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5화 (195/200)

                             47악장 슬픔이 흐르고 나야 눈물이 흐른다. 9화

힘에 겨운 듯 처지는 제뷔키어를 보며 호랑이 눈썹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사람의 무게까지 실린 공격은 상상할 

수 없을 만치 강했다. 그는 이렇게 해서 사람만한 바위도 두쪽으로 가른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이내 일

그러졌다. 

보를레스는 무표정하게 공격을 튕겨냈다. 잠시 밀린 것처럼 보인 것은 손목과 손아귀에 올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였다. 그리고 상대가 힘을 주는 타이밍을 약간이나마 어긋나게 할 수 있었다. 

반대로 허공에서 내려와서 허공으로 다시 떠올려진 호랑이 눈썹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완전히 휘어있었다. 그가 땅

에 떨어지기 전에 보를레스는 제뷔키어를 집어넣고 주먹을 옆구리에 꽂아주었다. 

"우선 한 방!" 

"끄윽!" 

손목까지는 파고 든 것 같았다. 낭패스럽게 바닥을 구른 건달 두목은 내장이  진탕됨도 모자라서 내용물이 울컥 올

라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속 편하게 토하기에는 보를레스가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한 방 더!" 

"쿨럭!"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 

유레민트가 눈살을 찌푸리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시즈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무도가들은 '건강한 육체에 좋은 정신이 깃든다.'라고  반은 틀리죠. 건강한 육체에는 좋은 정신만 깃드는 

게 아닙니다. 나쁜 정신도 깊숙이 틀어박힐  수 있죠. 그런 사람은 건강하지  않게 되면 좋은 정신으로 되돌아옵니

다." 

"잔인한 대답이군요." 

식사하는 걸 방해받아서인지 시즈는 무척 냉정하게 대답했다. 유레민트는 옆에서  아리에가 고개를 작게 흔드는 걸 

보았다.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신호였다. 

"저 청년, 대단하군. 저 많은 건달들을 혼자서 해치우다니." 

시즈는 가게 주인의 말을 가볍게 끄덕여 건너뛰고 심심풀이를 끝냈다는 표정으로 앉는 보를레스에게 말했다. 

"어때요?" 

"이 주변에 용병대나, 경비대라도 있는 모양이야. 아무래도 잔뜩 몰려들 것 같으니까 그만 마을을 떠나자." 

"흐음‥. 그러죠." 

시즈들은 서둘러서 마을을 떠났다. 산적이건 용병대건 간에 큰 위협은 되지 않았지만 귀찮은 일은 질색이었다. 그들

이 막 모습을 감췄을 때, 보를레스의 예측처럼 호랑이 눈썹이 다른 일행을 이끌고 우르르 음식점을 처들어왔다. 

"젠장! 튀었군." 

그들이 실망을 하면서 음식점에 화풀이를 하고 있는데 세 명의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초라한 행색인 그들은 

척 보기에도 로브를 걸친 마법사와, 책을 옆구리에 낀 학자, 그리고 검을  차고 있는 검사의 특이한 구성이었다. 그

들은 행패를 부리는 건달들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 중에서 어깨가 떡하니 벌어진 사내가 걸어와서 소리쳤다. 

"다른 사람이 식사를 하는 곳에서 이게 무슨 행패냐? 어서 나갓! 너희들 같은 놈들  때문에 칼을 찬 무사들이 욕을 

먹지 않는가!" 

"이건 또 뭐야?" 

호랑이 눈썹 패거리들은 꿩 대신 닭이라도  잡을 심산인지 이제는 엉뚱한 사람에게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상대는 

조금도 꿈쩍하지 않았다. 다부지게 이를 갈더니 그는 기합을 질렀다. 

"어디 혼이 좀 나야겠구나! 못된 녀석들!" 

밖에는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음식점 안은 먼지가 가득했다. 사내가 건달패를 두들기며 일어난 먼지

들이었다. 그는 도망치는 호랑이 눈썹의 뒷머리를 발로 차서 밟아버리고 마법사에게 짜증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들이 이 쪽으로 온 게 맞는 거야?" 

"틀림없어. 방금 전에 왔다 갔겠지." 

마법사와 검사가 다툴 기미를 보이자 학자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그들을 말렸다. 

"허허, 이보게들‥. 주인장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겠나. 이보시오, 주인장. 오늘 혹시 은발머리의 청년 일행이 여기를 

지나가지 않았소?" 

"아! 그 청년들이라면 방금 전에 떠났습니다. 조금만 빨리 오셨으면 만나셨을 텐데요‥. 혹시 일행이십니까?" 

"아니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되겠지." 

