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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만렙 악마 소환함-287화 (287/389)

제287화

287화

무슨 생각인지 알피네는 갑자기 내게 시간을 내 달라고 부탁하더니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바로 내 팔을 잡아끌고 달렸다.

“이쪽이에요! 시안”

“……애도 아니고! 얌전히 걸어! 그리고 나 도망 안 가거든?”

글렀다. 말을 듣지 않는다.

그대로 나를 힘으로 잡아끌고 알피네는 도시 이곳저곳을 들쑤시듯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노점이며 혹은 좁은 골목길이며 여기저기 끌고 다녔다.

“기억해요? 시안은 예전에 이 근처에서 살았어요.”

“……어렴풋이 익숙한 거 같기도 하고.”

“어릴 때 시안은 참 작고 울보였죠. 매일같이 알피네 누나라고 부르며 날 따라다녔다니까요.”

“왠지 그것만은 사실이 아닌 거 같은데.”

알피네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치 예전의 추억이라도 더듬고 싶은 것인지 열심히 이야기한다.

곤란하다. 전혀 안 떠올라.

일단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맞장구치는 시늉만을 했다.

어디에서 어떻게 놀았니.

과거의 내가 어땠니.

알피네는 어딘가 집요할 정도로 예전 이야기만을 줄줄 꺼냈다.

(시안.)

‘……말 안 해 줘도 눈치는 챘어.’

그렇게 두 시간 정도 돌아다니었을 때쯤이었다.

“조금은 시안도 예전 이야기를 해 줬으면 좋을 텐데요.”

“미안하지만, 말해 주고 싶어도 어렵거든.”

나는 적당히 맞장구니 치는 시늉을 포기했다.

이해했기 때문이다.

“시안?”

“아무리 그래도 거짓말에 그렇다고 말해 줄 수는 없잖냐.”

“…….”

알피네가 말하는 얘기가 사실이 아니란 것쯤은 왠지 모르게 감이 왔다.

물론 전부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예전의 나를 안다는 것. 동향이라는 것.

하지만 그것 외에 오늘 알피네가 말한 과거의 이야기에서는 왠지 와 닿는 게 전혀 없었다.

“하아……. 역시 안 먹히네요. ……역시 성녀인 저는 거짓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겠죠. 제 정직함이 불러온 실수네요.”

“그냥 네 거짓말이 어설픈 건데.”

“…….”

침묵 후 거하게 한숨을 쉬는 알피네.

“뭘 말하고 싶은 거야? ……그리고 미안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거죠?”

“어. 뭐어…….”

생각해 보면 너무한 말일지도 모른다.

“오해할 거 같아서 말해 두는데요. 시안, 기억 못 하는 게 당연한 거예요.”

“무슨 뜻이야?”

단순히 내가 예전 일도 기억 못 할 만큼 매정한 아이라는 의미 같지는 않았다.

기억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기억할 리가 없어요. 그리고 누가 알려 준 거 같지도 않네요.”

아무래도 이 녀석 나름대로 무언가 떠보려는 게 있었던 걸까.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시안. 왜 제가 동향인데도 먼저 말하지 않았는지, 왜 시안이 절 알아보지 못하는 건지.”

평상시 내가 아카데미에서 보던, 어딘가 칠칠치 못한 빵점짜리 성녀님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차분히 가라앉은 듯, 조금 낙심한 목소리로 말하며 알피네는 먼저 걸어갔다.

그러고는 어느 곳을 가리킨다.

“저 골목.”

“……아까 들렀던 곳이지?”

그러고 보니 어느새 나를 데리고 도시 한 바퀴를 돌았군.

이상한 것은 단 한 군데도 기억에 없다는 것.

“저기서 놀았다는 것은 거짓말이에요. 저긴 예전에 골목도 아니었으니까요. 핀실롯 아저씨네 가게였던가요. ……아, 이렇게 말해도 누군지 모르겠네요.”

“……뭐?”

“저 건물은 지금은 상회가 들어서 있지만, 원래는 조금 낡은 집들이 있던 곳이었고요. 아, 영주님의 성 위치도 지금과는 달랐죠.”

이곳도 저곳도 모든 게 옛날과는 다르다.

“지금 보니 옛날과 똑같은 게 하나도 없네요. 설마 아예 싹 다 허물고 다시 도시를 지을 줄이야 너무하네요.”

