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에는 트리거 요소(스토커)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피 냄새 나는 스팀펑크 #여우공 #연하 미인공 #병약 예민수 #자낮수 #산책수 ‘라울 씨, 무서우면 키스할래요?’ 변방의 바닷가 마을. 역병 의사 가면을 쓰고 다니는 수상한 약사 라울의 가게에 어느 날 붉은 머리의 미인이 찾아온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돈도, 일자리도 없다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던 중,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스토커에게 시달린 라울은 그를 경호원으로 고용한다. “……내가 뭐라고 네가 그렇게까지 해.” “라울 발레리잖아요. 저는 라울 씨의 나타스고.” 특유의 예의 바른 어투와 맹목적인 태도 그리고 깊은 곳에 묻어 둔 기억을 건드리는 남자의 이름에 이따금 흔들리곤 하지만, 라울은 그럭저럭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데. “제가 불쌍하세요? 그럼 사랑해 주세요. 저 많이 가엾잖아요.” 하늘을 드리운 거대한 함선과 그를 배경으로 눈웃음치는 붉은 빛의 남자. 이 남자는 마르고 어렸던 그때 그 아이가 아니었다. 전쟁의 신이자 학살자, 의 주인인……. “나타스.” *** “라울 씨 목소리라도 들으면서 하고 싶어요.” 나타스가 라울의 다리에 뺨을 비볐다. 라울은 눈을 질끈 감았다. ‘나타스와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맴도는데, 입 밖으로는 다른 말이 나왔다.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제 이름 불러주세요.” 꿈꾸듯 황홀에 젖은 목소리를 낸 나타스가 라울의 손을 잡아 제 머리 위로 올렸다. “예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