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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왜 연습한 것과 다르죠? (24/110)

#24화. 왜 연습한 것과 다르죠?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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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사실 배우들도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입술 정도는 닿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더 요란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고. 하지만.

16548662482485.jpg“당신이 질색하는 거 아니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착시 효과를 노리느라 애썼단 말이에요.”

1654866248249.jpg“닿고 싶어 죽겠다는 말은 아니고. 그렇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결과가 어설픈 거 같아서.”

기껏 동작을 짰더니 한다는 소리가 저리도 얄밉다. 하지만 전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어서 나는 딱딱하게 말했다.

16548662482485.jpg“그럼 기본 동작은 내가 짠 대로 하되, 분위기를 봐서 필요하다 싶으면 순발력 있게 입술을 붙이는 것까지 허용하도록 해요.”

이렇게 조율하자니 왠지 꽁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고민해서 짠 건데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닌가. 아까부터 모른 척하고는 있지만,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몰래 피식거리는 것도 같고. 그래서 까치발을 하고 기습적으로 진의 입술에 내 입술을 콕 찍었다. 어때, 좀 당황스럽나? 하지만 내가 벽에다 입술을 붙였다 뗐나 싶게 진의 얼굴에는 눈곱만큼의 동요도 없었다.

16548662482485.jpg“이렇게 말이죠.”

나는 본전도 못 건지고 어색하게 덧붙였다. 하긴 지금은 내가 진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는 중이니 괜한 신경전은 벌이지 않는 것이 좋겠지.

16548662482485.jpg“동작은 이만하면 됐고, 소리를 어쩐다.”

영혼들은 산 사람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어쩌면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지 모른다. 때로는 소리가 더 사람의 신경을 자극하는 법이니. 나는 입을 오물거리며 대충 젖은 소리를 내 보았다. 응? 나도 제법 잘하는데? 이건 소질이 있나 봐.

16548662482485.jpg“어때요? 그럴싸하죠? 당신이 민망하다면 소리는 나만 내도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맞춰 준 것만 해도 여러모로 미안하니까요.”

나는 진에게 선심 쓰듯 말했다. 내 호의에 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왜? 설마 내 소리 연기가 맘에 안 든다는 뜻? 진의 불만족스러운 표정이 나를 도발했다.

16548662482485.jpg“그럼 당신도 소리를 내 보든지요.”

삐딱한 자세로 나를 빤히 바라보던 진은 천천히 입 안에서 혀를 굴리며 음향 효과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뭔가 내 햇병아리 연기로는 범접할 수 없는 어른의 소리가 났다. 절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16548662482485.jpg“알았어요! 각자, 소리는 각자 적당히 내도록 하죠!”

나는 요상한 분위기를 흩어 버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16548662482485.jpg“마지막으로 보조 동작이에요. 뭐든 디테일이 완성도를 좌우하는 법이지요.”

나는 다시 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16548662482485.jpg“사람이 목석이 아닌 이상, 특히 손을 움직여야 한단 말이죠. 나는 손을 여기다 둘 생각이에요. 잠깐 실례할게요.”

그러면서 진의 가슴에 양손을 살짝 기댔다. 지금껏 내색은 안 했지만 짚을 때마다 흠칫 놀라게 하는 비인간적인 가슴이었다. 침을 한번 삼켜야 할 것 같아서 얼른 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16548662482485.jpg“당신은 어떻게 할 거예요? 보통 어떻게 했어요?”

진이 기억을 더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저 표정 너머에 누가 있을지 짐작이 갔다.

1654866248249.jpg“나는 주로…….”

진의 요망한 입술이 열렸다.

1654866248249.jpg“손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허리를 안거나 뒷머리나 뒷목을 받쳤던 것 같군.”

응? 좀 싱거운데? 진의 입에서 나온 기대 이하의 대답에 살짝 실망했다. 평소의 껄렁껄렁한 행실이나 방금 전 냈던 퇴폐적인 소리를 생각하면 너무 평범해서 청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긴, 우리 방탕 황자 전하도 풋풋한 시절이 있기야 했겠지.

16548662497898.jpg‘에휴, 어쩌다 저리 됐누. 세월이 야속할 뿐.’