“알피네. 너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내가 듣고 싶은 것은 어디까지나 알피네와 나의 인간관계 정도였다.

“시안, 아카데미에 오기 전에는 다른 곳에서 생활했다고 했죠?”

“어……. 말하기는 뭐하지만.”

“힘들게 지낸 건 알아요. 그런데 시안.”

알피네는 다시 나를 돌아보며.

“왜 시안이 거기에 있었는지, 태어난 이곳을 왜 떠났는지 아나요?”

“……몰라.”

모른다.

단순히 까먹었다는 말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쯤은 나도 눈치를 챌 수밖에 없었다.

“……왜지?”

분명 나는 아카데미에 선발되기 전에는 출신지도 모르는 고아로 힘겹게 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내 출생지는 이곳 할디리온령이라고 했지.

……어째서?

“기억이 사라졌으니까요.”

“사라졌다니?”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으으. 전 이런 건 잘 못하는데.”

알피네는 끙끙거리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말했다.

“7년 전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그녀는 과거에 일어난 어떤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

“기억이 사라졌어요.”

“기억?”

“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부터 시작했다고 해요.”

사소한 물건을 잊어버리거나 하는. 그래서 처음에는 별것 아닌 건망증 정도로만 여겼다.

“아~, 오늘따라 뭔가 자주 깜빡깜빡하네. 옆집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지 뭐예요.”

하지만 그들이 웃으며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던 그 건망증이 그들에게서 웃음을 앗아 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몰라도 깨닫는다.

“순식간이었어요. 사람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사물을 기억해 내지 못해요. 심하면 자신을 잊고 말도 잊게 되는 거죠.”

“그건 단순히 건망증으로 칠 게 아니었군. ……테러나 재해 같은 게 아니야?”

“네, 하지만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땐…… 아니, 알지도 못했죠.”

위기감이라는 개념마저 잊어버리니까.

당시 이 도시에 거주하던 이들이 남녀노소…… 심지어는 동물도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잊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증상에 따라서는 숨쉬는 법……. 말 그대로 살아가는 법조차 잊었다고 하니까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잠깐? 그럼 나는?!”

“시안도 당연히 이곳에서 살았으니까 똑같이 잊었답니다.”

농담일까?

아니면 진심으로 말하는 것일까.

“백지의 저주라고 불리는 것인가 봐요. ……그걸 알게 된 외부인들이 멋대로 이름 붙인 거고요.”

“제국에서 일어난 사고는 다 뒤져 봤는데. 그런 건 본적이 없는데.”

“제국의 기록에는 나오지 않아요. 교회의 요청으로 기록에 남기지 않았으니까요. 아, 교회의 기록에는 남아 있어요. ……그리고.”

알피네는 자신을 가리키며.

“저는 예전의 이곳을 기억하니까요.”

자신이 유일한 예외라고 밝혔다.

“알피네. 너는 저주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거야?”

“그건 신성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았다나 봐요.”

물론 당시의 알피네는 자각이 없었지만, 그 재능 덕에 피해를 면했다.

그러나 단 홀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교회에서 절 주워 가고.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결심해서 지금은 훌륭한 성녀가 되었답니다!”

“……된 거냐? 뭔가 생략했잖아.”

“이럴 땐 된 거라고 말해 주세요.”

심각한 이야기를 참 별것 아니게 말하는 재주는 인정해 주고 싶군.

뭐, 그녀 나름대로 신경을 쓰는 것이리라.

“제가 시안을 알아본 건 저는 기억하고 있기 때문……. 그리고 미안했기 때문이에요.”

“미안하다니?”

알 것은 같다.

시안과 알피네의 인생은 동향 사람치고는 너무나 극명하게 갈렸다.

성녀로서 수행하며 살아온 그녀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른 영지로 옮겨지고 슬럼가에서 굴러다닌 시안.

“사건의 뒷수습 처리 과정에서 그렇게 된 건가.”

“그렇다고 해요.”

7년 전 할디리온령에서 일어난 사건의 피해자를 제국은 어떻게 관리했을까.

하나하나 세심하게? ……그럴 리는 없겠지.

내가 기억하는 게 슬럼가의 풍경뿐이란 것을 고려하면 뒷수습을 귀찮게 생각한 누군가가 적당히 피해자들을 치워 버린 것이리라.

