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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뛰는 남자 위 나는 여자 (36/110)


36화. 뛰는 남자 위 나는 여자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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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세단에 탄 세준이 선량한 미소를 지은 채 지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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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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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안은 잠시 멍하니 그쪽을 바라봤다.

조금 전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조합해 보지 않았더라면 그저 신기한 우연 정도로 여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실체를 알고 나니, 모든 게 순수하게 보이지 않았다.

하필 이 시간에 회사 앞에 나타난 것도, 모든 게 우연이라는 듯 선량하게 웃고 있는 것도.

지안이 굳은 채 서 있자, 세준은 차에서 내려 그녀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세준은 지안의 옷차림을 쓱 훑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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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피스룩 같은데. 케이원 그룹으로 출근하시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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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불편한 관심에 지안의 입술 끝이 뒤틀렸다.

지안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세준은 묻지도 않은 말을 먼저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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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는 케이원에 지인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가 이제 막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지인을 만나러 온 게 아니고, 더 훔쳐 갈 인재가 없나 확인하러 온 건 아닌지…….

저도 모르게 퉁명스러운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꾹 참았다.

도하의 애인을 빼앗고, 회사의 인재를 빼내 가고, 그의 간병인이자 법적 아내인 저에게까지 자꾸 접근하는 남자.

도하가 가진 모든 것을 수집해 제 것으로 만들려는 심산인지.

지안은 세준이 이러는 이유와 대체 어디까지 손을 뻗칠 생각인지 궁금해졌다.

그걸 알아야 미리 대비할 수 있고, 더 이상 무엇도 그의 손에 빼앗기지 않을 수 있을 테니.

갑자기 가슴 속에 뜨거운 불씨가 지펴지자 지안은 잠시 당황했다.

따지고 보면 이건 그녀의 일이 아니었다.

지세준이라는 남자에게 많은 것을 빼앗긴 건 제가 아니라, 도하였다.

하지만 그의 일이 왜 남의 일 같지 않고 제 일처럼 막 화가 나는 건지.

법적 아내도, 아내는 아내라서 법적 남편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건지.

그게 아니면, 지난 3년간 도하를 지켜온 간병인으로서, 겨우 회복시켜놓은 환자의 건강을 각종 스트레스 유발로, 다시 악화시키려는 세균 맨 같은 남자를 참지 못하겠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아픈 손자를 배신한 손자의 죽마고우와 여자친구를 이야기하던 정순의 한탄 어린 숨소리가 여전히 생생히 귓가에 맴돌아서인지.

정확한 이유를 찾긴 어려웠지만 확실한 건 하나였다.

그가, 도하가 걱정됐다.

물론, 모든 건 그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녀가 아는 권도하라는 남자는 제 손에 있는 걸 그리 쉽게 빼앗길 사람이 아니었다.

그를 믿지만, 자꾸만 눈앞에 얼쩡대는 세준을 보고 그냥 둘 수 없었다.

골똘해진 지안의 귓가로 세준의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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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길이면 제 차 타고 가세요.”

평소였다면, 사양해도 백번은 사양했을 제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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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될까요?”

지안은 바로 붙잡았다.

그녀가 생각보다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이자, 세준의 눈동자에 순간 의미심장한 빛이 일었다.

세준은 얼른 달려가 조수석 쪽 차 문을 열고, 그녀가 오길 기다렸다.

지안은 입술을 깊숙이 말아 감고 심지를 다지며 걸어갔다.

그녀가 차에 오르자, 세준은 매너를 가장해 선을 넘으려는 듯 다가왔다.

그가 제 몸 위로 안전벨트를 직접 채워주려 하자, 지안은 팔을 뻗어 정중히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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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제가 하겠습니다.”

그녀가 흔쾌히 차에 오른 것에 방심한 나머지 몸이 먼저 나간 세준은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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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습관이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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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다정한 남자친구이신가 봐요.”

지안의 말에 세준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그리고 수습하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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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여자친구는 없고요…… 할머니요.”

할머니는 그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돌아가셨지만, 지안과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어머니보다 할머니 쪽을 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짧은 순간, 건져 올린 거짓말이 꽤 흡족한 듯 세준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지안은 눈을 가늘게 만들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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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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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친할머니요. 손자 차 타고 드라이브하는 게 유일한 낙인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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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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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여섯이요.”

‘할머니’라는 말이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만들어줄 거라 생각했는데, 난데없는 호구조사가 시작되자, 세준은 입술이 바싹 말랐다.

그때 지안이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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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분 치고 할머님 키가 엄청 크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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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갑자기 키 이야기는 왜?

세준이 눈을 크게 뜨고 속을 알 수 없는 지안의 얼굴을 살폈다.

지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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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트 높이가 저보다 훨씬 키 큰 분이 앉았던 것 같아서요. 한 170cm 이상?”

지안은 저택에 찾아왔던 하린의 모델처럼 길쭉하던 다리를 생각하며 말했다.

‘할머니’라는 고귀한 존재를 어쭙잖은 거짓말에 등장시킨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아는 한 할머니란 존재들은 손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걸 낙으로 삼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손자한테 짐이 될까 먼 거리도 걸어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지.

할머니와 살아보지 않고, 그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의 거짓말쯤은 그녀의 눈에 쉽게 읽혔다.

