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27화.
* * *
승부욕이 강한 유나는 게임을 하나 제대로 파기로 마음을 먹으면 미친 듯이 공부를 한다.
동생의 권유로 시작했던 게임도 고등학생 시절에 다이아였던 본인의 게임 실력을, 프로 게이머인 동생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노력 해가며 준프로급의 실력으로 끌어올리는 것까지 도달할 정도로 본인이 빠진 것에 진심으로 임한다.
그때부터는 재미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상대방을 씹어먹겠다는 악과 깡으로 바득바득 연구해서 매진한다.
성취의 소감에 얼마나 기쁜 환희를 누렸던가
비록 그 성취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계산한 후에는 접었지만
아무튼 ‘한국인스럽다’라는 관용 표현에 어울리는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유나였다.
그렇기에 평소 다양한 FPS게임의 상위 티어를 유지하던 유나는, 가끔 심심풀이로 한 게임에 파고들어서 숙달되는데 많은 시간이 요구하지 않는 타입이다.
그 결과
이게…말이 돼?
메이드 씨ㅋㅋ초고수잖아ㅋㅋ
에임이 말이 안 돼 핵이야?
트래킹 에이밍이 무슨 프로급이야 ㅋㅋㅋㅋ
허접들아 에임이 아니라 무빙이 말이 안 된다고
아니 상대방의 무기 따라서 무빙이 바뀌는 게 있다고는 들었는데 저게 말이 돼?
정통 FPS 게임에 요구되는 덕목
센스 에임 무빙
그리고 교전 시간이 길고 난투가 잦은 이 게임에 요구되는 덕목
시야 브리핑 교전 판단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기준을 두지만, 유나의 처지에서는 저 여섯 가지 항목이 이 게임을 잘하는데 필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평소에 하던 업무를와 일정을 멈추고 미친 듯이 공부해서 어설프게나마 그 게임의 고수들의 플레이를 따라 하는데 성공했다.
짧은 노력으로 다른 사람의 노력을 뛰어넘거나 압도 하는 사람.
인터넷에서는 그걸 재능충이라고 부른다.
“메이드 씨… 멋져!”
“응, 메이드가 하라는 대로 하니까 이겨…”
그런 메이드의 열렬한 캐리 덕분에 피지컬이 뛰어나지만 브리핑과 교전 판단이 떨어지는 클레와
전반적으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리아는 팀 기여도가 낮아도 이기는, 소위 말하는 버스를 타고 있다.
“클레씨 제가 말했죠? 교전 들어가기 전에 항상 핑 찍고 잠시 대기하라구요.”
“흠흠, 그랬었죠.”
“그런데 왜 제가 파밍중인데 교전에 들어가셨죠?”
“내 실력으로는 한 명 자르고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
“유리아 공주님의 궁이 아직 쿨이고 제가 탄이 부족했는데요?”
“미안합니다!”
(클레가 도게자 하는 이모티콘)
아 ㅋㅋ 혼난다ㅋㅋ
헤으응 저도 혼내줘요
(클레가 도게자 하는 이모티콘)
클레는 늘 먼저 나가니까 말이야. 성스러운 교전이다 하면서
근데 피지컬은 좋잖아?
그럼 뭐 해 이게임은 합류와 교전 인원 수가 중요한데
배틀 로얄 장르 게임이 가지는 파밍 부분 시간을 단축하고 다양한 교전각과 파밍의 결과를 저격 한 방에 잃어버리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조율이 잘 된 에이펙스는 일본에서는 아주 인기가 넘치는 게임이다.
그렇기에 이미 선라이즈 소속사 버튜버들 중에서는 이 게임을 건드려 본 사람들도 꽤 있고, 본격적으로 이 게임만 하는 버튜버도 있으며, 많은 사람들과 합방을 해 본 클레 또한 이 게임에 나름 고수는 아니더라도 일반인들 보다는 잘한다고 생각했다.
“메이드 씨 혹시… 전 프로야?”
“게임을 좋아해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그럼 프로 지망생이라거나.”
“저는 언제까지나 유리아님의 메이드일 뿐입니다.”
“응, 라짱은 언제나 유리아 거야.”
허스키하게 들리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따박따박 브리핑하면서도 항상 시야 확보를 우선시 한다.
파밍은 적당히 하며 자기 엄호 거리 밖으로 나가는 유리아나 클레에게 경고를 자주 한다.
싸움 소리가 들리면 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된다. 만약 시체 파밍에 실패해서 정비가 안 되면 과감하게 후퇴한다.
당장에라도 킬 스코어를 올리고 싶은 욕구를 억제하면서도 확실한 교전에는 과감하게 움직여 공격성을 보인다.
“아, 상대방이 우리 무시하고 메이드 씨에게 다 갔어!”
“교전 중입니다. 빨리 합류해주세요.”
