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70화.
* * *
버튜버 코모레비
그녀는 활발한 외부 합동 방송 게임 활동과
한 번 붙기 시작하면 타오르는 끈기
한 번 발동되면 정말로 소름이 돋는듯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바탕으로
다른 버튜버들과 비교해도 빼어난 가창력을 지닌 코모레비의 인기는
초창기의 2년과는 확연히 다른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데뷔 후 2년차까지의 시청자는 3만 정도였지만
지금에 이르어서는 무려 40만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반 년만에 35만이 넘는 구독자를 끌어 올린 코모레비는 가장 뜨거운 선배였다.
이제는 선라이즈를 대표하는 실력파 음악 버튜버가 된 그녀답게
40만 구독자를 기다리는 방송, 이른바 40만 도츠마츠 방송에서 재미있는 테마를 세웠다.
코모레비의 50만 도츠마츠 방송의 컨셉은 노래입니다.
전화가 걸려오기를 기다리는 도츠마츠 방송
40만 구독자의 카운트 다운을 기다리면서 하는 이러한 독특한 도츠마츠 방송은 그녀다운 장난기가 서려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엣, 선배 저 노래 잘 못하는데 괜찮을까요?”
살짝 떨린 목소리로, 파릇파릇한 5기생의 토끼의 이브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흐응, 이브라쨩 노래 잘 부르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방송에서도 즉흥적으로도 곡을 짓잖아?”
자기 소개에 음유시인 이라는 단어를 써 넣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센스가 좋은 이브라는
타고난 고음과 저음을 오가는 성량 조절이 가능하고 방송 도중 상황에 맞게 가벼운 멜로디로 노래를 하는 그녀는 주목받는 신예였다.
“그럼, 노래, 노래하겠습니다!”
“좋아 좋아~!”
“눈을 감고서 떠올리는~”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그 중 삽입곡으로 쓰인 주인공의 테마의 카마도 탄지로의 노래
서정적인 분위기로 차칫 들뜬 분위기가 흐려질 뻔 헀으나, 그녀는 특유의 가창력으로 노래를 아름답게 불렀다.
그 사이사이로 코모레비는 에코를 넣는다거나, 허밍으로 멜로디를 살려준다거나, 화음을 넣는 식으로 보조를 했다.
“떙큐, 고마워요!”
“와아아아 이브라쨩 너무 잘 불러 고마워!!”
“선배님 감사해요~~!”
높은 텐션을 지닌 두 사람이 그 후로도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코모레비가 초반에 고생을 했다는 사실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코모레비는 앞으로도 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힘든 길 걷지 말고 즐겁게 방송을 했다면 하는 이야기로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다.
“휴우, 역시 이브라 대단해. 다른 애들에 비해서 코모가 도와줄게 없었어.”
역시 코모의 뒤를 잇는 실력파 노래 버튜버!
그러게 마녀의 동요풍 노래도 커버치는 코모였는데 ㅋㅋ
앗, 마녀의 노래 이야기는…
그래도 용사와 함께 부르는 건담 노래는 좋았어!
그리고 4기생의 유리아& 1기생의 타마가 쌍으로 난입해서 세 명이서 부르는건 레전드였지, 키리누커들 보고 있지?
아, 코모도 마나랑 콜라보 했으면 좋겠다.
“헤에 마나짱? 걘 너무 대단해서 무리~ 긴장해버린다고~”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목소리로, 이미 230만 구독자를 돌파한 괴물 GB의 마나를 언급했다.
귀엽고 즐겁게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마나의 음악 방송은 매 방송마다 뜨거운 화제몰이를 했고, 수 많은 마나의 노래 영상들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걔는 뭐랄까, 아니 걔를 포함한 GB애들의 성장은 우리들도 놀란다고, 뭐랄까 역시 서양 형님들의 기세는 매섭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토크를 하는 사이에
어느 덧 구독자의 숫자가 49만 9천을 달성했다.
“어디보자, 다음 게스트가… 어라?”
방송 도중에는 충격을 받는 일이 드문 코모가 당황한 소리를 내었다.
설마 대선배님?
우미 선배님이신가!
혹시 몰라, 정말 GB애들이 온 것일지도?
누구지? 혹시 2기생 애들이 다 온거 아니야?
“가라앉듯이, 녹아 가듯이~”
전화 통화 너머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온다.
“둘 만의 하늘이 펼쳐지는 밤에~”
듣고 좋은 아름다운 목소리
단 두 줄의 가사를 노래했음에도 완벽하게 들린 목소리였다.
무슨 노래지?
이거 최근에 나온 ‘밤에 달리다’아냐? 살짝 마이너한데
노래 좋다.
음악도 좋은데?
그런데 누구 목소리지? 혹시 다른 회사 소속인가?
아닌 척 해도 코모의 음악 방송에 자주 그녀의 음악을 들은 이들은 나름 귀가 까다롭다.
그런 잎사귀들(코모의 팬들)사이에서 노래를 잘 부른다는 칭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붙잡은 손을 놓지 말아줘, 둘이서 지금 밤을 향해 달려가고있어~ 코모레비님! 50만 돌파 축하해요~!!”
노래를 마친 의문의 난입자는 박수를 쳐서 진심으로 코모레비를 축하해주었다.
그제서야 그녀의 노래할 때 목소리가 아닌 진짜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당황했다.
듣기 싫은 쇳소리 섞인 허스키가 아닌 부드럽게 울리는 중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
그러면서도 살짝 독특한 발음을 지닌 그녀의 목소리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메이드다!!!