말문이 막힌 듯 잠시 벙쪄 있던 세준이 조금 늦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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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까 다른 분을 잠깐 태웠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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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셨군요.”

지안은 그의 말을 하나도 곧이듣지 않았다.

한동안 차 안은 목적지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의 상냥한 음성만 울릴 뿐 다른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세준은 전보다 더 속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쓸데없이 예리한 지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Rrrrr---.

그때 그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신호를 받아 잠시 머무는 사이, 세준은 얼른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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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세준입니다.”

지안은 통화 중인 그를 잠깐 보고는 얼른 차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통화를 마친 세준이 아쉬움 섞인 한숨을 뱉으며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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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까워서 어떡하지.”

혼자 하는 소리 같았지만, 그녀의 대꾸를 바라는 의도가 확실한 말이었다.

지안은 응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지만, 우선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그의 속을 파악하기 위해선 그가 충분히 방심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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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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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 중요한 거래처 미팅이 있어서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을 어렵게 예약했는데, 방금 갑자기 미팅이 캔슬되는 바람에…….”

그에 대해 몰랐다면, 이것도 우연이라고 믿었을지 모르겠지만, 지안의 눈에 그의 모든 것이 미리 짜놓은 각본처럼 보였다.

그 시나리오의 끝에 어떤 이야기를 써놓았을지,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아직 시작조차 못 한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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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이면, 예약이 엄청 힘들잖아요.”

그녀의 리액션에 힘을 받았는지 세준이 그녀를 쓱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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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시면 같이 가실래요?”

 

***

도하와 한 팀장은 지치는 줄도 모르고 마라톤 회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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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데이터 정리되는 대로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한 팀장의 말에 도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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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마자 일감을 너무 많이 줘서 미안합니다. 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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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대표님도 아시잖아요. 저 일 말고는 딱히 할 것도 없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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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와이프분은 아직도 캐나다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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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큰 애가 여섯 살, 작은 애가 네 살인데 모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하니……. 어른들 욕심에 그렇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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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한창 옆에 있어 줘야 할 나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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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대표님은 나중에 아이 낳으시면 꼭 애들이랑 같이 있어 주세요. 미래의 아내분이 해외 조기 유학 보내야 한다고 해도 절대 반대하시고요.”

한 팀장의 말에 도하는 엷게 웃었다.

자연스레 지안과 그 옆에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함께 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연상되었다.

한 팀장이 물러가고, 혼자 남은 도하는 찌뿌듯해진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켰다. 그제야 휴대폰을 살필 여유가 생겼다.

회의가 무르익어갈 즈음, 진동이 울리기에 무음으로 돌려놓고 저만치 멀리에 휴대폰을 던져뒀었다.

화면을 살피던 도하의 눈이 순간 튀어나올 듯 커졌다.

부재중 10통과 장문의 메시지.

모두 최 기사의 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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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사옥 앞에 도착해서 한 시간째 사모님 기다리면서 주변을 찾아봤는데 사모님이 안 보이십니다. 혹시나 해서 댁에 전화를 걸어봤는데,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고 하시고요.]

도하는 급히 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조한 통화 연결음이 길어질수록 애가 탔다.

기다리다 못한 그는 자리로 가 유선 전화 수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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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니다. 퇴근 시간 6시 반에서 7시 사이, 회사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서성이는 여자. 그러니까.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 머리는 하나로 올려 묶은 여자가 CCTV에 찍혔나 확인해 보세요.”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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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도하가 짧게 대답하자, 문이 열리고 한 팀장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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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정신 좀 보세요. 휴대폰을 두고 갔네요. 아까 대표님이 던져두시기에 저도 저쪽에 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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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찾아보세요.”

한 팀장은 조금 전 회의를 했던 곳으로 가 주변을 뒤적이다 실버 컬러의 휴대폰을 집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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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그러곤 자연스럽게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 얼마 못 가 한 팀장의 얼굴이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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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좋은 데는 저 혼자 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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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하가 멍한 눈길로 한 팀장 쪽을 응시하자,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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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세준 대표 말입니다. 무슨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오너가 되겠다면서 SNS를 시작했는데, 거기에 비싼 식당, 고급 와인 사진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옵니다. 지금은 또 무슨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에 간 모양인데. SNS 친구를 끊든가 해야지. 자꾸 알림이 오네."

그때 사무실 유선 전화 벨이 울렸다.

도하는 전광석화처럼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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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해 봤습니까?”

수화기 너머에서 전해져 온 이야기에 도하의 눈가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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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고급 세단이라고요? 차량 모델명은요?”

무언가를 전해 들은 도하의 눈이 다시 한번 세차게 흔들렸다.

얼마 전 휴대폰비를 변상하러 나간 지안을 찾으러 갔을 때, 카페 앞에서 본 고급 세단이 떠올랐다.

국내에 몇 대 들어오지 않은 희귀 모델로, 흰색 색상은 극히 드문 모델의 차라 더 기억에 남았었다.

설마 그 차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불길한 기운이 금세 온몸을 휘감았다.

도하가 어두운 얼굴로 수화기를 내려놓자, 지켜보고 있던 한 팀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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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

한 팀장의 목소리에 도하가 각성이라도 한 듯 고조된 음성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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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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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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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거기가 어딥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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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거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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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세준이 SNS에 올렸다는 레스토랑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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