잠시 파밍에 몰두하다가 멍청하게도 적의 움직임을 놓친 자기 실책 덕분에 유나가 방어하는 기지 쪽으로 세 명이 들어간 상황이 왔다.
지원할 수 있는 유리아는 지형을 몰라서 해매고 자신 또한 메이드의 지시를 어기고 멀리 파밍해서 아차, 싶어서 갔는데…
“적 세 명은?”
“있었는데요. 이제는 아닙니다.”
가끔 고수들이 양학을 할 때 보이는 1:3 교전 승리
그걸 무덤덤하게 해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하는 그 모습에 진짜로 반할 뻔했다.
‘아니 이미 반했지만 말이야.’
“아얏.”
“클레님 파밍은 중요하지만 항상.”
“미안해 미안해~”
메이드의 잔소리를 애교로 넘긴 클레는 대기실에서 유리아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메이드를 봤다.
유리아는 이런 게임을 정말 못한다.
조준도 나쁘고, 겁에 질려서 허공에 총을 쏴서 적들에게 위치를 밝히며 파밍의 우선순위도 잘 모른다.
플레이 시각은 그래도 100시각은 넘은 걸로 아는데… 10시간 잡은 초보자와 다를 바가 없는 유리아의 실력이다.
물론 유리아가 게임을 못한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게임하게 되면 꽤 열이 오르는 타입인 클레는 그런 그녀의 행동이 못미더웠다.
그걸 상쇄시키는 메이드의 게임 실력에 질투와 탐욕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자신보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건 게이머로서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다.
“자, 이걸로 메이드 씨의 게임 실력은 증명 된 거 같네.”
“응, 우리 메이드는 만능이야!”
“어머, 우리라고요? 유리아씨 그럼 저와 함께 살고 싶다는 말? 드디어 빛의 길로 들어오시는군요!”
“아니지, 메이드가 여기 사람이니까 클레가 어둠으로 떨어져야지.”
타 락 해
타 락 해
근데 이미 폭력 성향 보면 타락 아냐?
타락성녀는 이미 클리셰지
메이드에게 은밀한 교습을 받는 성녀님이라…
가능
미친놈들
세 명이서 민달팽이보다 농후하고 끈적하게…X하자고
X는 게임의 X죠?
^^
게임의 열기가 식은 이후에 그들은 가볍게 토크 방송으로 넘어갔다.
사실은 게임 보다는 이쪽을 노린 클레지만… 생각보다 게임파트가 재미있게 넘어갔고 시청자들 또한 즐겼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길게 방송을 유지하는 클레였다.
“메이드 씨 그러고 보니 트위터에서 항상 다른 선배들에게 열렬한 콜을 받던데 앞으로 나갈 의향이 있는 거야?”
“글쎄요, 보스의 명령이 떨어진다면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만.”
여기서 말하는 보스는 선라이즈 프로덕션의 총괄 매니저인 코이즈미 씨, 트위터에서는 집사K씨로 불리는 이다.
“난 싫어, 메이드는 마왕성에서만 영원히 봉사 했으면 좋겠어.”
“일단 유리아님이 저렇게 싫어하시긴 하는데 말이이요… 그래도 보스가 하라면 어쩔 수 없죠.”
“그러지 말고, 유리아가 메이드를 부려서 마계 영토를 넓히는 활동하는 거야.”
“…당신 성녀인데 그런 말 해도 되나요?”
“아 맞다.”
무친
ㅋㅋㅋㅋ
뻔뻔해 역시
저렇게 메이드를 데리고 나가고 싶어 한다니
아 근데 나라도 그럴듯, 예쁘고 집안일 잘하고 게임도 잘하고 그야말로
현모양처
퇴근해서 집 왔는데 식사 목욕 아니면 나? 해주는 메이드 있으면 나 죽어
나도 죽어
이미 클레의 마음은 이미 홀라당 넘어간 것 같은데
우리 성녀님 타락 각 선거야?
그러면 어둑한 마왕성 심처에서 성녀와 공주와 메이드가…
사람들이 미쳤어ㅋㅋㅋㅋ
채팅창의 열기가 지나치게 뜨겁게 달아오른다.
평소라면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장난이야 장난, 혹은 교황청에 오면 전속 노예로 부려주마~! 하는 반응으로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클레지만, 평소와는 달리 그들의 흥분을 방관했다.
아
트위터 봐 트위터
집사님 트위터 봐봐!!
시청자들의 채팅에 그녀들은 휴대폰으로 트위터 반응을 확인했다.
[오늘도 선라이즈의 집사부들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특정 방송에서 거론되고 있는 메이드 씨의 거취는… 많은 아가씨들의 요청에 따라 그녀의 활동 범위를 좀 더 풀어 주는 방향으로 정했습니다. 앞으로도 CM메이드 씨나 깜짝 게스트 메이드 씨를 적극적으로 기대 해 주세요!]