어렸을 때 유모였던 바넷 부인이 자주 하던 말을 진에게 바쳐야 할 것 같았다.

16548662482485.jpg“이제 다 된 거 같네요. 그럼 지금까지 연습한 것들을 조합해서 총연습을 해 봐요.”

진이 뚱한 얼굴로 쳐다봤다. 귀찮게 또 하냐는 뜻이리라.

16548662482485.jpg“연습을 충분히 해야 실전에서 긴장하지 않고 실수하지 않죠. 자, 하나 둘 셋 하면 시작이에요.”

나는 정말로 연출가라도 된 것처럼 불성실한 배우를 채근했다. 하나 둘 셋, 진이 몸을 기울이고 양손으로 내 얼굴을 감쌌다. 예상했던 것보다 진의 손길이 부드럽다고 느끼며 진의 목에 팔을 둘렀다. 아차, 원래 가슴에 손을 기대기로 했던 걸 떠올리고 잠시 움찔했지만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진이 고개를 살짝 기울여 다가왔고 나도 그 각도에 맞추어 고개를 기울였다. 우리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 아주 작고 작은 공간만이 남았다. 너무 작아서 숨을 조금만 크게 내쉬어도 훅 하고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공간이었다. 진에게서 풍기는 삼나무 향에 심취해 잠시 정신이 흐려졌을 때, 진이 야릇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 그제야 소리 내는 걸 깜빡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 혼자서도 잘하니 소리는 그냥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기로.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고개를 조금씩 움직이는데, 진의 단단한 팔이 내 허리를 거세게 안아 올렸다. 놀라서 하마터면 이상한 소리를 낼 뻔했다. 바싹 뻣뻣해져 있는데, 진의 나머지 한 손이 내 뒤통수 쪽으로 옮겨왔다. 그저 뒷머리를 받친 거라기엔 손가락의 움직임이 미묘했다. 머리부터 목덜미까지 열기가 퍼져 나가는 듯했다.

16548662482485.jpg“왜…….”

왜 이상하게 구냐고 항의하려다 생각해 보니. 키스할 때 손은 주로 ‘얼굴을 감싸거나 허리를 안거나 뒷머리나 뒷목을 받친다’고 한 말 그대로였다. 아니, 그대로인데 그대로가 아니었다. 아까 들었을 때는 분명 청순한 동작이었는데, 지금은 조금도 청순하지 않았다. 청순하기는커녕……. 맨날 키스만 하고 살았거나, 천재를 타고났거나. 진짜로 키스를 한 것도 아닌데 그의 움직임 하나, 숨결 하나가 농익은 술 같아 몽롱하게 취하는 느낌. 아찔한 기분 반, 주도권을 빼앗긴 것 같아 못마땅한 기분 반으로 눈을 치뜨자 마주친 진의 눈은 또 왜……. 누굴 잡아먹으려고 저렇게 야릇한 눈빛을 흘리고 있는 건지! 입술이 아니라 눈으로 키스를 한 느낌이었다.

16548662482485.jpg“눈은 그렇게 똑바로 뜨고 있을 건가요?”

그렇다고 내게 이상한 마음을 품은 것도 아닐 텐데, 정말이지 못돼 먹은 습관이라고 생각하며 트집을 잡았다.

1654866248249.jpg“연기고 연습인데 감는 게 더 이상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각도나 거리도 봐야 하고, 상황도 살펴야 하고. 나중에 실전에서는 실눈을 떠야겠다, 둘 다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 있으면 좀 이상하잖아, 같은 생각을 하며 현실 감각을 되찾으려고 애썼다. 묘하게 휩쓸린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나름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고 자부하며 진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이 정도면 로맨스에 굶주린 애송이 영애들이 꺅꺅 소리를 지를 만하리라. 정말이지 애물단지 동생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키스 연습이라니. 진을 이곳까지 끌고 오지 않았다면 대체 누구랑 키스하라고 떼를 썼을지. 생각하니 새삼 아찔했다.

16548662482485.jpg“자, 다시 한번 갈게요.”

내 요청에 진의 눈썹이 꿈틀 치솟았다.