메이드가 난입했다!!
라쨩 왔다!!!!
그런데 메이드가 이런 거 했었어?
도츠마츠 난입은 처음 아냐?
근데 메이드 노래 불렀던 적이 있던가?
메이드 라
선라이즈의 집사 A와 더불어서 선라이즈의 공식 스태프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실상은 유리아의 매니저다.
그녀는 홀로 방송을 한 적은 없으며 주로 게임 헬퍼나 통역 도우미, 깐깐한 여집사 A를 보조하는 비서,
가끔씩 출연하는 요리 방송의 요리 선생님, 공포 게이머 분쇄기 등의 역할을 자처했지만 단 한번도 노래를 부른 적이 없었다.
실제로 매니저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시키는 건 문제였기 때문에 다들 메이드가 노래를 부르는 건 개인이 원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을 했다.
“콘유리~ 안녕하세요 잎사귀 여러분들, 유리아님의 메이드, 메이드 라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와아아! 메이드! 와 줘서 고마워!”
“오히려 제가 지금에서야 약속을 지키게 되어서 미안해요 코모님.”
“에이 그냥 코모쨩이라고 편하게 불러줘 메이드쨩!”
“네, 그럴게요 코모쨩.”
그 후로 둘은 소소한 근황 얘기를 하며 토크쇼를 했다.
이미 50만을 돌파했기 때문에 방송을 꺼도 되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1:1 합동 방송을 절대 하지 않아서 유명한 메이드의 등장에 열광한 사람들은 재빨리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고
실시간 방송 시청자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물론 그런 방송각을 잘 아는 코모레비 또한 쉽사리 그녀를 놓지 않기 위해 말을 하면서 끊임없이 붙잡을 거리를 늘리고 있었다.
“라짱, 노래 엄청 잘 부르더라, 그런데 왜 그동안 음악 방송을 하지 않았어?”
“저는 언제까지나 유리아님의 메이드지 스테이지의 주인은 아니니까요.”
“그런이유로 코모의 음악 방송 제안을 거부 한거야? 솔직히 재능 낭비야.”
정말 가수가 아닐 정도로 깔끔한 음색에 완벽한 박자였다.
치고 나오는 부분도, 고음이 올라가는 부분도 안정적이었고 호흡도 좋았다.
“전 언제까지나…”
“2기생 애들의 1 주년 라이브때에는 백댄서로 나왔잖아! 이상한 동물 탈을 쓰고 말이야! 왜 걔들만 되고 나는 안 되는건데!”
압력넣기 START
헉, 의문의 댄서 B가 메이드였어?
댄서 A는 안무 선생님이라고 했는데….
그런데 둘 다 잘 추던데?
정말 아이돌 연습생 아니야?
사장의, 사장의 마지막 희망이 메이드였다 말인가!
드디어 빛을 되찾은 사장님ㅠㅠ
노래 안무 게임 목소리를 다 갖춘 괴물이 있는데 안 데려가고 뭐 하냐고 ㅋㅋ
“안 되는 건 안 되는거에요.”
똑부러진 거절 대답이었다.
“쳇, 그래도 한 두 곡 정도는 같이 불러줄 수 있지?”
“그 정도야 문제 없을 거 같네요.”
“좋아, 그거면 충분해!”
자신의 목표를 이룬 후에는 시시콜콜한 잡담이 이어졌다.
그리고 방송에 등장한 메이드는 ‘유리아 메이드 불화설’을 부인했다.
“해외 커뮤니티 글을 봤는데요, 제가 유리아님과 잠시 떨어지게 되어서 그렇지 정상적으로 업무는 이어지고 있으니 저희의 관계는 굳건합니다.”
“흐응, 내심 다른 사람들이 메이드가 단독 데뷔를 한다거나, 하는걸 기대했는데 말이지.
나도 이렇게 2D 그림이 아니라 코모처럼 얼굴이 움직이는 3D의 메이드를 보고싶은걸?”
“그럴 일 없을겁니다. 절대로.”
“그런데 짜잔~ ‘절대’라는건 없군요.”
“유명한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언급 하셔도 소용 없어요 코모님.”
“도대체 코모의 마음을 왜 멋대로 가져 가고는 모른 척을 하는거야? 코모가, 코모가 그렇게 매력이 없어? 메이드는 빈유를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컥. 오, 오, 오해입니다! 잎사귀 분들 이건 오해에요!”
ㅋㅋㅋㅋㅋㅋ
아 코모가 스스로 납작 가슴 드립 쳤어, 평소라면 ‘비료화’되는 그 발언인데
그만큼 메이드가 가지고 싶다는 거지
메이드를 쥐는 자 천하를 쥐게 될것이다
수 많은 버튜버들의 사랑을 받는 메이드 ㅜㅑ…
메이드, 그녀는 백합의 여왕이라네
백합퀸 메이드 라, 이거 어감 좋다.
코모레비 특유의 사랑에 집착하는 느낌과 비련의 여주인공을 섞은 그녀의 연기에 이래저래 휘둘린 그녀는 나갈 타이밍도 잃은 채 장장 한 시간 정도 방송에 휘둘리고 나서야 나가게 되었다.
물론 다음 날 커뮤니티에는 메이드의 깜짝 난입과 놀랄만큼 뛰어난 노래 실력, 그리고 보기 드문 1:1 토크쇼 내용이 통 번역되어서 올라오는 영상이 유튜브에 잔뜩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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