다.
50㎝ 정도로 작은 몸집.
아무리 새끼 드레이크라 해도 지금까지 본 놈들은 1M는 넘는 크기를 보여줬다.
그런데 저놈은 특별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다 큰 시바견 정도의 몸집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초라해서 주먹 강타를 쓰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던전의 등급을 생각해보면, 레벨 100은 넘긴 괴물이겠지.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드레이크의 머리를 박살 내려는데, 문득 호기심이 샘솟았다.
‘잡을 수 있으려나?’
끼이잉-
우빈의 시선이 주변을 맴도는 레이로 향한다.
[레이]
분류: 신수
등급: EX
레벨: 21
HP: 3,330/3,330
MP: 327/327
스태미나: 349/349
생명력: 213
정신력: 207
지구력: 229
근력: 219
기량: 201
체력: 201
지력: 290
감각: 156
행운: 184
특성: [생명 창조]
일본에서 환생 시스템을 섭취한 뒤, 꾸준한 사냥을 한 결과 레이는 레벨 21이라는 성장을 이뤄냈다.
고작 레벨 21인데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본, 그 어떠한 소환수보다 높은 스테이터스 수치를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궁금했다.
과연 아이템만 축내는 이 녀석이 몬스터와 전투를 벌일 수 있을까.
“처치해.”
우빈은 지금까지 소환수에게 명령을 내린 것처럼 레이에게 명령을 내렸다.
-끼이잉?
하지만 레이는 여타 소환수와는 달랐다.
“죽이라고.”
마치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데, 전혀 말귀를 못 알아먹는 눈치였다.
‘어쩔 수 없나.’
딱히 방법이 없었다. 싸우라고 몬스터의 앞에 대령할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했고.
포기하고, 마저 사냥을 이어나가려는 그때였다.
끼에엑!!!
지금까지 우빈을 보며, 적의를 품던, 새끼 드레이크가 우빈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그대로 우빈의 목을 씹어 먹으러 작은 아가리를 쩍 벌린 그 순간.
띠링-
[레이가 사냥감을 포착하였습니다.]
[레이가 새끼 드레이크를 공격합니다.]
띠링-
[레이가 뇌룡포를 사용하였습니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엘리드의 하늘을 갈아내던 강렬한 에너지 포가 레이의 입속으로 발포되었다.
띠링-
[레이가 새끼 드레이크를 처치하였습니다!!!!!!]
[5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000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뇌룡포를 쏜 직후, 레이는 방전이 되었는지 사냥을 하지 않았다.
그저 우빈의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배고프다며 물컹한 이마로 우빈의 어깨를 툭툭 칠 뿐이었다.
우빈은 그럴 때마다 이번 사냥으로 얻은 아이템을 주었다.
띠링-
[드레이크 소드]
종류: 장검
등급: B
내구력: 90/90
공격력: 5
근력:+1
기량:+2
행운:+2
수준 높은 사냥터라 그런지 효과는 없어도, 쓸만한 아이템이 드랍되었다.
콰드득- 콰드득-
레이의 입속으로 기다란 장검이 모습을 감춘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이번에는 편식 없이 잘 먹는다.
우빈은 레이를 뒤로한 채, 사냥을 이어나갔다.
띠링-
[레드 드레이크를 처치하였습니다!!!!!!]
[8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1,000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다크 드레이크를 처치하였습니다!!!!!!]
[1,0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5,000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
....
.
죽이고 또 죽였다. 닥치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쳐부쉈다.
그 결과.
띠링-
[다크 드레이크를 처치하였습니다!!!!!!]
[1,000,000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15,000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100레벨에 도달하였습니다.]
[당신에게 특별한 힘이 부여됩니다.]
[특성이 강화됩니다.]
만족스러운 레벨에 도달하였다.
전신으로 빛이 감도는가 싶더니, 지쳤던 몸에 충만감이 차오른다.
우빈은 손에 들러붙은 핏물을 훌훌 털어내며, 레벨을 확인했다.
띠링-
[강우빈]
지구의 주민
레벨: 100(34↑)
HP: 6,750/6,750
MP: 675/675
스태미나: 675
생명력: 575
정신력: 575
지구력: 575
근력: 575
기량: 575
체력: 575
지력: 575
감각: 575
행운: 575
미분배:170
‘슬슬 안 오르네.’
우빈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혀를 찼다.
던전에 들어오고, 레벨 66을 달성하는데, 약 20분 정도 걸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이후부턴 레벨업 속도가 확연하게 느려졌다.
당장, 레벨 99에서 100에 도달하는데 무려, 1시간 이상이라는 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다.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몬스터의 개체 수가 비약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아무래도, 오늘은 사냥은 여기서 끝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돌아가시려고요?”
그런 낌새를 느꼈는지, 우빈을 계속해서 따라다니던, 최수호가 물었다.
“네. 좀 피곤해서요.”
“고생하셨습니다. 선율 씨한테, 부탁받은게 민망할 정도로 아무것도 못해드렸네요.”
최수호가 멋쩍은 듯 볼을 긁적거리며, 우빈에게 다가왔다.
“아까 보니까. 택시 타고 오신 것 같던데, 괜찮으시면, 저희 쪽에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신가요?”