1654866248249.jpg“이런 걸 연습씩이나 해야 하나?”

16548662482485.jpg“한 번에 실수 없이 가야죠. 그러려면 연습밖에 없어요.”

나는 진의 멱살을 끌고 다시 무대 위로 올라갔다. 사실 아까부터 울렁거리기 시작한 속을 다스리기 위해 더욱 연습에 매달려야 했다. 이 취기 같은 울렁증에 무감해지도록. 하나 둘 셋, 진이 몸을 숙이며 다가와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싼다. 이번에는 헷갈리지 않고 진의 가슴에 손을 기댄다. 고개가 기울어지며 입술이 가까워진다. 젖은 소리가 나고 고개도 몸도 자연스레 움직인다. 바로, 수고하셨습니다. 이상해. 분명 내가 연출한 그대로인데, 점점 더 진득해지는 이 분위기는 뭘까. 물론 연기도 처음보다 더 무르익어 갔다.

16548662482485.jpg“자, 마지막이에요.”

진은 포기한 듯 더 이상 반항도 하지 않았다. 하나 둘 셋, 진이 다가오고 내가 기대고, 고개를 기울이며 입술이 가까워지고, 키스하는 척 움직이고 소리 내고, 수고하셨습니다. 역시 무엇이든 연습할수록 자연스러워지고 완성도도 올라간다. 다만 울렁증만큼은 연습을 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또 울렁증만큼이나 적응이 되지 않는 건, 진의 태도였다. 매번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듯 툴툴거리면서 막상 연기가 시작되면 왜 눈빛이며 손길이며 숨결이며 하다못해 눈썹 하나까지도 키스의 화신처럼 돌변하는 건지. 나는 여전히 당황하고 있었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연기 자체는 확실히 능숙해졌다. 나머지 정리되지 않은 감정의 실밥은 내가 감당할 몫일 듯.

16548662482485.jpg‘이만하면 문제없겠어.’

나는 어떤 경지에 오른 상태를 표현하는 하말린어를 떠올리곤 진에게 말했다.

16548662482485.jpg“슈르 호 니어 미호나 샤 자르호.”

진이 제국어로 바꾸어 말했다.

1654866248249.jpg“세상에 당신의 이름을 말해도 좋다.”

나는 혼란함과 동시에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방문을 호기롭게 열어젖혔다. 아직도 마법진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미고가 여전히 모습을 보여 주지 않기에 나는 소리 높여 말했다.

16548662482485.jpg“미고야, 언니 키스할 건데? 친구들이랑 같이 와도 돼.”

나의 뜬금없는 키스 선언에 밖에서 대기 중이던 집사 프랭클린과 요리사 한스, 하녀장 마델, 진의 수행원 휴고가 얼떨떨한 얼굴로 눈동자를 굴렸다.

16548662482485.jpg“우리 키스한다?”

내가 다시 한번 소리치자 미고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언제 침울한 얼굴로 덜덜 떨었나 싶게 금세 들뜬 모습이었다.

16548662514313.jpg“정말? 내 소원 이루어지는 거야?”

이런 철딱서니 없는 것 같으니라고. 다시 방방 뜨는 아이를 보며 기가 막혔다.

16548662482485.jpg“그래. 네 소원 들어주려고 진이 엄청 고생했어.”

이 와중에 연기 파트너를 치하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16548662482485.jpg“친구들은 다 왔니?”

16548662514313.jpg“잠깐만.”

미고는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16548662514313.jpg“응, 다 왔어.”

어휴, 여기에 얼마나 많은 소녀 영혼이 모여 있는 거야? 생각하면 오싹한 일이지만, 앞으로 펼칠 연기에 온통 신경이 쓰여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16548662482485.jpg‘그럼, 시작할까요?’

피로한 허수아비처럼 서 있는 진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는데, 미고 목소리를 내던 뷰글라스가 갑자기 억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두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사이 시아가 달려가 남편을 살피며 물약 같은 것을 뿌렸다. 뷰글라스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16548662529492.jpg“갑자기 수많은 영혼의 메시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뷰글라스의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만도 했다. 미고 또래의 소녀들이 얼마나 재잘재잘 말이 많겠는가. 더욱이 재미있는 관람을 앞두고 잔뜩 흥분해 있을 텐데. 지금쯤 뷰글라스의 머릿속 수신기에는 엄청난 메시지들이 폭주하고 있을 터였다. 우리가 영혼의 말을 들을 수 없는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6548662482485.jpg“뷰글라스 괜찮아요?”