“아! 물론 그 책임자는 제가 틈틈이 찾아가서 콰직! 해 버렸으니까 아마 찾아도 나오지 않을 거예요.”

“그게 성녀가 할 소리냐. 훌륭한 성녀가 됐다며.”

“화는 내거든요, 성녀도? 특히 대성녀님은 한번 화를 내면 교회 기둥을 뽑아 던져버리기로 유명해요.”

“너희는 진짜 그놈의 교회 뿌리부터 제대로 고쳐야 해.”

“……맞는 말이긴 하네요.”

평소처럼 농담 삼아 한 말인데, 알피네가 묘한 말을 중얼거렸다.

“알피네. 혹시 너…….”

“아무튼! 제가 말하려는 건 이것뿐이에요!”

더 할 말은 없다는 듯 알피네가 짝짝! 손뼉을 치며 화제를 끝낸다.

“제가 시안과 같은 곳에서 자랐고, 불행한 사건으로 행방도 모른 채 떨어지게 된 것. 그것뿐이랍니다.”

“……야. 그거뿐이 아니지.”

묻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의문만 잔뜩 생겼는데.

이 녀석 일부러 몇 가지 이야기를 빠트렸다.

“말해 드리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됐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따로 알아보면 되니까.”

한 가지 이해한 것은 있었다.

어째서 게임에서 본래의 알피네는 ‘시안’에게 참견하고 악행에 빠진 그 소년을 어떻게든 설득하려 노력하다가 단념해야 했던가.

“원래 알던 사이었다면야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죠? 그리고…… 와아앗?!”

알피네가 무언가 말하려던 때.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수도복 차림새의 여성이 알피네의 목덜미를 잡고는 들어 올렸다.

“으앗?! 티니멜 언니?!”

“어딜 도망쳤다 했더니 여기서 놀고 있었니? 알피네?”

아마 성녀회의 일원 중 한 명이겠지. 제법 단련된 느낌의 신성력이 느껴진다.

역시 놀고 있던 거였군.

버둥거리던 알피네였지만,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힘은 힘으로 누른다 이건가.

“티니멜 언니?! 저 지금 엄청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요.”

“교회의 일도 중요하단다. 그것부터 끝내. ……그렇게 됐으니 이 바보는 다시 데려갈게. 괜찮겠니? 소년?”

“네, 당연하죠. 뭐, 혹시 다시 도망치면 말씀해 주세요. 이 바보 붙잡는 거 도울 테니.”

“시안?!”

나는 적극적으로 알피네 검거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적대할 필요가 없는 집단에게는 가능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현명하니까.

그렇게 알피네가 다시 교회로 돌아가도록 배웅해 주고 나서야 나는 아카데미로 돌아가기 위해 스크롤을 꺼냈다.

“생각지도 못하게 하루 만에 별별 걸 다 듣는군.”

(어떤 의미로는 기연일지도 모르겠네.)

“……퍽이나.”

옛 알케우스 가문의 일이라던가.

알피네와 시안의 인간관계의 의미라던가.

적어도 내가 유년 시절의 기억에 대한 정보가 적은 것이 단순히 내가 본래의 시안이 아니기 때문만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 건 다행이었다.

다행……. 맞긴 한가? 골치 아픈 설정이 늘어난 거 같은데?

“백지의 저주. 그것도 한번 알 만한 놈들한테 추궁해 보긴 해야겠어.”

(그 성녀 아가씨 대놓고 말하지 않은 티도 냈고.)

“그것도 그거고. ……신경 쓰이는 게 있어.”

알피네의 설명을 듣던 중 나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떠올렸다.

알피네가 유일하게 그 저주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

성녀회에 뽑힐 정도의 신성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그게 어쨌단 거니?)

“신성력을 가졌단 이유만으로 면역을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 짐작 가는 건 두 가지야.”

하나는 신성력에 상대적으로 약한 속성인 흑마법 계통. 보통 저주라고 하면 이것이니 가장 유력할 후보일지도 모르나.

내가 의심한 것은 두 번째 가설이었다.

“또 하나는 동일한 속성. 신성력을 사용한 능력의 효과일 경우. 그 경우에는 같은 신성력을 보유한 이들에게는 효과가 없기도 해.”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어쩌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안타깝게도 짚이는 구석이 한 가지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있었지.