이해하지 못할 소리를 남기고 그들은 떠났다. 주인으로써는 갑작스레 찾아와  행패를 부리던 건달들을 쫓아준 검사 

일행이 고마운지 문밖에서 고개를 꾸벅이며 배웅을 했다. 

"방금 전에 떠났다니‥. 어서 쫓아가 보는 게 좋겠어." 

"그 말은 또 뛰어야 한다는 건가?" 

"이보게, 츠바틴. 그만 투덜거리라고." 

건달들을 혼내준 사람은 바로 지크 강에서 뛰어들었던 노리스였고 옆의  두사람은 일행인 츠바틴과 로진스였다. 서

둘러 왔기에 꽤나 지쳐있던 츠바틴은 한숨을 푹 쉬었지만 일은 끝내고 쉬는 게 진정한 휴식임을 알고 있기에  그는 

걸음을 재촉했다. 

"왜 그래? 시즈." 

문득 시즈가 멈춰섰다. 뒤를 돌아보는 그에게 보를레스가 이유를 물었다. 

"아, 누가 우리를 쫓아오는 것 같아서요." 

"바람이 알려준 건가?" 

시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전에 그 녀석들이 쫓아오는 모양이군. 뭐 상관없잖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 교육을 다시 시켜주지." 

이번에는 시즈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 사람들이 아니에요. 제법 익숙한‥." 

익숙하다지만 친근한 느낌은 아니었다. 시즈는 그들을 만나야할지 아니면 피해야 할지 고민했다. 

"몇 명인데?" 

코를 자극하는 향기에 시즈는 고개를 들었다. 뺨을 간질이는 것은 아리에의 머리카락이었다. 

"세 명입니다." 

"군대도 아니고 세 명이라면 만나도 괜찮을 거야. 그들도 뭔가 이유가 있어서 우리를 찾는 거겠지." 

"흐음‥." 

시즈는 나무 그늘에서 일행을 부르는 것으로 무언의 동의를 표했다. 약간은 더위에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땀이 철철 

흐르는 참에 유레민트와 아리에는 환호성을 작게 터뜨리고 그늘로 뛰어들었다. 

"여름에는 과일이 있어서 좋아." 

마을에서 산딸기를 바닥에 널어놓고 아리에는 마냥 생글거렸다. 뜨거운 햇살은 그들을 견딜 수 없이 힘들게 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선사하기도 했다. 시즈는 바람이 불게 일행의 더위를 식혀주었다. 

"그들이 얼마나 왔지?" 

"거의 다 왔습니다. 곧 보일 겁니다." 

말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시즈가 움찔하고 눈을 빛냈다. 다들 그의 시선을 따라서 머리를 돌렸다. 

"저들은‥." 

보를레스는 침음성을 흘렸다. 그는 벌떡 일어서기까지 했다. 시즈의 음성이 그의 어깨를 내리 눌렀다. 

"앉아요. 저들은 싸울 마음이 없어요." 

노르벨이라면 몰라도, 노리스는 싸울 때도 시즈에 대한 배려로 정직하게 살기를 뿌렸다. 내가 널 공격할  테니 방어

를 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은 살기를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시즈의 말에 보를레스와 아리에는 앉아있었지만 

말대로 좌불안석(坐不安席), 긴장으로 꿈지럭거렸다. 

"오랜만이로군요." 

"그렇군." 

시즈와 노리스는 잠시 서로의 눈을 마주 보았다. 누가 먼저일까 빙그레 웃은 그들. 시즈는 손을 내밀고 자리를 권했

다. 

"앉으시죠." 

"고맙네." 

"흠흠‥." 

노리스와 츠바틴은 시즈에 대해 잘 알고 있다지만 로진스는 아니었다. 그는 오직  싸워온 기억 밖에 없었기에 보를

레스와 아리에처럼 꽤나 긴장한 상태였다. 

"오늘은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그게 말이야‥." 

츠바틴이 우물쭈물했다. 이제까지 싸우다가 '이제 우리는 친구다.'라고 말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노리스는 다짜고

짜 털어놓았다. 

"내가 말하지. 몽충에 대해 알고 있겠지?" 

"‥프르즈에서 들었습니다." 

"우리는 성스러운 회귀를 막고 싶네." 

노리스는 다급하다면 다급해보였다. 그는 노르벨의 각오를 보았다. 그가 내뿜던 기세도‥. 만약 정면대결을 했다 해

도 물러섰을 두려움을 느꼈다. 그렇기에 단칼에 자르듯 말을 꺼낸 것이다. 

시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은 했는데 행동을 못 하다니 이상하군요." 

