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옆방엔 버튜버가 산다-12화 (12/307)

〈 12화 〉 11화.

* * *

레드 오션이 되어가는 버튜버 시장에서

사케이 미우, 온라인에서는 아사다 클래스타인의 그녀는 방송에 하나의 이야기를 부여하는 걸 좋아했다.

가령 일반적인 게임은, 지엄하신 아사다 신의 교리를 이 땅에 전파하기 위해 문화를 이해하는 성녀님이 하는 문화활동이라거나

특정한 미션은 ‘교황청 지령’이라는 이름으로 행한다거나,

마왕성 공주인 유리아의 합동 방송은 마왕성 침범!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그런 홍보를 유튜브 커뮤니티와 자기 트위터를 통해서 연출을 해 방송을 들어오는 사람들을 기대하게 한다.

일본 국민 게임인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를 통해서 익숙하게 연출되는 용사와 마왕 컨셉

그것을 살짝 비틀어서 성녀와 마왕성 공주로 하는 일명 성녀공주 방송 합동 방송은 언제나 인기가 좋은 방송이다.

그녀의 오늘 방송은

‘마왕성에 출몰한 소문의 집사 서큐버스를 조사하러 떠나는 성녀의 잠입’이다.

유리아의 방송 시간대가 달라지고, 유리아의 분위기가 달라진 걸 느끼는 골수 팬들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서큐버스 집사에 대해서 궁금했기 때문에 그녀의 그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유리아의 방송에 언급되는 소문의 집사 서큐버스의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일단, 아름답다

스스로는 마계 제일로 아름답다던 유리아의 입에서 아름답다는 이야기

그다음으로 섹시하다

서큐버스란 무엇인가

그야말로 몽마, 사람의 정을 가져가기 위한 서브컬쳐 계의 퇴폐미의 정수같은 존재!

특히 가슴이 크다는 유리아의 말과 그것에 비유되는 빈약한 유리아의 가슴으로 인해서 더욱 화제가 된 소재다

그리고 유능하다.

요리, 청소, 빨래 등 가사의 기본되는 요소를 완벽히 소화한다.

그리고 센스가 좋아서 용사로 인해 박살 난 마왕성에 아름다움을 가져 왔다고 하니

흔히들 하는 생각 [여자력이 좋다]라는 수식어와 함께

자기 일어나는 시간을 딱딱 정해 줘서 깨운다는 말에 많은 사람이 환호했다.

미녀 메이드라니! 하면서 말이다.

종합해 보자면, 새롭게 고용된 유리아의 집사는 아름답고 섹시하고 유능하다.

오타쿠 서브컬쳐 특유의 과장된 허용과 재미를 위한 거짓을 살짝 허락 하더라도 용납이 가능할 만한 서사전개에 시청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유리아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녀를 제대로 돌봐줄 사람의 등장에 더더욱

이런 사람의 취재에 유리아의 유일한 친구이자 인기 버튜버인 클래스타인이 합방을 한다?

금요일 밤이 아닌 평일 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방송에 들어왔다.

방송 시간이 지나자 보이는 것은 감옥 분위기의 배경

거기에는 클래스타인의 아바타가 다소 조잡해 보이는, 성의없는 합성티가 팍팍 나는 수갑을 차고 있었다.

이미 트위터에

[아 붙잡혀 버렸어요]의 글을 남긴 그녀인지라, 더더욱 기대되는 이야기였다.

“어린 양들아, 미안 해 잠입에 실패해 버렸어.”

다소 뻔뻔한 어투에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하다 잡힌 거야?

­사실 기대도 안 했어. 이번에도 성녀(물리)로 극복하는 거지?

­잡히는 거 취미잖아 악질성녀 또 간수 괴롭힐 거지

다소 드센 이미지가 정착해 붙잡힌 가련한 성녀 컨셉이 어울리지 않지만 그걸 뻔뻔하게 유지하는 게 클레의 매력이다.

“마왕성에 들어가는 순간 매혹 마법에 그만!”

­ㅋㅋㅋㅋ

­잠입 1초 컷!

­매혹 걸린 척하고 성희롱 했죠? 다 알어!!

“그, 그게 진짜 몸이 굳어서 그대로 잡혀 버렸어. 사람이 분위기가, 장난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

­헤에 특이하네

­근데 소문이 그대로야?

­진짜야?

­해명해

­해

­명

­해

역시 화제는 외모다. 오타쿠계에서는 눈이 높고 센스가 좋은 클래스타인의 말에 많은 사람이 기다렸다.

“서큐버스의 집사의 외모는…”

­아

­두근두근두근

­빨리말해!

­시간끌지 마!!

쏟아지는 도네이션을 보고 살짝 시간을 끌던 그녀가 대답했다.

“명불허전이었어요. 마녀씨에 비견되는 가슴에, 나오의 소망을 이루어줄 만한 아름다운 외모!”

마녀는 버튜버 중에서 가슴이 크기로 소문나 있으며, 캐릭터보다 안의 사람의 가슴이 더 크기에 가슴을 손에 얹으면 붕붕 뜬다는 전설의 크기를 가진 버튜버다.

그리고 나오는 선라이즈 소속사의 사장이고, 진지하게 버튜버로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걸 꿈을 꾸는 사람이다.

­즉 가슴 큰 아이돌이라고?

­그런 게 있을 수 있어? 섹시 아이돌이라니!

­아이돌은 귀여워야 하는데!

­아 나오의 부서진 꿈ㅋㅋㅋ

­그건 이미 성녀님이 가루를 냈죠

­부순건 선배지만 박살 낸건 성녀님이죠

­청초(비웃음)

“이미지요? 음, 아름다움을 뽐내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살짝 걸크러쉬?”