안 그래도, 집에 어떻게 갈지 고민이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우빈이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최수호가 발걸음을 옮기며 입을 뗐다.
“그런데 혹시 레벨이 몇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너무 궁금해서요.”
“100이요.”
“100이요?! 와······.”
우빈의 말에 최수호가 화들짝 놀라며,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지금이 몇 시지? 우빈 씨가 3시쯤 도착하셨으니까. 10시간 정도 걸린 거네요. 와······ 진짜. 말이 안 된다. 저도 레벨 100을 찍으려면 일주일은 걸리는데.”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인다.
우빈은 그 모습을 보며, 바로 다크 피닉스를 불러왔다.
입구는 그리 멀진 않았지만, 걸어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타세요.”
“우와~! 진짜 타도돼요?!!!”
최수호가 눈을 반짝이며, 다크 피닉스 위에 올라탄다. 그대로 밖과 이어진 게이트로 향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끼에에엑!!!!!!!!!!
저 멀리 거대한 포효가 터져 나오는가 싶더니. 콰지지직- 전류를 가득 내뿜는 거대한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범한 드레이크와는 궤를 달리하는 거대한 몸집, 기괴하게 이어붙인 듯한 두 개의 머리.
이 던전의 주인이자, 보스 몬스터인 트윈 드레이크가 리젠 된 것이었다.
***
던전의 형태는 다양했다.
강희나가 처리한 고블린 소굴처럼, 몬스터가 생존하는 서식지가 옮겨진 경우가 있는 반면, 트윈 드레이크의 둥지처럼 생활 반경 전체가 통째로 옮겨진 경우가 있었다.
형태는 분류할 수 없을 만큼 가지각색이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었다.
던전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몬스터의 개체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등장하는 보스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이었다.
당장, 트윈 드레이크의 둥지가 그러했다.
“이 인원으론 무리예요. 새벽이라 다들 지치기도 했고요. 우빈 씨한테, 우선권을 드릴 테니까. 일단은 쉬러 가시죠.”
최수호가 우빈을 설득하기 위해 열심히 입을 놀린다. 우빈은 최수호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그저 트윈 드레이크를 응시하며, 몸을 풀 뿐이었다.
“무리라니까요? 그래! 월드 보스. 엘리드에서 월드 보스 기억하시죠? 저놈이 딱 그런 놈이에요. 우빈씨가 아무리 세다고 해도 못 잡는다고요.”
물론, 월드 보스보단 약했지만, 우빈을 말리기 위해서 조금 과장을 보태 비유했다.
거기다 아예 틀린 비유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필드 보스와 월드 보스의 중간 격인 놈이었으니까.
우빈은 그런 최수호의 어깨를 툭툭 치며, 트윈 드레이크를 형해 걸어나갔다. 최수호는 더 이상 우빈을 말리지 못했다.
“진짜··· 막무가내네.”
그 어떤 말로 경고한다 해도, 멈추지 않을 거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다가 안 되면 포기하겠지.’
최수호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멀어지는 우빈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최수호는 우빈을 따라다니며, 우빈의 무력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던가. 확실히 우빈은 강했다.
지금 막, 환생한 각성자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아니, 엘리드에서 귀환한 그 어떠한 용사보다 강렬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리 우빈이 강하다고 해도, 되는 일이 있고, 불가능한 일이 있었다.
트윈 드레이크는 절대 혼자서 공략할 수 없는 존재였다.
두 개의 머리를 동시에 처치하지 않으면 무한에 가까운 재생력을 보여주는 까다로움.
마법과 원거리 공격을 차단시키는 까다로운 디버프.
저 녀석을 공략하기 위해선, 10개 파티가 각자의 포지션을 잡고, 약점을 공략해야 간신히 쓰러트릴 수 있는 보스였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분명 그랬었는데,
“와···.”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최수호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우빈의 신형이 자세를 낮춘다.
-끼에에엑!!!!!!!
그런 적의를 느낀 트윈 드레이크가 우빈을 보며 비명을 지른다.
콰지지직-
원거리 공격을 차단시키는 강력한 전류가 우빈을 뒤덮는다.
평범한 플레이어였다면 저 전류에 닿는 것만으로 움직임이 제한된다. 하지만 우빈에겐 소용이 없는 듯싶었다.
펑!!!
가볍게 대지를 밀어내며, 트윈 드레이크를 향해 쏘아졌고,
콰드득-
가볍게 주먹을 쥐곤, 트윈 드레이크의 육신을 향해 내질렀다.
띠링-
[주먹 강타를 사용하였습니다.]
펑!!!!!!
분명, 트윈 드레이크는 두 개의 머리를 동시에 공략하지 않으면, 잡을 수 없는 보스라고 생각했는데.
“와·········.”
그런 식으로 공략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아버렸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저 공략법을 실행할 수 있는 헌터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었다.
최수호는 주먹을 꽉 쥐곤, 고개를 들어 올렸다.
촤좌좌좌좌좌좌-
푸른 하늘 위로, 원형으로 폭발한 트윈 드레이크의 살점이 폭죽처럼 흩뿌려진다.
정말 끔찍한 광경이었지만, 최수호의 시선엔 내장 따위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철벅- 마치 이딴 일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지면으로 내려와.
우우웅-
트윈 드레이크의 핵을 손에 움켜쥔 사내의 모습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