"의심을 하는 군. 우리도 어쩔 수 없네." 

한숨을 쉬는 츠바틴은 고개를 떨궜다. 문득 시즈는 그들이 두려워하는 게 미헬이 언급했던 '빛나는 무대의  주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치미를 뗐다. 진실을 말하는지 알아보는 것은 상대의 마음에 대한 좋은 시험거리였

다. 

"말을 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장소가 너무 탁 트였어." 

"아무도 없습니다만‥." 

시즈가 말했지만 노리스는 여전히 불안했다. 노르벨 정도의 어쌔신이라면 공기 속에서도 기척을 녹아들 게 만든다. 

"플로먼들은 몸이 바람에 걸리지 않지." 

"그렇군요." 

어렴풋이 노르벨과의 대결을 떠올린 시즈는 무릎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숲으로 들어가죠." 

"숲으로!?" 

평지에서는 모습을 숨기기는 어렵지만 기척을 숨기기는 쉽다. 숲에서는 그 반대였다. 시즈는 숲에서 바람의  시력이 

증가한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그에게 생각이 있음을 안 유레민트가 말했다. 

"그러죠. 숲이 더 시원하겠네요." 

감미로운 음성이 전해준 '시원하다.'라는 말에서 바닥에 깔려있는 의미를 츠바틴은 느꼈다. 반대하려는 노리스의 팔

을 잡고 그는 말했다. 

"마을보다 숲이 나을 거야. 그녀는 엘프야." 

츠바틴이 유레민트의 뾰족한 귀를 가리켰다. 쫑긋거리는 게 토끼  귀처럼 귀여웠다. 엘프가 있다면 숲은 집보다 더 

안전하다. 말뜻을 이해한 노리스는 벌렸던 입을 다물었다. 

밤이 찾아올 때까지 그들은 숲 속을 계속 걸었다. 식물들이 풍기는 청량한 기운이 더위를 흡수했다. 벌레가 제법 많

았지만 유레민트가 간단한 주문을 중얼거리자 다가오지 않았다. 

무작정 걷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정확하게 벨루온을 향해서 걷고 있었다. 그 와중에 시즈는 전신으로 전해

지는 바람의 눈을 이용해 주위를 계속 살폈다. 걸으면서 미행자가 있나 검사를 하는 것이다. 다른 곳과는 달리 숲에

서 걷게 되면 주의를 분산시키기 힘들기에 보행자는 주위를 경계하지 않는다. 그렇게 믿고 있는 미행자들은 방심을 

하기 마련이었다. 

작은 공터에 모포를 깔고 자리를 마련한 일행은 가운데 모닥불을 폈다. 음식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나로는 양이 모

자른다 싶었는지 두 개의 모닥불 위에는 각각 냄비와 고기가 올려졌다. 부글부글  끊는 소리와 고기 기름이 지글거

리는 소리가 아우러지며 군침 흐르게 했다. 

"시즈, 자네는 정말 뛰어난 사람이야. 음유술사들은 모두 대단하지." 

아리에가 건네준 찌개를 받아들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츠바틴이 입을 열었다. 여름에는 뜨거운 찌개를 식힐 시간이 

필요했다. 모두들 시선을 그에게 집중했다. 

"자네들 몇몇을 상대하기 위해 우리는 수십 명이 모이곤 했지. 우리는 그것을 비겁하게 생각하지  않아. 음유술사는 

인간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강하지." 

"하지만 인간입니다." 

"그래. 그러니까 역사의 고리와 밀고 당기며 몇 천년을 내려온 게  아니겠나. 본론을 말하겠네‥. 몽충에 대해 알고 

있으니 얘기는 쉬울 거야. 몽충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라는 자는 음유술사일세. '빛나는 무대의 주인.'이라고 들어보

았나?" 

시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군. 우리는 그가 두렵네. 사실 지금 자네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도 그의 마법에 의한 환상이 아

닐지 의심이 가네‥." 

츠바틴은 스푼을 든 부들부들 떨었다. 노리스와 로진스 또한 침중한 표정이었다. 반박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우

리'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시즈 일행은 우선 한 가지를 알았다. '빛나는 무대의 주인.'은 환상을 보게 

한다는 사실이었다. 

잠자코 있는 그들을 향해 로진스가 입을 열었다. 

"환상이 별 거냐 할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얕볼 게 아니야. 역사의  고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빛에 대해서 연구했지. 

그 결과 빛이 사물을 만든다는 결론에 도달했네. 본질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빛을 통해서 물질을 보고 있어. 그리

고 인식을 하지. 그 인식에 따라서 우리의 몸은 반응하지." 