“아뇨아뇨, 순한 성격은 아니셨어요. 아라아라 언니는 아니예요. 굳이 말하자면 한국의 아이돌?”

“그쵸그쵸 살짝 걸크러쉬? 패션 센스도 쩔고… 아 맞다, 하라주쿠에서 볼 법한 인싸예요.”

서큐버스 집사에 대한 외모 묘사가 이어진다.

­으악 인싸다.

­눈가려!

­마망 서큐버스가 아니라니, 마왕성 노예 일동은 실망합니다!

­그래도 마왕성 능력이 좋네, 그런 사람이 집사로 고용되다니

사실 그건 자기도 가지는 의문이다.

어째서 유나 같은 인재가 굳이 이런 오타쿠판에?

당장 텔레비전에 나와서 아이돌 사이에 춤을 추건, 예능에 나와서 방송을 진행해도 어울리는 사람이?

“후,후,후, 이것으로 이 유리아님의 카리스마가 증명된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유리아에 채팅창이 다시 한번 달아오른다.

­카리스마(증명됨)

­카리스마(미녀 서큐버스 꼬심)

­카리스마(진짜임)

미적 센스가 검증된 클레가 인정한 서큐버스 집사의 인기는 그녀를 데려온 유리아의 카리스마로 이어진다.

평소에는 조곤조곤하게 하다가 게임을 할 때 광분하는 컨셉의 유리아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대놓고 자신만만하게 나왔다.

실제로도 자신 만만했고.

“시종의 능력은 곧 이 몸의 능력인 바, 이로써 쿠로시로 유리아의 리더쉽ㅂ과 카리스마가 증명되었으니 제발 종복들아 내 말 좀 제대로 들어!”

아쉽게도, 리더십의 발음을 잘못 발음했다.

당연히 ‘카리스마 있음’면허 발급을 10초만에 찢은 유리아의 채팅창에는 폭소가 가득 찼다.

­리더쉽(카리스마를 찢음)

­아이고 공주님 ㅠㅠ 그때는 가만히만 있어도 카리스마가 오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혀짧은 공주님 ㅠㅠ

­귀여워!

“흠흠, 아무튼 오늘은 내가 졌어요 공주님.”

“후후, 나의 위대함을 이제 알겠나 성녀?”

“일단 집사님의 음식의 위대함은 알겠어요.”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화제

이윽고 수갑을 치운 성녀가 사진을 올린다.

다름 아닌 아까 점심에 찍은 음식 사진

“마왕성의 식사가 이렇게 좋았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예요.”

“이 지옥맛 스파게티는 우리 집사가 자랑하는 대표 음식이야.”

“에, 정말요?”

“아, 햄버그도 맛있어.”

일반 가정식치고는 화려하고 예쁜 그 사진에 사람들이 환호했다.

정말로 능력있잖아? 같은 느낌의

그 후 이야기는 집사에 관련된 이야기로 넘어간다.

사람들이 궁금했던 집사에 대한 정보를 살짝살짝 흘리면서 클레는 간을 봤다.

반면 유리아는 이런 일상 토크를 평소에 잘하지 않기 때문에 신이나서 이야기한다.

가령 오늘 외출을 한 이야기나, 옷을 산 이야기 등등

제법 그림을 잘 그리는 유리아는 클립 스튜디오를 켜서 옷에 대해서 신나게 설명했다.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여성들이 재미있게 하는 일상 토크

평소 자극적인 맛을 자주 보는 오타쿠의 매운 입을 달래주는 스프처럼 부드럽게 진행됐다.

압권은 헤실헤실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유리아

평소에는 청순하고 가련한 이미지를 쌓다가 몇 번의 샷건 방송에 그 이미지를 날리는 그녀에게 새로운 이미지가 생성되고 있었다.

­아무튼 기쁜 공주님

­ㅠㅠ유리아님 이제 행복해야 해 ㅠㅠ

­행복해주게 하는 건 서큐버스 집사가 해주는 거라구ㅋㅋ 우리는 그저 여기서 ㅋㅋ만해

­아 나도 서큐버스 집사 가지고 싶어~!!

그 말을 캐치한 클레가 말했다.

“아, 교황청에도 저런 집사, 아니 수녀님이 있으면 좋겠네요.”

“응 클레짱?”

“저를 매혹한 서큐버스 집사, 교황청에서 빛의 길을 걷게 하겠어요!”

“감히 나의 집사를 노린다고?”

이내 그들은 집사의 소유권을 두고 다투기 시작한다.

두 캐릭터가 한 여자를 두고 귀엽게 싸우는 캣파이트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물론 진짜로 화나서 싸우는 건 아니지만, 그 시추에이션을 상상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들이 오타쿠들 아닌가?

그러자 슈퍼챗중 10만원 이상을 내면 보이는 빨간 슈퍼챗이 말했다.

[그럼 항아리 게임으로 결정해]

[벌칙으로 공포 게임 걸고]

사실은 이 악질 유저는 공포 게임에 약한 두 사람 중 아무나 공포 게임을 하는 걸 보고 싶어하기에 이런 걸 골랐지만, 뜻밖에 흥분에 빠진 두 사람은 즉석으로 매치를 수락한다.

누가 더 서큐버스 집사에게 어울리는 사람이냐는 주제로 시청자의 제안으로 즉석진행된 항아리 게임

팽팽한 실력을 가진 두 사람이 겨루는 방송은

몇 번의 태초 마을로의 복귀

서로의 멘탈을 깨면서도 상대방에게 말을 걸면서 유치한 신경전을 반복하다가

결국 울먹이는 유리아와 해냈다! 하며 기뻐하는 클레의 환호로 마무리되었고

그날 합방 시청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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