본래 매니저의 존재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네 버튜버들의 일상중에 잠시 지나가는 식으로만 언급된다.
그래도 최근에 활발하게 진행되는회사측의 대형 이벤트 진행에는 총괄 매니저인 집사K가 가끔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일개 매니저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일은 1 년이 조금 넘는 회사 이력으로는 처음이다.
하지만 몇 번 방송 관계인으로 모습을 보인 이전 서큐버스 집사 라짱, 현재 메이드 라짱은 시청자들로부터 크나큰 인기를 받고 있어서 이례적으로 목소리만 나오는 식으로 몇 명의 방송의 일부에 등장 한 적이 있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채널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메이드 라짱을 찾는 팬들은 가끔 나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딴 키리누커나 스레드를 찾으며 데뷔를 갈망했다.
그리고 총괄 매니저 (집사K)의 전면적인 대외 활동에 그의 부하인 메이드 라짱의 대외 활동의 조짐이 보이자 다들 기대 했던 일이기에 환호했다.
물론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에 성공한 클레 또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공식이 저렇게 말 한 이상 메이드는 이전보다 좀 더 자유롭게 방송에 나와도 손가락질 할 이들이 없으리.
그녀는 자신의 설계에 만족했고 채팅방의 광기를 잠시 방관했다.
그리고 이변은 거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가지 않으면 안 돼?”
생방송에는 수많은 변수가 일어난다.
그렇기에 방송을 진행하는 호스트들은 변수 들 중 방송을 해칠만한 안 좋은 변수를 생각하고 그에 따른 매뉴얼들을 자기 나름대로 설립해서, 그 원칙에 맞게 대응을 했지만…
숙련된 생방송 진행자인 클레 조차도 대처가 안 나오는 상황이 일어났다.
“유리아는, 메이드가 가지 않았으면 해… 왜, 왜냐하면… 흐흑… 우애앵.”
떨리는 목소리로 진짜로 우는 일이 일어나자 클레도, 메이드도, 시청자도, 그 뒤에서 방송을 보던 말리아도 놀랐다.
“아가씨 진정하세요.”
“하지만… 메이드가 가 버리면 나…”
으애애앵 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유리아의 등을 메이드가 쓰다듬어 준다.
“저,저,저기 얘들아 일단 잠시만!”
클레는 빠르게 판단했다.
방종을 하는 게 맞는가
아니면 계속 키는 게 맞는가
그녀의 판단은…
‘속행한다.’
이미 기대치가 높아졌고, 깜짝 발표로 기대감이 더더욱 올라간 이때
석연치 않는 마무리로 방송을 닫으면 그들의 기대를 망쳐 버린다.
기껏 만들어진 완벽한 방송각을 닫아버리는 건 용납이 안 된다.
울기 시작해서 진행이 멈춘 유리아의 방송에 대기 화면을 킨 클레는 뒤를 바라보며 중계했다.
“지금 메이드 씨가 유리아를 공주님 안기 해서 흔들어 주고 있어…음, 저건 부럽네.”
헉
메이드 마마였어?
가슴 큰 서큐버스 메이드 마마라니…
얘들아 스피커 키워 봐 메이드 씨가 허밍하는 게 들려
와 스윗해 ㅠㅠ
저런 사람이 갑자기 떠난다고 하니 우는 거네
아 그러면 인정이지
나도 여친이랑 잠시 떨어지라고 하면 저럴듯
응 없는 거 다 알아
예고 없이 긴장감이 높아지는 방송 흐름은 늘 예기치 않는 사건들을 불러들이기에 클레는 일단 진정된 채팅창의 분위기에 안도했다.
일단 그녀가 우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한 변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도대체 왜 유리아에게 모든 것을 앗아가는데? 어째서 왜? 나에게 이렇게 구는 거야?”
본인을 유리아라 칭한다.
방송인으로서의 자신을 잃지 않고 있다는 말
하지만 그 목소리에 서린 원한과 슬픔 그리고 분노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들리기에 클레는 굳은 얼굴로 유리아를 바라보았다.
눈물 범벅이가 된 얼굴에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실낱같은 광기가 느껴졌다.
울음을 그친 그녀가 다시 방송으로 나온다.
“어째서 메이드 씨가 다른 사람의 신경을 써야 하는 건데? 왜 유리아의 곁을 떠나야만 하는 건데? 유리아만 돌봐주던 그녀가 다른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 거야? 어째서야 왜? 왜? 왜?왜?왜?왜? 대답해 대답해대답해줘당장!!”
그 소름 돋는 집착과 광기가 현실과 가상을 뒤흔든다.
유리아가 게임을 하다가 울분을 터트리고 귀엽게 분노하는 걸 보던 유리아의 골수 팬들조차 질겁할 정도로 싸늘한 목소리가 나온다.
“유리아의 것을 탐내는 것들은, 가만두지 않겠어.”
집착 어린 그 목소리를 끝으로 방송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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