"환상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하지만 두렵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군요. 눈에 달리 표현된다고 해도 본

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보를레스의 말에 로진스는 피식 웃었다. 

"만약에 환상이 진실이라 믿게 되는 암시에 걸린다면 어쩌겠는가?" 

로진스는 패기에 넘치던 청년이 말을 못하는 것을 보고 웃었다. 

"우리는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될 거야. 누가 꿈과  현실을 실제로 구분하겠나. 어쩌면 우리의 현실과 꿈, 

전부가 다른 누군가의 기나긴 꿈의 일부일지도 모르는데‥." 

그의 말을 노리스가 이었다. 

"암시에 따라서 인간은 매우 효과적으로 반응하네. 알고 있겠지만 시술가가 자신의 손가락을 불덩이라고 암시에 걸

린 자에게 가져다대면 그 자는 화상을 입지.  암시는 즉 머리 속에서 그려지는 또다른 시선을  강제로 부린다고 할 

수 있네. 만약 인간은 가지고 있던 두 개의 시선으로 모두 환상을 볼 경우 어떻게 반응한다고 생각하나?" 

허탈하게까지 느껴지는 말에 일행은 입을 여는 이가 없었다.  그 결과를 몰라서가 아니었다. 노리스 일행의 설명은 

충분했다. 그렇기에 대답을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리스와 같은 음유술사, 시즈 또한 마찬 가지였다. 어떻게  대응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암시에 걸리지 않을 방법은 없나요?" 

오랜 침묵 끝에 유레민트가 물었다. 

"간단한 방법이 있네. 사람들은 자기의 의지력에 따라서 암시에 잘 걸리는 이가 있고 잘 거리지 않는 이가 있지. 즉 

자기 의지력에 달린 거야. 그리스의 암시를 의지로 깨뜨릴 수 있는 자라면‥." 

"방법은 간단하지. 하지만 그는 음유술사야. 그보다 강한 의지와 강하기는커녕 비슷한 의지를 가진 자는 세일피어론

아드를 통틀어서 네 명에 불과하네. 환상 중에 암시를 이겨내는 것은 아주 힘들지. 음유술사들이라고 해도‥." 

어쨌든 음유술사 정도가 되야 상대가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시즈는 그처럼 상대가 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놀

랐다. 그리고 노리스는 말했다. 

"그 뿐이 아니야. 노르벨, 에즈민 남매도 무시할 수  없어. 특히 노르벨은 정말 강하다. 광풍의 검사가 정면  대결을 

한다고 해도 승부는 미지수지." 

노리스는 광풍의 검사가 보를레스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그는 백색의 갑옷을 입은 보를레스를 뜻하는 것

이다. 시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리가요. 전 노르벨과 겨뤄본 일이 있습니다. 노리스에게도 부담스럽단 말입니까?" 

"다들 숨기는 게 하나 정도는 있네. 다만 그는 숨긴 게 많을 뿐이지. 누구나 싸우는 이유를 가지고 있네. 하지만 노

르벨은 아니었어. 그리고 이제 이유가 생겼네." 

"무게가 달라졌겠군‥." 

보를레스가 고기를 물어뜯으며 중얼거렸다. 검사는 검에 의미를 담길 좋아한다. 보통 의미없이 검을 잡는 이가 드물

기도 했지만 의미가 담긴 검은 강하기 때문이다. 시즈를 비롯한 여인들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는 노리스의 말에

서 노르벨이 충분히 강해졌다는 것을 받아드렸다.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로진스가 하라는 듯 손바닥을 까닥였다. 시즈는 참고 있던 질문을 내뱉었다. 

"그리스는 지금이라도 몽충을 퍼뜨릴 수 있지 않나요? 성스러운 회귀를 계획했다면 당장‥." 

"시즈, 이 사람아. 모든 일이 그리 쉽다면 얼마나 세상이 망가졌겠는가. 몽충은 꿈을 먹는 존재야. 꿈을 먹고 크기에 

번식자라는 꿈 제공자가 필요하네. 만약 번식자가 행복한 꿈만 꾼다면 몽충은 해가 되지 않아. 하지만 끔찍한 꿈만 

먹고 자란다면 퍼져서 다른 이들의 눈에 끔찍한 현실을 불러일으킬 거야." 

"몽충이 자라는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그리고 번식자는 누가‥." 

"알 수 없어. 아마도 그리스 자신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무척이나 자신감 없는 싸움이 되겠군요." 

무엇 하나 만만한 게 없었다. 시즈는 하늘을 보며 중얼댔다. 

"그나마 오늘 찌개가 맛있는 게 다행이네요. 자신있게 스푼이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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