인간의 기억과 인식능력에 간섭하는 잔혹한 신성력.

그리고 그것을 가진 유일한 존재를.

“기회가 되면 대성녀에게 물어봐야겠어.”

* * *

카밀레아스 여신교의 본산.

그곳에서 대성녀는 자신이 가르치는 성녀 중 한 명인 티니멜에게서 어떤 보고를 받았다.

“알피네가 시안에게 7년 전 일을 이야기한 거 같다고?”

[급히 끼어들어서 말리긴 했습니다만.]

“쯧. 괜한 짓을 했구나.”

[대성녀님, 하지만 그 일은 교회에서도 극비라…….]

“알피네도 알고 있겠지.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이 늙은이도 반쯤 묵인한 일이란다. 뭐가 두려워서 숨기겠느냐?”

[하지만 극비로 해 둬야 할 이유가…….]

“뒤룩뒤룩 살찐 사제들의 체면을 위해서겠지. 하지만 그 소년은 들어야 할 권리가 있지 않겠더냐.”

[죄송합니다! ……그럼 어쩌죠? 괜히 끼어들어서 알피네도 토라진 거 같고. 지금이라도 다시 그 소년 잡아 올까요?]

“아니, 알피네 그 아이에게만 설명을 맡기는 것 또한 못 할 짓이겠지.”

고민하고는 대성녀는 일단은 놔두라고 조언하였다.

“어차피 그 아이가 직접 이 늙은이를 찾아오겠지. ……그때 직접 이야기해 줘야겠구나.”

시안을 직접 본 것은 한 번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아이를 충분히 파악하고도 남았다.

대성녀의 능력이 아니라 연륜에서 비롯된 확신이었다.

“어쩌면 전부 알려 주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구나.”

대성녀는 나지막이 숨을 고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 황제조차 정체를 밝힌 모양이니. ……어쩌면 그 아이가 이 실태를 바로잡아 줄 아이일지도 모르겠군.”

묘한 예감을 느끼며 대성녀는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 분명한 시안에게 해야 할 이야기를 생각할 때였다.

“……그것은 곤란하군. 늙어서도 허무한 신앙심을 버리지 못한 가엾은 늙은 성녀.”

갈라진 듯 쉰 사내의 목소리.

어느 순간 대성녀의 뒤에 새하얀 갑옷을 걸친 사내가 출현했다.

“뭣?! 크윽?!”

대성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새하얀 빛에 감싸인 칼날이 대성녀의 심장을 등 뒤로부터 꿰뚫는다.

“어떠…… 어떻게?!”

두 가지 의미에서 대성녀는 경악하였다.

교회의 보안을 뚫고 침입한 자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너무나도 간단히 기습을 성공시킨 실력에 대해.

“들어오기는 쉬웠다. 대성녀를 칠 목적으로 길을 요구하니 너무나 간단히 안내해 주더군.”

“케텔론 대사제로군. ……어리석은 놈 같으니.”

“놈에게 훈계는 하지 않아도 된다. 길을 열게 하고 처리했으니.”

습격한 자는 검을 뽑아내었다.

검에 들러붙은 피를 털어내자 새하얀 빛이 그 흉기를 둘러싸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을 알아본 대성녀의 눈동자가 떨린다.

“그 신성력?! ……설마, 당신은?”

“말이 많군.”

습격자는 신성력을 덧씌운 검을 휘두른다.

대성녀는 피를 토하면서 치명상을 신성력으로 무마하며 겨우 남은 힘을 끌어모아 주먹을 휘두른다.

새하얀 두 빛이 충돌하는 순간.

콰가가가가강!

교회의 기둥이 흔들릴 정도의 엄청난 충격음이 몇 차례 울리고.

그 소동을 알아챈 이들이 뒤늦게 몰려든다.

그 일대가 완전히 박살이 난 광경에 넋을 잃다가 쓰러져있는 대성녀를 발견하고 비명을 지른다.

“무슨 일인가?!”

“대, 대성녀님께서!”

“큭! 어서 치료술에 능한 이들을 불러와라!”

말 그대로 아비규환에 빠진 교회. 서둘러 들것과 치료술에 정평이 난 이들이 들이닥치는 가운데.

“……이거면 되었나? 적어도 방해는 하지 못할 것이니.”

습격자는 그 혼란을 교회 꼭대기 위에서 말없이 지켜보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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