16548662529492.jpg“예, 레이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잠시 흐름을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조금씩 적응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미고 아가씨의 소원을 들어주시지요.”

확실히 혈색이 조금씩 돌아오는 듯했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뷰글라스의 생김새는 그대로인데 이제는 그가 조금도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았다. 시아도 전혀 음산해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믿지 못할 것이 내 눈인가 보다. 하긴 열여섯 번이나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눈이지. 이제 곧 나와 명장면을 연출할 진은, 아직은 여전히 껄렁한 시더우드로 보이지만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정말로 미고의 안목이 나보다 더 나은 건지도. 내가 눈짓을 하자 진이 다가와 몸을 기울였다. 그는 내 얼굴을 감쌌고 나는 그의 가슴에 손을 기댔다. 아무리 생각해도 연습 때보다 훨씬 더 잘한 것 같았다.

16548662482485.jpg‘나 실전에 강한 유형인가 봐.’

진의 연기야 연습 때부터 줄곧 지나치게 자연스럽고 훌륭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우리 둘의 호흡이 기가 막혔다. 얼결에 키스를 관람하게 된 사용인들도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할 정도였다. 이제 정말로 미고와 이별을 할 때인가. 복잡한 감정으로 미고를 보았더니, 아이 역시 애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16548662482485.jpg“미고야, 더 이상 언니 걱정은 말고. 이젠 네가 행복해야 해.”

16548662514313.jpg“응, 알았어. 그런데 언니 지금 뭐 한 거야?”

16548662482485.jpg“어?”

16548662514313.jpg“키스하는 거 보여 주기로 했잖아? 언니, 또 장난쳐?”

16548662482485.jpg“…….”

16548662514313.jpg“뭐, 그래, 이번 장난도 재밌긴 했다. 다음엔 진짜로 보여 줘. 다들 기대하고 있으니까.”

미고는 웃으며 말했지만,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잘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돌려 진을 바라보았다. 진의 얼굴이 거무죽죽했다. 혹시 잊었을까 봐 짚어 주는 건데, 당신 스스로 판 무덤이에요. 어때요? 아직도 미고가 귀여워 보이나요?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내 연출과 연기가 혹평과 비웃음을, 그것도 애송이들에게 샀다는 것에 실망해 완전히 맥이 빠졌다. 그래 뭐, 사람이 키스 한번 한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진에게 저벅저벅 다가갔다.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물러서는 진에게 눈빛으로 이런 말을 전했는데, 전달이 잘됐는지는 모르겠다.

16548662482485.jpg‘그냥 눈 딱 감고 한 번만 합시다. 안 하면 더 골치 아파져요. 저것들은 귀여운 소녀가 아니라 소악마들이라니까!’

나는 키스에 환장한 여자처럼 진에게 달려들었다. 진의 목에 팔을 둘러서 그의 키를 억지로 낮춘 다음 매우 탐스러워 보이는 그의 아랫입술을 공략했다. 진의 눈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기왕 저지른 일, 한 방에 끝내는 것이 그나마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함락시켜 보자 싶어 탐색에 들어갔다. 연습 땐 그렇게 요망하게 굴던 진이 아주 이를 꽉 물고 철통같은 방어로 저항했다. 괜한 오기와 승부욕이 발동했다.

16548662482485.jpg‘좀 열어 봐요, 열어 보라고!’

집요하게 공략한 끝에 뜨겁고 묵직한 날숨이 흘러나오더니 마침내 고집스런 성문이 열렸다.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16548662482485.jpg‘열렸다, 열렸어! 어? 으, 으음, 으우음…….’

열린 성문으로 쳐들어가 성을 함락시키고 적을 혼내 주려는데 도리어 적군이 밀고 나오는 상황?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데다 그 기세는 또 얼마나 대단한지. 도리어 내가 함락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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